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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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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2부 산불 그 이후의 이야기
작성일 : 20-11-12 06:20     조회 : 346     추천 : 1     분량 : 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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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산불 그 이후의 이야기>

 

 산불이 나고 난 후 병원에서 퇴원한 순옥이언니를 황대갈아저씨가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우리집 앞을 지나갔다. 그 이후 내가 저녁에 엄마와 빨래를 하러 가면 강 위쪽에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황대갈아저씨가 낚싯대를 들고 나타나면 그 뒤에 순옥이언니가 조용히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아마 둘이서 데이트라도 하나보나.”

 엄마가 웃으면서 말했다.

 “드디어 노총각 하나 치우게 됐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나종원오빠는?’

 나종원오빠는 삼각관계에서 밀린 것 같았다. 우리가 케이크나 햄을 만드는 작업실로 구경가면 나종원오빠는 예전처럼 웃지 않았다. 침울해보였다.

 아무래도 황대갈아저씨가 상황을 봐서 이긴 것 같았다. 산불이 났을 때 온 동네 하늘이 연기로 자욱했다. 자기를 구하겠다고 남자가 목숨걸고 불구덩이로 뛰어들었으니 여자입장에서는 그냥 시집을 가는 것이 당연한 듯 보였다.

 그것이 대갈이아저씨와 순옥이언니의 운명처럼 보였다.

 나는 엄마가 빨래를 하는 동안 강가 돌을 들추면서 고디를 잡았다. 그러다가 문득 대갈이아저씨와 순옥이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해서 갈대 사이로 몸을 숨기고 살금살금 기어갔다.

 강 위에 낚싯대를 드리운 황대갈아저씨 옆에 순옥이언니가 물장난을 하면서 앉아있었다.

 “우리 이래 만나지만 말고 이제 결혼하자.”

 무심한 듯 당연한 듯 황대갈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옥이언니는 무척 당황한 듯하더니 멈칫거렸다.

 “겨...결혼이요?”

 “와? 니 내 좋아한다매? 그럼 결혼하는 거 당연한 거 아이가?”

 순옥이언니는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결혼이라는 걸 어떻게 그렇게 쉽게....”

 “니 아직도 종원이 좋아하나?”

 순옥이언니가 머뭇거리자 황대갈아저씨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아니에요. 종원이는 그냥 친동생같은 아이에요.”

 순옥이언니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외쳤다.

 “그라마.. 그라마 뭣 때문에 대답을 못하는데? 뭔데?”

 황대갈아저씨가 순옥이언니를 다그치자 홍시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폐결핵에 걸렸다가 나은 거 알잖아요.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순옥이언니는 말을 잇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

 “때리치아라! 나는 아아도 필요없다. 니만 있으마 된다.”

 황대갈아저씨가 순옥이언니를 긴팔로 감쌌다.

 나는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보고 갈대숲에 숨어서 킥킥 웃었다.

 “아악!”

 “머...머..머꼬? 이거? 와 이카는교?”

 갑자기 갈대숲 건너편에서 순옥이언니와 황대갈아저씨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이 더럽은 연놈들! 어데 숨었는고 했디만 여 숨어있었구나! 오냐! 좋다! 오늘 끝장을 내자. 나는 더는 이래 더럽은 꼴 보고는 못산다. 이년아! 어데 남자가 없어서 남의 남자를 넘보나? 죽어라! 이년아! 니 죽고 내 죽자!”

 배나무밭 아지매가 언제 나타났는지 순옥이언니의 머리채를 잡고 빙빙 돌리고 있었다.

 순옥이언니는 비명을 지르면서 자갈밭 위에 쓰러졌다. 황대갈아저씨가 배나무밭 아지매의 손목을 잡고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면서 말했다.

 “이거 놓으소! 와이카는교?”

 그러자 배나무밭 아지매는 황대갈아저씨에게 무섭게 눈을 치뜨고 삿대질을 하면서 온갖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더러운 놈아! 어디 할 짓이 없어서 한동네서 기집질이고? 어? 이놈아! 날 죽이라! 날 죽이고 저년을 데리고 살아라!”

 “뭔 소리고? 나는 총각이라카이.”

 배나무밭 아지매는 어디서 그런 괴력이 솟아났는지 황대갈아저씨의 귀싸대기를 때리고, 동시에 대갈아저씨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자갈밭에 나뒹굴었다. 황대갈아저씨는 배나무밭 아지매 밑에 깔려서 무자비하게 당하면서 비명을 질렀다.

 “이거 놓으소! 놓고 얘기하라카이.”

 “독사구더기에 썩을 년놈들아! 날 직이고 둘이 붙어살든지 말든지.”

 배나무밭 아지매는 대갈아저씨의 배 위에 올라앉아서 멱살을 잡고 대갈아저씨의 머리통을 자갈밭 위에 찧었다. 그러면서도 옆에서 말리는 순옥이언니의 얼굴도 틈틈이 할퀴어댔다.

 “아악!”

 순옥이언니의 얼굴에 핏방울이 맺혔다.

 비명소리에 강 아래에서 빨래를 하던 우리엄마도 뛰어왔다.

 “니 빨리 배나무밭에 가서 아저씨 불러온나.”

 엄마의 말에 나는 무작정 배나무밭집으로 뛰었다. 배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달리면서 소리질렀다.

 “아저씨, 사람 죽어요! 사람 살려! 사람살려!”

 배나무집에서 배나무밭아저씨가 튀어나왔다. 내가 강가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배나무밭아저씨는 번개처럼 강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와 우리엄마, 배나무밭아저씨가 배나무밭아지매를 끌어내고나서야 싸움은 끝이 났다.

 “문을 잠가놨는데, 부엌 창문으로 고단새 기어나가가지고. 황형. 정말 미안합니다.”

 배나무아저씨가 대갈이아저씨와 순옥이언니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서 배나무집아지매를 끌고 갔다.

 “이 더럽은 연놈들아! 나는 더는 이 더럽은 꼴 보고는 몬산다! 몬살아!”

 “빨리 온나. 이 여자야. 무슨 헛소리고?”

 황대갈아저씨는 머리카락이 한웅큼은 뽑혀있었다. 순옥이언니는 입술에 피가 맺혀있었다.

 “아이고, 데이트 한번 할라카다가 이기 무슨 날벼락인교? 괜찮은교? 저 피 좀 봐라. 쯧쯧쯧.”

 엄마가 순옥이언니에게 수건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엄마, 그런데 배나무밭 아지매는 와 저래 됐는데? 이유가 뭔데?”

 내가 궁금해서 묻자 엄마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몰라. 와 저카는지? 혹시 배나무밭 아저씨가 옛날에 바람을 피워서 애를 먹였나?”

 

 아무튼 작은 소동이 있은지 얼마지나지 않아서 읍내 예식장에서 황대갈아저씨와 순옥이언니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마을 대추밭에 딸린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결혼을 한 후에도 순옥이언니는 계속 신부님의 살림을 맡아서 일을 했고 황대갈아저씨도 꽃사슴농장의 온갖 잔일을 도맡아하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불쌍한 나종원오빠는 다른 큰 기관으로 옮겨갔다.

 나종원오빠 대신 장병관아저씨가 요리사로 새로 오게 되었다. 병관이아저씨는 얼굴이 시커멓고 각이 져서 성격이 강해 보이고 키가 멀대처럼 큰 남자였다.

 가늘게 찢어진 눈을 요리조리 굴리면서 늘 뭔가 의심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병관아저씨가 작업실에 일하러 오게 된 후 우리는 예전 종원이오빠가 있을 때처럼 작업실로 마음대로 들어가서 구경하거나 케이크 부스러기를 먹을 수 없었다.

 “안된다! 구경하고 싶으면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보든지.”

 병관아저씨는 작업실에서 햄을 만들 때 동네 아이들이 드나들면 음식을 만들 때 비위생적이라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아! 종원이형이 있을 때 좋았는데. 케이크도 자주 먹고.”

 오만상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모두가 아쉬웠다. 이게 모두 황대갈아저씨 때문이었다. 황대갈아저씨가 순옥이언니랑 결혼해서 결과적으로 우리만 손해를 보았다.

 

  병관이아저씨는 우리 아부지처럼 힘센 사람들에게는 늘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아주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병관이아저씨가 농장트럭을 몰고 지나갈 때면 새가 한번 쪼아먹거나, 너무 잘 익어서 못 파는 사과를 봉지에 담아서 자주 주었다.

 

 한편 총무 만식이오빠는 산불이 나던 날 시내 다방에서 선을 본 것 같았다.

 “여자쪽에서 니가 마음에 든다카니 좀 만나보다가 고마 장가가라.”

 통통한 외모의 신부님이 마당에서 만식이오빠에게 다시 말했다.

 “아임니더. 저는 아직 결혼생각 없습니더.”

 신부님이 눈을 부라리면서 윽박질렀다.

 “결혼생각이 없다이? 그기 말이가. 똥이가. 으이? 어데 모지래나? 무조건 한번 더 만나봐라.”

 신부님이 단호한 목소리로 못을 박고 돌아서자 만식이오빠는 무척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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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11-12 11:26
 
늘 느끼지만.... 사투리가 리얼하네요ㅎㅎ 제가 대충 흉내내서 쓰는거랑은 차원이 달라요^^ 잘 읽었습니다.. 참! 축하인사도 감사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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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구삼공… 20-11-12 14:05
 
나나님 혹시 작품 쓰실때 사투리 헷갈리시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도와드릴게요. korea9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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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11-12 15:18
 
와~~ 감사해요^^ 그렇지않아도 나중에 사투리 들어갈 부분 있으면 코리아작가님께 부탁드리려고 했어요^^  번역하듯 '사투리로 바꿔주세요' 하고요... 여쭤보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었어요ㅋ 근데 먼저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복 받으실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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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11-12 15:40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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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구삼공… 20-11-12 16:58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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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11-12 18:05
 
안 보여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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