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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야월취화(.夜月取花)
작가 : 소월혜
작품등록일 : 2020.8.19

호적에 이름은 올라와 있으나, 가문의 성을 물려받지 못한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나는 불로 취하지 못한 꽃이 아니라 달이다. 그 누구도 취하지 못하는 달이 될 거다.” 무가의 장녀로 태어난 연은 혼인을 앞두고 살수의 습격을 받는다. 죽음의 위기 속, 신이한 힘을 발현한 연의 앞으로 한 사내가 나타나는데…. 통일 신라 말, 7명의 도깨비를 만든 여인의 이야기.

 
제 3장 소문- 29화 단서(1)
작성일 : 20-10-30 01:57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6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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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장 소문- 29화 단서(1)

 

 

 “…월은 참 외로운 사람이군.”

 

 “…….”

 

 “나는 이만 들어가 보겠네. 아직 여름이라고는 하나, 곧 가을이니 월도 일찍 들어가게.”

 

 “예. 아씨.”

 

 승헌은 제등을 들고 선 연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연은 멍하니 그걸 바라보고 있다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어둠 속을 향해 나직하게 외쳤다.

 

 “언제부터 따라왔어? 홍도 같이 왔니?”

 

 “아니. 몸은 어린 애라 그런지, 벌써 잠들었다.”

 

 아무도 없는 것 같던 기둥 뒤에서 한 사내가 튀어나왔다. 당장이라도 어둠 속에 녹아 사라질 것 같은 그의 몸이 너른 달빛 밑으로 들어왔다.

 

 “그래?”

 

 “잠이 오지 않으면 내가 대련해주마.”

 

 “여기서?”

 

 “물론 밤이라 소리 때문에 검을 맞부딪치지는 못하겠으나 너를 호위로 알고 있으니 네가 검을 들고 있어도 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거야”

 

 그가 여상하게 대답했다.

 

 “땀을 흘리면 금방 잠이 올 거다.”

 

 초생달처럼 굽은 호선이 차가운 얼굴에 떠올랐다.

 

 

 

 *****

 

 

 그 시각, 왕의 침소

 

 

 “그래서 그 계집은 어떻게 됐지?”

 

 “도성 밖을 나간 뒤, 수일 장군의 댁에 찾아간 듯싶으나 면박을 받고 쫓겨난 후부터는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 작자,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단 말이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고 말이야!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처리되겠어!”

 

 왕은 앉아 있던 의자 손잡이를 내려치며 솟구치는 웃음을 폭포처럼 흘려보냈다.

 

 “새 장군의 자리엔 그자가 좋겠지.”

 

 그러다 느닷없이 웃음을 거두고는 살벌한 눈으로 엽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설마, 일부러 놓친 것은 아니겠지?”

 

 “…….”

 

 엽은 대답하지 않고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 고분고분한 태도에 왕의 심기가 누그러졌다.

 

 “그래. 그럴 리가 있나…”

 

 심심해서 한번 떠본 모양이었는지 그는 금방 엽에게서 시선을 떼고 무료한 듯 턱에 손을 괴었다.

 

 “계집을 쫓되 잡지는 말아라.”

 

 왕은 혼잣말하듯 나직이 읊조렸다.

 

 “연이 그 계집은 병부령이 내 사람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동기니, 먹이가 없으면 원체 개는 움직이질 않는 법이거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그는 제 근처에 두었던 옥새를 들고 전에 그리했던 것처럼 익숙하게 손안에서 굴렸다.

 

 “사냥을 하려면 적당히 몰고 적당히 풀어줘야지.”

 

 주사위처럼 돌아가는 옥새가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다. 그러나 그 무게는 그대로였다.

 

 “아직은 쓸모가 있어, 쓸모가 다 떨어지고 나서 처분해도 늦지 않아. 알아들었느냐?”

 

 “예…. 폐하.”

 

 엽이 대답과 동시에 천장과 병풍 뒤쪽에서 지금까지 느껴지지 않던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왕은 만족스레 팔걸이를 잡으며 병풍 쪽에 시선을 두었다가, 곧 옥새로 미끄러뜨렸다.

 

 정오에 뜬 태양을 닮은 찬란한 황금색 빛이 제 손아귀에 있었다. 그는 미약하게 타오르는 등잔불을 향해 손을 뻗었다.

 

 치이익.

 

 고약한 연기가 한 줄기 피어오르며 왕의 입가에 의뭉스러운 비소가 걸렸다.

 

 

 *****

 

 

 승헌의 호위를 맡은 지도 벌써 두 주가 지났다. 그때 일이 마치 우연한 사고처럼 느껴질 정도로 평화롭기 그지없는 나날들이 연속되면서 저택 안을 감돌던 긴장감도 꽤나 사그라들었다.

 

 승헌은 피습을 당한 후로는 하루 종일 집 안에만 머물렀는데 호위를 하는 입장에서는 편했지만, 오로지 집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그녀의 일과는 나조차 따분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러니 본인은 얼마나 지겨울지 상상도 안 갔다.

 

 처음엔 온 종일 제 곁에 붙어 있는 내 존재를 알게 모르게 불편해하던 승헌도 어제는 편안한 얼굴로 수를 놓기까지 했다.

 

 그러다 아주 가끔은 말벗이라도 되는 양, 내게 말을 걸어 의견을 구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나는 더도 않고 딱 필요할 말만 한 뒤, 입을 다물었다.

 

 이제는 서로의 호흡이나 발소리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존재가 익숙해지면서, 고이는 침묵이 답답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더불어 도성 안을 떠도는 가담항설과 피습으로 인해 줄어들었던 외부인의 방문도 조금씩 늘어나면서 승헌의 얼굴도 한결 밝아졌다.

 

 그리고 다른 사람까지도.

 

 “월-!”

 

 “누님!”

 

 “예, 교혜 아씨.”

 

 집중하라는 듯 두 사람의 목소리가 일제히 내게 쏟아졌다.

 

 이 이상한 조합은 소녀의 둥근 성격과 평소 신분에 고하지 않고 평민들과 어울려 지낸 탓이 크게 작용했다.

 

 “그래, 내 작은 친우 잔나비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는 이렇게 땅, 땅, 땅 하고 사건이 터지는 게 더 좋아.”

 

 두 아이는 이렇게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도 서로 말이 안 통한다 싶으면 허공에 팔을 저어가며 제 말이 맞다 우겼다.

 

 귀족의 품위를 지키려 짐짓 젠체하던 교혜도 홍의 앞에서는 무장해제 되어 버리니 소녀의 유모가 홍을 흘겨보았지만, 어디 그런 거에 굴할 아이가 아니었다.

 

 싸우면서 정이라도 들었는지 교혜는 돌아갈 시간이 되면 늘 아쉬운지 입맛을 다셨다.

 

 그 사이에 두께가 꽤 불어난 책을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꽉 쥐면서 소녀는 나중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그러고 나면 나는 홍과 헤어진 뒤, 종들이 머무는 건물 근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작은 인영에게 말을 걸었다.

 

 “기다리고 있었구나.”

 

 “…….”

 

 “자.”

 

 품속에 숨겨온 과자와 먹을거리를 몇 개 건네주자 아이가 허겁지겁 그것을 삼켰다. 오늘은 단정한 옷차림을 보며 물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니, 아니면 잘 숨어 다닌 거니?”

 

 과자를 문 채 머리를 흔드는 것을 보아, 후자 쪽인 듯했다.

 

 아이는 그날 종들에게 괴롭힘을 받던 그 아이였다.

 

 

 일주일 전, 나는 나를 보고 도망치는 아이를 붙잡고 물었다.

 

 “그때는 모르는 척해서 미안했다. 늘 그런 일을 당하는 거니?”

 

 아이가 요란하게 눈동자를 떨다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을 너의 주인께서도 아느냐?”

 

 이번에는 세차게 도리질 쳐 부정했다.

 

 나는 품속에 숨겨온 과자를 몇 개 꺼내 아이에게 물려주었다.

 

 반신반의하는 태도로 과자를 물고 있던 아이가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멀리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돌연히 멈춰 서고는 한번 고개를 까딱이고는 떠나갔다.

 

 “허…….”

 

 멀어져가는 아이를 보며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서 있었다.

 

 

 *****

 

 

 그리고는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 같던 아이는 매일 나를 찾아오게 되었다.

 

 아이는 나랑 있는 동안은 다른 종들의 괴롭힘을 받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나서는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내가 나오길 기다렸다.

 

 처음에는 나도 객식구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기에 아이가 나를 찾아오는 일은 반길만한 일이 아니라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저택 내 종들과 불화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아이와 친해진다면 그들은 분명 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터였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승헌의 귀에도 들어갈 테고, 오래도록 그녀의 곁을 지킨 그들의 편을 들어주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롭힘을 받는 아이를 모른 척할 정도로 내 낯은 두껍지도 못했다.

 

 고민 끝에 아이에게 나와 만난다는 사실을 비밀로 할 것, 저택 내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한 톨의 거짓 없이 들려줄 것, 너무 자주 찾아오지는 말 것.

 

 이 세 가지를 지켜준다면 내치지 않고 상으로 과자까지 주기로 약속했다.

 

 아이와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알게 된 건 아이가 부모와 이름이 없으며 그저 백제인 노예의 피가 흐른다는 뜻으로 백노로 불린다는 것, 평소에도 백노란 이유로 자주 괴롭힘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오의 시비가 아이의 앞에 나타난 날부터는 괴롭힘이 더욱 교묘해지고 심해졌다고 한다.

 

 아마 승헌과 미오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승헌 내 종들도 가까이서 모시는 시비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그 시비의 눈치를 보는 형편인 듯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자신이 그녀에게 무슨 실수를 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종들에게도 천대받으며 일거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가 미오의 시비 눈에 띌 일은 전혀 없어 보였다.

 

 ‘대체 무엇이 걸려 그러는 걸까?’

 

 내가 유심히 아이를 들여다보는 사이, 벌써 과자를 다 먹어 치운 아이가 작게 이야기했다.

 

 “아씨께서는 생각이 많아지면 밤마다 산책을 하러 가셔요.”

 

 “산책?”

 

 영문 모를 말만 뱉은 아이는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멀리 뛰어갔다.

 

 나는 점처럼 멀어지는 아이를 보며 눈을 내리깔았다.

 

 ‘내 집에서 나는…… 과연 저들을 본 적이 없어서 모르고 지나친 걸까, 그냥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무시했던 걸까…….’

 

 뻐근하게 느껴지는 흉통에 가슴께를 어루만졌다.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눈앞에 보이면서 뼈저리게 현실로 다가왔다.

 

 

 *****

 

 

 “그럼 이제 무얼 하면 되지?”

 

 “우선은 돌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어떻게 노래를 알게 되었냐고 물어보자. 그리고 저번처럼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아이가 있으면 붙잡아서 누구한테 배웠냐고 물어봐야지.”

 

 나는 백노와의 만남 뒤에 운을 이끌고 저택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승헌에게 미리 허락을 받고 노래를 퍼뜨린 장본인을 찾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홍에게는 저택에 남아서 은밀히 저택 내 종들에게 궁의 이야기와 저잣거리와 도성 안을 떠도는 노래에 대한 정보를 찾아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할 수 있으면 내가 없는 동안 승헌의 호위까지도.

 

 뭐, 내가 없는 동안은 아마 다른 사람이 그녀의 호위로 붙어 다니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나는 이곳저곳에 불려 퍼지고 있는 노래의 대한 단서를 찾아 운과 돌아다녔다.

 

 대개 사람들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소문이 진짜라고 믿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부르고 다니는 노래 또한 흥미로운 구설이라 여기며 저들끼리 거기에 살을 붙이고 빼고 난리였다.

 

 세 여인은 이미 원랑과 정을 나눈 사이라나 뭐라나?

 

 특히 대아찬의 여식과는 서로 각별한 사이라 이미 혼담이 오간다는 말도 오가며 혹자는 서로 시기 질투하는 모습에 질린 원랑이 조만간 그들을 버릴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람들마다 하는 이야기가 죄다 달라서 무엇이 진짜고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려우나, 그나마 사람들 입에서 자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말을 겨우 찾아냈다.

 

 바로 제비꽃 색 웃옷으로 온몸을 가리고 다니는 이가 유난히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며 곧잘 노래를 들려주곤 했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그 단서를 필두로 삼아 아이들이 몰리는 곳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제비꽃 색의 웃옷을 입은 이를 찾아 나섰다.

 

 “연아.”

 

 “응?”

 

 “저길 봐라.”

 

 그가 고갯짓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자 자줏빛이 도는 보라색 웃옷을 입은 사내가 보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웃옷으로 몸을 가린 사내는 뭐에 쫓기는 사람처럼 주변을 살피다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로 그와 간격을 두고 숨어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문제는 둘 다 제비꽃 색은 아니지만, 비슷한 색의 웃옷을 입고 있다는 것인데…….

 

 양쪽으로 갈라지잖아?

 

 “내가 왼쪽으로 갈게! 네가 오른쪽으로 가!”

 

 “알았다!”

 

 우리는 일사불란하게 각자가 정한 방향으로 흩어졌다.

 

 나는 사내를 따라나섰는데, 그는 귀찮게도 골목 사이를 드나들며 문을 이용했다. 그 탓에 지나갈 때마다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문지기들의 눈치를 보며 다녀야했다.

 

 ‘장신구로 치장하며 얼굴을 드러내는 여인들은 많이 봐 와겠지만, 그 반대는 처음 보겠지.’

 

 울컥 짜증이 치밀어 오르면서 나중에는 저 사내가 내 존재를 알아차리고 떼어 놓기 위해 별짓을 다 하는 건 아닐까 의심도 들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꾸었다.

 

 그는 도성 안에서 제일가는 기루라 소문난 향화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문지기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대체 약속한 금은보화는 언제 주시려는 거랍니까?”

 

 “그걸 우리가 어찌 아나? 돌아가시오! 우리가 받은 건 그거뿐이니.”

 

 문지기들이 추레한 사내가 들고 있던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 잠시 원랑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잠깐만, 아주 잠깐만 들여보내주시면……!”

 

 “어허! 우리한테 이래봤자 달라지는 건 없대도?”

 

 문지기가 두 손으로 사내의 가슴을 밀쳤다. 사내가 ‘어… 어?’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밀려나며 바닥에 어푸러졌다.

 

 덕분에 흙먼지 속에서 뒹글게 된 사내가 연거푸 기침을 하다가 시큰거리는 코를 붙잡고 문지기들을 향해 소리쳤다.

 

 “퉷! 드러워서 그만두고 말지! 다음에 올 때, 약속한 것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나는 이 일을 그만둘 거라고 원랑님께 전하시오!” 

 

 “원랑이면 소문의 그 화랑이잖아?”

 

 그가 노래를 퍼뜨린 장본인이라고? 그러면 그 추문도 그가 퍼뜨린 건가? 어째서?

 

 사내는 돈주머니를 들고 크게 발을 구른 뒤, 자리를 떠났다.

 

 순간, 그를 따라가 붙잡아서 자초지종을 캐야 하나 고민하였으나, 그만두었다.

 

 지금은 그를 회유할 수단도 없고 입을 열게 할 방법도 없다.

 

 겁박을 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만일 그를 실토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치더라도 나중에 그쪽에서 모르는 일이라 잡아뗄 수도 있었다.

 

 또 급하게 헤어진 나머지,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도 안 했는데 운이랑 길이 더 엇갈리기 전에 차라리 여기서 기다리는 편이 났지.

 

 향화관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운을 기다리다가 기루를 지키고 문지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야, 그나저나 원랑님은 대체 어디서 그 많은 전두를 들고 오시는 거래?”

 

 “그러게 말이야! 전에는 땡전 한 푼도 없어서 어느 도련님 댁에 사병으로 일하지 않았었나?”

 

 “맞아! 그래서 기루에 오더라도 매번 술 한 잔 값만 내고 갔잖아. 그러면서 뻔뻔하게 우리 관 최고 기생인 단이를 불러 달라고나 하고.”

 

 “뭐, 아직도 자기가 화랑의 우두머리인 줄 아나보지. 불미스러운 일로 화랑의 우두머리에서 쫓겨났으면서 말이야. 누가 저를 따르겠어?”

 

 “그런데 그때……. 무슨 일로 쫓겨났더라?”

 

 “아마……. 이랑…….”

 

 “연아. 나왔다.”

 

 “어? 응. 운 그쪽은 뭐 있었어?”

 

 “아니, 대신 다른 걸 발견했다.”

 

 “다른 거라고…?”

 

 운이 팔꿈치로 뒤에 있던 뭔가를 치자, ‘아얏!’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등 뒤에 작은 인영이 불쑥 튀어나왔다.

 

 “헤헤… 안녕 누님?”

 

 네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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