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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완벽하게 해피엔딩
작가 : 달콤슈크림
작품등록일 : 2020.9.6

결혼 프로포즈까지 한 재하의 배신으로 10년의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윤서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았다. 폐인처럼 살던 어느 날, 윤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다.

무작정 떠돌며 살던 윤서는 우연히 정민의 쉐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듯 하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재하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재하와의 이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은정도 함께 만나게 된다. 윤서가 이 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윤서를 신경쓰던 정민은 평소답지 않은 윤서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재하를 경계한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던 윤서의 변화에는 태도에 정민과 쉐어하우스 메이트들은 몰랐던 윤서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였던 윤서와 재하화의 과거를 알게 될수록 정민은 윤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는 재하 역시 정민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부탁하지 마세요. 이제 윤서에 대해 부탁할 자격도, 의미도 없지도 없지 않나요.'

 
21화. 작은 일탈1
작성일 : 20-09-30 17:24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8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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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이 호텔 방으로 돌아온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 돌아오자마자 휴대폰을 충전기에 꼽아두고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샤워를 끝내고 나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침대에 기대 앉아 휴대폰 메시지들을 확인하다가 정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호텔 방에서 나와 전화를 건다.

 “네. 오빠.”

 

 정민이 언성을 높인다.

 “뭐야! 너 어디야?”

 “로비요.”

 “기다려!”

 

 정민이 서둘러 로비로 내려간다. 윤서가 로비에 멍하니 앉아있다. 정민은 윤서의 표정에 잠시 멈칫하다 다시 걸어간다.

 “뭐야! 어떻게 여기 있어?”

 

 윤서가 애써 웃는다.

 “서프라이즈~”

 

 정민이 아는 표정이다. 슬픈데 안 슬픈 척 하는 표정.

 “진짜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 있어?”

 “그냥.”

 

 정민이 무릎을 꿇어 윤서 앞에 앉는다.

 “오면 온다고 얘기를 하지. 아까까지만 해도 그런 말 없었잖아.”

 “서프라이즈니까! 삼겹살 맛있게 먹고 왔어요?”

 “응. 미안해.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호텔 와서 봤어. 언제 도착한 거야? 밥은?”

 “미안하긴. 밥은 아직요.”

 “방에 가방 내려놓고 밥부터 먹자.”

 “네.”

 

 정민이 일어나 한 손에는 윤서의 가방을 들고 한 손은 윤서의 손을 잡는다. 윤서가 말없이 따라간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둘은 아무 말 없이 서있다. 정민이 윤서를 힐끔 보더니 잡고 있던 손을 더 꽉 잡는다. 정민이 호텔방 문을 열어주고 윤서에게 들어오라고 고개를 까딱한다. 윤서가 방을 둘러보다 창가로 간다. 창 밖에는 해변가를 따라 가로등이 예쁘게 서있다.

 “와~ 야경 좋은 방이네요.”

 

 정민이 윤서 옆에 와서 선다.

 “이왕이면 경치도 좋으면 좋지.”

 “그러게. 좋다!”

 “근데 진짜 갑자기 뭐야.”

 “그냥. 집에 혼자 있다 심심하기도 하고. 큰 집에 혼자 있으니까 무섭기도 하고요.”

 

 정민이 윤서의 어깨를 잡고 돌려 세운다.

 “진짜? 그게 다야?”

 

 윤서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 큰집에 혼자 있는데 안 무섭겠어요?”

 

 정민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게. 같이 오자니까 그 때 안 오고.”

 “괜찮을 줄 알았죠.”

 “으이그. 밥 먹으러 가자.”

 “그냥 룸서비스 시킬래. 오빠는 밥 먹고 왔잖아요.”

 “그럴까?”

 “네.”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법카 쓰자!!!!”

 

 왠지 정민이 계속 윤서의 눈치를 살피는 듯해 윤서가 목소리를 높인다.

 “오! 법카! 그럼 나.... 피자! 아이스크림!”

 “그래.”

 

 정민이 룸서비스를 시키고 윤서가 앉아있는 소파 맞은편에 앉는다.

 “밥 먹고 방 잡으러 다녀올게요.”

 “왜?”

 "엥? 그럼 여기서 같이 자요?"

 “침대가 이렇게 넓은데?”

 “같이 한 침대에서 자자고?”

 “어때. 한 집에도 사는데.”

 “그거랑은 다르죠.”

 “쓸데없이 돈 쓰지 말고 그냥 여기서 자. 어차피 내일 모레 갈 건데.”

 “오빠 일하는데 방해되잖아요.”

 “낮에는 없어. 그러니까 편하게 있어.”

 “그래도......”

 “그리고 내가 바보야? 이런 기회를 놓치게. 절대 내 방에서 재울거야.”

 

 윤서가 피식 웃는다.

 “왜 안 오지. 배고픈데.”

 “올 때 됐어. 옷 갈아입어.”

 “밥 먹고 씻을래요.”

 “그래.”

 “애들이 걱정하겠다. 인증샷 남겨야지.”

 “오빠가 찍어줄게. 봐봐.”

 “에? 진짜? 지금?”

 

 정민이 휴대폰 카메라를 든다.

 “얼른!”

 

 윤서가 카메라를 보고 어색하게 브이를 한다. 정민이 피식 웃는다.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린다. 마침, 벨이 울리고 룸서비스가 도착한다.

 “룸서비스 진짜 오랜만이다. 잘 먹겠습니다!”

 

 윤서와 정민은 대화를 하며 피자를 먹는다.

 “와... 배불러!!”

 “점심도 안 먹었어?”

 “그냥. 대충.”

 “며칠 사이 살이 빠진 것 같아. 잘 안 먹었지?”

 “이제 3일 됐거든요. 집에서 계속 밥 먹었어요.”

 “그런데 왜 살이 빠진 것 같지?”

 “그런가....”

 “여기 있는 동안에 많이 먹자! 소화 할 겸 산책 갈까? 바다 볼래?”

 “좋아요!”

 

 

 

 ****

 

 

 정민과 윤서는 호텔에서 나와 길을 따라 걷는다. 정민의 방에서 보였던 해변을 따라 가로등이 켜져 있는 거리이다. 파도소리에 가을 밤바람이 부니 윤서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뱉는다.

 “길이 진짜 예쁘네요.”

 “첫 날 도착해서 찍어서 올린 곳이 여기야. 너랑 같이 걷고 싶다고 생각 했는데 이렇게 걷네.”

 

 윤서는 말없이 웃는다. 윤서의 옆모습을 보던 정민이 윤서의 손을 잡는다.

 “깜깜한데 길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둘은 말없이 한동안 걷는다.

 “세미나는 어땠어요? 와서 많이 바쁜 것 같던데.”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눈도장도 좀 찍어야 하고 아무래도 이쪽이 빨리 바뀌고 확 뜨다가도 확 밀리잖아. 정리도 좀 하고 내년 준비도 해야지.”

 

 윤서가 말없이 정민을 본다.

 “왜?”

 “지금 굉장히 대표님 같았어요.”

 

 정민이 웃는다.

 “야!!! 나 대표거든!!!”

 

 윤서가 크게 웃는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러게. 대표님 맞네.”

 

 둘은 걸어서 바다까지 간다.

 “안 추워?”

 “네. 파도 소리 녹음해서 단톡방에 올려야지.”

 “너무 가까이 가지 마. 발 다 젖는다!”

 “괜찮아요! 애들한테 미국 파도 소리랑 중국 파도 소리 녹음해서 올려달라고 해야겠다.”

 

 정민은 파도치는 바다 가까이 걸어가 파도소리를 녹음하고 있는 윤서를 지켜보다 나지막이 말한다.

 “또 소녀가 왔네.”

 

 정민이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윤서를 찍는다. 윤서가 녹음하는 사이 파도가 와서 윤서의 발을 적신다.

 “아악!! 악! 하하하하하하. 오빠! 발 다 젖었어요!”

 

 정민이 웃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로비에서 보았던 윤서의 표정 때문에 걱정했던 정민은 한시름 놓는다. 적어도 지금의 윤서는 즐거워 보인다.

 “이리 와. 파도 더 세지면 옷도 젖어!”

 

 윤서가 평소와는 다른 하이톤의 목소리로 정민에게 걸어온다.

 “신발 다 젖었어요!!”

 “내일까지 안 마르면 신발 사러 가자.”

 “샌들이라 금방 마를 거예요. 진짜 시원하고 좋다~”

 “신나 보이더라.”

 “너무 오랜만이라서. 바다에 발 닿으니까 너무 좋네요. 오길 잘했어요!”

 

 정민이 윤서의 손을 잡는다.

 “며칠 더 놀다 갈까? 어차피 애들도 오려면 며칠 더 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돼요? 다시 회사 들어가야 하지 않아?”

 “급한 미팅은 없어. 필요한 건 메일로 하지 뭐.”

 “그럼 한... 이틀만?”

 “그러자!”

 

 윤서가 한껏 들떠서 재차 확인한다.

 “진짜요?? 진짜?? 정말 놀다 가요? 신난다. 그럼 뭐하고 놀지 찾아봐야지!”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정민과 윤서는 재잘대며 호텔로 돌아온다.

 

 

 ****

 

 

 “먼저 씻어.”

 

 윤서가 소파에 기대 앉아 휴대폰을 들고 빠르게 타자를 친다.

 “오빠 먼저 씻어요. 애들한테 사진 찍은 거 보내줄래요.”

 

 정민이 들떠있는 윤서를 보고 피식 웃는다.

 “그래, 그럼.”

 

 정민이 샤워하러 들어간다. 샤워를 하던 정민은 문득 깨달았다. 윤서와 단 둘이 호텔에 온 것은 처음이다.

 ‘괜찮겠지.... 잘 참아. 차정민.’

 

 샤워를 하고 나오니 윤서가 휴대폰을 보며 키득대고 있다.

 “왜? 뭐가 그렇게 재밌어?”

 “희주가 준우 코고는 거 녹음해서 올렸어요. 천둥소리야. 키키키키키.”

 “준우 피곤하면 진짜 코고는 소리 장난 아니야.”

 “코고는 표정이 너무 웃겨.”

 

 정민이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씻고 와서 마저 봐.”

 “아. 그래야겠다! 오빠가 보고 있어요!”

 “응. 알겠어.”

 

 윤서가 샤워하러 화장실로 들어간다. 정민이 단톡방을 보니 다들 신이 나있다.

 “이렇게 다들 떨어져서 단톡방에서 이야기 하는 건 또 처음이네.”

 

 한 집에 같이 살다 보니 출장 일정이 있거나 떨어져있어도 출발했다, 도착했다 정도 연락을 남기고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렇게 실시간으로 서로 하고 있는 일을 공유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다들 더 신난 듯하다.

 “진짜 정윤서. 사람 모으는 데 뭐 있구나.”

 

 정민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소파에 기대앉아 아이들이 단톡방에 떠드는 이야기를 보고 있다. 윤서가 샤워를 하고 나온다.

 “애들이 뭐래요?”

 “성훈이랑 석훈이가 게임 팩 사오냐 마냐로 주제가 넘어갔어.”

 “오! 무슨 팩으로?”

 “우리 만날 하는 게임. 한정판으로 리패키지 나왔다고 그거 산대.”

 

 윤서가 머리를 말리며 연신 오! 오! 를 연신 외쳐댄다. 그런 윤서를 보던 정민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윤서에게 다가가 수건을 잡아당긴다.

 “오빠가 해줄게.”

 “내가 해도 되는데.”

 “애들이랑 톡 해.”

 “오!!!!”

 

 정민이 윤서의 머리를 말려주며 윤서와 단톡방을 같이 읽는다. 바로 옆에서 윤서가 키득대는 소리를 들으니 정민은 며칠간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재밌어?”

 “응. 우리 만날 얼굴보고 얘기하다가 이렇게 사진 공유하면서 톡하는 것도 재밌네요.”

 “그러게. 다들 신나 보여.”

 “내가 말려도 되는데. 오빠 팔 아프잖아요.”

 “하나도 안 아파.”

 “성훈이랑 석훈이는 이제 나간대요. 희주는 피곤해서 잔다 하고 준우는 놀러 나간대요.”

 “준우는 체력도 좋다.”

 “그러니까.”

 

 윤서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가만히 앉아 있다. 정민이 천천히 윤서의 머리를 말려준다.

 “한참 웃었더니 졸린데....”

 “그러시겠지. 자자 그럼.”

 

 정민이 수건을 화장실에 두고 나온다. 윤서가 침대 안으로 들어가 하품을 한다.

 “오빠는 내일 몇 시에 나가요?”

 “9시쯤?”

 “그럼 몇 시에 와요?”

 “끝나고 바로 오면 6시 좀 지나면 올 거야. 중간에 점심 때 올게.”

 “아녜요. 점심은 혼자 좀 놀다가 먹죠, 뭐.”

 “어디 갈지 정했어?”

 

 윤서가 다시 하품한다.

 “아직.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정하려고요.”

 

 정민이 윤서의 이불을 잘 덮어주고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춥진 않고?”

 ‘딱 좋아요.“

 

 정민이 불을 끄고 커튼을 친다. 깜깜한 방 안에 텔레비전의 불빛만 반짝인다. 정민이 윤서가 누워있는 침대 옆자리에 기대 눕는다. 윤서가 졸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오빠.... 안 졸려요....?”

 “조금.”

 “내일 일찍... 일어나....서 조식... 먹으러.....”

 

 정민이 윤서에게 가까이 기댄다.

 “뭐라고?”

 “일찍 일어나서....”

 

 정민이 피식 웃는다.

 “자?”

 

 윤서가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잠이 든다.

 “이 순간에 잠이 오는 거야? 내가 옆에 있는데?”

 

 정민이 잠든 윤서를 지켜보다 짧은 한 숨을 쉬더니 이마에 살짝 뽀뽀한 후 텔레비전을 끄고 눕는다.

 

 

 

 ****

 

 

 윤서가 눈을 뜬다. 정민이 보인다. 다시 감는다. 그러다 눈을 번쩍 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일어났어?”

 “뭐에요?”

 “뭐가?”

 

 윤서가 다시 눕는다.

 “아..... 아 맞다. 제주도지.”

 

 정민이 웃는다.

 “기절해서 자던데.”

 

 윤서가 기지개를 편다.

 “며칠 계속 못 잤어요.”

 “왜?”

 “혼자 있어서 그런가, 잠이 안 오더라고요.”

 

 정민이 윤서 쪽으로 돌려 누워 윤서와 눈이 마주친다.

 “무서웠어?

 “아니.... 막 많이 그런 건 아니고...”

 “무서웠구나!”

 

 윤서가 대답을 흐린다.

 “그냥... 큰 집에 혼자 있으니까요.”

 “아이구~ 그랬어.”

 

 윤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몇 시에요?? 조식 먹어야 되는데!!!!”

 “이제 7시 다 되가.”

 “밥 먹어야 돼!!!!”

 

 침대에서 나온 윤서가 화장실로 뛰어간다. 정민도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편다.

 “신났네. 신났어.”

 

 

 ****

 

 

 정민과 윤서는 조식을 먹고 올라온다. 정민이 씻고 나오니 침대에 셔츠와 바지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윤서는 며칠 동안 정민이 입었던 옷들을 하나씩 개며 정리하고 있다.

 “이건 뭐야?”

 “오늘 입을 옷이요.”

 “이거 입고 가라고?”

 “마음에 안 들어요?”

 

 정민이 말없이 윤서를 바라본다. 대답이 없자 윤서가 정민을 바라본다. 정민이 성큼성큼 걸어와 뒤에서 윤서를 안는다.

 “옷 놔준 게 이렇게 감동적인 일이에요?”

 “그러게. 이게 뭐라고. 이런 이쁜 짓은 누가 가르쳐줬어?”

 “이 오빠 생각보다 감동시키기 쉽네.”

 “그냥 째고 너랑 놀까?”

 

 윤서가 정민에게서 떨어진다.

 “제가 뭐라 그랬어요. 가서 아이디어 쫙쫙 뽑아 오랬죠. 정 작가 머리 터지겠다고요.”

 

 정민이 웃음이 터진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진짜 너는 예측이 안 된다.”

 “이제 슬슬 나가야 되요. 얼른 옷 갈아입고 출발!”

 “알았어.”

 

 정민이 옷을 갈아입고 나와 나갈 준비를 한다.

 “오늘 뭐 할 거야?”

 “장이 열린대서 한 번 가보려고요. 예쁜 꽃 있으면 희주 올 때쯤 맞춰서 집으로 배달도 시키고.”

 “희주 좋아하겠네.”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 있을게요.”

 

 정민이 호텔방 문을 열려다 멈추고 뒤돌아 윤서를 본다.

 “왜요? 뭐 빼먹었어요?”

 

 정민이 윤서의 손목을 당겨 벽에 기대 키스한다. 윤서가 놀라 눈이 동그래진다. 정민이 입술을 뗀다.

 “어제 밤에 못한 거.”

 

 윤서가 정민의 어깨를 때린다.

 “맞겨놨어요? 얼른 가! 늦었어요!”

 “하하하하하. 알겠어. 간다!”

 

 정민은 호텔 복도를 걸으며 방금 전을 회상하다 싱긋 웃는다.

 

 

 ****

 

 

 윤서가 시장 구경을 하며 사진을 여러 장 찍는다. 그러다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 듯,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계단에 앉아 써내려간다. 노트를 든 채로 걸어 다니며 이것저것 적으며 사진을 찍는다. 전화가 걸려온다.

 “응. 희주야.”

 “뭐해?”

 “시장에 왔어.”

 “거기 날씨는 어때?”

 “좋아. 거긴?”

 “응. 여기도 오늘은 날씨 괜찮은 것 같아.”

 

 윤서가 시장 곳곳을 사진을 찍으며 전화를 받는다.

 “밥은?”

 “이제 준우랑 먹으려고. 혼자 놀고 있어?”

 “응. 오빠는 저녁 돼야 끝난대.”

 “안 심심해?”

 “응. 재밌어! 구경할 것도 많고. 있다 보니까 아이디어 생각도 나고.”

 “역시 사람은 나가야 돼. 보고 싶다~~”

 “그러니까.... 월요일 오전 비행기지?”

 “응. 집에 가면 3시쯤 될 것 같아.”

 “알겠어. 공항 나갈까?”

 

 희주가 미소 짓는다.

 “아냐. 괜찮아~ 조금 있다 또 전화할게!”

 “응. 맛있는 거 먹고!”

 “응. 윤서도! 준우 온다!! 끊어. 쟤 또 오면 말 많아져.”

 “하하하하. 알겠어~”

 

 

 ****

 

 

 윤서가 카페로 들어가 아이스티를 시켜놓고 창밖의 바다를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그것보다 더 푸른색의 제주 바다를 보고 있으니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생각들을 잠시 동안 잊게 해주는 듯하다.

 “예쁘다.”

 

 윤서는 창밖의 바다를 사진으로 담고 한참을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앉아 있다 보니 어제 일이 다시 생각난다. 혹시나 재하가 전화를 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전화는 오지 않았다.

 

 재하와의 첫 번째 이별 후, 윤서는 감당할 수 없는 배신감에 며칠을 아팠고 결국 병원에 실려 갔다. 그 때, 재하가 윤서를 찾아왔고, 한참을 앉아서 울었다. 윤서가 퇴원할 때까지 재하가 병간호를 했고 그 이후도 말없이 윤서 옆에 있었다.

 ‘아파도, 죽을 것 같아도 그 때 정리했어야 했는데....’

 

 혼자서는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던 하루하루였기에 그렇게 만든 당사자인 재하를 곁에 두었고 말도 안 되지만 재하 덕분에 윤서는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다시 재하와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시간을 함께 보내다보니 마치 없었던 일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더 말도 안 되지만 다시 재하와 연인이 되었고 헤어지기 전 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다. 재하와 만난 후로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기 때문에 잠시 삐걱 거렸던 것이라고 애써 위로 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이미 잘못 된 것이었다. 이미 깨져버린 유리를 다시 붙여도 깨진 자국이 남는 것처럼, 이미 깨져버린 사이인데, 윤서도 재하도 애써 붙여보려 했다. 너무 슬픈 것은 그 때도, 어제도, 재하는 진심이었다. 그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윤서는 이번에는 다짐한다.

 ‘정신 차려. 정윤서. 절대 안 돼.’

 

 

 ****

 

 

 정민이 세미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정리한다.

 “나 먼저 간다!”

 

 옆에 앉아있던 도진이 묻는다.

 “뭐야? 같이 저녁 안 먹고?”

 “응. 가봐야 돼.”

 

 현승도 서두르는 정민을 보며 묻는다.

 “누구 왔어? 밥 먹고 술 한 잔 하려했더니.”

 “응. 먼저 간다!”

 

 정민이 서둘러 세미나 실을 걸어 나간다. 도진이 현승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뭐야. 여자친구라도 온 건가.”

 “쟤 여자친구 있어?”

 

 도진이 짐을 챙긴다.

 “와서도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 보고 전화하러 가고. 쟤 저렇게 핸드폰 붙잡고 있는 스타일 아니잖아. 여자친구도 아닌데 저럴 순 없지.”

 

 현승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대단하다. 이 와중에 연애도 해?”

 “그러게 말이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

 

 

 정민이 서둘러 호텔로 돌아온다. 방문을 여니 방 안이 조용하다. 정민이 조용히 들어가니 윤서가 소파에 앉아 잠들어있다. 정민이 피식 웃는다. 윤서에게 다가가 윤서를 깨우려 하는데 윤서의 휴대폰 화면이 켜진다. 단톡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휴대폰을 들었는데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문자가 와있다.

 ‘윤서야. 전화해도 안 받을 것 같아서.... 다시 한 번만 더 생각 해줘. 마지막으로 한번 만 더 기회를 줘. 기다릴게.’

 

 정민이 인상을 쓰고 문자를 한참 바라보다 휴대폰을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그런 표정으로 여기까지 온 거구나.’

 

 정민은 잠시 휴대폰을 쳐다보다 다시 윤서의 휴대폰을 들어 재하에게서 온 문자를 지우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윤서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잡는다.

 “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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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가장 슬픈 생일. 2020 / 9 / 24 273 0 8124   
8 8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2020 / 9 / 24 264 0 12144   
7 7화. 새로운 룸메이트. 2020 / 9 / 11 278 0 8899   
6 6화. 조금씩 익숙해지는. 2020 / 9 / 11 272 0 7013   
5 5화. 일상이 되어가는 사이. 2020 / 9 / 9 267 0 7560   
4 4화. 눈치 2020 / 9 / 9 264 0 6015   
3 3화. 특이한 남자 2020 / 9 / 7 273 0 7738   
2 2화. 끝이난 인연과 시작하는 인연 사이 2020 / 9 / 6 273 0 8680   
1 1화. 이상한 여자 2020 / 9 / 6 455 0 5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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