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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즈니스 중입니다.
작가 : 완미
작품등록일 : 2020.9.28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팀이 와해되고 데뷔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상황.
아이돌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들인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게 둘 수는 없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앙숙이든, 한 번 실패한 가수든, 회사 대표가 꽂아준 낙하산이든
아이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이들과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같은 그룹이라고 꼭 친할 필요는 없잖아?

 
019. 라면 먹고 싶은 사람?
작성일 : 20-09-30 17:31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6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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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이 든다.

 

 매일매일 연습을 했다. 첫 박자를 듣자마자 자동으로 몸이 움직이고, 알아서 노래가 흘러나오게끔 연습을 했다. 잠을 자도 연습실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꿈을 꾸었다.

 

 몸이 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연습이 힘들지는 않았다. 데뷔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딱 하나. 이것만은 몹시도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 일인지 회의가 들 정도였다.

 

 밤 11시. 연습을 끝내고 돌아온 「E.O.N.S」 멤버들은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하루 종일 이어진 연습에 몸이 많이 곤했지만 허기가 져서 잘 수가 없었다.

 

 그들은 숙소 거실 바닥에 제각각 너부러져 먹고 싶은 음식들을 하나씩 말한다.

 

 “짜장면.”

 

 “햄버거.”

 

 “떡볶이.”

 

 “휘핑크림 잔뜩 올린 아이스 카페모카.”

 

 “편의점에서 먹는 컵라면과 삼각 김밥 그리고 핫도그랑 만두도 먹을 거야. 그거 다 먹고 나면 소프트 아이스크림 사 먹어야지. 초코랑 바닐라 반반씩 섞어서.”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진오는 잔뜩 흥분해서 먹고 싶은 걸로 아예 코스로 짜서 나열한다. 그 말을 듣던 멤버들은 참을 수 없는 식욕에 몸부림을 쳤다.

 

 수일 째 닭 가슴살, 고구마, 샐러드만 먹으며 식단제한을 했더니 금단현상이 절정에 달했다.

 

 “으아아! 미치겠다. 미치겠어. 야식으로 닭 가슴살 소시지 같은 거 말고 달고, 맵고, 짠 거 먹고 싶어.”

 

 “나도. 먹방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것도 이젠 한계야.”

 

 “우리 편의점 가서 라면 먹고 올까? 3개 사서 6명이서 나눠 먹는 거야. 국물은 먹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어때?”

 

 반쯤 이성을 놓은 이들은 매니저 몰래 밖으로 나가, 라면 먹고 올 계획을 세운다.

 

 “아서라. 아가들아. 한 입이 무서운 거다. 라면 먹으면 김밥도 먹고 싶고, 목이 마르니 시원한 콜라도 마시고 싶고 그런다고. 게다가 매니저 형들 촉 되게 좋아. 안 걸릴 것 같겠지만 원중이 형 같은 경우 아침에 숙소에 오기만 해도 간밤에 너희들이 어딜 갔다 왔는지, 뭘 먹었는지 냄새로 알아차리는 사람이야.”

 

 소파에 기대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던 한비가 애들을 말렸다. 그러자 지주 수탈에 봉기한 농민들 마냥 아이들이 성을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먹는 게 뭐 죄야? 사람이 말이야. 응?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맞아. 잔소리 좀 듣겠지만,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난 먹을 거야. 이렇게는 못 살아.”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우르르 나갈 태세였다. 한비가 게임을 하던 휴대폰을 한쪽으로 치웠다.

 

 “콘셉트 사진 촬영 날이 얼마 안 남았어. 그때 찍은 사진이 너희 프로필 사진이 될 것이고, 홍보 기사에도 쓰이게 될 거야. 너희들 생각에는 고작 라면 한입일지 모르나, 사진 찍고 나면 생각보다 얼굴이 붓게 나와. 물론 포토샵으로 갸름하게 수정하면 되기는 해. 그런데 TV화면은 수정도 안 돼. 나중에 TV 출연 후에 사람들이 포토샵한 사진과 그걸 나온 비교하면서 얼굴로 사기를 쳤네, 저 얼굴로 아이돌 할 생각을 하다니 양심도 없네 하면서 악플을 달 텐데. 그래도 괜찮아?”

 

 신랄하게 현실을 짚어준 한비의 말에 당장이라도 현관을 뛰쳐나가려 했던 아이들은 편의점에 가려던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잠이나 자자. 그래야 뭐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지.”

 

 다온이 아쉬워하는 동생들을 위로하는데 욱영이가 얼굴을 감싸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욱영아? 왜 그래? 너 울어?”

 

 어지간해서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욱영이가 울다니. 욱영이가 우는 것은 인범과 진오는 본 적이 없고, 서정도 딱 한 번 밖에 보지 못한 희귀한 일이었다.

 

 모두가 욱영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소파에 앉아있던 한비도 튀어나와 그 앞에 섰다.

 

 “뭐야? 최욱영 왜 울어?”

 

 “……가……갑자기……옛날 생각이……흐읍.”

 

 그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욱영이가 과거에 학교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대요. 그래서 자퇴를 했는데 형이 악플 이야기를 꺼내니까 그때 일이 생각나서 겁먹은 것 같아요.”

 

 다온이 작은 목소리로 한비에게 말했다.

 

 한비는 가뜩이나 잘 먹지 못해서 스트레스 받는 애를 자신이 너무 몰아붙였나 싶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는 욱영을 달래려고 애를 썼다.

 

 “욱영아. 예시가 그렇다는 것이지 방송 나간다고 다 악플만 달리는 건 아니야. 뭐, 악플이 연예인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숙명이기는 하고. 어쨌든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도 있잖아. 그러니까 나 이거 참…….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람.”

 

 한비는 당황한 나머지 아무 말이나 튀어나는 자신의 입을 찰싹거리며 때렸다. 그러자 욱영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형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단지 그냥…….”

 

 욱영이 울음을 참아내며 눈물을 닦는다. 키도 큰 녀석이 울 때는 왜 이리 애 같은지. 괜히 마음이 쓰려 한비는 다정하게 그의 등을 쓸었다.

 

 “그래. 욱영아. 내가 너 겁주려고 한 말 아니야. 팀을 위해서 충고를 하려고 했던 것뿐이야.”

 

 “형. 훌쩍……. 알아요. 저도 형 말이 옳다고 생각해요. 흐윽. 그래서…… 라면을 먹으러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데…… 갑자기 예전에 인범이랑 편의점 앞에서 먹다가 남겼던 라면이 생각나면서 그때 그걸 왜 남겼을까 후회가 되고 너무 아까운 것이……흐읍.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처지가 너무 웃기고 초라한 거예요! 흐허어엉.”

 

 1초의 정적이 흐르고 모두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슬퍼서가 아니라 웃음을 참느라고 눈물이 고였다.

 

 우는 애 앞에서 대놓고 웃을 수가 없기에 다들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그런데 한비만은 비장한 얼굴로 욱영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가자! 가! 라면 먹으러 가! 그깟 것이 뭐라고 널 초라하게 만들어. 먹으면 돼지”

 

 한비가 보무도 당당하게 애들을 이끌고 숙소를 나왔다.

 

 누가 우리를 막겠느냐는 듯 그들은 자정이 다 되어가는 야심한 시간에 위풍당당하게 편의점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안으로 뛰어 들어가 어린 애들처럼 해맑게 뭘 먹을지 고르러 다녔다.

 

 그런데 그때. 부우웅. 띠링띠링.

 

 6명의 멤버들 휴대전화의 알림이 동시에 울렸다. 혹시나 회사가 CCTV로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가 경고의 메세지를 보낸 것은 아닌가 싶어 다들 얼어붙었다.

 

 그들은 괜스레 눈치를 보며 천천히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어라? 회사 채널에 동영상 업로드 알림인데?”

 

 “그러네. 이게 뭐지?”

 

 “아! 맞다! 오늘 자정에 데이드림 뮤직 비디오가 공개될 예정이었잖아.”

 

 멤버들이 그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욱영과 서정을 쳐다보았다. 라면을 고르던 이들은 누가 뭐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밖으로 나와 뮤직비디오를 재생시켰다. 다들 휴대전화를 갖고 왔음에도 굳이 폰 하나에 머리를 맞대고 같이 본다.

 

 데이드림의 뮤직비디오다. 예전이었다면 데이드림의 멤버들의 얼굴이 하나씩 비춰질 때마다 인범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늘 처음으로 데이드림의 멤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뮤직비디오 중반부. 댄스 브레이크 타임이 시작되고 얼굴의 반을 복면으로 가린 욱영과 서정이 나와 격렬한 춤을 춘다. 그리고 데이드림 멤버들과 자리를 교체하는 순간 복면을 벗으면서 씩 웃는 서정의 모습이 클로즈 업 된다.

 

 “와우!”

 

 화면 가득 서정의 얼굴이 나오자 다들 탄성을 질렀다. 진오는 서정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고, 다온은 너무 멋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더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출연이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멤버들은 두 사람이 나오는 부분만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서정이는 화면으로 봐도 참 잘 생겼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인데 무대를 할 때는 야성미가 느껴지는 것이 되게 매력적이야.”

 

 “솔직히 뮤직비디오 중반부는 서정이 형이 다 잡아먹었다.”

 

 “욱영이도 멋있게 나왔네. 보통 키가 크면 춤출 때 약간 둔해 보이는데, 네 춤은 역동적인 맛이 있어.”

 

 멤버들의 칭찬에 기분이 으쓱하면서도 두 사람은 멋쩍게 웃기만 했다.

 

 “우리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찍을까?”

 

 한참을 떠들다가 진오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멤버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떤 곳에서, 어떤 식으로 촬영을 할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카메라 화면에 담길 자신들의 멋진 모습을 상상했다.

 

 세련된 헤어스타일에 말쑥하게 차려입고 날렵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진짜 연예인 같은 모습을 말이다. 조금이라도 더 멋지게 나올 수만 있다면 고되어도 뭐든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라면 먹고 싶은 사람 있냐?”

 

 한비가 물었다. 그새 다들 마음이 바뀌었는지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심지어 라면이 먹고 싶어서 울기까지 했던 욱영 또한 먹을 의사가 사라진 듯했다.

 

 식욕으로 충만하던 곳에 다른 욕심이 들어선다.

 

 “나 사진이랑 뮤직비디오 진짜 멋지게 찍을 거야.”

 

 진오가 의욕을 불태우며 편의점에서 사갔고 나온 물을 들이켰다. 한 밤 중의 편의점 나들이는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

 

 “이번에 콘셉트 포토 촬영한 것들입니다. 캐주얼 버전, 무대버전, 세계관 버전, 3가지로 촬영했고, 단체와 개인 사진들 중에서 A컷만 추려서 가져왔습니다.”

 

 양지형이 「E.O.N.S」 멤버들의 콘셉트 포토를 손희영 앞에 내놓았다.

 

 “저번에 의논했던 스타일링이 이거죠? 다들 잘 어울리네요. 이렇게 꾸며놓으니 확실히 아이돌스럽다고 할까.”

 

 “한비 군 사진도 잘 나왔지요?”

 

 양지형이 슬쩍 한비의 사진을 빼서 내밀었다. 손희영은 흘긋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 좋네요. 그리고 이번 주에 배포할 「E.O.N.S」 데뷔예고 기사 사진은 이걸로 해요.”

 

 “네? 이거 하나만 말입니까?”

 

 손희영이 세계관 버전의 단체 사진을 고르자 양지형은 고개를 갸웃했다.

 

 잘 찍힌 사진들이 많았다. 멤버들 전원이 연구라도 했는지 버전 별로 딱 맞는 포즈와 표정을 취하며 아마추어답지 않게 좋은 컷을 많이 뽑아냈다. 그런데 그렇게 찍은 것들 중에 이 한 장만 기사로 내겠다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손희영이 고른 사진은 아무 것도 없는 검은 배경에 멤버들이 셋씩 나뉘어 위 아래로 서있는 것이었다. 아래쪽 가운데에 위치한 서정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오른쪽을 보고 있어서 옆모습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마저도 초점이 서정에게 맞춰져 있어 다른 멤버들의 얼굴은 흐릿하게 나왔다.

 

 “난 이게 마음에 들어요. 영화 포스터나 책 표지 같은 것이 미스터리 느낌이 나잖아요. 거기다 서정 군 얼굴은 아름답지만 위험한 비밀을 품고 있는 느낌이라 딱 「E.O.N.S」 콘셉트와 맞아떨어져요. 흥미를 유발시키는 매력이 있죠. 그러니 이걸 기사 사진으로 배포하세요.”

 

 “멤버들 개개인의 얼굴이 나온 단체 사진을 하나정도 더 넣으시죠.”

 

 “난 구구절절한 거 별로 안 좋아해요. 데뷔 전까지 세계관, 그룹, 멤버 순으로 차례차례 사진을 공계할 거예요. 관심도를 넓혀가는 방식으로요.”

 

 “그래도 제 생각에는 처음부터 한비 군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는 것이 「E.O.N.S」에게 좋을 것 같은데요. [ 인기 아역배우 출신 ‘강한비’ 아이돌로 데뷔 ] 하면 파생기사도 엄청 쏟아지지 않을까요.”

 

 시도해 볼 법한 홍보방식이었다. 시간이 지났다 해도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가 아직도 케이블 방송에서 종종 재방송되고 있고, 사람들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지금 한비를 전면에 내세우면 확실하게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손희영은 양지형이 못할 말이라도 꺼낸 것처럼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양 팀장님. 하나 말씀 드릴 것이 있는데 아역배우 강한비와 「E.O.N.S」의 한비는 같지 않아요. 내 조카가 새로 주어진 「E.O.N.S」의 리더 역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그 애의 과거 커리어를 그룹 활동에 끌어들이는 것은 자제해주세요.”

 

 “아……. 예. 알겠습니다.”

 

 “뮤직비디오 촬영은 언제 시작할 건가요?”

 

 “촬영지 캐스팅은 다 끝났고 여배우는 먼저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멤버들도 다음 주부터 찍기 시작할거고 여배우와 함께 찍는 장면은 같은 주 주말에 함께 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애써주세요.”

 

 보고를 마친 양지형이 사무실을 나가자 손희영은 그가 두고 간 사진들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시선이 한비 사진으로 향한다.

 

 능숙한 시선 처리와 자연스러우면서도 각이 선 포즈를 보니, 연예계 짬밥을 허투로 먹은 것이 아니구나 싶다.

 

 “아니. 쟤 엄마 덕이라고 해야 하나?”

 

 한비의 엄마이자 손희영의 언니인 혜영은 사진작가이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댔고 한비는 어려서부터 그런 엄마의 모델이 되어줬다.

 

 그러다가 한비의 아빠가 사고로 세상을 뜨고 언니는 초등학생이 된 한비를 희영에게 맡겨두고 사진여행을 떠났다. 당시 다른 연예계 기획사에서 일하고 있던 희영은 언니가 찍은 조카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녔고, 친분이 있던 PD가 그 사진을 보고 한비를 드라마에 캐스팅했다.

 

 후에 한 투자자의 제안을 받아 스타랜드의 대표자리를 맡게 되었고, 한비를 1호 연예인으로 데려와 활동을 지원했다. 그 때쯤 미국에서 재혼해 정착한 언니가 한비를 불러들였다. 그는 일이년 정도 미국에서 살았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곧 돌아왔다.

 

 가수가 하고 싶다기에 트레이닝을 시키고 솔로가수로 데뷔시킬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막바지에 다 때려치우고 자기 엄마가 있는 미국으로 도망갔다. 몇 달 있다가 돌아와 다시 가수를 준비하였는데 그때도 데뷔를 앞두고 또 도망쳤다. 그것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너 대체 왜 그러니? 이모 미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몰라. 나도 모르겠어. 사람들한테 잊히는 건 싫은데 가수, 배우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겨질까 두려워.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겠어. 내가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이 안 들어.”

 

 그것이 그가 데뷔를 앞두고 도망쳤던 이유였었다.

 

 “널 못 믿겠으면 다른 사람한테 기대. 도망가지 말고.”

 

 손희영은 한비에게 말을 걸듯 사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E.O.N.S」멤버들의 사진이 옆에 한비의 것을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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