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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명탐정 이원희의 단편과 사건수첩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소녀탐정 이원희가 겪은 각종 단편사건들과 그녀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한다. 사건수첩과 단편소설 형식으로...!!

장편도 연재하겠지만 그건 길어서 우선 단편을 올리기로 한다!!~~

 
[중단편] 뱃속의 살인자 (하편)
작성일 : 20-10-20 04:22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7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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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

 

 잠시 후, CT촬영사진을 본 의사들은 깜짝 놀라면서 움찔한다. 정말 진짜 사진보다 백배나 크게 확대된 투영 속에서 뭔가 자그만 물체가 꼬물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물체는 조그만 지렁이만 했는데, 등뼈에 착 압착하여 붙어서 척추와 창자에 피해를 주고 있는 듯 하였다.

 

 "역시... 바로 여기에 있었군,"

 "인체의 뼈 중에 제일 두꺼운 척추의 뒷면에 딱 밀착하듯이 붙어 있었어. 이러니 엑스레이에 전혀 잡힐 리가 없지. 뼈의 그늘에 가려서 앞이든 뒤든 보이지를 않을 테니까..."

 

 인체 내부의 창자란 것은 달팽이처럼 등뼈를 휘감고 붙어 있다. 창자가 보통 키의 7, 8배에 달할 정도로 긴데도 그 조그만 배 안에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등뼈가 꾸물꾸물한 창자를 빙빙 돌면서 붙잡고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척추는 단순히 신경의 중심이고 몸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자를 받쳐주는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이 기생충은 이 척추에 딱 달라붙어 등뼈의 그늘에 숨어서 창자와 척추를 동시에 상하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갑작스레 중태에 빠질 수밖에...

 그러나, 병원체는 찾아냈지만 이제부터가 큰 문제였다.

 

 "수술을 즉시 해야겠습니다."

 "수술? 그건 조금 무리인데...?"

 

 문제는 이 기생충이 완전히 등뼈에 착 압착하여 있어서, 수술을 하자면 상당한 무리가 따르는 위치에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건강이 좋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60이 넘은 노인이다. 이런 판에 그런 대수술을 했다간 죽을지도 모르고, 설혹 회복된다 해도 정상적인 업무에는 절대 복구할 수 없게 된다.

 

 "그런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요? 안됩니다. 저희 간사장님은 한달 후에 벌어지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분입니다. 그런 수술을 받았다간 이번 선거는 말짱..."

 "지금은 정권취득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장님의 목숨을 우선..."

 

 비서와 주치의는 이 일로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럴 때, 돌연 이원희가 나타나 중재를 하였다.

 

 "그럴 필요 없어요. 두 분, 그만 다투세요."

 "아니, 원희 아니냐? 어떻게 하려고? 지금 하루가 급한데... 수술을 하려면 빨리 해야 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위험하단 말이다."

 

 주치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밝혔으나, 이원희는 그런 문제라면 다른 방법이 있다는 듯이 이런 제안을 꺼냈다.

 

 "수술은 무슨 수술이에요? 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 후인데? 그런 대수술을 하게 되면 선거는 포기하지 않으면 안돼요. 간사장님께 평생 한번 도전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한다면 너무 가혹하잖아요? 수술보다는 제가 직접 그 기생충의 치료약을 구해오죠."

 "치료약을? 이 기생충에 치료약이 있을까?"

 "아뇨. 분명 있을 거예요. 그 기생충을 감염시킨 한토라는 의사, 명색이 그 자도 이 기생충을 개발하면서 감염도 몇 번인가 되었을 터... 감염이 없이 이런 신종 기생충을 개발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요. 그러니, 놈은 분명 이 기생충의 구충제를 갖고 있을 거예요..."

 

 이원희는 그 기생충을 만든 사람이 누구란 것과, 무슨 목적으로 이런 신종 기생충을 개발했는지를 다 알고 있었던지라 범인인 간사장의 정적인 가와베의 주치의 한토에게 가보면 분명 이 기생충의 약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위험한 무기를 갖고 있는 적은, 반드시 그 무기를 막는 방패도 동시에 갖춘다는 사실을 이원희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놈이 시치미를 뚝 떼면 그만인데다... 약이 없다고 발뺌하면?"

 "다 방법이 있죠. 저에게 맡겨주세요."

 

 이원희는 순간적으로, 악의 의학자 한토에게서 이 기생충의 치료약을 뺏어낼 꾀를 짜내기로 하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듯이 우선 병원을 나섰다.

 

 '시간도 별로 없다. 의사들 말로는, 앞으로 사나흘 후면 기생충이 너무 커져서 구충제가 있다 해도 소용이 없어질 지 모른다고 했다. 앞으로 사흘 이내에 놈에게서 구충제를 뺏어내야만 해."

 

 그녀는 서둘러 일을 마쳐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미나요시 간사장이 죽는 것은 물론, 출마 못하게 되는 것도 안된다.

 간사장이 출마하지 못하게 되면, 막강한 재원을 등에 업고 있는 가와베가 이번 국회의원에서 당선된다. 다른 후보들이야 잔챙이에 불과하니까...

 그 부동산투기꾼 출신 악덕재벌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동경의 노른자위인 ** 지구에 무슨 폐단이 생길지 모른다. 돈으로 벼슬을 사는 탐관오리가 정치인으로 출세하는 일만은 어떻게든 막지 않으면 안된다.

 이원희는 굳게 결심하고는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 그녀는 대체 무슨 속셈을 갖고 어디를 향하여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이. 이것은?"

 

 이곳은 미나요시와 함께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재벌출신 정치인 가와베 당수가 경영하는 종합병원의 한 사무실...

 여기서 가와베는 한토가 가져온 이번 사건의 흉기를 지켜보면서 깜짝 놀라고 있었다.

 한토가 자신의 앞에 내놓은 물체...

 그것은 꿈틀거리면서 조그만 사일레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징그러운 벌레였다. 흡사 거머리같은데, 그보다 훨씬 작고 하얀 빛깔이다. 길이는 자그마한 지렁이 정도인데, 굵기는 훨씬 가늘었다.

 

 "프로도톡스?"

 "네. 이건 회충의 일종인 프로도톡스의 일종이지요. 인간의 내장에 기생하는 벌레... 창자에 기생하여 창자와 그 근처에 있는 주요 장기의 혈관을 파손시키죠. 그래서 결국 기생한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내장을 파먹는 벌레라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것을 수대에 걸쳐서 교배를 통해 개발해낸 전혀 새로운 신종! 말하자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최고 결정체인 必殺(필살)의 기생충! 그게 바로 이 벌레죠."

 

 프로도톡스란, 회충의 변형으로서 인간의 창자에도 기생하는 벌레인데, 내장을 파먹고 구멍을 내기도 하여 옛날에는 이 기생충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간질병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간질병의 원인은 여러가지인데, 하나는 뇌신경 자체에 결함이 있어서 생기는 간질병이고, 또 하나는 기생충이 몸안을 헤집고 다니면서 뇌나 중추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에 생기는 간질병도 있다. 옛날엔 간질병 환자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던 이유도, 알고 보면 기생충 약이 그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새로운 신종은 엑스선이나 단층촬영 검사에 우선적으로 걸리지 않는 창자의 척추 그늘에 딱 들러붙어서 거기서 외부로 노출된 창자의 혈관을 뜯어먹고 사는 습성을 지니게 했습니다. 동시에 척추도 같이 파먹고요. 그리고 그것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그는 구석에 놓여 있던 조그만 병을 들어올리면서, 안에서 조그만 빨간 벌레들이 톡톡 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벼룩입니다."

 "벼룩이라고?"

 "네. 바로 이것들..."

 

 자세히 가와베가 병 속을 살펴보니, 그것은 과연 벼룩이었다. 쥐나 개에서 볼 수 있는 유난히 빨간 색깔이었기에, 비교적 노안으로도 보기는 쉬웠다.

 

 "이 프로도톡스는 원래 개의 일종인 남반부에 있는 호주의 딩고에 기생하는 벌레인데, 제가 바이오 가공기술을 통해 인간에게 걸맞게끔 습성과 식성을 바꾼 것이죠. 바로 개들 사이에서는 이 벼룩에 의해 감염과 전파가 됩니다."

 "흠. 벼룩에 의해 기생충이 옮겨진단 말이로군..."

 "네. 저는 그때, 이 프로도톡스의 유생을 품고 있는 벼룩을 미나요시를 향해 놓아주었습니다. 그때 그의 옆을 살짝 스치면서, 그의 옷깃 속에다 이 벼룩을 떨어뜨렸죠."

 "그랬군. 근데 이상하지 않나?"

 "뭐가요?"

 "자네도 그때 옷깃 속에다 벼룩을 떨어뜨릴 때, 분명 벼룩을 손가락으로 잡았겠지? 그럼 벼룩에게 자네도 물렸을 텐데?"

 "아, 그거요? 저는 왜 감염이 안됐냐 그 말씀이죠?"

 "그렇네..."

 "안 물렸을 리가 있나요? 이런 벼룩을 개발해내려면 그 이전에도 수없이 물렸죠. 그러나, 누구건 최고의 무기를 만들려면 그 무기를 막는 방법도 미리 연구해두지 않으면 안되죠. 그래서 만들어둔 게 있습니다. 왜 기억나시죠? 그날 저녁, 그 남자를 만난 직후 당수님에게 제가 준 그 알약..."

 "아, 그 약? 기억나. 그럼 설마 그 약이 바로...?"

 

 그는 그때, 그 미나요시를 만난 직후에 한토가 자신에게 먹으라고 내준 그 약을 기억해냈다. 무슨 약인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먹으라고 해서 삼킨 하얀 정제,,,

 

 "그렇습니다. 그때, 당수님에게 제가 준 약, 바로 그게 이 기생충의 구충제였죠. 이 약을 미리 먹어두면, 이 기생충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므로 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미 감염되었다 해도, 이 구충제를 먹으면 놈이 죽죠. 이 기생충에게만 유해하도록 특별 제조한 효소제재니까요.

 그때, 확실히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너 마리나 되는 벼룩을 옷깃 속으로 집어넣었으니까요. 자칫 몇 마리가 우리에게 튈지도 몰라서 그 처방을 했던 것이죠."

 "그랬군. 그래서 우린 멀쩡했던 거군."

 "자, 이제 아마 며칠 후면 우리의 강력한 정적이었던 미나요시의 급작스런 죽음이 매스컴을 타고 전국을 휩쓸 겁니다..."

 "과연... 정말 무서운 음모로군. 잘했어. 한토군. 멋진 작전이었어. 이제 이것으로 이번 국회의원 자리는 내게 굴러 들어온 거나 다름이 없군. 크하하..."

 

 악덕정치가인 가와베는 이 무시무시한 고단수의 트릭에 대해, 몹시 흐뭇한 듯 크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의 심복인 한토를 앞에 두고서...!!

 

 그런데, 바로 그럴 때였다. 돌연 사무실 문이 노크도 없이 스르르 열리더니 안으로 웬 젊은 여자 하나가 쑥 들어온다.

 그러면서, 사무실 안에 있는 두 사람을 무섭게 쏘아보면서 외친다.

 

 "흠. 그랬군요...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범인은 당신들이었어."

 

 그 여자, 원희의 증언을 들은 두 사람은 이 급작스러운 침입자의 방문을 보고서 화들짝 놀라면서 묻는다.

 

 "너, 넌 누구야?"

 "내 이름은 이원희... 당신들의 정적인 미나요시 당수에 고용된 아르바이트생이죠. 그 분의 먼 친척 뻘이기도 한..."

 "뭐? 뭣?"

 "뭐 나야 당신네 편도 미나요시 간사장님의 편도 아니니까 이런 일이야 내가 알 바 아니지만, 비열하고 범죄적인 방법으로 라이벌을 암살해서 정권을 손에 넣으려는 당신들 같은 악덕 정치가들은 절대 그냥 둘 수 없어서 여길 찾아왔죠."

 "이, 이 계집애가..."

 "흠. 나에게 계집애니 뭐니 하는 욕을 하는 것보단, 당장 당신들 처신이나 걱정하시죠. 미나요시 당수를 살해하려고 기생충을 일부러 감염시켰다는 사실을 내가 경찰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는 알고 있을 테니까..."

 "뭐? 뭣?"

 

 이원희의 대답에 순간적으로 가와베는 새파랗게 질렸으나, 더 지능적인 악당 한토는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금방 냉정해져서 그녀에게 되묻는다.

 

 "후후, 웃기는군. 조그마한 년이... 경찰에 고발해? 그래 보시지. 그래봤자 너의 말을 누가 믿어줄 것 같으냐? 요즘 같은 선거 철에 상대방을 모함하려고 무고로 신고하는 일이 한둘인 줄 알아? 네가 아무리 가서 말해봤자 누구도 믿지 않을 거다. 증거가 어디 있는가?"

 "흠. 그럴까요? 물론 내가 말하면 누구도 안 믿겠지만, 당신들 목소리로 한 증언은 누구라도 다 믿겠죠? 바로 이거!"

 

 이원희는 조금 전, 바깥에서 경찰용 도청 레시버를 이용해 밖에서 녹음한 소형녹음기를 척 내보였다.

 

 "?!"

 "내가 성능 좋은 워크맨을 갖고 왔죠. 조금 전에 이 사무실 안에서 당신들이 하는 소릴 다 녹음했으니까..."

 

 이원희는 의미 있는 미소를 띄우면서, 두 사람 앞에서 득의만만하게 밝혔다.

 

 "저런! 이봐. 한토! 저 녹음기를 빼앗자!"

 "네."

 

 가와베와 한토는 돌연 태도를 바꿔 힘으로 뺏겠다는 듯, 원희가 도망 못 가게끔 문 쪽을 가로막고서 둘이서 덤벼들었다.

 두 남자는 이까짓 조그만 여자 하나쯤 둘이서 덤비면 문제없이 증거물을 빼앗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던 것일까?

 그러나, 이원희에게 잽싸게 녹음기를 빼앗으려고 덤벼든 두 사나이는 금방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면서 물러나고 말았다.

 한토가 그녀에게 덤벼들었으나, 간단히 합기도로 살짝 피한 원희는 그의 팔을 확 휘어잡아 뒤에서 그의 팔목을 거칠게 비틀었기 때문이었다. 무술의 대가 이원희의 강력한 파워였다.

 

 "어딜! 이봐요. 내가 아무렴 그렇게 아둔한 여잔줄 알았나? 당신들에게서 내 몸 하나도 지킬 수 없는 허약한 사람이 허술하게도 당신들 앞에 녹음기를 꺼내 보일 줄 알았나? 내가 여자라고 약할 줄 알았다면 그거야말로 큰 오산이지."

 "으아악! 팔 부러진다. 놔 줘!"

 

 그때 마침 사무실 구석에서 길다란 티걸레를 찾아낸 가와베가, 거기에서 작대기를 빼들고 이원희가 서 있는 뒤로 살짝 다가와서 그녀를 향해 내리쳤다.

 

 "어딜!"

 

 그러나, 가와베의 작대기가 원희를 머리를 노리고서 허공을 가르는 순간, 그 작대기는 두 쪽으로 갈려져 떨어졌다.

 이원희가 두 손으로 한토의 팔을 꽉 붙잡은 상황에서도, 한쪽 발을 들어 공중을 향해 휙 돌리면서 놈이 휘두른 막대기를 발로 차 부러뜨려 버렸기 때문이다.

 

 '힉!'

 

 그녀는 그제야 한토의 팔을 놔주었다.

 이원희가 보통의 무술을 가진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한 두 사나이는, 감히 대항할 염두도 내질 못하고 잉큼 뒤로 물러났다.

 

 "자. 더 해볼래요? 힘으로는 당신들이 날 못 이겨요."

 "이, 이런.... 이렇게 힘센 여자가 있다니..."

 

 원희는 이제 완전히 두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었음을 깨닫고는, 그 자들에게 흡사 협박투로서 자신이 찾아온 용건을 밝힌다.

 

 "자, 두 분, 그럼 이제 얌전히 구충제를 주실까요? 이러다 정말 사장이 죽어버리면 당신들은 더 불리해져요. 정적을 해치려고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면 가와베 당수님, 당신의 정치생명은 완전히 끝이라는 사실을 모르진 않겠죠?

 더구나, 내가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쥐고 있는 이상 미나요시 사장이 정말 죽는다면 당신들은 정말 살인자가 되니까 말예요. 살인미수와 살인이 형량이 전혀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테니..."

 "으, 빌어먹을..."

 

 이원희의 말을 들은 한토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문제의 구충약을 내주었다. 이제는 정말 어쩔 수 없었다. 이원희 그녀의 이론은 전부 에누리없는 냉정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고작 살인미수 정도라면, 둘의 재산과 지위라면 불구속기소로 끝낼지 모른다. 그러나, 살인이라면 영락없이 감옥행이니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저 계집애가 완벽한 증거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야...

 

 "더러운 인간들, 이봐요. 가와베 당수님,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발표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실은 일본 전국에 알려질 거예요. 스스로 후보를 사퇴한다면, 이번 일만은 아무쪼록 비밀로 해드리죠."

 "...."

 

 이원희의 제안을 들은 가와베의 얼굴은 쥐똥씹은 표정으로 변하였다. 한토는 말없이 파들거리는 손으로, 아까 자신이 가와베 앞에 내보였던 그 구충제를 모두 이원희에게 넘겨준다.

 이원희는 서둘러 그것을 받아들고, 의업의 본분을 잊고 의학을 이용해 사람을 해치려 한 마피아 의사인 한토가 근무하는 야마다 그룹 산하 종합병원을 빠져 나왔다.

 

 [으... 나의 정치생명이 저까짓 여자에 의해 끝나게 될 줄이야...]

 

 가와베가 휘청거리면서 내뱉는 한탄어린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로 들려왔다.

 

 이원희는 그 길로 이 남자들로부터 빼앗은 구충제를 병원에 입원해있는 미나요시 사장에게 갖다 넘겨주었다. 아마 이것으로 간사장 척추 속에 또아리를 튼 뱃속의 살인자, 변형 프로도톡스 기생충은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며칠 후, 가와베 당수는 그대로 후보사퇴를 한다고 방송에 올라 선포하고 말았다. 아마 불명예스럽게 쫓겨나기 전에, 체통이라도 지키고 싶다는 의도였을까? 이원희는 부패정치인 하나를 수완 좋게 정계에서 내쫓아낸 것이었다.

 정체불명의 기생충에 의해 죽음의 고비를 간신히 넘긴 미나요시 간사장이 업무에 복귀하여, 이번 선거구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이 방송에 나온 것은 그로부터 꼭 한달 뒤의 일이었다.

 

 

 

 

  * 주 : 이 기생충을 이용한 암살 트릭의 배경은 일본 의학만화인 닥터 K에서 인용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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