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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즈니스 중입니다.
작가 : 완미
작품등록일 : 2020.9.28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팀이 와해되고 데뷔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상황.
아이돌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들인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게 둘 수는 없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앙숙이든, 한 번 실패한 가수든, 회사 대표가 꽂아준 낙하산이든
아이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이들과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같은 그룹이라고 꼭 친할 필요는 없잖아?

 
017. 지켜볼 거예요
작성일 : 20-09-30 14:05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6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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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의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간 인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열장을 빼곡히 채운 피규어와 게임소프트들, PC방에서나 볼 법한 컴퓨터와 여러 대의 콘솔게임기가 그의 취향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형, 게임 좋아해요?”

 

 “응. 내 유일한 취미야.”

 

 “취미치고 좀 과한 것 같은데 여기 있는 게임 다 해보기는 했어요?”

 

 “다 해봤지. 어떤 게임은 여러 번 반복해서 플레이하기도 했는걸.”

 

 “컴퓨터 보니까 PC게임도 자주 하는 것 같은데, 언제 이 많은 게임들을 다 해 본 거예요?”

 

 “어려서부터 했으니까. 아역배우 시작한 뒤로 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 혼자 게임만 했거든.”

 

 친구가 없었다는 말에 인범은 멈칫했다. 왕따를 당했다던 욱영이 떠올라서였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상처가 될 이야기를 꺼낸 건가 싶어 한비의 눈치를 살핀다. 그 눈빛의 의미를 알아차린 한비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너 혹시 내가 왕따 당해서 친구가 없었다는 줄 안 거냐? 그건 아니고, 어렸을 때 연예인 병이 깊게 들어서 신비주의랍시고 일부러 사람들이랑 안 어울렸어.”

 

 인범은 왠지 모르게 안도가 되면서도 참 그답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신기하기는 하네요.”

 

 “후훗. 대단하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공들여 모은 걸작 컬렉션들이야.”

 

 “걸작 컬렉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요. 가수한다는 사람 집에 게임소프트만 진열되어 있고, 음반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이 신기하다고요.”

 

 “에이, 요새 다 음원으로 듣지 누가 음반을 사.”

 

 “나중에 데뷔하면 우리 팬들에게도 그렇게 말하세요. 요새 음원으로 다 들을 수 있으니 굳이 음반 살 필요 없다고요.”

 

 겸연쩍은 한비가 콧등을 긁적였다. 처음으로 그에게 한 방 먹인 듯해 인범은 기분이 좀 우쭐해졌다.

 

 “그런데 왜 집으로 오라고 한 거예요? 미션 곡 뭐로 할지 생각은 해봤어요? 나는 여전히 데이드림 노래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상품이 데이드림 뮤직비디오 출연이니까, 데이드림 노래를 부르겠다는 건 굉장히 1차원적인 발상이야. 너 말고 다른 애들도 다 그걸 염두에 두고 있을 걸. 하지만 중요한 건 상품이 아니라, 누가 심사를 하냐는 것이지.”

 

 “심사는 양 팀장과 손 대표, 프로듀서와 트레이닝 선생님들이 본다고 했잖아요.”

 

 “맞아. 그러니까 우리는 심사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곡을 골라야 해.”

 

 “심사보시는 분들의 취향이 뭔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게다가 그 사람들이 다 똑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취향이야 다 다르겠지. 하지만 심사위원들 중에서 누구의 영향력이 가장 클까?”

 

 “그야……. 대표님?”

 

 “그래. 그 대표님은?”

 

 “형의 이모이고…….”

 

 “나는 우리 이모의 취향을 아주 잘 알고 있지.”

 

 인범은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한비의 계획이 꽤나 논리적이어서 놀랐고, 그가 손 대표의 조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놀라웠다.

 

 어차피 A,B,C 세 팀의 실력은 거기서 거기다. 실력이 비등하다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손 대표가 자기 조카에게 점수를 더 쳐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자사 인기 걸그룹 뮤직비디오에 한때 유명했던 아역배우 출신인 한비가 출연한다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데뷔 전에 한비가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다면 그건 회사 마케팅 관점에서 보아도 팀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형이랑 한 팀이 된 것이 참 다행이에요.”

 

 한비가 대표 조카로서 과도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냐 했던 인범은 전에 했던 전적이 무색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는 이번 미션에서만큼은 제발 조카 메리트가 있기를 바랐다.

 

 욕망에 물들어 타락했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

 

 한비가 선택한 미션 곡은 세기말적 감성이 묻어나는 테크노 풍의 노래였다. 한비의 말로는 이것이 손희영의 이루지 못한 로망을 대변하는 곡이라고 했다.

 

 “이모가 처음 걸그룹을 기획할 때 정한 콘셉트가 SF풍의 여전사였어. 이 콘셉트에 맞게 데뷔 조의 아이들이 격렬한 안무를 배우고 창법을 바꿨지. 그런데 그게 멤버들에 무리를 주었는지 하나 둘 아프기 시작한 거야. 내부적으로 콘셉트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 당시 가요계 걸그룹 트렌드가 청순이기도 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데이드림’이야.”

 

 한비가 보여준 앨범 사진 속에는 데이드림 멤버들의 데뷔 전 모습이 담겨있었다.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링을 하고 있는 것이 한비가 말한 것처럼 SF풍의 여전사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았다.

 

 팬이라면 눈이 돌아갈 그 사진들을 보며 인범의 광대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

 

 “형, 데이드림 선배님들이랑 친한가 봐요.”

 

 “뭐 나름.”

 

 평소라면 또 잘난 척이냐며 아니꼽게 봤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인범의 눈에는 한비가 더없이 위대해보였다.

 

 “내가 너를 집으로 부른 건 이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어. 데이드림 애들도 이제는 유명인사인데 옛날 사진이 밖에 나돌고 그러면 안 되잖아. 특별히 너만 보여주려고 오라고 했어.”

 

 “고마워요. 형. 저는 형만 믿을 게요.”

 

 사진 몇 장과 데이드림과의 친분 과시로 인범은 모든 의심을 털어내고 한비를 무한 신뢰하게 되었다.

 

 연습은 순조로웠다.

 

 인범은 한비가 하자는 대로 했고, 그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생소한 노래를 익히고, 새롭게 안무를 짜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둘은 언쟁 한 번 벌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미션 평가 무대를 선보이는 날이 왔다.

 

 데뷔 여부를 당락 짓는 중요한 평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심사를 위해 자리한 사람들의 표정도 가볍고 즐거워 보였다. 흡사 애들 학예회를 보러온 학부모 같았다.

 

 “자, 그럼 A팀부터 시작해볼까요.”

 

 손희영의 말과 함께 미션 평가가 시작되었다.

 

 A팀인 진오와 다온이 앞으로 나왔다. 그들은 데이드림의 데뷔곡을 미션 곡으로 선택했다. 춤이 능숙하지 못한 다온 때문에 안무는 단조롭고 쉬게 구성되었으나, 다온이 화려한 기교로 원곡과 차별되는 색다른 감성을 노래에 담았다.

 

 B팀인 욱영과 서정도 데이드림의 노래를 선택했다. A팀과 다른 점은 비교적 덜 알려진 수록을 골랐다는 점이다. 어둡고 음울한 느낌이 들지만 비트가 강렬한 노래에 맞춰 두 사람은 꽤 완성도 있는 안무를 만들어왔다. 욱영이 서정을 조정하고, 서정이 꼭두각시처럼 그를 따라 춤을 추는 듯한 안무였다. 거기에 음색이 맑은 서정과 묵직한 저음의 욱영이 부르는 노래는 곡의 분위기를 아주 잘 표현해내었다.

 

 “아니, 몇 년이나 얼굴도 안 봤던 사이면서 쟤들은 왜 저렇게 합이 잘 맞아.”

 

 인범이 불안감에 혼잣말로 투덜거리자 한비가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

 

 “걱정할 것 없어. 다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잖아. 어차피 우승은 우리 것이라고.”

 

 그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확실히 한비의 예상대로 두 팀 모두 데이드림의 노래를 골랐다. 차별성 면에서 손희영의 취향을 공략하자던 한비의 계획은 탁월한 선택임이 틀림없었다.

 

 마침내 한비와 인범의 차례가 되었다.

 

 인범은 걱정할 것 없다는 한비의 말을 믿고, 데이드림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들이 선택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양지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희영을 쳐다봤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옆 사람과 수군거린다. 뭔가 다들 좀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

 

 인범은 한비의 계획이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했다. 이 미션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져 흥이 올랐다.

 

 인범과 한비는 서킷을 질주하는 경주용 자동차처럼 쉼 없이 춤을 추고 노래를 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차오르는 숨과 함께 마지막 가사를 토해내며 그들은 완벽하게 무대를 마쳤다.

 

 이 미션의 주인공은 자신들이라는 확신이 든 인범이 한비를 얼싸안고 좋아했다. 무대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그들은 서로 잘 했다고 칭찬하기 바빴다.

 

 “인범이 녀석, 한비 형이랑 언제 저렇게 친해졌대?”

 

 “약점이라도 잡힌 거 아니야?”

 

 “그런 것치고는 표정이 찐으로 좋은데.”

 

 한비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감을 드러냈던 인범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자 다들 놀라워했다.

 

 세 팀이 모두 공연을 끝내고 심사위원들은 자기들끼리 짤막하게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각자 점수 매긴 것을 합산하여 우승자를 정했다.

 

 “질질 끌 것 없이 바로 발표할 게요. 이번 미션의 우승자는…….”

 

 *****

 

 교외 세트장에서는 데이드림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수많은 스텝들이 오가는 가운데 차 한 대가 세트장 앞에 멈춰 섰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비와 인범이 차에서 내리자, 운전을 해준 심원중이 당부를 한다.

 

 “애들아, 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데이드림이라는 걸 잊지 마. 너희들 막 설치고 다니면 안 돼.”

 

 “제가 알아서 잘 케어 할 게요.”

 

 한비가 선글라스 너머로 윙크를 하며 인범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호기롭게 그를 데리고 세트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인범이 실눈을 뜨고 한심스럽게 한비를 보았다.

 

 “형이 뭘 알아서 케어를 해요. 제 앞가림도 잘못하는 양반이.”

 

 “너 아직도 화났냐?”

 

 “데이드림 노래를 선택하는 건 1차원적이라면서요? 대표님의 취향을 사로잡으면 미션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요?”

 

 “하하하. 자 얼른 가서 애들이나 만나보자.”

 

 한비가 말을 돌리며 인범을 데리고 출연자 대기실로 갔다. 거기에는 뮤직비디오 콘셉트에 맞는 의상을 입고 단장을 끝낸 서정과 욱영이 있었다.

 

 “어? 두 사람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응원 겸 인범이 한풀이 겸. 겸사겸사 왔어. 다온이랑 진오는 오늘 학교 가봐야 한다고 해서 못 오고.”

 

 “너희 이렇게 차려 입으니까 멋있다. 이걸…… 내가 입었어야 했는데.”

 

 인범이 한비를 흘겨보았다. 한비는 괜스레 선글라스를 매만지며 그의 따가운 눈총을 외며했다.

 

 손희영이 미션의 우승자를 발표할 때, 인범은 하나도 떨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들이 뽑히리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최욱영과 김서정이었다.

 

 “미션에서 이기면 데이드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다고 했는데 보통 이러면 데이드림의 노래를 선택하지 않나요? 오디션 프로그램 몇 개만 봐도 의도를 알 수 있었을 텐데. C팀은 뜬금없이 20세기 노래를 선택해서 생뚱맞은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그래도 두 사람 호흡은 좋았어요.”

 

 미션 평가 후, 손희영은 C팀의 곡 선정이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저만 믿으라더니. 손 대표의 취향 저격 노래라 틀림없이 미션에서 이길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할 때고. 인범은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다만 사기를 친 인간도 제 꾀에 제가 속아넘어갔다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이 형을 믿은 내가 바보지.”

 

 “야, 그래도 내가 이모한테 부탁한 덕에 촬영장 구경 올 수 있었잖아.”

 

 “에에? 그게 왜 형 덕분이에요? 맨 처음 형이 부탁했을 때 대표님은 안 된다고 거절했어요. 양 팀장님이 견학 삼아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며 설득해서 올 수 있었던 거잖아요. 히야! 내가 진짜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은 것이 대표님은 자기 조카라고 해서 특별대우 해 줄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당연하지! 낙하산이 왜 낙하산이야? 꽂아주기만 하니까 낙하산인 거야. 날고 싶으면 제 힘으로 비행기 타야 돼.”

 

 인범의 하소연과 한비의 개똥철학이 만담처럼 오간다. 덕분에 생전 처음 찍는 뮤직비디오 촬영에 마음 졸이고 있던 욱영과 서정의 긴장이 풀어졌다.

 

 서정과 욱영은 데이드림 멤버들의 군무 장면에서 백댄서로 출연을 하였다. 멀리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 인범과 한비는 조용히 촬영장을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반갑게 한비를 부른다.

 

 “강한비!

 

 “야! 야! 빨리 가자. 빨리.”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한비가 식겁하며 빨리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인범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아니, 도망가지 못하게 꽉 붙잡는다.

 

 왜냐하면 한비를 향해 달려오는 사람이 데이드림의 리더이자 메인댄서인 ‘한나’였기 때문이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달려온 그녀가 껑충 뛰어올라 한비의 귀를 잡아당겼다.

 

 “너 이 자식! 복귀를 했으면 이 누님한테 보고를 해야지. 은근슬쩍 나타나서 데뷔 준비를 하고 있다니, 요 앙큼한 것 좀 보소.”

 

 “아야야! 아파! 아파!”

 

 한비의 엄살에 한나가 귀를 놓아주었다. 인범에게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민망한 한비가 한나에게 주의를 주었다.

 

 “자꾸 누나, 누나 하지 마라. 남들이 들으면 진짜인 줄 오해한다고.”

 

 한비가 제 옆에 있는 인범을 눈으로 가리켰다. 하지만 인범은 단호하게 손을 저었다.

 

 “걱정하시지 마세요. 선배님. 저는 그런 오해 안합니다. 이름이 ‘강한나’ ‘강한비’라서 두 사람이 남매인가 다른 사람들은 오해할 수 있어도, 「드림워커」인 저는 그런 오해 안 합니다. 두 분이 동갑이고 선배님은 여동생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아니까요.”

 

 “어머! 「드림워커」였군요.”

 

 “네. 저는 한비 형과 같은 팀에 있는 박인범이라고 합니다. 맨날 멀찍이서 인사만 드렸는데 이렇게 선배님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도 와보고,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인범이 팬덤 이름을 대며 팬임을 자처하자, 한나가 안면을 바꿔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영광은 저희가 영광이죠.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지금처럼 한비 꼭 붙들고 계세요. 이번에는 진짜 데뷔할 수 있게요.”

 

 “네?”

 

 “저 녀석이 병이 있어요. 데뷔날짜만 받아놓으면 도망가서 잠적하는 병이요. 나중에는 하다하다 군대로 도망을 쳤다니까요.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보다 훨씬 먼저 데뷔했었을 텐데 말이죠.”

 

 “야, 너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들어가.”

 

 한비가 인상을 구기며 한나를 밀어낸다.

 

 “듣기 싫은 소리했다고 금세 뾰로통해지기는. 도망갔다가도 늘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면 넌 진짜 가수가 되고 싶은 거야. 요즘도 연습 끝나고 영찬 오빠네 학원에 가서 따로 레슨 받는다며? 예전에는 솔로를 준비했던 것이라 너 내키는 대로 해도 됐지만 이번에는 그룹으로 데뷔하는 거니 책임감을 가지고 버텨. 연락하면 씹지 말고 좀 받고!”

 

 진짜 누나처럼 한나는 마지막까지 잔소리를 해댄 뒤,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인범은 한나와 가까이에서 대화를 했다는 설렘을 곱씹을 새도 없었다. 그녀가 알려준 한비의 과거가 그를 찜찜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범이 눈꼬리를 늘이며 한비를 쳐다보았다. 이번에도 데뷔를 앞두고 도망치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듯했다.

 

 “너 눈 똑바로 떠라. 한나가 말한 건 다 과거 일이야. 이제 도망갈 일 없어.”

 

 “꼭 그래야 할 거예요. 내가 불평불만이 많은 만큼 원한도 깊거든요.”

 

 인범이 손가락 두 개로 제 눈을 가리켰다가, 그것을 한비의 눈 쪽으로 돌린다.

 

 “지켜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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