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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추석 특집] 당신의 모든게 아름다웠습니다.
작성일 : 20-10-05 02:36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8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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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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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도톨입니다! *_* 추석 잘보내고 계시는 지 모르겠어요!

 작품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사랑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부디, 즐겁고 행복한 추석되시길 바라요!

 

 현생때문에 다음이야기가 많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저는 추석에도 열심히 생업으로 손을 움직이고 있어요.

 잠 잘시간이 없어 글을 못쓰고 있지만, 조금 만 더 여유로워지면 꼭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이 편은 추석특별편으로, 설특집의 쓰러지지 않는 꽃의 번외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설특집보고 이 편을 보러 다시 와주세요! 설특집, 쓰러지지 않는 꽃은 민우와 해다느낌의 이야기를 다뤘던것과 반대로, 이번편은 강우느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요!

 

 허나, 본 내용과 연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글자는 시처럼 문단이 표현됩니다! 뭔가 이렇게도 해보고 싶었어요!

 

 즐겁게 봐주신다면 기쁠거에요! :)

 

 -------------

 

 하늘에 흩날리는 아름다운 흰 꽃잎들이 축하소리를 읊을 때, 조그맣고도 소박한 초가집에서, 내가 태어났다.

 

 지붕에 앉아있던 까치가 도망할만큼.. 울음소리가 컸던 나.

 인지가 성숙하지 않은 젖먹이 아이임에도 알 수 있었다.

 내 울음소리에 어머니가 수려한 미소를 흩날리는 것을.

 

 그 모습이 어여뻐, 입꼬리에 적당한 미소를 실어.. 더욱 울음소리를 높였다.

 

 짹짹소리를 높이는 참새소리가 귓가에 간지럼을 불러일으킬때 즈음,

 내 울음소리를 듣고 어머니께서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셨다.

 ..’강루’라는 이름이었다.

 

 무슨 뜻 인지 알 수 없었으나, 부르는 사람의 따뜻함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 따뜻함을 더 새기고 싶어, 울음을 높이자..

 

 어머니 뒤에 누워있던 성난 모습의 아버지가 갑자기 목소리를 고함치기 시작했다.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며..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어머니 탓이라며 손찌검을 퍼붇고 있다.

 

 ..유려하게 휘어지던 어머니의 미소 위, 투명한 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일그러지는 목소리와, 나를 보호하고자 그림자를 흩뿌리는 약한 등을 보고도..

 당신의 손가락 하나조차 잡지 못하는 내 모습은, 아무것도 행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같았고, 변하지 않았다.

 기방을 거닐다, 돈을 흥청망청 쓰고 모습을 보이신 아버지.

 아버지의 신나보이는 흔들거림과 다르게..

 ..어머니의 어깨는 흔들리고 있었다.

 

 저절로 눈에 하얀 일렁임이 고였으나, 마음대로 흐르도록 두지 않았다.

 

 ..절대 울지 않으리라.

 마음으로 흘리신 눈물을 주워담아, 행복의 물로 흘려 보내리라.

 밑 입술을 깨물며, 어머니의 옆에 앉아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에게서 흘러나온 동그란 그림자가 바닥에 자국을 남기는 걸..

 ..몰래 하나 둘 닦아 드리면서.

 

 그러던 어느 따사로운 날..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의 생명을 앗아가고,

 자신의 생명까지 개울에 던져버렸다고 한다.

 

 누구신지 몰라도, 기적같은 아량을 베풀어주셔서 몇 대째의 벌은 면했으나..

 ..말도 안되는 금액이 우리들의 미래에 얹어지게 되었다.

 

 하늘의 햇빛이 저리나 아름다운데, 어린 나의 마음에선 찢어질 듯 비가 내렸다.

 ..아니, 솔직히 마음 속 안개따위 상관 없었다.

 되려, 모든 것이 뭉개진 듯 주저 앉아버린 어머니의 모습이.. 내 마음에 천둥을 일으켰다.

 

 길거리에 내 앉은 우리는, 종이로 몸을 덮었고 나무에서 비를 피했다.

 

 점 점.. 어머니께서는 마음을 잃어버리셨다.

 생명을 버리려 개울에 몸을 던지기도 하시고,

 일부터 산 비탈길에 몸을 구르기도 하셨다.

 이제는 다리 자체를 사용치 못할 정도가 되어, 한 자리에만 있으시게 되었다.

 

 허나, 항상 잊으시지 않고 말하는, 반복되는 글자.

 어머니의 그 한마디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우리 아들, 이 어미가 많이.. 사랑한단다.”

 

 정신을 찾으실때마다 해주시던 말이.. 날 쓰러지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강해져야 한다.

 ..부족하다면, 만들어내서라도 소중한 사람을 지키리라.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어머니께 옆눈으로 봐왔던 요리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해 주변을 지키고 싶었다.

 

 밤 낮 눈뜨고 땀을 흘린 결과, 1무보 정도의 식당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크진 않으나, 길거리에 내 앉았던 그 시절에 비교하면, 극락이 따로 없는 공간.

 그 공간을 반으로 나누어, 한 곳은 생활터전으로,

 한 곳은 식당으로 사용했다.

 

 아무 말없는 어머니의 공허함이 마음을 적셨지만,

 무표정 어린 볼을 타고 흐르는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계시다.

 그래서 나도 활짝 웃어보였다.

 

 내 칭얼거림에도 따뜻하게 웃어주셨던 그때의 어머니와 같이.

 

 

 

 ***

 

 

 

 “식당이 계속 서있기만 하고 본전을 안 주네.”

 “땅에 계속 머무르고 싶으면 돌아오는 게 있어야지! 어!”

 

 피 땀흘려 벌었던 소중한 공간들이 욕심 가득한 관리들에 의해 제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이 나라가 무엇이기에, 소박한 행복을 바라는 우리의 공간마저 탐내는 것 일까.

 이 세상이 무엇이기에, 직위 하나로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 허용되는 것 일까.

 

 눈물이 마음 속을 적실때 즈음,

 식사를 잇고 있던 한 분이 빠르게 일어나 나 대신 목소리를 높여주었다.

 

 "그만 하시게. 음식이 이렇게나 조화롭고 따뜻한데.."

 "그걸 망치면 아니 될 일 아니겠는가."

 

 수려한 말 속에 숨어진 부드러운 미소.

 온 몸을 덮을 만큼 큰 저고리와 얼굴에 그림자를 내리우는 머리의 갓 하나.

 

 자신외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관리의 불편 가득한 얼굴에 불만이 가득 맺혀있다.

 

 “하, 어디 거주하시는 분인지 몰라도.. 그 곳도 곧 찾아갈테니 두고 보시게.”

 “그건 그렇고 얼굴은 왜 가리우고 난리야? 얼굴 좀 보이시는게 어떠하나!!”

 

 마음대로 갓을 뒤집어버린 관리의 손길에, 비단결같은 얼굴이 드러난다.

 고운 피부와 어여쁜 눈, 행동 하나하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청아한 모습.

 처음보는 아리따움에 말을 잇지 못하던 중,

 

 “…?”

 

 갑자기 관리인들이 땅에 엎드려 사죄를 구했다.

 

 “아이고!! 공주님 송구합니다. 무례한 소인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갑작스런 태도변화에도 놀랐지만, 그 중간에 섞여있는 말에도 놀랐다.

 

 “..공..주..님.”

 

 두려움 하나없이 걷는, 정직한 한 걸음 한 걸음에

 내게 슬픔을 불러 일으켰던 사람의 몸이 움찔움찔 흔들린다.

 

 초반의 넌지시 던졌던 느낌과 달리,

 표정 속 진지함이 말에 힘을 더하고 있었다.

 

 “나라에서 말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아지길 바라는..”

 “그런 욕심을 일 삼는다 던데, 그게 사실인가?”

 

 “그..그것이!!”

 

 “친히 항상 주시하며 바라볼 것이니.. 좋은 모습으로 답하였으면 좋겠네.”

 

 “그..그리 하겠사옵니다!!”

 

 뒷 꽁무니 하나 보이지 않게 달려가버리는 관리의 뒷 모습.

 

 무슨 상황인지 몰라 멍해있는 내 앞에,

 빗방울 내리듯 토독토독 다가오는 발소리 하나가 가까워졌다.

 

 “..강루라 하였나.”

 

 눈을 마주하기 어렵다.

 이러한 분을 만나뵌 적 없었기에,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평민의 입장에서, 높으신 분께 어떻게 말하면 되는거지?

 바삐 살아오느라 숨 돌릴 여유도 없었기에,

 말하는 법에 대해 알리도 없었고, 긴장해야 할 상대에게 조리 있게 말할 자신도 없었다.

 

 “..그..그러합니다.”

 

 중간에 머문 흔들림을 알아챈건지,

 산뜻하게 불어오는 미소가 잔뜩 올라간 내 긴장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나이가 비슷한듯 하니, 불편하지 않게 생각해도 좋아.”

 

 내 뒤로 향하는 시선 속에,

 부드러움 한 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음식이 참 맛있구나.. 어머니의 아름다움에서 비롯된 것이겠지.”

 

 처음엔 몰랐으나,

 어머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알아챘다.

 

 “..!!”

 

 언제 나오신건지, 얼굴을 살짝 보이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내 뒤에서 눈을 깜빡이고 있다.

 

 내 눈에 한없이 감사하고 아름다우신 어머님이지만,

 이 모습을 보이면 한 두 아낙네들이 너도나도 할 것없이 나쁜 소리를 흘린다.

 ..난 어머님께서 나쁜 소리를 듣는게, 마음이 불편하다.

 

 자연스레 어머니에게 그림자를 내리는 나.

 상처입히지 말라며 굳건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돌아..

 

 부드러운 비단 옷이..

 천천히 바닥을 쓸며 다가와, 어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미소를 흘린다.

 

 이게..

 무슨..

 

 부족한 내가.. 신경써드리지 못한 어머니의 불어튼 손.

 그와 상반되는 곱디 고운 손이, 어머니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있다.

 

 ..중간중간 깊게 박혀있는 힘 줄이 아름답다는 듯이.

 

 “감사합니다. 자녀분의 음식은 어머니의 손을 닮은 것 이겠지요.”

 “나이에 비해 거친 손만 봐도 알고 있습니다. 좋은 아들을 두셨네요.”

 “열심으로 하루를 사시는 분들께 좋은 관리를 보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네요.”

 

 “ ..아.”

 

 ..적당한 부끄러움이 솟아올랐다.

 언제 내 손을 보셨던 걸까.

 

 솔직히,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스스로만 알면 되니까.

 어머니를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 욕심은 커지면 안되니까.

 

 허나, 마음 깊이 박히는 말을 마주하니..

 눈물이 흘러나옴은 어쩔 수 없었다.

 

 “….”

 

 볼을 타고 흐르는 내 눈물을 보고, 따뜻한 미소가..

 추한 내 모습에게 부드러움을 흩날려 준다.

 

 “열심으로 임하는 사내의 눈물은 참으로 아름답지.”

 

 당신이 더 아름다운데, 어찌 내 추한 모습을 보고 그런 말을 해주는 것 일까.

 

 음식 가격과, 식당을 고칠만큼의 큰 돈을 두고 유유히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나는 어느새 눈길로 쫓고 있었다.

 

 

 

 ***

 

 

 

 재료를 사다 스리슬쩍 지나치는, 범접할 수 없는 공간.

 이시간 때 즈음, 안 쪽 가까이에 매일 공주님께서 바람을 산책하신 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감사함을 표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싶어,

 첫 만남의 아리따운 모습과 비슷했던,

 별과 같은 비녀를 하나 손에 쥐고 답례를 하고자 했는데..

 

 흘긋 바라본 안 쪽의 모습에는..

 행복한 듯 웃고 있는 공주님과,

 옆에 서서 그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 무사가 한 명 서 있었다.

 

 “..아아.”

 

 그 풍경 속에서, 큰 사실 하나를 깨달아 버렸다.

 공주님의 볼에 붉은 온도가 새겨져 있다는 걸.. 눈으로 마주해 버렸다.

 

 ..그래, 공주님의 마음을 원한게 아니었다.

 지나치듯 마주하는 향기와 미소짓는 모습까지도, 충분히 기뻤으니까.

 

 허나, 등 돌려 굳어버리는 것밖에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도 공주님을 기쁘게 만드는 존재가 되고 싶다.

 공주님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매 순간에 큰 감사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아름다운 마음에 조그만 보답이라도 할 수 있다면.

 뒤에 머물러서, 보이지 않는 공간에 숨어 무엇이든지 하리라.

 

 지금의 상기된 미소도, 참으로 어여쁘시니까.

 

 

 

 ***

 

 

 

 “아 글쎄, 공주님이 원치 않는 분과 혼인을 하신대.”

 

 “다른 나라 세자님, 소문이 자자하던데..?”

 “원하는 것은 다 취하셔야 하는 고집이 있으시다고.”

 

 소리 구멍을 열지 않아도 자연스레 들려오는 소문 하나.

 

 공주님께서 혼인을 하신 다는 이야기.

 심지어, 원치도 않는.. 분과.

 

 이번에도 장터에서 재료를 산 뒤, 그 주변을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공주님의 표정에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 ..슬픈 모습도 아리땁지만, 당신은 웃는게 더 아름다워요.”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뱉어버린 말이,

 바람을 타고 주변 공간에 널리널리 퍼져나간다.

 

 “..아!!”

 

 부끄러워 고개 숙인 채 담에 쪼그려 앉아 몸을 숨겼는데..

 기댄 벽을 사이에 두고, 공주님의 따사로운 말 한마디가 들려왔다.

 

 “누구인지 몰라도 참으로 감사해요.”

 “오늘이 있어, 내일이 있는 거 겠지요. 더 웃어 보이겠습니다.”

 

 “ ..아.”

 

 ..답해 주었다.

 나도 조금이나마 당신을 웃게 만들 수 있었다.

 

 마음에 행복이 차오른다.

 당신의 모든것이 아름다웠다.

 

 내가 할 수있는 선에서, 당신을 더 웃게 만들고 싶었다.

 

 

 ***

 

 

 

 “저리 비키지 못 할까!”

 

 “부디, 소인의 얘기를 한 번만 들어주십시오.”

 

 “비키라하였다!!”

 

 “부탁입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들어주십시오.”

 

 “뭐하느냐! 당장 치우지 않고.”

 

 산책을 하고자 궁의 주변을 돌아다니시는 다른 나라 세자저하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무모한 행동일지라도, 공주님의 웃음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어릴때의 나와 마찬가지로.. 작은 내 손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바닥에 구르고,

 걷어 차이느라 생채기 나버린 온 몸의 상처만 답으로 찾아 올 뿐.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숨겨진 마음 속 음울함에서 날 구해준 그 분을 상처입히게 만들지마.

 온 몸이 피로 뒤덮여도, 이 사람을 앞으로 나가게 하지 않겠어.

 

 “눈빛을 보아하니 제 정신이 아니군.”

 

 옆으로 밀치고,

 던져도..

 ..다시 앞으로 돌아온다.

 

 어느새 피로 뒤덮인 내 모습을 발견한 세자가,

 내 앞으로 다가와 힘이 다 떨어진 내 턱을 붙잡고 눈을 마주한다.

 

 “그렇게 내가 이 나라의 공주와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느냐?”

 “이 꼴이 나도 좋을 정도로?”

 

 머리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굳어,잘 떠지지 않는 눈을 부릅뜨고..

 드디어 찾아온 담소에 힘을 실었다.

 

 “그 분에겐 사모하는 분이 있으십니다.”

 “부탁드립니다. 그 분의 웃음을 다치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호오, 보아하니 공주를 사모하기라도 하는겐가?”

 

 “ ..아닙니다.”

 “그 분이 행복해지시길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 생각을 전하자,

 눈썹을 한 번 씰룩이던 세자저하께서 의미모르는 미소를 띄우셨다.

 

 “좋다, 그 진심어린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내 호위무사가 되거라.”

 “검에 대한 것들이나 무도는 내가 가르쳐 주도록 하지.”

 “어머니의 보호도 내 사람을 써서 부탁할터이니 걱정말고.”

 

 이게 무슨소리인지 모르겠다.

 ..갑작스런 제안에 말을 잃고 말았다.

 

 “저.. 그런..”

 

 “공주를 가까이서 보고 싶지 않은가?”

 

 ..이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 아리따운 미소를 한 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 인가.

 

 “내, 충분히 널 생각하고 모든 걸 이행하는 것이야.”

 “대신, 모든 순간 지금의 모습처럼.. 날 지키도록 노력하거라.”

 

 ..어머니와 당신을 지킬 수 있다면.

 ..두가지 조건이 결합되어있는 이 선택을 내가 거부할 리 없었다.

 

 세자저하,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분이셨는지..

 ..심지어, 중간중간 어머니께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셨다.

 

 좋은 음식을 먹은 덕일까.

 혈색이 점점 좋아지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행복했다.

 

 흩날리는 벚꽃 밑, 다른 사람과 웃고 있는 당신을 몰래 바라보는 것도.. 행복했다.

 

 ..세자저하께 내가 큰 재밋거리로서 이용 되고 있다는 걸 알 지 못한 채.

 

 “이게.. 무슨.”

 

 “그만두세요! 저는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공주님을 음해했다는 죄목으로 묶여있는.. 호위무사.

 온 몸으로 절규하는 공주님.

 

 내가 보았다.

 항상 멀리서.. 한 발치서 잘 보았다.

 

 저 호위무사는 공주님께 일정거리 이상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소중해서.. 소중해서.. 닿는 여유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조금 시려왔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제 두 분의 모습 자체가 소중해졌는데..!!

 

 호위무사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대신해 맞은 공주님.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모든 음모를 이행한 사람을 지키고 있는 나.

 

 부들거리는 발을 한 발짝 내딛으려 했을때,

 한 쪽 입꼬리를 들며 미소짓고 있는 세자저하에게 길을 가로 막혔다.

 

 “어머니와, 너의 직위를 생각해.”

 

 “ ..으윽!!!”

 

 “너의 낌새를 알아차리고 조금씩 원조를 끊었지.”

 “내가 더 못할것 같으냐?”

 

 어쩐지, 처음에 비해 어머니와 만나지 못하는 횟수가 늘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말까지 들려올 정도.

 

 “사실, 돌아가셨을지도 모르지.”

 

 “ ..!!!”

 

 붉은 눈을 숨기지 못한 채 세자저하와 눈을 마주한다.

 그 모습도 유흥으로 다가왔는지,

 푸흡하는 소리와 함께 세자저하의 어깨가 씰룩거리고 있었다.

 

 “마지막은 그래도, 네 말을 이루어주었지 않느냐.”

 “저 사이에 내가 들어갈 틈은 없다.”

 

 생각을 멈춘 머리의 시곗바늘.

 잠깐의 시간을 두고 교차하는 말 하나가, 나를 빠르게 헤집어 놓는다.

 

 “하찮은 평민이 궁에 들어온것도 모자라 공주를 웃게해?!”

 “지금만으로도 감사히 여기거라.”

 

 내 소중함을 따뜻이 여겨주는 줄 착각했다.

 ..이 눈빛을 잊어버리면 아니 되었는데.

 

 모든게.. 내 잘 못이다.

 ..내 잘못 때문에, 눈 앞에서 두 사람이 사라져버렸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미소와.. 수줍던 볼 붉음을.. 이제는 볼 수 없다.

 허망하고, 붉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

 

 

 

 “..내 잘못이야. 내가.. 어떻게든..”

 

 ..공주님께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정도 뿐.

 별과 같은 당신이 하늘에서 나를 밝혀줄때,

 ..검을 들고 빛을 따라 걷는다.

 

 호위무사라는 역할에 맞게.. 아니, 다른느낌의 의미로 옆을 지킨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는, 고급스러운 장지문.

 두 사람과 반대로, 평안히 잠든 눈 감음이 분하고.. 애처롭다.

 

 ..내가, 두 사람의 애통함을 갚아주리라.

 

 푹-

 

 주저없이 찔러넣은 칼이 눈 앞의 사람에게 고통을 가져다주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커헉!!! 뭐..뭐하는..!!”

 

 칼 꽂힌 세자저하의 배에서 두 사람이 흘렸던 피 눈물이 흘러나온다.

 

 이것보다 더한 두 사람의 고통을 알고 있었다면,

 당신도.. 당신도!! 이렇게 행하지 않았겠지!!

 

 어머니와 함께했던 내 소중한 마음들을 알았다면..

 그런소리를 마음대로 하지 못했겠지!!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오는, 세자의 사람들.

 빛나는 칼이 주저없이 내 배를 뚫는다.

 

 “ ..크헉!!”

 

 힘을 줄 수 없다.

 무릎이 저절로 바닥에 고개를 숙인다.

 

 ..아프다. 아프지만..

 ..어리숙하고 미천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어.. 기쁘다.

 매일 숨어버렸던 내가, 이렇게 당당히 당신을 떠올릴 수 있다니.

 

 ..미소가 흘러나온다.

 

 “..공주님, 당신의 모든게 아름다웠습니다.”

 “심지어, 당신과 눈을 맞추던 그 분까지 도요.”

 

 항상 손에 쥐고 다녔던, 당신에게 주지 못한 별빛 비녀가 아래로 떨어진다.

 

 하늘로 걸어가신 어머니를 따라,

 어머니의 곁에서, 그리고 당신의 멀찍이에서 빛이 되리라.

 현생에서 지키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지키리라.

 

 즐거운 미소를.. 나누면서.

 ..멀찍이서.. 반짝일 수.. 있다면.

 

 당신과.. 같은.. 하늘에서.

 

 

 
작가의 말
 

 추석편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어떠셨나요? 즐거우셨다면 기쁠거에요!

 설특집편과 이어서 한국느낌으로 글을 쓰다보니,

 둘 다 뭔가 슬픈느낌이라 저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답니다.

 여러분도 작품을 보며 행복한 느낌이 드셨다면 저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연휴, 맛있는 음식과 행복한 순간들 속에서 기쁨 가득한 여러분들 되시길 바라며!

 오늘 회차가 여러분의 연휴에 조그만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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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5. 장롱판타지 (3) 2020 / 7 / 17 302 0 4259   
126 #124. 장롱 판타지 (2) 2020 / 7 / 14 305 0 4435   
125 #123. 장롱판타지 (1) 2020 / 7 / 11 308 0 5002   
124 #122. 이유모르는 상황 2020 / 7 / 7 305 0 4620   
123 #121. 왕 소심쟁이 2020 / 7 / 3 311 0 5784   
122 #120. 이게 무슨 말 이지 2020 / 7 / 1 302 0 5041   
121 #119. 절 잡아가세요 2020 / 6 / 27 317 0 5487   
120 #118. 퉁명스러움 속 의미 2020 / 6 / 25 315 0 4698   
119 #117. 악당과 약속따위 2020 / 6 / 23 298 0 4473   
118 #116. 건드리지 마세요 2020 / 6 / 19 304 0 4437   
117 #115. 친절한 택시 기사 2020 / 6 / 16 300 0 4249   
116 #114. 예상치 못했던 2020 / 6 / 10 323 0 5772   
115 #113. 허리에 닿아오는.. 2020 / 6 / 8 304 0 4314   
114 #112. 포스트잇 (1) 2020 / 6 / 4 328 0 4033   
113 #111. 아저씨 (3) 2020 / 6 / 2 324 0 6217   
112 #110. 아저씨 (2) 2020 / 5 / 28 336 0 5931   
111 #109. 아저씨 (1) 2020 / 5 / 26 314 0 4938   
110 #108. 정당방위 패스 2020 / 5 / 23 330 0 4014   
109 #107. 이게 무슨 소리야 2020 / 5 / 21 308 0 5003   
108 #106. 응원이라고..? 2020 / 5 / 19 331 0 5754   
107 #105. 너빼고 신경 안 쓰여 2020 / 5 / 16 319 0 5428   
106 #104. 검은 빛의 무단 투숙객 2020 / 5 / 14 315 0 5000   
105 #103. 음.. 데이트..?! (2) 2020 / 5 / 12 318 0 5526   
104 #102. 음..데이트..?! (1) 2020 / 5 / 9 311 0 5328   
103 #101. 의미없는 겉치레 2020 / 5 / 7 319 0 4042   
102 #100. 따뜻한 색 2020 / 5 / 5 343 0 3299   
101 #99. 누구보다 따뜻한 2020 / 5 / 2 296 0 5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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