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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즈니스 중입니다.
작가 : 완미
작품등록일 : 2020.9.28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팀이 와해되고 데뷔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상황.
아이돌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들인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게 둘 수는 없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앙숙이든, 한 번 실패한 가수든, 회사 대표가 꽂아준 낙하산이든
아이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이들과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같은 그룹이라고 꼭 친할 필요는 없잖아?

 
014. 관심 종자
작성일 : 20-09-30 12:01     조회 : 328     추천 : 0     분량 : 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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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오피스텔 안의 풍경은 시궁창이 따로 없었다.

 

 암막 커튼이 쳐져 있는 실내는 어두웠고, 바닥에는 너부러진 과자 봉지와 먹고 남겨진 빈 캔들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않아 정체된 공기 안에는 꿉꿉하고 쾌쾌한 냄새가 났다.

 

 손희영은 먼지인지 과자부스러기인 모를 것들이 발에 밟히자 발꿈치를 들고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갔다.

 

 오피스텔은 원룸 형태를 띠고 있었으며 현관 왼편에 바로 진열장이 놓여 있어 안쪽의 사적인 공간을 가려주고 있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규어와 게임타이틀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그 진열장을 돌아들어가자,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헤드폰을 끼고 좀비처럼 앉아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딜러들 가지고 있는 영약 다 빨아주시고요, 힐러 분들은 초장부터 마나 바닥나도록 빡세게 힐 넣어주셔야 합니다. 다들 준비되셨으면 고 할게요. 하나, 둘……!!”

 

 중요한 타이밍에 누군가가 헤드폰을 슥 잡아 빼자, 그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이……이모!!”

 

 “강한비. 내 돈 250만원 착실하게 갚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지금 뭐하고 있어?”

 

 “가……갚으려고, 갚으려고 게임하는 거야. 내가 이번 레이드에서 전설 아이템 얻으면 250만원 쯤은 금방…….”

 

 한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손희영의 손의 그의 등짝을 후려갈긴다.

 

 “이 망할 놈의 새끼! 이번에는 정말 마음잡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해서 학원 보내줬더니 나 몰래 환불받아 컴퓨터 산 것도 모자라 250만원 더 뜯어갔으면 정신 차려야지. 또 폐인 짓이야! 도대체 언제 정신 차릴래?! 응? 이럴 거면 가! 제발 가! 미국에 있는 너희 엄마한테 가라고! 나 좀 그만 괴롭히고!”

 

 “아! 아야! 잠……잠깐만 이모. 지금 20명 넘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맞을 때, 맞더라도 공대장은 넘겨주고 맞자.”

 

 “이게 끝까지.”

 

 한비가 마이크 달린 헤드폰을 돌려달라고 손짓을 했지만, 날아오는 것은 등짝 스매싱뿐이었다.

 

 -‘수박씨’님 저 대신 공대장 자리 좀 맡아주십시오. 저 집에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채팅창에 간신히 그 말만 남기고 한비는 손희영을 피해 달아났다. 좁은 오피스텔 안에서 두 사람이 쫓고 쫓기며 술래잡기를 한다.

 

 얼마 뒤, 손희영이 암막 커튼을 걷었다. 빛이 쏟아져 들어온 오피스텔 안은 아까보다 더 엉망으로 보였다. 그 가운데에 한비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이모에게 맞아서 헝클어진 머리가 어딘지 처량 맞아 보이기는 했지만, 그의 훤칠한 외모는 꾸미지 않아도 빛을 발했다.

 

 “강한비.”

 

 “네. 이모님.”

 

 손희영에게 호되게 혼난 한비가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대꾸했다. 약간 겁을 먹은 듯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가 손희영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나는 말이야. 네가 스스로 인간이 되는 날을 기다렸어. 사람은 누구나 굴을 파고 들어가 외부와 단절된 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때가 있거든, 나는 너도 그런 줄 알았어. 그래서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기어 나올까 했는데 당최 나올 생각을 안 해. 그래서 더는 못 기다려주겠어.”

 

 “이모님. 이 조카가 방구석에 혼자 처박혀 게임 하는 것 같지만 요즘은 온라인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연결이 되어서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주둥이 꿰매기 전에 닥쳐라.”

 

 “넵.”

 

 손희영이 으르렁하자 한비가 입을 잠그는 시늉을 하며 바로 꼬리를 내렸다.

 

 “내가 언제까지 네 뒷바라지를 할 수 없으니까 이제 일 해.”

 

 “이렇게 갑자기?”

 

 “일자리는 내가 마련해 줄게.”

 

 “인맥타고 낙하산으로 들어가는 건 별로인데.”

 

 “싫으면 이 오피스텔에서 짐부터 빼든가.”

 

 자꾸 딴죽을 거는 한비에게 손희영이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그러자 한비가 바로 굽실거리며 말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이모님.”

 

 *****

 

 ‘스타랜드.’

 

 검은색 정장을 빼입고 선글라스까지 낀 한비는 호기롭게 스타랜드 로비 안으로 들어섰다.

 

 로비 벽면에는 별이 뜨는 모양의 회사로고와 함께 스타랜드에서 배출한 아티스티의 사진들이 쭉 걸려 있었다.

 

 “이걸 아직도 걸어두고 있어. 이모도 참.”

 

 한비는 제일 앞쪽에 걸려있는 꼬마의 사진을 선글라스 너머로 바라보았다.

 

 열두 살 정도의 아이가 우수에 찬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사연 많아 보이는 아이의 얼굴이 어딘지 아련해 보였다. 그 사진 옆에는 아이가 출현했던 드라마와 CF가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쪼그만 것이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 짓기는.”

 

 한비는 얄밉다는 듯 사진 속 아이를 손가락을 튕겨 때린다.

 

 “저기, 강한비 씨? 맞죠?”

 

 한 여자가 다가와 아는 체를 했다. 그러자 한비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분위기를 잡았다.

 

 “네. 제가 강한비입니다. 사인해드릴까요?”

 

 “아니요. 그건 됐고요. 대표님께서 강한비 씨를 안내해주라고 하셔서요. 따라오시겠어요.”

 

 선글라스를 쓰고 오길 잘했다. 덕분에 민망한 표정을 감출 수 있었다.

 

 한비는 의연한 미소를 띠우며 여직원의 뒤를 따라나섰다.

 

 여직원이 안내한 곳은 안무 연습실이었다. 그곳에는 이미 5명의 남자 아이들이 와 있었다. 그들은 검은색 정장을 빼입고 나타난 한비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여기서 기다리시면 돼요.”

 

 여직원은 한비를 남겨두고 연습실을 나갔다. 한비와 5명의 아이들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누구세요?”

 

 궁금함을 참지 못한 진오가 넌지시 물었다.

 

 ‘아! 얘들이 걔들인가?’

 

 한비는 일전에 이모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네가 좀 맡아줬으면 하는 애들이 있어. 나이 또래가 비슷하고 급하게 데려와서 모은 조합이라 구심점이 없어. 네가 그 애들을 이끌어주고 컨트롤해주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해.”

 

 이모가 제안한 일이라는 것이 아이돌 매니저일 줄이야. 한비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한껏 폼을 잡으며 말했다.

 

 “반가워. 나는 강한비라고 해. 오늘부터 내가 너희들을 매니지먼트하게 될 거야.”

 

 박수든, 인사든 어떤 리액션이든 좀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숙덕거리기만 한다.

 

 “저 말 진짜일까? 왜 저렇게 말에서 사기꾼 냄새가 나지?”

 

 “회사 직원분이랑 같이 온 걸 보면 사기꾼은 아니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매니지먼트라니. 양 팀장은 우리한테 데뷔결과 들으러 오라고 밖에 안 했잖아. 그런데 새 매니저를 붙여준다는 건 우리 통과했다는 뜻인가?”

 

 “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우리 통과했나보다.”

 

 아이들은 뒤늦게 박수를 치며 저희들끼리 좋아서 깡총거린다. 사람을 앞에 세워두고 이렇게 관심을 주지 않았니 왠지 모르게 소외감이 들 때, 연습실 문이 열리면서 손희영, 양지형, 심원중이 들어왔다.

 

 수선스럽게 떠들던 아이들이 대번에 열을 맞춰 서서 그들을 맞았다.

 

 “다들 모였구나.”

 

 양 팀장의 목소리가 밝았다.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가 좋은 소식을 말할 듯했다.

 

 한비는 눈치를 보다가 손희영과 양지형, 심원중이 있는 곳 옆자리에 섰다. 그러자 손희영이 한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너 그 옷은 뭐니? 맨 인 블랙이야? 외계인이라도 잡으러 왔어?”

 

 “아니, 처음 소개하는 자리이니까.”

 

 “선글라스 벗어.”

 

 손희영이 내놓으라는 듯 손을 까닥였다. 한비가 냉큼 선글라스를 벗어 그녀의 손 위에 얌전히 올려놓았다.

 

 “그리고 네 자리로 가.”

 

 “내 자리?”

 

 “네 자리로 가라고.”

 

 손희영이 고갯짓으로 5명의 아이들이 쪼르르 서있는 반대편을 가리켰다. 그 의미를 선뜻 알아채지 못한 한비가 엉거주춤 욱영의 옆에 가서 섰다. 그러자 양지형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대표님이 말씀하실 것이 있다니까 다들 여기 보자.”

 

 손희영은 제 앞에 선 6명을 바라보며 나긋하게 이야기했다.

 

 “데뷔평가 치르고 바로 결과를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마음 졸이면서 기다리느라 힘들었죠. 우선 여러분에 알려줄 소식은 「팔라딘」 프로젝트가 폐기되었다는 거예요.”

 

 한껏 기대를 품고 그녀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던 다온, 욱영, 서정, 인범, 진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그 실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팔라딘」 프로젝트는 폐기되었지만, 우리 회사는 새로운 콘셉트의 보이그룹을 계획 중이에요. 아직 이름과 콘셉트를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여기 앞에 있는 6명이 그 새 그룹의 멤버가 될 거예요.”

 

 새 그룹? 이걸 좋아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아이들은 조금 헷갈려했다. 그걸 본 양지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5명이 한꺼번에 두 손을 치켜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

 

 그러다 서정은 뭔가 이상한 단서가 하나 붙어있었던 것을 생각해냈다.

 

 “가만! 아까 새 그룹의 멤버가 6명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6명? 잘못 말씀하신 거 아니야?”

 

 “저기 혹시 이 사람이…….”

 

 욱영이 자신의 옆에 서 있었던 한비를 가리킨다. 검은색 정장을 빼입고 머리를 말쑥하게 빗어 넘긴 그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모? 이게 무슨 말이에요?”

 

 “대표님! 회사에서는 대표님이라고 불러. 다들 소개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소개할 게요. 이 녀석 이름은 강한비이고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예계 경험이 다수 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오른 여러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낙하산으로 이놈 여기에 좀 꽂아 넣을 게요. 본인 말로는 공대장 출신으로 리더십은 자신 있다고 하니 그룹의 리더도 애가 맡을 거예요. 같이 연습하면서 불만 사항이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 녀석에게 말을 하고, 처리가 잘 안 되면 제게 알려주세요. 리더 직무태만으로 엄벌을 내릴 테니까요.”

 

 그녀는 한비를 향해 빙긋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서 뺏은 선글라스 꼈다. 손희영이 양지형, 심원중과 함께 나가고 새 그룹이 된 6명만이 연습실에 남게 되자 한비의 무릎이 맥없이 꺾였다.

 

 “아……아아. 난 망했어.”

 

 그는 연습실 바닥에 얼굴을 묻고 쓰러진다.

 

 “저기, 괜찮으세요?”

 

 염려가 된 다온이 괜찮은지 묻자 인범이 손을 휘적거리며 그와 거리를 두게 한다.

 

 “내버려 둬. 딱 보니까 관종이야.”

 

 “관종?”

 

 “관심 종자. 관심이 고파서 일부러 오버하는 사람들 있는데 그쪽 과인 것 같아.”

 

 인범의 말이 한비의 가슴에 하나하나 박혔다. 다 맞는 말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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