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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이 크라우더의 회고록
작가 : HONs
작품등록일 : 2020.11.3

내 적은 처음부터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다.

 
5화 그때의 기억(5)
작성일 : 20-11-09 12:27     조회 : 400     추천 : 0     분량 : 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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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오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내쫓는다는 말에 윌리엄은 결국 나를 데리고 방을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상상도 하지 못한 채.

 

 ***

 

 그렇게 윌리엄은 제이를 데리고 불신이 가득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1층에 있는 식탁에 도착했다.

 

 “어머, 윌리엄 왔니? 기다렸단다.”

 

 식탁엔 이미 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음식을 기다리면서 앉아 있었다.

 

 정 한가운대에 아버지인 로이 로스펠도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앉아 있었는데.

 

 그러다 기다란 금발 머리카락에 귀엔 진주 귀걸이를 달고 요즘 젊은 아가씨를 사이에서 유행하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한 여성이 보였다.

 

 그녀는 바로 자신의 어머니인 레일라 로스펠.

 

 이제 막 4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이긴 해도 항상 젊어보이게 복장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신기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 어머니 안녕하세요. 많이 기다렸나요?”

 “아니, 나도 방금 왔단다. 그나저나, 그 애가 너를 블래크로부터 지켜준 천민 아이구나?”

 “그렇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의 시선은 그리 따갑지 않았지만, 뭐라 대답을 하려던 순간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옆에서 이쪽을 매섭게 노려보는 아버지의 눈빛이었는데.

 

 윌리엄은 그걸 보곤 바로 알아채곤 일부러 짧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아버지는 아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를 감싸거나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재차 강조하고 싶었던 거 같다.

 

 안 그래도 잘 알고 있다고 윌리엄은 눈빛을 보내자, 그는 그제야 시선을 치웠다.

 

 “자, 너는 내 옆에…….”

 “아니, 바튼 옆에 앉히거라.”

 “……?”

 

 제이 크라우더에겐 이 상황 자체가 낯설기도 할 것이고 부담스러울 거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안정을 시켜주기 위해서 자신의 옆에 앉히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뜬금없이 저런 말을 해오는 거다.

 

 윌리엄을 그걸 듣곤 전혀 납득이 안 간다는 듯 쳐다봤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대체 뭐지.

 

 대체 뭣 때문에 저렇게까지 나오는 거냔 말이야.

 

 아버지의 생각을 전혀 읽을 수가 없어서 윌리엄은 잠시 망설이다가 크라우더를 바라봤다.

 

 “…….”

 

 역시나 아까 그 일 때문에 바튼 옆에 가는 걸 매우 꺼려하는 얼굴이었지만, 아까 그 제안으로 이 아이를 감싸거나 이러면 안 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자, 바튼 옆에 앉아.”

 

 윌리엄이 힘겹게 억지로 말을 내뱉자, 제이 크라우더는 이 말을 듣곤 잠시 동안 발이 떨어지지 않다가 조심스럽게 바튼의 옆에 앉았다.

 

 이해하고 있는 거다.

 

 현재 로스펠 가문의 수장인 아버지의 말에 거역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이 크라우더는 조심스럽게 바튼의 옆에 앉았고, 윌리엄은 그것을 미안하다는 듯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아버지 한 가지 질문해도 되나요?”

 “뭐지.”

 “왜 제 옆에 이딴 더러운 천민을 앉힌거죠?”

 

 그러기 무섭게 바튼이 매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고 불평을 토로하자, 제이의 고개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왜 싫어?”

 “싫은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감히 귀족인 내 옆에 이딴 더러운 천민이 있는 것만으로도 역겨운데.”

 

 아버지의 반응은 뭔가 좀 시큰둥한 말투였는데, 바튼은 이것에 화가 났는지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

 

 “어허, 바튼. 아버지 앞에서 뭣 하는 짓이냐!”

 “하지만 어머니, 이 자식 옆에 있으니 이상한 썩은 내가 나잖아요.”

 “나도 좀 나는 거 같기도 하고.”

 

 바튼이 오만상을 찌푸리자 옆에 앉아 있던 그레이시아도 살짝 눈을 찌푸리며 내뱉었다.

 

 “…….”

 

 그러자 제이는 면목이 없다는 듯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더욱 죄책감으로 가득한 얼굴로 변해갔다.

 

 참아야…… 참아야 한다.

 

 현재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물론 화가 나는 것도 이해하고 저런 말을 듣기 싫은 건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여기선 버텨야만 한다.

 

 만약 여기서 천민이 귀족을 상대로 성질을 부리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니.

 

 만약 최악의 경우까지 갈 경우 자신이 나서기야 할 테지만.

 

 비록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제이 크라우더도 이걸 잘 알고 있는 건지 잘 참고 있었는데, 옆에서 갑자기 어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근데 윌리엄, 너 저 아이의 부모님에게 말은 하고 데려온 거니?”

 “아 맞다. 마차에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만 잠에 들어서. 내일 찾으러 갈 예정입니다.”

 “그래? 그럼 됐어.”

 

 약간 뭔가 어머니의 미지근한 반응에 윌리엄은 이상한 무언가를 감지했다.

 

 평소 그녀 같았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라는 말을 했었어야 할 텐데, 겨우 짧은 대답으로 끝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아무리 천민이라 해도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귀족 안에서도 몇 안 되는 좋은 분이라고 자부할 정도인데.

 

 게다가 자기의 아들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에게 저렇게 관심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일 리가 없다.

 

 ‘아니,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건가?’

 

 아버지와 바튼 때문에 신경이 너무 예민해진 나머지 이상한 망상을 해버린 거 같다.

 

 마음을 추스르고 이제 그만 진정을 하려던 그때, 메이드들이 음식을 가져 왔고 조심스럽게 식탁 위에 올렸다.

 

 그럴 때.

 

 유독 화려하게 장식 된 음식들 중에서 딱 한 가지만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제이 크라우더의 앞에만 유통기한이 좀 많이 지나 보이는 검은색 빵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거다.

 

 “……?!”

 

 대놓고 해오는 역겨운 차별.

 

 어떻게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 어찌하여 저런 미천한 대접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윌리엄은 그만 이성을 잃고 자리에서 박차 일어서서 소리를 지르려고 했을 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버……!!!”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는 걸 예상했다는 듯 아버지가 날카로운 눈매로 이쪽을 노려보았다.

 

 그걸 본 윌리엄은 아랑곳하지 않고 뭐라 하려고 한 순간, 어떠한 깨달음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설마……!’

 

 이제야 알겠다.

 

 왜 아버지가 저 아이를 이곳에 머무를 수 있게 바로 허락을 해주고 대신 감싸지 말라는 제안을 한 이유가.

 

 만약 크라우더가 정말로 로스펠 가문의 재산이나 보상을 노리고 온 것이라면, 이렇게 대놓고 차별을 함으로써 그의 속마음을 알아내려는 속셈이다.

 

 사람으로서…… 아니,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이런 차별을 이런 어린아이가 감당할 리가 없으니.

 

 ‘이걸 위해서 이곳에 데려오라고 한 건가……!’

 

 처음부터 아버지의 목적은 이렇게 안면을 마주함으로써 자기가 보는 눈앞에서 어떤 행동과 반응을 보일지 관찰하기 위함이었다.

 

 이 얼마나 괴랄한 방법인가.

 

 아버지는 옛날부터 힘이 없고 몸이 약했지만, 지능이나 사업성 재능은 엄청났기 때문에 가능한 짓.

 

 “뭐 하는 거냐, 안 먹는 거냐. 하찮은 천민 주제에 귀족의 음식을 입에 대는 걸 영광으로 알아야지.”

 “아버지 말이 옳아, 너 같은 하찮은 쓰레기가 이런 걸 언제 입에 댈 날이 오겠어.”

 

 아버지가 음식을 한 입 베어 물면서 말했을 때, 바튼은 썩은 빵을 손에 들더니 제이 크라우더의 입에 억지로 먹이기 시작했다.

 

 “…….”

 

 제이도 이건 썩은 빵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어떻게든 입을 열지 않고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어서 쳐 먹으라니까! 귀족의 명령이다!!”

 

 그럼에도 바튼은 크게 소리치면서 억지로 밀어 넣고 있는데, 가족은 이 광경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밥을 먹고 있었다.

 

 아버지도, 그레이시아도, 심지어 어머니조차도.

 

 이 얼마나 역겨운 광경인가.

 

 다들 말리지도 않고 이런 상황 속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건가?

 

 윌리엄은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한 나머지 의자에 앉아 그저 주먹만 꽉 쥔 채 부들부들 거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눈앞에 있고,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비참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럴 때.

 

 제이 크라우더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가 바튼의 손에서 빵이 바닥에 떨어지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아아, 떨어졌잖아. 저런 건 손도 대기도 싫은데, 야, 어서 저거 주워서 먹지 못해?”

 

 이미 썩은 빵을 먹이려고 하는 거 자체가 분노를 부르는데, 그것도 모자라 저걸 주워 먹으라고?

 

 바튼의 선을 넘는 대놓고 인간을 가축으로 취급하는 행동에 인내심이 극에 달린 윌리엄이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하려던 순간.

 

 “이런, 떨어졌군. 천민의 귀족의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떨어뜨리기까지 하다니.”

 

 아버지가 계속 음식을 먹으면서 물을 한 잔 들이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그렇게 싫으면 먹지 말거라. 어이, 저 아이를 방금 말한 곳에 데려다줘.”

 “알겠습니다.”

 

 그러자 메이드 하나가 다가오더니 대답을 하곤 크라우더에게 따라오는 손짓을 하면서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윌리엄, 설마 저 천민을 네 방에서 재우려고 했던 건 아니겠지?”

 “그럼 안 됩니까?”

 “당연히 안 되지. 그리고 걱정하지 마, 딱 맞는 곳을 준비해 뒀으니까.”

 

 윌리엄은 어떻게든 분노를 억누르고 침착하게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가, 바튼이 이런 말을 해오는 거다.

 

 “형님, 설마 그 천한 놈을 며칠씩이나 데리고 있으려고 한 건 아니겠죠? 귀족의 명에도 순응하지 않는 그 버러지를?”

 “뭐라고?”

 “당연하잖아요. 귀족이 준 음식도 먹지 않고 명령도 안 듣는 놈이 이 집에 있을 자격이 없다 생각하지 않나요? 나 참, 부모가 어떻게 키웠는지.”

 

 순간 저걸 한 대 세게 때릴까란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주먹이 살짝 들렸지만, 어떻게든 온몸으로 참아내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식탁을 박차고 나갔다.

 

 “어디 가니?”

 “……알 바 아니잖아요.”

 

 아버지의 물음에도 윌리엄은 날카롭게 대답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

 

 “…… 여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당신은 조용히 있어.”

 

 ***

 

 “자 여기가 네가 지낼 곳이야.”

 

 20대 여자 메이드는 나를 3층 맨 끝으로 데려가더니 매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곤 문을 열었다.

 

 “…….”

 

 나는 순간 이걸 보곤 두 눈을 의심했다.

 

 안에는 잡다한 잡동사니가 놓여져 있었고, 바닥은 먼지 투성이었으며 천장엔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도 모자라 바닥엔 바퀴벌레까지.

 

 “너에겐 아주 익숙한 곳이겠네. 그럼 난 이만, 나참. 왜 저딴 놈을 내가 데려가라고 하는 건지.”

 “…….”

 

 메이드는 대놓고 들으라는 짜증 섞인 말투를 내며 나를 안으로 밀쳐내곤 문을 쾅! 이란 소리가 울릴 정도로 세게 닫았다.

 

 “…….”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된 걸까.

 

 아직도 당시의 상황이 어렴풋이 나는 것뿐이지만, 나는 그저 위험해 보여서 구해준 것뿐이지, 결코 뭔가를 노리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그래, 그냥 선의를 갖고 그랬던 거였는데. 이렇게까지 차별을 받아야 마땅한 행동을 한 건가?

 

 나를 대놓고 무시하는 경멸스러운 시선과 말투는 점점 내 목을 졸라왔고.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이 창고 안에서 나는 더러운 바닥에 주저앉아 결국 그동안 악착같이 참아 왔던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흐윽…… 흐윽……!!!”

 

 이곳이 아니면 난 이제 갈 곳이 없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친척은 어디에 사는지 모르고, 갈 곳은 없고 돌아갈 곳도 없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 짧은 하루 만에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건지.

 

 윌리엄의 배려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을 모조리 상쇄시키는 무차별 적인 차별.

 

 지금 당장이라도 이 저택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이곳을 떠나면 더 이상 지낼 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지내면서 차별을 버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창고에 썩히고 그런 취급을 계속 받을 바엔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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