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말해도 돼?
작가 : 슈타인
작품등록일 : 2016.8.25

세상의 빛은 다 가진 듯한 소녀 유나, 그녀에게 남모를 아픔이 있다. 2년 전 골목길에서 한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
2년이 지나 지금 모든 걸 잊혀진 듯한 찰나, 사건 동영상이 뜻밖에 유투브를 통해 퍼진다. 급기야 언론이 사건을 주목하고, TV와 네티즌 그리고 범인까지 유나 찾기에 돌입한다.

범인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관심에서 도망가는 유나! 그녀 옆에는 언제나 절친인 강율과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구할이 있다. 하지만 유나가 범인과 마주했을 땐 율과 할도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지 못하는데... 유나는 다시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두 번 단시 같은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유나!

소녀의 아픔을 담은 법정 스릴러. 유나는 범인의 죄값을 과연 당당히 받아낼 수 있을까...

 
말해도 돼? 11화> 깨진 그릇
작성일 : 16-10-27 12:26     조회 : 426     추천 : 1     분량 : 445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1화> 깨진 그릇

 

  유나는 율의 집에서 하룻밤 잘 용품들을 챙겨 나왔다. 한 손에는 홍삼박스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귓가에는 엄마의 목소리가 남아 있었다.

  '아무리 친해도 남의 집에는 빈손으로 가는 게 아니야.'

  유나가 율의 집을 가려면 유나의 집에서 못해도 버스를 타고 20분쯤은 갔다. 율은 유나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다세대 주택에 살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도 한 10분쯤은 걸어갔다. 유나는 조금 서둘렀다. 벌써 어둠이 거리에 스륵 내려앉아 성미 급한 골목에는 가로등이 켜진 곳도 있었다. 유나는 가는 동안 홍삼박스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 마음은 그보다 더 무거웠다.

  “딩동!”

  유나가 벨을 누르자마자 율이 솜털 같은 마르티스와 함께 문을 열었다. 이 시간에 집에는 늘 강율과 강아지 단 둘 뿐이었다. 율의 엄마야 늘 편의점에 있느라 바빴다. 신발을 벗은 유나는 홍삼박스를 밑에 내려놓자마자 발밑에서 폴짝폴짝 뛰고 있는 마르티스를 번쩍 안아 들었다.

  “우와, 예쁘다. 얘 이름이 뭐야?”

  강아지는 유나에게 꼬리를 흔들었다.

  “장 관장.”

  푸하. 유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때 묻지 않은 밝은 웃음이었다. 율은 유나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는 걸 알아챘다.

  “장 관장 재주 부리는 거 한 번 볼래?”

  율의 물음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장 관장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율은 장 관장을 보며 외쳤다.

  “너, 이번에는 관중도 있으니까 잘 해야 돼! 자, 일어서!”

  장 관장이 꼬리를 흔드는 걸 멈추고 마루에 두 발로 일어났다. 유나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율이 다시 으스대며 말했다.

  “아직 좋아하기 일러. 봐. 장 관장, 펀치!”

  장 관장은 일어 선 자세에서 앞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야. 대박! 완전 잘한다.”

  “그럼 누구 동생인데!”

  율은 장 관장의 머리를 쓸어주며 간식으로 과자를 하나 던져주었다. 장 관장은 잽싸게 과자를 받다니 구석으로 가서 오드득 오드득 씹었다. 눈은 연신 유나와 율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나가 혼잣말을 했다.

  “쟤 팔자가 제일 부럽다.”

  율이 유나를 향해 입을 삐죽 내밀었다.

  “뭐래? 난 네가 더 부럽다. 예쁘지, 공부 잘하지, 집안 좋지! 네가 쟤보다 못한 게, 털이랑 꼬리 없는 거 빼고 뭐 있냐?”

  유나는 피식댔다. 장 관장이 이번에 홍삼 박스에 코를 박고 킁킁댔다.

  “아참, 율아 이거 우리 엄마가 너 주래. 시합 별로 안 남았다고 먹고 힘내래!”

  유나는 자기가 들고 온 홍삼박스를 들어 다시 식탁에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율이 장 관장처럼 폴짝폴짝 뛰며 좋아라했다. 장 관장이 동생이라더니! 확실히 둘은 닮은 구석이 있다.

  '율에게 꼬리가 있다면 지금 분명 살랑대며 흔들었을 텐데……. '

  유나는 피식되며 혼자 웃었다.

  율은 대접할 게 없다며 유나가 가져온 홍삼을 두 개 뜯어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율이 홍삼의 쓴 맛이 목구멍에 넘어가기도 전에 힘이 솟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나는 잠시 마음의 돌덩이를 내려놓았다. 율과 함께 있으면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나의 과거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율의 집은 13평 밖에 안 되어서 작았지만 깔끔했다. 부엌도 식기류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빨래걸이에 걸린 속옷들도 색깔별로 맞춰져 있었다. 모두 심플하면서도 무채색의 스포츠 브라로 속옷에서도 율의 성격이 그대로 들어났다.

  “스포츠 브라 편해?”

  유나가 말릴 새도 없이 율이 하나 줄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나가 막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려는데 띠링띠링하며 유나의 휴대전화가 미친 듯이 울려댔다. 정신없이 우는 전화에 유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했다. 원인은 유나의 반 카톡 방이었다. 맙소사. 카톡 창에는 온통 율의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들었어? 강율이 성폭 피해자라며?

  진짜?

  어쩐지 걔 성격이 그래서 그렇게 난폭한 거야?

  뻔하지…….

 

  카톡 창에 아이들이 말들이 우수수 올라왔다.

  ‘뭐야? 어떻게 된 거지?’

  유나의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강율이 한 손에 스포츠 브라를 들고 유나에게 성큼 다가왔다. 유나는 자기도 모르게 전화기를 뒤로 숨겼다.

  “뭐야?”

  율이 눈을 가늘게 뜨며 유나 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아냐, 아무 것도!”

  유나는 더욱 전화기를 꼭 쥐었다.

  “뭔데? 줘 봐.”

  힘으로 유나가 율을 당할 리 없었다. 율은 별로 힘을 들이지도 않고 유나에게서 전화기를 뺐었다. 카톡을 본 율의 얼굴이 점차 하얘졌다.

  “얘네 뭐니? 돈 거 아냐?”

  율이 스포츠브라를 바닥에 탁 내팽겨 치고 유나의 핸드폰 좌판을 미친 듯이 눌러댔다.

  “야, 하지 마!”

  “뭐가? 너도 얘네랑 똑같은 생각 하는 거야?”

  “그게 아니고!”

  유나의 눈빛이 흔들렸다. 강율의 목소리도 따라 높아졌다.

  “아이씨, 아까 그 기자만해도 진짜 깜놀이었는데! 나 고소할 거야. 너희 아빠 변호사지. 나 좀 도와주시라 그래.”

  강율이 유나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율의 발에 스포츠브라가 마구 구겨지고 밟혔다. 유나는 검지에 엄지가 박히도록 꽉 누르며 고개를 숙였다. 가슴이 저렸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유나가 말했다.

  “우리 아빠 그런 일 안 하셔!”

  율이 유나를 노려봤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유나를 향해 아픈 말들을 쏟아냈다. 사건이 시시해서 그러는 거냐. 걱정마라. 우리 엄마가 알면 천금을 주고서라도 수임료 낼 거다. 안 그래도 울 엄마가 TV 보고 그 여자애 인생 끝났다고 불쌍하다고 난린데 내가 이런 오해받는 줄 알면 거품을 물 거란다. 거품을 물 상황은 유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유나는 묵묵히 율의 말을 들었다. 이런 상황은 유나에게 익숙했다. 멍하니 있는 유나를 보자 율은 인상을 팍 쓰며 유나의 팔을 흔들었다.

  “아 근데 진짜 뭐야? 애들이 어떻게 내가 그런 짓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가 있냐? 재수 없게 시합도 며칠 안 남았는데, 아, 생각만 해도 더러워. 내가 내일 가서 이것들을 그냥!”

  율은 몸서리를 치다 주먹을 꼭 쥐었다. 이번에는 유나가 율을 노려봤다.

  “더러워?”

  율은 유나는 아랑곳없이 다시 횡설수설하며 왔다 갔다 마루를 거닐었다.

  “아, 이게 뭐야. 다 망했어. 나 이제 걸레 취급 받는 거 아냐? 근데 진짜 그 걸 그룹 걔는 왜 자백 안 해서 이 난리야!”

  자백? 누가 죄졌지? 유나는 그대로 일어나 율에게 등을 돌렸다.

  율의 눈동자가 유나의 동선을 따랐다.

  “야, 오유나, 뭐야? 야, 어디 가?”

  유나는 율의 외침을 뒤로 하고 율의 집을 나왔다. 그곳에서는 슬픔과 화를 가둘 길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학교는 여전히 있어야 할 곳에 그대로 있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교정의 풍경도 복도의 냄새도 실내화의 위치도 모두 같다. 바뀐 건 유나와 율의 관계였다. 율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어제 유나가 왜 그냥 갔지? 카톡도 전화도 안 받고!’

  유나는 평소에 말없이 그렇게 쌩 가는 애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행동이 이상하다. 학교도 무단으로 결석하고 자기 집도 왔다 그냥 가고……. 그것도 자기가 한참 화나 있는데 말이다.

  ‘내가 뭐 잘못했나? 그래도 그렇지 어제 내가 어땠는데! 아, 몰라 일단 그 카톡방에 내 이름 올린 애들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율은 굳은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섰다.

 

  율을 보자 갑자기 웅성거리던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강율도 주위의 이상한 공기를 느꼈다.

  ‘뭐야?’

  먼저 교실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있던 유나는 율이 나타나자 손에 힘을 주었다.

  율이 주위를 둘러봤다. 아이들의 시선이 율의 책상에 고정되어 있었다.

 

  더러워!

 

  책상 위에 써진 글을 읽은 율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몇몇 아이들이 힐끗거리며 유나의 표정을 살폈다.

  “하하. 뭐야 저건?”

  강율은 뚜벅뚜벅 책상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서 있더니 그대로 책상을 엎었다. 우당탕.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멈칫댔다.

  “누구야?”

  강율이 외쳤다.

  “누구냐고!”

  순식간에 교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율은 빠르게 교실을 훅 훑었다.

  “나야.”

  유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율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러더니 점차 눈빛이 사나워졌다.

  “너야? 오유나 너라고?”

  유나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강율의 시선을 맞받았다. 강율이 눈에 힘을 더 주며 물었다.

  “진짜 네가 그랬다고? 내가 더러워?”

  유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강율에게 말했다.

  “그래 더러워. 네가 하는 말들 하는 행동 모두 다.”

  유나는 그리고 손에서 율이 준 반지를 빼 그대로 강율에게 던졌다. 반지는 율의 이마를 맞고 튕겨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젠 전쟁이다! 율은 그대로 팔을 허공에 올리더니 유나의 뺨을 쳤다. 유나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때 선생님이 교실 문을 벌컥 열었다.

 

  “강율! 너 또야?”

 

  아직 등교시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강율은 삼학년 복도에 손을 들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왜 저래?”

  “강율이 오유나 때렸대.”

  “왜? 둘이 친했잖아?”

  “오유나가 강율보고 더럽다 그랬대나 봐.”

  “더러워? 왜?”

  “그게 말이지…….”

  소문은 삽시간에 학교 전체로 퍼졌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말해도 돼? 20화> 말해도 돼! 2016 / 10 / 29 342 0 4841   
19 말해도 돼? 19화> 아리다 2016 / 10 / 29 354 0 5050   
18 말해도 돼? 18화> 천국과 지옥사이 2016 / 10 / 29 448 0 5182   
17 말해도 돼? 17화> 풀리는 매듭 2016 / 10 / 29 400 0 4851   
16 말해도 돼? 16화> 그림자의 무게 2016 / 10 / 29 448 0 5080   
15 말해도 돼? 15화> 스무살의 끝 2016 / 10 / 29 392 0 3903   
14 말해도 돼? 14화> 악연의 연속 2016 / 10 / 27 411 1 4410   
13 말해도 돼? 13화> 외나무다리 2016 / 10 / 27 338 1 5339   
12 말해도 돼? 12화> 꼬리잡기 2016 / 10 / 27 362 1 4746   
11 말해도 돼? 11화> 깨진 그릇 2016 / 10 / 27 427 1 4458   
10 말해도 돼? 10화> 그놈이다! 2016 / 10 / 26 372 1 5059   
9 말해도 돼? 9화> 하늘 높이 더 멀리 2016 / 10 / 26 335 1 4772   
8 말해도 돼? 8화> 아무도 모르게 2016 / 10 / 26 333 1 3812   
7 말해도 돼? 7화> 비밀 2016 / 10 / 26 338 1 4259   
6 말해도 돼? 6화> 모든 게 리셋! 2016 / 10 / 25 351 1 4505   
5 말해도 돼? 5화> 숨바꼭질 2016 / 8 / 29 378 1 3968   
4 말해도 돼? 4화> 내 잘못이 아니야! 2016 / 8 / 28 479 1 5397   
3 말해도 돼? 3화> 네가 거기에 있었더라면! 2016 / 8 / 27 413 1 5121   
2 말해도 돼? 2화> 두 번째 화살 2016 / 8 / 26 420 1 5113   
1 말해도 돼? 1화> 숨어 있거나 나서거나 2016 / 8 / 25 646 3 530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