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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8.31

문 여는 자는, 영계에서 넘어오지 않아야 할 영들이 넘어오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남녀 주인공이 선택되고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현대판타지물입니다.
두 남녀 주인공, 민호와 은지는 로마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한국에 돌아와 둘이 같이 해결해야 일을 떠맡게 됩니다.
건너편 세상에서 온 108개의 영혼을 다시 되돌려 보내거나 소멸시키도록 임무를 부여받고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무릅씁니다. 그 여정 재미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35
작성일 : 20-10-12 11:45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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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운전을 많이 해본 사람은 고속도로가 국도보다 운전하기 편하다는 얘기를 한다. 신호등도 없고 일정한 속도로 달리니까 앞뒤 차 간격만 잘 유지하면 일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갑작스레 신호가 바뀌거나 차량이 몰려들어 밀리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 그 말이 맞을 수 있겠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까지다. 속도가 붙어 달리는 만큼 고속도로에서 작은 실수는 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한 구역, 커다란 물류창고가 옆에 자리한 오르막을 달리는 검은색 차량 안에는 앞자리에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앉았고 뒤에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나란히 앉아 만화책을 읽고 있다. 해는 하늘 한 가운데 떠서 아래를 비추고 구름은 두껍지 않게 넓게 퍼져 그 빛을 간간히 방해했다 놓아준다.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본격적으로 가을로 들어서며 나들이 인파 숫자가 기록을 세웠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뒷자리에서 만화책을 공유하는 두 아이는 의견을 교환하며 신중히 책장을 넘기고 있다.

  “진우 아빠, 저녁에 해물탕 먹을까? 돌아오는 길에 마트 들러서 재료 사가지고 가요.”

  “해물탕 좋지. 고속도로에서 집으로 가는 방향에 마트가 있던가?”

  해가 하늘 높은 곳에 떠 있는 시각이지만 미리 저녁 찬거리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는 벌써부터 얼큰한 국물이 기대되는 듯 입맛을 다신다. 차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커브를 돈다. 만화책에 몰두하던 여자아이가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든다. 옆자리 남자아이는 책에 깊이 빠져 전혀 움직이질 않는다. 여자아이가 옆을 보다 뭔가를 발견하고 놀라서 부모에게 말을 하려던 찰나였다.

  운전대 돌려. 운전석 남자는 옆자리의 아내에게 묻는다.

  “지금 뭐라고 했어?”

  “내가 뭘?”

  운전대 돌려. 다시 한 번 들리는 소리는 더욱 또렷해져서 두 사람 모두 뒤를 돌아본다. 여자아이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를 향해 말한다.

  “엄마, 이 아줌마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머리가 산발한 채 어깨 아래로 늘어뜨려져 있고 그 밑에 검은색 스웨터가, 또 그 아래로 어두운 붉은색이 주황색과 섞인 치마가 보인다. 운전석 바로 뒤에서 운전대를 돌려라는 말을 반복하는 여자는 운전하는 남자의 등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운전석 남자는 자신의 바로 뒤까지 시선이 닿지 않아 여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운전을 위해 다시 앞을 주시하고 옆자리 아내가 뒷자석의 여자를 발견한다. 어머나, 라고 놀라서 내지르는 감탄사에 이어 성마르고 높은 톤으로 후려치듯 뱉어낸다.

  “당신 누구야?!”

  하지만 뒷자리 여자에게 그 말은 닿지 않아 보인다. 또다시 운전대 돌려라고 하며 운전하는 남자의 양팔을 향해 달려든다.

  “제대로 돌려! 안 떨어지게!”

  갑작스레 끼어든 힘에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어떻게든 통제해보려고 하지만 악에 받쳐 달려드는 힘에 대항하기는 상대방이 여자라 해도 만만치 않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가 한 번 균형을 잃기 시작하자 차선에서 벗어나는 것은 금방이다. 게다가 곡선주로이고 차선도 이차선이라 차가 휘청이자 금방 오른쪽 가장자리를 두른 벽을 들이받는다.

  뒤에서 따르던 차들이 급정거를 시도하지만 차도가 폭이 좁은데다 고속으로 달리던 차들이라 부딪히지 않고 멈추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섯 대의 차가 순식간에 연속으로 추돌해버리고 간신히 그 뒤로 차들이 속도를 줄여 멈춘다. 둔중하게 차체를 때리는 소리가 이어지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마찰음이 유리가 깨지는 파열음과 이중주를 이뤄 더욱 거세게 퍼져나간다.

  대부분의 차에는 에어백이 부풀어 올라 있다. 경차 두 대는 차체에 깊게 굴곡이 파였고 앞범퍼가 보기 흉하게 휘어버린 트럭이 가운데 끼었다. 벽을 들이받은 맨 앞차는 속도가 줄지 않은 채로 튀어나가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간다. 그 사이에 바퀴는 어지러이 흔들리며 지그재그로 움직인다.

  말끔하게 도색되어 윤기가 도는 파란색 승용차가 반대편 차선 너머에서 곡선주로를 타고 들어오고 있다. 운전자는 곡선을 돌고 있어 너머에서 일어난 일을 알지 못하다가 갑자기 눈앞으로 차가 들이닥치자 그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지 못한다. 속도를 줄일 새 없이 달려오는 차에 옆을 정면으로 받히고 그 반동으로 오른쪽 바퀴가 살짝 바닥에서 뜬 채로 기우뚱하게 벽을 들이받는다. 네 명의 가족을 실은 차는 그 충격으로 차체 밑면이 튕기듯 들썩이더니 벽을 타고 넘어 반바퀴를 돌아 아래로 떨어진다. 밑으로 하강하면서 한 바퀴를 더 회전한 차체는 땅을 치받았다가 위로 튀어 오른 후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쾅, 커다란 소리를 내며 진동을 일으켰다 멈춘다.

  고속도로 옆 국도에선 분홍색 경차가 운전자가 운전이 서툰지 규정속도에 못 미치게 느린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다. 운전자가 반사적으로 반응해서 밟은 브레이크에 이어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고 겨우 어린 아이 손 한 뼘 정도의 거리를 두고 검은 색 차 바로 앞에 멈춰 선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여자는 기가 질린 얼굴로 운전대에서 손도 못 떼고 경직된 채 앞에 놓인 차량을 바라본다. 심하게 찌그러져버린 차체 사이로 허연 기체가 몇 가닥씩 올라오고 있다. 차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몸을 심하게 떨며 분홍색 차에서 내린 여자는 사람 살리라는 말만 겨우 내뱉으며 무작정 방향도 정하지 않고 내달린다. 근처 건물에서 창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보이고 고속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들도 있다.

  그때 차량 안에서 운전자에게 달려들던 여자가 밖으로 나온다. 눈동자는 흐리고 고개는 좌우로 천천히 반복해서 까딱거린다. 도로변을 휘청거리며 걷는 동안 낮게 깔리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뱉어낸다.

  “운전대를 돌리라고. 취했잖아. 제대로 돌려. 운전대 돌리라고.”

  여자가 눈에 들어왔던 사람들은 헛것을 봤나 싶어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그 눈을 문질러보기도 한다. 분명 검은색 상의의 여자를 본 것도 같고 어딘가로 걸어가나 싶었는데 희미해지더니 찾을 수가 없다. 휘청거리며 걷던 여자가 사고 자리에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엷게 희미해지더니 보이지가 않는다. 대낮에 헛것을 본 것처럼 그렇게 더 이상 그 자리에 없다. 원래 없었다는 듯이.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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