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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이 크라우더의 회고록
작가 : HONs
작품등록일 : 2020.11.3

내 적은 처음부터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다.

 
3화 그때의 기억(3)
작성일 : 20-11-06 20:03     조회 : 423     추천 : 0     분량 : 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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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요?”

 

 저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에드 로스펠은 이 아르델 왕국에서 전설적인 영웅으로 칭송받는 위대한 사람이다.

 

 내가 몬스터가 가득했던 혼돈의 시대에 신이 내려주신 구세주에 다름없는 인물의 환생이라고?

 

 아직 10살 밖에 살지 않은 짧은 인생이었지만, 평생 들었던 말 중에 제일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다.

 

 “도련님, 준비를 맞췄습니다.”

 “오, 알았다. 일단 저택으로 가자 꾸나 크라우더.”

 

 그때, 천막 문을 열고 아까 본 기사가 안으로 들어와서 보고를 올리자 윌리엄은 알았다고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네…….”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물쩡한 표정을 짓곤 그의 등을 뒤따라 나갔는데.

 

 “우와…….”

 

 딱 보기에도 잘생긴 하얀색 피부를 백마와 고급스러운 품질도 만들어진 것만 같은 검은색 마차에 두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자, 올라타.”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자, 그걸 본 윌리엄은 귀엽다는 듯 생긋 웃으며 문을 열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저기 혹시, 신발 벋고 타야 하나요?”

 

 ***

 

 천민 출신인 내가 이런 것을 신발을 신은 채 타게 될 줄은 결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원래라면 죽을 운명이었던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아직도 현재 이 상황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마차 창문 틈 사이로 보이는 경치를 넉 놓고 멍하니 구경하고 있다가 몇 시간이 흐르면서 드디어 어떤 도시에 도착했다.

 

 “여기는…….”

 

 여태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화려함을 뽐내며 자리를 잡고 있는 신기하고도 거대한 건축물들.

 

 길가엔 사람들도 넘쳐났으며 모두가 멋있는 복장을 입은 채 어디론가 이동하면서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까지.

 

 생전 처음 보는 대단한 광경에 나는 한 번 더 크게 놀라며 입이 자동으로 벌려졌다.

 

 “수도에 오는 건 처음인가 보구나, 어서와 아르델 왕국의 수도인 아르센에.”

 

 아르센.

 

 책에서만 읽고 절대 올 리가 없을 거라 여겼던 곳에 오게 될 줄이야, 이때까지만 해도 생전 처음으로 흥분이 됐고 말 그대로 정말 꿈만 같았다.

 

 나는 눈을 반짝인 채 이런 곳에 살면 정말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면서 아까 있었던 괴로운 일들을 잠깐이라도 떨쳐낼 수 있었다.

 

 그래,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

 

 아르센에서 윌리엄이 사는 그리 멀지 않았고 30분 정도를 더 달린 뒤에야 도착했다.

 

 “다 왔구나, 자 내리자.”

 

 처음으로 방문해보는…… 아니,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귀족의 저택.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나는 걱정 반 기대 반인 마음으로 윌리엄과 아마레를 따라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으리으리한 저택에 눈에 비춰졌다.

 

 하얀색으로 된 고급스러운 장식에 수없이 달려 있는 창문과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초록색 마당과 저택 한 가운데에 박혀 있는 금색의 코스모스 문양.

 

 이것이 바로 부자들이 사는 곳이란 말인가.

 

 동화책에서나 볼법한 저택에 보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내가 사는 것도 아닌데도 역으로 흥분이 됐는데.

 

 “돌아오셨습니까 도련님, 그런데 이 꼬맹이는 누구죠?”

 “아, 이 아인 좀 인연이 생겨서 데려왔거든.”

 “인연이요?”

 

 윌리엄에게 다가오며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나를 못 볼 걸 보듯 얼음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동시에 윌리엄을 마중 나온 수많은 집사와 메이드의 눈에서 느껴지는 것은 더러운 곰팡이를 보듯 쳐다보는 차갑고 경멸스러운 시선들.

 

 “……?”

 

 이것에 크게 당황한 나는 얼굴이 그대로 굳어져버렸고 생전 처음 겪는 눈빛에 나는 말로 설명하지 못할 충격을 받았다.

 

 마을 사람들은 나를 보자마자 따뜻하게 인사를 해주거나 환하게 웃으며 대해줬는데.

 

 물론 내가 아버지한테 맨날 맞고 살아서 불쌍한 나머지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인 눈으로 쳐다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셨나요. 윌리엄 형님, 그런데 이 더러운 천민은 뭐죠?”

 “저번엔 아기 고양이를 데려오더니, 이번엔 천민인가요? 이제 그만 주워올 때도 되지 않았나요, 오라버니.”

 

 그때, 저 앞에서 나랑 비슷한 또래의 남자 여자 두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바튼, 그레이시아. 입 조심 하거라, 나를 살려준 아이에게 대놓고 천민이라고 하다니.”

 

 윌리엄은 그 둘을 보곤 인상을 찌푸렸는데, 남자애는 그걸 보곤 대수롭지 않다는 듯 훗 하고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천민인 건 사실이잖아요. 혹시 몰라, 우리 재산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행동한 버러지일지.”

 “근데 목숨을 구해줬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턱을 올리곤 거들먹거리면서 경박한 말투로 말하는 남자애와는 다르게, 여자애의 말투는 관심 있는 척 보였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아, 사실은 말이야.”

 

 윌리엄은 얼굴이 비슷한 쌍둥이 동생들한테 산에서 일어난 일들을 차근차근 얘기해줬다.

 

 그러자 그걸 들은 알프레드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름이 바튼으로 보이는 남자는 하! 하고 역시나 그랬다는 듯 소리쳤다.

 

 “뭐야, 윌리엄 형님 말이 사실이라면 원인 제공은 처음부터 이 더러운 천민이었네.”

 “이 천민의 피 냄새 때문에 블래크가 온 거 같긴 한데……. 원래 오라버니는 녀석들을 잡으러 간 거 아니었나요?”

 “맞아, 원래 블래크 퇴치를 하러 갔는데 마침 이 아이 때문에 찾을 고생을 덜은 거지.”

 

 저 말을 들은 이름이 그레이시아라고 하는 여자애는 나를 슬쩍 쳐다보곤 자세히 훑어보더니 이제 관심이 꺼졌다는 듯 등을 돌렸다.

 

 “그런가요? 뭐, 어쨌든 인사도 했으니 저는 저택 안으로 돌아가 볼게요.”

 “어이, 잠깐 기다려 그레이시아. 왜 저런 더러운 천민을 쳐다본 거야, 너 그러다 눈 나빠진다.”

 

 이 둘은 얼굴은 비슷해 보였지만 성격은 완전 정 반대인 거 같아 뭔가 신기했다.

 

 한 녀석은 대놓고 폭언을 터트리고, 한 녀석은 그저 자기랑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고.

 

 “쌍둥이로 태어난 주제에 성격은 왜 저렇게 다른 건지. 일단 알프레드, 나는 이 소년을 내 방으로 데려갈 테니 너는 의사 좀 보내주게.”

 “알겠습니다.”

 

 집사 알프레드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하곤 곧바로 등을 돌려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자, 나를 따라 오거라.”

 “…… 네.”

 

 윌리엄이 나를 만나자마자 너무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줘서 어린 마음에 감동을 받았고 그동안 느껴왔던 귀족의 이미지가 바뀌었었다.

 

 하지만 이곳에 오자마자 느껴지는 차갑고 경멸스러운 피부가 그것을 전부 박살내버렸고.

 

 바튼이라는 남자의 대놓고 무시해오는 시선과 폭언에 잠깐 정신이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것이 시작이었다는 것이었는데.

 

  윌리엄과 저택 안으로 들어와 그의 방으로 가던 중에도 이 시선은 계속 됐다.

 

 안에서 일하던 분들도 나를 밖에서 본 사람들과 똑같은 눈초리로 쳐다볼 뿐이었다.

 

 “도련님은 저택 안에 왜 저런 걸 들여보낸 거야.”

 “내 말이, 저번에 아기 고양이를 데려와서 방을 어지럽힌 걸 치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은 모르지만, 분명 로스텔 가문의 재산이나 돈을 노리고 온 게 확실해.”

 

 메이드들이 소곤소곤 뭐라고 중얼거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나 같이 똑같은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본다.

 

 마치 저런 게 이곳엔 왜 왔냐는 듯이.

 

 아직 10살 밖에 안 된 어린 아이였던 나에게 이런 경험은 너무 어색하고 혼란스러울 뿐.

 

 윌리엄은 이걸 아는지 모르는 건지 덤덤한 표정을 짓고 복도를 걸어갔다.

 

 평소 같았으면 이 저택 내부를 신기하다는 듯이 구경하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그럴 기분이 싹 사라졌다.

 

 “자, 여기야.”

 

 고개를 내리고 울적한 표정을 지은 채 무덤덤하게 따라가고 있다가 드디어 방에 도착했는지 윌리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데려갔다.

 

 “…….”

 

 방 안의 크기는 내가 가족들과 생활하던 집 크기의 전체보다 훨씬 커보였다.

 

 게다가 장식들도 엄청나게 비싼 것들뿐이었고, 침대 또한 내 방 안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의 크기에 입하고 눈이 자연스레 확장됐다.

 

 “어때, 대단하지? 네 상처가 전부 완료될 때 까지 이곳에 있어도 돼.”

 “저…… 정말요……?”

 

 평소였다면 저 말을 들은 순간 기쁨이 앞섰겠지만, 애석하게도 제일 먼저 든 감정은 바로 ‘걱정’과 ‘불안’이었다.

 

 비록 짧게 생활하긴 하겠지만, 그 시간 마다 아까 느꼈던 시선을 계속 받아야한다는 생각에 좋아할 수는 없었고.

 

 이런 내 근심과 생각이 표정으로 다 드러났는지, 윌리엄은 그걸 보곤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미안하다, 벌써부터 어린 너에게 이런 경험을 겪게 하다니. 나도 이 정도로 심할 줄 몰랐어.”

 “그게 무슨…….”

 “애초에 우리 로스펠 가문의 초대 주인은 신분도 출신도 없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우리 가문의 가르침은 평등이거든.”

 

 하지만 하고 윌리엄은 손을 때곤 씁쓸하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가르침은 사라졌고, 그냥 표현뿐인 단어가 됐어. 우리 아버지도 우리에게 그걸 강조했지만…….”

 

 그는 그러다 부자연스럽게 말을 끊더니 나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이 정도로 너를 무시할 줄은 몰랐구나. 이건 내 불찰이다, 너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아닙니다…….”

 

 윌리엄은 그저 진심으로 나에게 고마워하고 있기 때문에 저택에 나를 초대해 준 것 뿐이다.

 

 하나의 거짓도 없는 말투.

 

 귀족인 그가 천민인 나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그의 행동엔 하나의 거짓조차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야, 들었어? 아까 마중 나간 애가 말해줬는데 보니까 저 아이가 산에서 윌리엄 도련님을 구해 줬다나봐?”

 “에이, 그냥 우연이겠지. 왜 저런 어린아이가 굳이 보호자도 없이 혼자 산속에 들어갔겠어.”

 “그것도 그런데, 아까 그 더러운 꼬맹이 말이야, 나뭇가지 하나로 블래크를 잡았대.”

 “말도 안 돼, 그 아이가 무슨 에드 로스펠도 아니고.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겠어?”

 “…… 어이, 거기 아까부터 일도 안 하고 뭐 하고 있는 거냐.”

 

 알프레드는 월리엄의 부탁을 받고 의사를 데리고 복도를 걸어가다가 메이드들이 뭐라고 소곤소곤 얘기하는 걸 들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러자 그들은 서둘러 사죄를 하곤 입을 닫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여튼…… 죄송합니다 의사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 찾아오셨건만 저택 안이 좀 소란스럽죠.”

 “괜찮아요. 그런데 그 말이 정말입니까? 산속에서 어린아이가 홀로 몬스터를 잡았다니. 이건 마치…….”

 “그럴 리가요. 단순한 우연일 겁니다.”

 

 그렇다.

 

 이건 어디까지나 우연일 뿐이거나, 아니면 고도의 계획을 세워 로스펠 가문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접근한 아이겠지.

 

 세상에 환생이라는 것이 존재할 리도 없고 말이다.

 

 알프레드는 더 이상 말도 하지 않고 복도를 걸어가다가 누군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란 얼굴을 지었다.

 

 그러자 뒤에서 따라오던 의사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는데, 그는 근엄한 목소리를 내면서 약간 뭔가 거슬린다는 표정을 짓고 질문을 해왔다.

 

 “알프레드, 이게 저택 안이 왜 이리 소란스럽지?”

 “네…… 주인님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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