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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이 크라우더의 회고록
작가 : HONs
작품등록일 : 2020.11.3

내 적은 처음부터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다.

 
4화 그때의 기억(4)
작성일 : 20-11-07 13:16     조회 : 423     추천 : 0     분량 : 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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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치료는 거의 다 끝났으니 아마 1시간이나 2시간 후면 마취에서 깨어날 겁니다.”

 “고맙네, 의사.”

 

 생각했던 것보다 깊은 상처 때문에 크라우더를 마취 시키고 상처를 바늘로 꿰매야 했다.

 

 다행히 치료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의사는 무슨 일이 생기면 다시 불러 달라는 말을 남기고 방으로 나갔다.

 

 “…….”

 

 윌리엄은 멍하니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있는 소년을 지그시 바라봤다.

 

 처음 봤을 때도 상처가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런 몸을 이끌고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해주다니.

 

 아무리 다른 누군가가 로스펠 가문의 재산을 노리기 위해 빚을 만들어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해도, 이런 어린 아이가 어찌 그런 짓을 하겠단 말인가.

 

 사람은 의외로 선보단 악한 마음을 더 강력하게 갖고 있는 생물이다.

 

 자신보다 힘이 약하거나 신분이 아래라고 판단할 경우 저지르는 짓은 끔찍하기 짝이 없을 정도.

 

 어렸을 적에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인간이 해왔던 행위를 봤을 땐 정말 충격적이었고 경악 그 자체였다.

 

 실제 귀족 신분을 갖고 생활하면서 같은 계급의 사람들이 그런 짓들을 실제로 저지르는 걸 두 눈으로 보기도 했고.

 

 그래서 결심한 것이 있다.

 

 아무리 천민이라 하더라도 결코 함부로 대하지 않고, 신분이 뭐든 모두 평등하게 대해주자.

 

 신분으로 사람을 판별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자유롭고 사람의 인격으로 판단하는 세상이 오길 고대하면서.

 

 “도련님, 주인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알았어.”

 

 물론 그러한 세상이 과연 올지는 아무도 모르고 정말 올지에 대해선 가능성도 미지수지만, 언젠간 그런 날아 올 것이니라.

 

 방 안에서 나가지도 않고 계속 기다리고 있던 알프레드가 입을 열자 윌리엄은 바로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

 

 “알프레드는 어떻게 생각해?”

 “뭐를 말입니까.”

 “저 아이 말이야.”

 “…….”

 

 윌리엄의 아버지가 계시는 사무실로 가던 도중, 윌리엄이 근엄하고 낮은 목소리를 내면서 물어왔다.

 

 알프레드는 그걸 듣곤 잠시 동안 입을 꾹 닫고 있다가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너도, 저 아이가 나를 의도적으로 구해준 거라 생각해?”

 “아뇨, 꼭 그렇지만은…….”

 “상관없어. 사실대로 말해도 돼, 어차피 너의 눈에 그렇게 써져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애써 거짓말로 대답을 하려 했지만, 윌리엄은 그걸 단호하게 말하면서 대답을 끊어버렸다.

 

 자기의 표정을 읽혔다는 것에 알프레드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아니, 괜찮아. 어차피 아버지도 그리 생각하고 있을 거고, 몇몇이…… 아니, 대부분이 그렇게 여기고 있을 테니.”

 

 알프레드가 의사를 데려오고 귓속말로 주인님께서 부르신다는 말을 속삭였을 때 바로 알아차렸다.

 

 자신이 저택 안에 천민 남자 아이를 데려왔다는 것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갔다는 걸.

 

 윌리엄은 아무런 표정도 짖지 않은 채 이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아버지, 들어갈게요.”

 

 문을 두 번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서자 검은색 고수 머리카락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책상에 앉아 있는 저 사람이 로이 로스펠.

 

 윌리엄과 바튼 그레이시아의 아버지이며 현재 이 로스펠 가문의 주인이다.

 

 “잠깐만 이것만 작성하겠다.”

 

 서류를 작성하고 있던 건지 자신이 왔는데도 시선을 종이에서 때지 않다가 드디어 고개를 올렸다.

 

 “그래, 윌리엄 사냥에서 잘 돌아왔구나.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다행히 다친 곳은 없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알프레드, 너도 나가지 말고 여기 있어봐.”

 

 알프레드가 방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로이 로스펠이 안으로 들어오라 말했다.

 

 그 말을 듣곤 약간 싫다는 기색을 보이다가 바로 지우곤 방 안으로 들어와 구석에 자리를 차지해 섰다.

 

 “그래 윌리엄,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천민 남자 아이를 저택 안에 들였다고?”

 “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

 

 로이 로스펠은 두 손으로 턱을 괴면서 눈을 찌푸리곤 꽤 강압적으로 말했지만, 윌리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아주 잠깐 동안 분위기가 사나워졌고, 이걸 제일 먼저 감지한 알프레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방에서 나가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다.

 

 ‘도망가고 싶다…….’

 

 그런 그의 마음도 모르고 로이 로스펠과 윌리엄 로스펠은 서로의 눈을 정확하게 쳐다보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일단 이야기는 들었다, 블래크한테 공격당할 뻔 한 걸 그 아이가 구해줬다지?”

 “네, 그래서 덕분에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올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 그거 참 다행이구나. 아, 그러고 보니 그 아이가 산에서 혼자 블래크를 잡았다는 말도 들었는데. 사실이냐?”

 “직접 보진 못했어도 아이 앞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입에 나뭇가지가 박힌 채 죽어 있는 걸.”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다 그 시체를 발견한 게 아니고?”

 “아뇨, 그 아이에게 블래크에게 물린 상처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시체에 사후경직도 있었고요.”

 “그렇단 말이지.”

 

 로이 로스펠의 얼굴은 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만큼 읽기가 어려웠다.

 

 윌리엄은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 몸이 바짝 긴장해 있을 때, 아버지는 짧게 한숨을 쉬곤 말했다.

 

 “윌리엄, 아무래도 너는 그 아이가 에드 로스펠의 환생이라 생각해 데려온 거 같지만 그럴 일은 없어.”

 “만약 아니다 하더라도 저를 구해준 아이에게 이 정도 대접은 당연하다고 보는데요.”

 “호오…… 그래?”

 

 물러서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신기한 건지, 아버님은 흥미롭다는 말투로 윌리엄을 의미삼장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왜 저런 시선으로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말하고자 싶은 걸 한 번 입 밖으로 내뱉기로 해보자.

 

 “아버지가 그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상처가 전부 아물 때까지……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이곳에 지내개 해주세요.”

 “그래, 좋다.”

 “네 고맙…… 네, 네? 그게 정말이에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빠른 수락에 순간 잘못 들은 거라 생각한 윌리엄은 재차 다시 한 번 물어봤다.

 

 “좋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그래,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이에게 손을 대거나 보호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절대로 말이야.”

 “…… 이유는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윌리엄은 여기서 심상치 않은 무언가를 감지했다.

 

 아버지께서 왜 저런 조건을 내거는 건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기분이 찜찜하고 이유모를 불쾌감이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시선을 종이로 향했다.

 

 “좋아. 그럼 나가봐, 아 그 아이 이름이 뭐니?”

 “제이 크라우더라고 합니다.”

 “그래? 알았다.”

 

 아버지는 끝으로 대화는 끝났다는 듯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윌리엄은 그걸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마지못해 방에서 나갔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확 들고 나갔나? 하고 재차 확인하더니 구석에 가만히 서 있던 알프레드에게 말을 걸었다.

 

 “알프레드, 너는 나가서 그 제이 크라우더란 아이의 부모님에 대해서 조사해봐.”

 “알겠습니다. 그것만 조사하면 되죠?”

 “아, 그리고 하나 더.”

 

 ***

 

 “…….”

 

 마취에서 깨어난 나는 윌리엄의 방에서 혼자 멀뚱히 침대에 누워 창문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어디 나갔는지 정신을 차렸을 땐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 다른 일을 하러 간 거겠지.

 

 나와는 달리 귀족 신분이라 할 일이 많고 바쁘실 테니까.

 

 “내가 어쩌다가 이런 신세가 됐을까…….”

 

 멍하니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푸른색을 띄고 있던 하늘은 어느새 검은색으로 물든 저녁이 됐다.

 

 원래 같았으면 학교가 끝나고 동네 아이들이랑 마을에서 놀다가 집에서 엄마랑 밥이나 먹었을 텐데.

 

 게다가 생각해보면 오늘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은 것도 없었고.

 

 너무나 길었고 혼란스러운 하루였다.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한 경험들을 동시에 일어나니까 배고픔을 느낄 틈도 없었던 것 같다.

 

 꼬르륵.

 

 그러다 배에서 이런 괴상망측한 소리까지 났는데, 갑자기 문이 덜컹 열리더니 윌리엄이 안으로 들어왔다.

 

 “어, 일어났구나.”

 

 깨어난 채 침대에 앉아 있는 나를 보자 그는 밝게 웃으며 이쪽으로 다가와 옆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인사는 무슨, 어때 상처는 이제 괜찮아?”

 “네 이제 괜찮아요.”

 

 붕대가 칠해진 왼쪽 팔에 손을 올리며 대답하자, 그는 다행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이네. 그런데 뭐 하고 있었어?”

 “그냥 앉아서 창문 풍경 좀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래? 있는 건 잔디뿐일 텐데. 아, 그러고 보니 너 배 안 고파?”

 

 저녁시간이라 배고플 거 같다고 물어오자,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배에서 꼬르륵이란 소리가 좀 크게 울렸다.

 

 “……!”

 “아하하, 많이 배고팠나보네.”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어서…….”

 

 예의상 한 번 거절하는 게 정석이라 배워서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니.

 

 나는 창피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며 작게 중얼거리자, 윌리엄은 이런 내 반응이 귀엽다는 듯 훗 하고 웃었다.

 

 “이런,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다니. 내가 안 그래도 배고플 거 같아서 아까 주방에 가서 음식 좀 많이 가져와달라 했거든.”

 “정말요?”

 “원랜 식탁에서 다 같이 먹지만, 그러면 네가 불편해할 거 같아서.”

 

 귀족 가족의 식사 자리에 천민인 내가 끼어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하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윌리엄의 이런 작은 배려에 나는 조금이나마 감동을 느끼고 고맙다며 말을 하려던 그때.

 

 똑똑.

 

 문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오곤 덜컹 열리더니 알프레드가 두 손을 모은 채 공손히 선 채 나타났다.

 

 “도련님, 밥이 완성됐으니 아래로 내려와 주세요.”

 “아, 나는 여기서 먹겠다고 미리 말을…….”

 “죄송하지만, 주인님께서 오라는 명령입니다.”

 “뭐라고?”

 

 아버님께서 오라고 했다는 말에 윌리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오히려 왜 내려오라고 하는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찡그렸는데, 알프레드는 그걸 보곤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했다.

 

 “식사는 다함께 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아이도 같이 데려오라는 주인님의 명령입니다.”

 “…… 왜지?”

 “…….”

 

 윌리엄의 표정이 험악하게 바뀌었고 말투 또한 날카로워져 강압하듯 물어봤지만, 알프레드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내가 여기서 뭐라고 할 권리 같은 건 없지만, 그것만큼은 죽어도 싫었다.

 

 만약 거기에 내려가게 되면 그 바튼이라는 아이와 다시 만나게 되고, 그 멸시당하고 무시당하는 눈빛을 다시 봐야하는 생각에 쉽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는데.

 

 이런 내 표정을 본 윌리엄은 아주 잠깐 동안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책임진다 하고 오늘은 여기서 먹겠다고 해.”

 “…… 저기, 주인님께서 만약 내려오지 않겠다면 그 아이를 지금 당장이라도 쫓아내겠다고…….”

 

 알프레드는 이렇게 나올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입을 끝내 열어버렸다.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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