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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조선 여고생 고 은채!
작가 : 100SFAMILY
작품등록일 : 2020.8.1

"이게 말이 돼! 내가 조선시대 노비라니!"

교통사고 후 깨어나 보니 난데없이 조선시대 노비가 되어있었다.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나를 보호해주는 꽃 선비님들.
거기에다 하나같이 빼어난 외모들!

"우와, 첫사랑도 못해본 내게 이게 무슨 횡재야!"

 
딸, 조금만 버텨! 엄마가 간다!
작성일 : 20-10-07 08:44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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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납치? 뭐라고? 수면제를 먹인 것 같다고?”

 

 저녁을 준비하던 순덕은 놀라 소리쳤다.

 

 “차를 태워 끌고 갔다고? 알았어. 일단 끊어보렴.”

 

 순덕은 급히 112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경찰이죠? 우리 아이가 납치당했어요! 이봐요! 단순 가출 아니라 납치라니까요! 수면제를 먹였어요! 고 은채요. 네, 한강 여고 ·1학년 7반……. 지금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아이가 납치당했는데!”

 

 금방이라도 은채를 해할 것 같은 두려움에 마음이 급해진 순덕이는 일단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핸드폰에 설치된 위치추적 앱을 켰다.

 

 익숙했던 길도 한순간에 길치가 되어버린 딸을 위해 허락하에 앱을 설치해 둔 것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용산 쪽으로 가고 있어.”

 

 순덕이는 앞치마를 두른 채 차키를 집어 들고 빠르게 집을 나섰다. 그리고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되었다.

 

 “끼이익!”

 

 서두르다 몇 번이나 사고를 낼 뻔했다. 그럼에도 속도를 멈출 마음은 없었다. 휘건에게 전화를 걸려다 관뒀다. 촬영 일정이 망가질 것이 뻔했다.

 

 “달려! 달려! 제발 더 빨리!”

 

 애가 탔다. 위험한 질주에 차들이 빵빵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엄마란 존재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오로지 직진! 거기다 자식이 위험에 처해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저곳은 버려진 재개발 구역이잖아.”

 

 어플 속 일진들의 차는 용산 재개발 구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순덕은 휘건의 촬영 때문에 그곳에 가본 적이 있다. 인적이라곤 어떤 것도 없는 폐허의 땅. 몹쓸 짓을 당할까 봐 극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은채야, 엄마가 간다. 조금만 더 버텨.”

 

 달리는 내내 순덕이의 머릿속은 끔찍한 상상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

 

 “야옹!”

 

 폐허나 마찬가지인 재개발지역은 길고양이들로 가득했다.

 

 “부아앙!”

 

 이윽고 굉음을 내며 스포츠카와 오토바이들이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놀란 길고양이들은 담벼락 위로 몸을 피했다. 그렇게 얼마쯤 갔을까? 버려진 3층 건물 앞에서 멈춰서는 스포츠카. 운전석 문이 열리고 동희가 차에서 내려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리고 애들을 향해 의뭉스러운 미소를 날리며 말했다.

 

 “야, 쟤 좀 깨워. 정신 잃은 얘랑 그러는 거 난 별로야. 시체 같아서.”

 

 동희는 다 무너져가는 허름한 3층 건물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일진 여자애들은 정신을 잃은 개똥이를 부축하며 끌어냈다. 아직 정신이 없는지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중 일진 여자아이 하나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정신을 잃은 개똥이의 가슴을 두어 번 움켜쥐었다.

 “올~! 생각보다 알차네. 하긴, 동희 오빠가 글래머를 좋아하긴 하지.”

 “그래서 넌 동희 오빠가 쳐다보지도 않는 거야. 깔깔깔!”

 “미친! 그러는 넌! 리모컨 다리 같은 게.”

 “뭐? 너 말 다 했어!”

 

 실랑이가 벌어지려는 그 순간이었다. 머리 위에서 동희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는 거야! 정신 안 차릴래!”

 

 3층 창문으로 반쯤 탈의한 동희가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그러자 일진 여자아이들은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으응, 알았어요~. 오빠! 금방 대령할게.”

 

 여자아이 한 명이 정신 차리라며 개똥이의 뺨을 때렸다. 짝! 짝!

 

 “이보우~! 은채 동무, 어서 일어나 시라요! 은채 동무!”

 

 개똥이의 말투를 흉내 내며 일진들이 킥킥댔다. 그럼에도 개똥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안 되겠다. 물 뿌려!”

 

 촤악!

 물이 개똥이의 얼굴 위로 뿌려졌다. 힘겹게 눈을 뜨는 개똥이. 하지만 비몽사몽, 아직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자, 일진들은 개똥이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벽면엔 화려한 그라피티들이 어지럽게 장식되어져 있었다.

 

 “여, 여기가……. 어디……?”

 “어디긴? 천국으로 가는 길목이지. 저기 안 보여? 천국행 기차가! 킥킥킥!”

 

 2층으로 오르는 어두운 계단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집어삼키려는 괴물의 시커먼 목구멍 같았다.

 

 “야, 애 아직 처녀일까?”

 “모르지, 하여튼 몇 분 후면 처녀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 호호호!”

 

 정신이 회복되지 않고 몽롱했다. 그나마 약을 탄 음료수를 다 마시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온몸에 힘을 주어 움직여보려 했다. 하지만.

 

 ‘젠장,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마음뿐이었다.

 

 ‘어서 정신 차려야 돼. 어서.’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제법 근사한 방이 나타났다. 힙스러운 그런 방이었다. 한쪽에는 빨간 침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침대 옆, 반라의 모습에 담배를 문 동희가 다리를 짝 벌린 채 의자에 앉자 고개를 까닥이며 불량스런 자세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들어오는 개똥이를 한번 흘낏 보더니, 사악하게 웃었다.

 

 개똥이는 몽롱한 정신 속에서도 그가 동희라는 아이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소문대로 얼굴이 사악한 뱀 같아 보였다. 동희는 테이블에 놓인 양주잔을 터프하게 들이키며 말했다.

 

 “고 은채, 언젠간 널 근사한 방법으로 내 여자 만들려 했는데, 좀 그러네. 어차피 내 여자 되는 거, 너무 늦은 거보단 낫다 싶어서, 이 오빠가 좀 급하거든.”

 

 여자애들이 개똥이를 침대에 눕히자, 동희는 나가라 손짓하고는 침대로 올라와 개똥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넌 내 여자야.”

 

 귀 안으로 벌레가 기어들어 오는 느낌이었다. 감각이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소름이 돋았다. 거부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아직까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하, 하지 마.”

 

 힘겹게 말을 뱉어냈다.

 

 “큭큭, 걱정하지 마. 금세 감각에 빠져들 거야. 오빠가 잘 리드할게. 넌 그냥 몸을 맡기기만 하면 돼. 오빠는 이런 경험 아주 많거든.”

 

 동희의 손이 개똥이의 앞섶으로 향했다.

 

 ‘아…….’

 

 거친 숨결이 개똥이의 얼굴을 덮었다. 거북할 정도로 진한 페로몬 향수 냄새도 함께였다. 하지만 혐오스럽고 역겨운 냄새일 뿐이었다.

 

 “육체를 가졌다고 네 여자가 되진 않아. 제발 멈춰.”

 

 개똥이는 차가운 목소리로 힘겹게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그 말에 동희의 미간이 잠시 일그러졌지만 이내 독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그래, 바로 그런 점이 저 밖에 있는 애들과 다른 점이야. 그래서 널 그토록 갖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쉽게 얻은 것들은 그만큼 값어치가 없거든. 그래도 뭐, 결국 넌 내 여자가 될 거야. 흐흐흐흐.”

 

 몸을 회복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제 겨우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다. 시간을 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연대감의 얼굴이 떠올랐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연대감 같은 놈?”

 “연대감? 그게 누군데?”

 

 뜬금없는 말에 동희가 하던 행동을 멈췄다.

 

 “그래, 알량한 힘으로 세상을 우습게 아는, 인간 등급 중에 최하, 짐승만도 못한 쓰레기! 그게 바로 너야!”

 

 짝!

 동희의 손이 개똥이의 뺨을 강타했다.

 

 “말 다 했어!”

 

 그러더니 곧바로 용서를 구했다.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 미안해, 미안해! 너 같은 얘는 거칠게 다루는 것이 아닌데. 네가 최하, 짐승만도 못하다고 네가 그러니, 잠시 이성을 잃었나 봐. 난 널 정말 아껴, 애틋해! 정말 미안해~.”

 

 손까지 빌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정신이 온전해 보이지 않았다.

 

 “……. 그럼, 여기서 멈춰. 그럼 모든 걸 용서 할게.”

 “응, 용서해준다니 고마워. 하지만…….”

 

 이내 동희는 괴상한 웃음을 지으며 히히댔다.

 

 “어쩌지, 그럴 필요 없는데.”

 “…….”

 

 이내 본색을 드러냈다.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뱀을 닮은 놈이었다.

 

 “용서는 인간만이 받는 거니까. 네가 그랬잖아. 나보고 짐승이라고, 어쩌지? 지금 난 네 말대로 짐승만도 못한 쓰레기가 될 거다. 흐흐. 바로 이렇게!!”

 

 동희는 거칠게 개똥이의 앞섶을 뜯어 발겼다. 그러자 하얀 브래지어가 이내 모습을 드러났다. 그것이 동희의 욕망을 자극했다. 그래서인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흥분했다.

 

 “야 이, 진짜! 오빠는 진짜 좋게, 좋게 하려 했는데, 넌 정말 분위기 뭣같이 만드는 재주가 있다. 야이씨, 내가 호구로 보이냐?! 틀렸어! 내가 너 금방 짐승 되게 만들어 줄 거야. 오직 감각만이 살아 숨 쉬는, 그때도 이런 말이 나오는지 두고 보자고.”

 

 동희는 거친 호흡과 함께 개똥이의 몸을 덮쳤다.

 

 절망스러웠다.

 연대감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나 천국 같은 삶을 누리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더한 절망감이 밀려왔다.

 

 ‘도와주세요……. 제발…….’

 

 *****

 

 “끼이익!”

 

 순덕의 차가 재개발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거칠게 멈춰 섰다.

 

 “이런!”

 

 어플 상으론 더 이상 움직임이 없었다. 그게 순덕이를 더 아찔하게 만들었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몹쓸 짓을 당하고 있다는 것!

 

 “은채야, 은채야~!”

 

 순덕이는 차에서 내려 목 놓아 은채를 불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텅 빈 메아리뿐이었다. 순덕이는 뛰기 시작했다. 한시라도 빨리 은채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앱을 보며 뛴 지 몇 분.

 

 “!”

 

 멀리 스포츠카와 오토바이, 그리고 노닥거리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순덕은 일단 몸을 숨겼다. 그리고 경찰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긴 용산역 뒤 재개발지역이에요. 우리 딸이 납치됐다고요. 젠장, 닥치고 어서 경찰 보내라고!”

 

 순덕이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끊고는 스포츠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내 딸, 머리카락 하나라도 다치게 하면 너희들은 죽어!’

 

 순덕이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일진들은 시시덕대고 있었다.

 

 “은채 그년 X나 깝치더니 시원하다!”

 “아우, 뭔 복이냐, 동희 오빠가 난 쳐다보지도 않는데.”

 “넌, 이거랑(얼굴) 이게(가슴) 거지같잖아.”

 “이게 죽으려고.”

 그때였다. 분노한 순덕이의 목소리가 일진들을 덮었다.

 

 “우리 은채 내놔! 우리 은채 어디 있어! 빨리 내놔!”

 

 분노한 순덕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일진들은 행동을 멈췄다. 하지만 순덕이 혼자임을 알고는 태연하게 비웃었다.

 

 “뭐여?”

 “아, 은채 엄마인가 보네. 귀찮게 됐다.”

 

 여자 일진 중 하나가 물고 있던 담배를 던지고는 일어나 순덕이에게로 다가왔다.

 

 “아줌마, 은채 엄마?”

 “그래, 나 은채 엄마다. 어서 우리 은채를 내놔라!”

 

 일진은 누가 더 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시 확인했다.

 

 “근데 아줌마 혼자야? 와, 이 아줌마 간땡이도 크네. 여기가 어디라고.”

 “그러게, 은채 걔가 엄마 닮아 그리 무모한 거였네. 오빠, 오늘 모녀 쌍으로 욕보일까? 호호호.”

 “X발, 그거 재미있겠다. 훅 땡기네. 아줌마 와꾸도 괜찮고. 하하하!”

 

 순덕이는 되레 뻔뻔한 그들의 태도에 분노가 일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못된 놈들! 그게 할 말이야! 오늘 너희들은 내 손에 죽었어.”

 

 순덕이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그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우리 은채를 어서 내놓으라고~!”

 

 순덕이는 앞에 있던 여자 일진을 그대로 땅에 메다꽂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범상한 실력이 아니었다. 이렇게 순덕이 혼자 맨몸으로 뛰어든 이유가 있었다.

 

 “윽!”

 

 그 모습에 남자 일진들이 일어서며 나서려 하자 여자 일진들이 제지했다.

 

 “됐어. 오빠들까지 나설 것 없어. 이 아줌마는 우리가 처리할게.”

 “그래, 오빠들은 물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남자가 여자를 때리면 안 되지. 큭큭, 우리가 손맛 좀 볼게.”

 

 여자일진들은 거드름을 피우며 씹던 껌을 뱉었다.

 

 “우리 은채만 내놓으면 눈감아 줄 테니 제발, 우리 은채를 내놔!”

 “아줌마, 그걸 우리가 어찌 알아요. 우리 아세요? 너 저 아줌마 아니?”

 “몰라. 자기 입으로 우리 은채하는 것 보니 은채 엄마인가 보지. 큭큭!”

 “못된 것들! 말이 안 통하는군. 그렇다면.”

 “안 통하면 어쩔 건데……. 으악!”

 

 순식간이었다. 순덕이는 시비를 걸기 위해 손을 뻗는 아이의 손을 빠르게 낚아채더니 그대로 땅에 메쳐버렸다. 그것도 잡히는 대로!

 

 “으윽…….”

 “뭐야? 이 아줌마!”

 

 여자 일진들은 겁을 먹고 주춤주춤 물러났다.

 

 “나 눈 돌았어! 어서 은채를 내놔! 어서!”

 “다들 비켜! 보니까 너희들이 상대할 아줌마가 아니야.”

 

 남자 일진들이 여자아이들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섰다.

 

 “아줌마 소싯적에 운동 좀 하셨나 봅니다.”

 “그래, 좀 했다. 덤빌 거면 다들 한꺼번에 덤벼!”

 

 순덕이는 바닥에 뒹굴고 있던 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하, 이 아줌마 보소, 그 몽둥이로 어쩌시려고? 그거 하나로 이 많은 우리를 상대하려고?”

 “…….”

 

 녀석의 말대로 순덕이 혼자 상대하기엔 무리였다.

 

 ‘선택은 없어. 더 이상 미적대다간 은채가 위험해.’

 

 몽둥이를 움켜쥔 순덕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작가의 말
 

 하늘이 너무나 푸르른 가을 아침입니다. 언제 이런 하늘이 또 올까요? 코로나 정국의 혜택아닌 혜택이네요. 오늘 하루도 푸른 하늘처럼 화이팅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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