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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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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2부 삼각관계 그리고 산불
작성일 : 20-11-11 07:00     조회 : 260     추천 : 1     분량 : 4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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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삼각관계 그리고 산불나던 날>

 

 순옥이언니는 나종원오빠와 일요일이 되면 사슴농장에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러간다면서 인근 대도시시장에 쇼핑을 하러가기도 하고 영화를 보러가기도 했다. 두 사람이 차를 타고 동네길을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맘씨좋은 순옥이언니는 도시에 갔다오면 우리에게 붕어빵을 사다주기도 했다. 그 당시에 시골에는 풀빵만 있었지 붕어빵은 아직 없었다. 우리가 순옥이언니에게 얻은 붕어빵을 하나씩 먹고 있으면 어디선가 대추밭 황대갈아저씨가 나타나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황대갈아저씨는 동네 과부할매점빵 앞에서 자주 술을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그 후에도 황대갈아저씨는 꾸준히 낚시를 해서 순옥이언니가 일하는 신부님집 부엌 앞에 붕어니 미꾸라지니 하는 것들을 슬그머니 놓고갔다.

 어느 날 저녁 우리가 나종원오빠의 작업실에서 햄만드는 것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또 황대갈아저씨가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갖고 오는 것이 보였다. 순옥이언니가 조용히 밖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이제 물고기 그만 놓고 가세요. 저, 이제 그런 거 안받을 거에요.”

 “누..누가 수..순옥씨 먹으라카나. 시..시..신부님 갖다드리는 거지.”

 황대갈아저씨는 코웃음쳤지만 목소리를 다소 떨렸다.

 ‘신부님은 먹을 게 많아서 굳이 대갈이아재까지 물고기를 잡아서 갖다줄 필요는 없을것같은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황대갈아저씨가 잡은 물고기를 우리집에도 갖다주긴했다.

 그때 나종원오빠가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가서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가져오지 말라고 하잖아요. 순옥이가....처리하기만 귀찮구만.”

 그러자 순간 황대갈아저씨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야, 이 시키야! 누가 니 묵으라고 가져오나? 묵기싫으면 니는 묵지마라.”

 “뭐? 이 시키야? 야! 이 시키야. 니가 뭔데 나한테 욕해?”

 나종원오빠가 황대갈아저씨에게 거친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황대갈아저씨가 나종원오빠의 멱살을 잡았다.

 “나이도 어린 노무시키가 누구한테 반말짓거리고? 니가 뭔데 나서노 말이다.”

 나종원오빠는 황대갈아저씨의 두 손을 뿌리치면서 말했다.

 “눈치코치가 그렇게 없어? 순옥이가 싫다잖아. 갖다주는 것도 싫다는데 왜 자꾸 들이대는거야? 낫살이나 처먹어가지고.”

 황대갈아저씨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아! 진짜. 사람 짜증나게 하네. 콱! 퉤!”

 나종원오빠가 땅에 침을 콱 뱉으면서 돌아섰다. 그다음 순간 땅바닥에 쓰러졌던 황대갈아저씨는 뒤에서 나종원오빠의 다리를 잡고 쓰러뜨렸다. 그리고 어디서 그런 괴력이 있었는지 황대갈아저씨가 나종원오빠의 몸 위에 올라앉아서 주먹으로 나종원오빠를 마구 때리는 것이었다. 순옥이언니가 황대갈아저씨의 팔을 잡고 말렸다.

 “이러지 마세요.”

 하지만 황대갈아저씨의 미친 듯한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나와 오만상, 위선자. 막둥이가 모두 울면서 황대갈아저씨를 덮쳤지만 막무가내였다.

 “아악! 사람살려! 사람 좀 살려요.”

 순옥이언니가 비명을 지르자 손달이아저씨, 총무 만식이오빠, 신부님까지 모두 튀어나와서 황대갈아저씨를 끌어내고 나서야 싸움은 끝이 났다.

 종원오빠의 얼굴은 온통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아! 내 이빨.”

 종원오빠가 입에서 부러진 이빨 하나를 꺼냈다.

 신부님은 처음으로 화난 얼굴을 하고 황대갈아저씨에게 말했다.

 “니, 당분간 우리농장에 오지마라.”

 황대갈아저씨는 억울한 표정이었지만 휙 돌아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순옥이, 니도 내 좀 보자.”

 신부님이 순옥이언니를 데리고 저 멀리 마당 한구석으로 갔다. 멀어서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신부님이 뭐라고 막 삿대질을 하면서 순옥이언니를 심하게 나무라는 것 같았다.

 순옥이언니는 머리를 숙이고 고개만 꾸벅꾸벅하는 것이었다. 내용이야 안들어도 뻔할 것이다. 이런 사단을 만든 것이 순옥이언니니까 아마도 앞으로 행동 똑바로 하라 뭐 그런 내용인 것 같았다. 한참을 꾸중하던 신부님은 순옥이언니가 울음을 터뜨리고서야 훈계를 끝내고 숙소로 사라지셨다.

 신부님은 사람좋은 동네아저씨같지만 한번 화가 나면 정말 무서워보였다.

 

  우리동네는 옆으로는 산이고 또 한 쪽에는 강이 있어서 캠핑을 하거나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날 봄 일요일 한 떼의 젊은이들이 이무기산으로 배낭을 지고 올라갔다.

 우리아부지는 그걸 보고 혀를 끌끌 찼다.

 “아새끼들이 일은 안하고 처놀기만하니 나라꼴이 되나?”

 하지만 나는 젊은 사람들이 놀러오면 새로운 텐트도 구경하고 그런 사람들이 우리집에 와서 지하수도 받아가면서 과자도 나눠주어서 좋았다. 그리고 사과나 복숭아도 많이 사갔다.

 우리집은 일년내내 일을 하지만 원래 달력에 빨갛게 표시된 날이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일을 하지 않고 노는 날이라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형님, 노는 사람들도 있어야 경제가 돌아갑니다. 사람들이 관광지에 가서 돈을 써야 돈이 돌 지요. 돌고 돌아야되니까 돈 아닙니까? 앞으로는 관광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한다고 합니다.”

 팔식이삼촌이 부드럽게 아부지에게 말했다. 하지만 팔식이삼촌과 달리 열 대여섯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아부지는 노는 것은 무조건 나쁘게 생각했다. 삼촌들은 아부지가 싫어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가끔 꼭 필요할 때 필요한 정도로만 이야기를 했다. 아부지의 친구분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공단에 취직해서 일을 하거나 해외를 나가도 중동으로 일을 하러 떠났다. 그도 아니면 원양어선의 선원이 되는 정도가 기껏 외국에 나간 걸로 쳤다. 놀기 위해서 외국에 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팔식이삼촌은 앞으로는 남들이 놀아야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다고 늘 말했다.

 우리아부지는 노는데 돈을 번다는 걸 이해도 못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았다.

  오후가 되자 예전 앵두언니가 살던 산 쪽에서 연기가 솟아올랐다. 거기는 새로 지은 꽃사슴농장이 있는 곳이다. 소나무와 꿀밤나무, 상수리나무가 울창한 산인데 산꼭대기로 벌겋게 불길이 솟는 것이 멀리서도 보였다.

 황대갈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부리나케 꽃사슴농장으로 달려갔다.

 “아! 꽃사슴농장!”

 나와 오만상오빠, 위선자, 막둥이는 모두 불이 난 곳으로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아부지가 눈을 부라리고 말했다.

 “이것들이 어딜 갈라고!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꼼짝말고 있어!”

 아부지와 엄마도 살구밭이 있던 산 밑으로 달려갔다. 온 동네 어른들이 모두 불이 난 산밑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곧이어 그 뒤로 경찰차와 소방차가 번갈아가면서 산 쪽으로 올라갔다.

 구급차도 삐뽀삐뽀 소리를 내면서 급하게 달려가더니 곧 누군가를 싣고 읍내 병원으로 사라졌다. 그 뒤를 황대갈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가는 것이었다.

 꽃사슴농장에 있던 누군가가 다친 모양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대부분 성당에 갔을텐데. 누굴까?”

 나는 아마 순옥이언니가 다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황대갈아저씨가 저렇게 급하게 구급차 뒤를 쫓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는 헬리콥터 두 대가 번갈아가면서 물을 퍼다가 산꼭대기로 퍼부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바짝 마른 봄이고 한 번 붙은 불길을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강 건너편을 보니 읍내사람들이 모두 몰려와서 우리동네 산불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산봉우리 몇 개를 태우고 산불을 겨우 꺼졌다. 그리고 잠시 후 아까 배낭을 메고 산으로 올라갔던 젊은이들이 경찰차에 타고 가는 것이 보였다. 경찰서로 끌려가리라.

 모두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경찰아저씨가 우리동네 사람들에게 말했다.

 “라면을 끓이려고 버너에 불을 붙였는데 바람이 불어서 불붙은 버너가 넘어지면서 마른 잔디에 불이 붙어서 순식간에 번진겁니다.”

 어른들이 모두 불을 끄고 내려오자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누가 다쳤노?”

 “김노인할배하고 순옥이언니가 연기를 마셔서 병원에 실려갔다. 그래도 대갈이아저씨가 빨리 구급차를 불러서 다행이었지.”

 늘 꽃사슴농장을 바라보고 있던 황대갈아저씨는 산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바로119에 신고를 했고, 총알같이 달려가서 낮잠을 자고 있던 김노인할배와 순옥이언니를 깨워서 들쳐업고 나왔다고 한다. 오로지 사랑의 힘이다.

 우리 아부지는 꽃사슴농장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일요일이라 성당에 가거나, 볼일을 보러 외출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농장에 없어서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불이 꺼진 후 우리 형제를 비롯한 동네아이들은 산불이 난 곳이 궁금해서 올라가보았다.

 앵두언니네 살구밭이 있던 산은 모조리 타버렸고 산 아래 있는 꽃사슴농장은 다행히 무사했지만 아직도 연기가 자욱했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의 땅은 그때까지도 더운 기운이 남아있었고 불타다 남은 나무들이 시커먼 가지를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그리고 산등성이에는 불에 그을려 죽은 노루도 불에 타서 재만 남은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우리아부지는 안그래도 놀러온 젊은이들이 못마땅했는데 결국은 불까지 냈다면서 이래서 놀면 꼭 탈이 난다는 식으로 불평을 했다.

 “빌어먹을 놈들! 내 그것들이 일 낼 줄 알았다카이!”

 그리고 우리아부지는 우리들에게 한참동안 사람이란 놀아선 안되고 오로지 근면성실해야한다는 훈계를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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