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와 침대에 눕는다. 시간을 보니 1시 40분...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라에게 듣은 인간이 되는 방법 예전에 할머니가 옛날이야기해주셨을 때 들었던 거 같다. 할머니도 아라를 예뻐해 주셨는데 한번 아라하고 할머니 보러 갈까? 생각해보니 할머니한테 전화도 한번 안 한 거 같다. 내일 전화나 해봐야겠다.

　알람 5시 반에 맞혀 놓았고 준비는 끝 이제 자야겠다. 눈을 감고 10초 후 문이 열리며 빛과 그림자가 들어온다. 내가 문을 잘 못 닫은 모양이다. 하지만 문 닫기 귀찮다 그냥 자야겠다 하는 순간 이불 안에 무언가가 들어온다. 깜짝 놀라 일어나려 하는데 내 몸에 무언가가 있어 일어나질 못했다. 잠시 후 아라가 내 눈앞에 나왔다.

　"뭐해..."

　밤에 고양이 눈처럼 반짝거린다.

　"히힛 졸리지가 않아요!! 놀다 자요!!"

　"난 무지 졸리고 자고 싶은데?"

　밤이라서 잘은 안보였지만 문에서 살짝 빛이 들어와 아라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게 보였다.

　"나리는 심심할 때마다 저를 잠도 못 자게 간지럼 태워놓고선 제가 심심해서 놀아달라 보채면 나리는 혼자 쿨쿨 잠만 자시려 하네요."

　아...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으음, 미안... 하지만 오늘은 이만 자야지 내일 일어나 학교에 간단 말이야

　"내일은 토요일인데요?"

　아, 12시 지났으니 오늘 학교 가는 거지...

　"어쨌든 일찍 일어나야 된단 말이야 자게 둬줘"

　"그럼 같이 자요!"

　트라우마 때문에 잘 때 가까운 곁에서 숨소리라도 들리면 잠을 설친다.

　"미안... 그건 조금 곤란한데..."

　"히잉, 그렇군요. 안녕히 주무세요."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간다.

　요즘 내가 피곤해서 헛것을 보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일 눈을 뜨고 나면 이 꿈과 비슷한 것들이 사라지고 다시 어제와 똑같에 지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시 깨버렸다. 알람이 안 울렸으니 아직 시간이 있다는 건데... 다시 이불 안에 무언가가 들어온다.

　잠시 후 내 옆에 웃는 얼굴의 아라가 나타났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흠... 일단 어제 일은 꿈이 아니였네.

　"으응 안녕... 잘 잤어...?"

　아직 졸리다. 2시쯤에 자고 알람이 안 울렸고 커튼밖에 잔잔히 햇빛이 보이는 거 같으니 아직 5시 조금 넘긴 거 같다.

　"일찍 일어나셔야 한고 하셨잖아요."

　"알람 맞춰놓고 자서 일부러 깨워주지 않아도 되는데..."

　지금 자면 다시 깨기 엄청 힘드니 깨어있기로 해야겠다. 옆에 책상의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해본다.

　"아?!?!?!?!"

　시간을 보니 6시 20분 망했다. 왜 알람이 안 울린 거지? 어제 분명히 맞춰 놓았을 텐데? 아, 지금 그런 거 생각할 시간 따윈 없다. 바로 교복 입고 달려야 한다.

　컴퓨터 앞 어제 뒤집어 벗어놓았던 교복을 다시 뒤집어 빠르게 입는다. 아침밥 그런 건 안 먹고 나온 지 오래 세수도 물만 묻히고 끝낸다. 이제 신발 신고 갈려하던 참에 아라가 부른다.

　"나리, 이거 가지고 가세요"

　"응? 어.. 어, 알겠어"

　무엇을 준건지 보지도 않고 바로 뛰쳐나간다.

　뛰어간 보람이 있다. 정류장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왔다. 버스에 앉아 잠시 숨좀 돌려야겠다. 그러는 도중 생각해보니 아라가 아니었음 학교 지각할 뻔했네? 나중에 고맙다고 해야겠다. 왜 알람이 안 울린 걸까?

　한번 알람을 확인해본다.

　"하하하, 오전을 오후로 했었네?"

　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않나 온다.

　아, 맞다. 아라가 준 게 있었지? 뭐지? 아직 손에 꼭 쥐고 있는 것을 한번 본다. 나무로 무언가 써져있고 끝에는 줄이 묶여있었다. 옛날에 호패? 같이 생겼다. 무슨 부적 같기고 하고 뭐하는 물건이지? 주머니에 넣기는 조금 큰 거 같다. 그냥 가방 뒤에 남는 곳에 넣어놓는 게 좋을 거 같다.

　하... 너무 피곤하다. 어제 너무 믿기 힘든 일들이 갑자기 많이 일어나니 지금 까지도 혼란스럽다. 학교까지 한참이니까 이어폰 끼고 잠시 눈 좀 붙여야겠다. 이번에는 알람도 잘 맞춰놓고 눈을 감는다.

　------ 귀에서 직접적으로 알람이 들린다. 벌써 30분이 됐다. 하, 더 졸려진 거 같다. 젠장... 정거장 2번만 가면 도착이니 참고 있어야겠다. 노래나 듣고 있어야 안 잘 거 같다. 난 소리에 좀 민감해서 잘 때도 소리가 들리면 잘 깨곤 한다. 노래 3곡이 될 때쯤 학교에 도착했다. 아직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학교 안으로 들어간다. 4층에 2학년 3반에 들어가 내 자리에 앉는다. 지금이 7시 15분쯤 돼간다. 텅 빈 교실 안에 혼자 앉아있으면 뭔가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제 자려고 할 때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문쪽을 바라본다. 우리 반 반장이 들어온다. 솔직히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 그저 반장... 예쁘고 착해 공부도 상위권 선생님의 총애를 한 몸으로 받고 있는 존재이자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다. 아, 문쪽을 보다 모르고 눈이 마주쳤다.

　반장이 손을 들며 가볍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아, 어... 안녕"

　역시 상위권이다. 자리에 앉아 먼저 하는 일이 책을 피는 거네. 난 이만 자야 겠다. 지금 자면 3교시쯤 깨겠지 선생님은 이미 포기해 안 깨운 지 오래고 다른 얘들은 라이벌을 만들고 싶지 않아 이동 수업 점심시간 외에는 깨우지 않고 그래도 그 덕분에 잘 잘 수 있어서 나쁘진 않다. 하지만 단 한 명 깨우는 사람이 있다. 우동구.

　밝고 활기차고 나와는 정반대이며 정말 희한한 녀석 이자 나와 다른 세계의 2번째 사람이다. 오늘은 깨우지 않기를 기도하며 눈을 감는다. 피곤했는지 바로 곯아떨어졌다.

　------ 잠시 후 잔 지 한 2시간 후 교실이 시끌벅적 해졌다. 시험도 별로 안 남았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다시 자려고 하지만 옆 창문에서 너무 시끄럽다. 선생님이 없는 걸 보니 쉬는 시간 같은데 도대체 뭘 하 거지? 시끄러워 고개를 들어본다. 이동구와 얘들이 창문에서 뭘 보며 소곤거린다. 그때 우동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야야, 밖에 봐봐' 뭐가 있길래 그러는 거지? 다음에는 다른 얘가 말을 한다 '여자다!!!!' 남고도 아니고 남녀공학 이면서 왜 이렇게 소란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제는 모두 창문에 모여든다. '미친개 이뻐', '은발?', '오늘 추운데 옷이 꽤 얇은데?' 응? 뭔가 신경 쓰인다. 어디선가 본 듯한 실루엣이 그려진다. 아직 졸린 상태에서 창문으로 가본다.

　"응?!?!"

　아라가 앞에 서있다. 바로 잠이 확 깨버린다. 아라가 날 보며 내가 있는 곳에 손을 흔든다. 혼란스럽지만 바로 밖으로 나간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나리 보고 싶어서요!"

　젤라가 맙소사...

　"내가 여기에 다니는 것도 알고 있었어?"

　"산에 있으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우와... 돌겠네

　"근데 설마 여기까지 걸어온 거야?"

　"네! 산책하는 겸으로요."

　산책 겸이라니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버스 타고 40분은 와야 되는데? 그런데 그런 곳을 걸어서 온다니... 무모하지만 대단하다.

　"어떻게 여기까지..."

　"나리가 절 좋아하게 만들어야 되니까요."

　그 인간이 되고 싶어 간을 먹는다 그런 건가? 어제는 밤이라서 생각을 깊이 안 했지만 아라는 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걸까? 옛날이야기에서는 사랑하는 임과 같이 살고 같이 늙어가며 죽고 싶어 하는 거잖아 아라가 말하기를 그 임은 나라는 건데 왜 배를 갈라 간을 먹으려 하는 거지? 정말 나를 좋아하는 거 맞기나 할까? 아니면 그저 사람을 매혹시켜 매혹시킨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구미호인 건가?

　"그런데 너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머야? 진짜로 너를 믿어도 되는 거야?"

　"네? 그런 건 갑자기 왜...?"

　잠시 당황을 하다 다시 말을 이어간다.

　"진짜 이유는 아직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그것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하랑 님을 사랑해요. 제 목숨보다 소중해요."

　아라가 내 손을 잡는다

　"어떠세요... 차갑죠...?"

　차갑다... 하지만... 하지만....

　"저 같은 요괴는 인간이 아니라 그런지 몸만 차가운 게 아니라 마음까지 차가워요... 하지만 그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 이하랑 님을 제가 싫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아라가 방긋 웃어 준다...

　하지만 말을 끝마칠 때 눈물이 조금 고여있었다... 사실 아무것도 잘하는 것 없는 나를 사랑한다는 건 아직 이해가지 않는다. 그런데 목숨보다 소중하다면서 배를 갈라 간을 먹으려 하다니 말이 모순 아닌가? 어쨌든 난 옛날에 같이 놀던 아라를 믿고는 싶다. 정말로...

　학교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걸 알리는 종이 친다.

　"응... 이만 돌아가 나도 이제 가야 돼 갈 때는 버스 타고 가고 알겠지?"

　아라 손에다가 버스카드를 쥐어준다.

　"역시 나리는 자상 하세요."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어 준다.

　문뜩 아라가 버스를 타는 방법을 아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라서 걸어온 거일 수 도 있지. 나는 진짜 생각이 없는 거 같다.

　하... 난 아라가 실망하는 표정을 보기 싫다... 근데 이런 말 까지 하고... 난 정말 욕심도 많은 새끼인 거 같다.

　교실에 들어서자 남자애들이 내쪽으로 몰려왔다.

　"아까 누구야?"

　"아는 분이야?"

　"어떤 사이야?"

　아... 어떻게 말하지? 나보다 어려 보이긴 하지만 동생이라 하기엔 너무 억지 같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기엔 믿을 거 같지도 않고 아, 그래...

　"그냥 누나야"

　그러자 이동구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누나야?' 라며 못 믿는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한다. 그러자 갑자기 웃으며

　"처남"

　아, 그러지 마 나 이런 농담 어떻게 대처하는지 모른다고. 그냥 같이 웃어줘야겠다. 그러자 여기를 보고 있던 반장이 가방을 싸고 나간다. 왜 이러는 거지? 아직 점심시간까진 2교시나 남았고 지금 선생님은 안 들어왔지만 수업시간인데 얘들도 당혹스러워서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때 선생님이 들어와서 상황은 종료 됐다. 이제 다시 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