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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작아지는 소녀
작가 : Me문물
작품등록일 : 2020.9.29

정신없이 돌아가는 차가운 챗바퀴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
"루나. 제 이름은 루나에요."
...
(미계약작)E-mail: lukegirl001005@naver.com

 
1부 17화 파란 원피스는 유행인가?
작성일 : 20-09-29 23:33     조회 : 123     추천 : 0     분량 : 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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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시끄러운 빗소리와 이따금 크게 울리는 천둥소리는 공포를 키우기만 했다.

 

 심장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린다.

 

 “누구냐고요!

 겨, 경찰 부를 거예요!”

 

 소리쳐도 그는 우스운 듯 말하지 않고 카메라 앞에 똑바로 서서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뭐야. 이 사람. 왜 말을 안 해.

 

 게다가 일부러 안 보이게 감춘 것 같은 저 수상한 손은 사람 불안하게 뭘 들고 있는 건데?

 

 알고 보니 칼 같은 거 들고 있는 거 아니야?

 

 만일 그런 거라면 집에 절대 못 들어오게 해야 해.

 

 분명 아줌마나 아줌마의 친구분들은 아니다.

 

 친구들이 야심한 밤에 집에 놀러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온다면 적어도 누구라고 먼저 밝혔겠지.

 

 미쳤다고 이 날씨에 장난치겠다고 오는 사람은 없을 거란 말이야.

 

 도대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안 좋아.

 

 저 사람을 쫓아내야 해!

 

 하지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아주머니도 아직 오지 않았다.

 

 마음은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정작 나는 겁에 질려 몸이 굳어버렸다.

 

 계속 저기에 있는 건 아니겠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없고 ‘어떡해’라는 말만 마음속으로 말했다.

 그때, 그가 갑자기 빠르게 인터폰 화면에서 사라졌다.

 

 스피커에서는 후다닥 도망가는 소리와 함께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곧 그 소리는 작아졌고,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빗소리와 천둥소리만 들린다.

 

 “가, 간 건가?

 간 거겠지?”

 

 나가볼까.

 

 아, 아니야! 도망갔으니까 다신 안 올 거야.

 

 “아, 안 오겠지. 허.”

 

 털썩.

 

 긴장이 풀린 나머지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휴.

 하. 진짜 죽는 줄 알았네.”

 

 그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색 우비를 입은 사람은 사라졌지만,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

  ...

  ...

 

 “악. 윽. 허리야.”

 

 밤에 그런 일이 있고 넋 나갔던 정신이 돌아온 뒤.

 

 더듬더듬 기어 다니다가 벌떡 일어서 2층에 올라가 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하려 했지만.

 

 회색 우비를 썼던 그가 다시 와서 문을 부수고 내가 있는 2층까지 오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방문을 잠그고 문에 기대어 앉아서 잤더니 목이고 어깨가 뻐근하고 아프다.

 

 “아주 그냥 쑤시는구나. 쑤셔.”

 

 허리를 손으로 잡고 천천히 1층으로 내려와 아무도 없는 불이 꺼진 주방을 갔다.

 

 정안은 아무래도 자는 것 같고.

 

 아줌마는 이미 집에 왔다가 나가신 건가. 신발이 안 보이네.

 

 마주쳤으면 어제 수상한 사람 보였다고 말이라도 해줄 텐데.

 

 어제, 밤부터 내렸던 비는 아침이 되어서도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소나기가 이렇게 오래 내렸었나?

 어쨌든 오늘은 야외 활동하기엔 글렀네.

 집에서 어떤 걸 해보면 재미있게 보내려나?”

 

 아, 어차피 정안이가 하고 싶은 거로 하는 거니까 이건 생각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막 일어나서 그런지 눈은 건조했고 조금 졸려서 식탁 의자에 앉았다.

 

 쏴아-.

 

 비가 폭포처럼 우르르 물을 퍼붓는 듯이 내린다.

 

 아침이지만 날이 어두워서, 불이 꺼진 집은 저녁처럼 보인다.

 

 어제 인터폰 화면 너머에 보였던 어두운 회색 우비를 입은 그가 생각난다.

 

 그는 누구고, 그 밤에 이 집을 굳이 온 이유가 뭐였을까.

 

 “나를 그렇게 죽이고 싶은 걸까?”

 

 꽃집에 갔을 때의 일이 기억난다.

 

 몸이 둥둥 뜬 채 움직이지도 못하고 떠다녔지.

 

 당시엔 들숨 날숨과 심장 소리가 느려졌을 때는 졸려서 그런 건가 싶었지만.

 

 아마 그런 곳에서 정말 잠이 들었다면 영영 못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함정을 당하고 며칠 안 지나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아무래도 어제 봤던 그 사람과 동일한 사람인 것 같은데.”

 

 골똘히 생각해보니 그런 결론이 내려졌다.

 

 분명 그는 내 동선을 이미 파악하고 그 자리에 함정이나 덫을 깔아두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꽃집의 경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설마 이곳에 온 첫날부터 감시했나?

 

 도대체 왜?

 

 정말 이방인을 싫어해서.

 

 하지만 여기 이 세계에 와서 원망해할 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깜깜한 밤에 다짜고짜 남의 집에 찾아와 겁을 준 걸까?

 

 설마 아줌마가 그랬나?

 

 일부러 일하러 나간 척하고 겁주려고 들어온 걸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거친 날씨를 자기 집을 모르는 척 와서 벨을 누를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자신과 관련 없는 장소로 유인해서 죽이려는 게 더 편하고 ‘죽인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정말 단순히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아니꼽게 보던 사람이 온 걸까?

 

 그게 아니라면 그 사람은 의도적으로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 있는 걸까?

 “후, 하나도 모르겠어.”

 

 의자에 등을 턱, 기대고 두 팔을 축 내렸다.

 

 “나는 무슨 일을 겪었길래 여기까지 온 거란 말이냐.”

 

 외눈박이, 라벨에 집착하는 아줌마, 차갑고 불친절한 마을 사람들.

 

 인간이 살 곳은 안 되는 곳이다.

 

 “진짜 얼른 여기를 떠나든가 해야지. 해야-.

 잠깐만. 라벨?”

 

 라벨.

 

 라벨. 라벨. ‘라벨’이라는 말만 계속해서 내뱉었다.

 

 뭔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데. 뭐였더라?

 

 라벨에 적힌 이름? 색깔? 그런 게 아니다. 생각해 내야 해.

 

 “그러고 보니, 다들 그 라벨이 뭔지는 알지만, 말을 피했었지.”

 

 라벨 돌려달라며 목까지 조른 아줌마도 이상했지만, 다른 외눈박이들도 그 라벨에 대해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마트에 있던 이들은 땀 흘리다가 정신을 잃었지.

 

 게다가 라벨을 본 과일가게 아줌마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면서 어쩐지 부러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아가씨가 운이 좋았네.

 이거 엄청 귀한 거니까 잘 가지고 있어요.

 조만간 요긴하게 쓸 테니까.’

 

 잼도 보라색 꽃도 이상하지만.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에는 왠지 그 라벨도 거기에 끼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안이 일어나면 한 번 이걸 찾아보러 다녀야겠어.

 조각을 다 하고 마트에도 다시 가보면서 라벨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

  ...

  ...

 

 아침이 서서히 밝아지자 날씨도 점점 개었다.

 

 “아까는 그렇게 짓궂더니 이번엔 또 맑아졌네.

 이건 뭐 밀고 당기는 것도 아니고.”

 

 멀리 앞으로 걸어간 정안의 뒤에 서서 투덜대며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어제 갔던 그 초등학교였는데 정안이 나보고 여기서 기다리라더니 폴짝 교문 사이로 들어가서 뭔가를 손에 쥐고 나왔다.

 

 그것은 문구점에서 파는 흔한 점토였다.

 

 이건 또 언제 숨겼대?

 

 두 덩이나 있는 황 점토를 들고 집으로 향하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루나 씨!”

 

 이름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몇 명이라 할 것도 없이 시지프 뿐이다.

 

 “지프 님?”

 

 하필!

 

 아직 마주치기는 싫은데.

 

 분명 시지프는 둥글둥글한 성격에 부드러운 사람이다.

 

 그리고 꽤 예쁜 인간의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녀의 꽃집에 들어가자마자 함정이 있었고, 같이 있는 내내 항상 미소를 지으면서도 처음부터 어딘지 모르게 끝까지 싸한 느낌이 있었다.

 

 마치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어설프게 가면을 쓴 것 같은.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누가 자기 일하는 장소에 함정을 설치해둘까?

 

 싸한 분위기야 오후가 되도록 불을 켜지 않았으니 어두워서 그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거고.

 

 그 사람 자체에서 싸한 분위기가 난 건 몸이 좋지 않은데 억지로 웃다 보면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함정은 전 날 정안의 집을 찾은 회색우비의 짓이라면 자연스럽게 시지프는 죄가 없어진다.

 

 일단 시지프는 내가 어디서 머무는지 모르니까.

 

 사실 아직까진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확정을 짓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쁜 건 없지.

 

 시지프는 반가운 듯 멀리서 헐레벌떡 뛰어왔다.

 

 “예, 저예요!

 세상에 여기서 보다니.

 저번에 며칠 머무고 가신다길래 벌써 가신 줄 알았어요!”

 

 하하. 나는 어색하게 웃어 넘겼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아, 네.

 지프 님은 굉장히 즐거워 보이시는데.

 그간 잘 지내셨죠?”

 

 “물론이죠!

 잘 지내다 못해 날아갈 정도랍니다.”

 

 시지프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지프는 밝아 보인다.

 

 얼굴색도 좋아 보이고.

 

 생글생글 웃고 있는 걸 보니 몸은 괜찮아졌나 보네.

 

 시지프는 왼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었는데, 입고 있는 진한 파란색 원피스가 눈에 띈다.

 

 “그렇군요.

 근데 지프 님, 오늘은 파란색 원피스 입으셨네요?”

 

 “네!

 오늘 나가려는데 이 옷이 눈에 보여서요.

 어때요. 잘 어울려요?”

 

 시지프는 신이 난 듯 핑그르르 돌며 물었다.

 

 “잘 어울려요. 소녀 같아요.

 지프 님의 눈동자가 진한 파란색이라 그런지 잘 어울리네요.

 사실 파란색이라기엔 남색에 가까운 진한 원피스지만.”

 

 “네, 맞아요.

 생각해보니까. 제 가게 외벽도 파스텔 색조잖아요.

 제가 그래서 그런지 옷도 밝은 옷이 되게 많아요.

 이번엔 어둡고 진한 옷을 입고 싶어서 하나 골랐어요!”

 

 시지프는 웃으면서 한 손으로 치맛자락을 살짝 집어 올리며 치마도 주름이라고 자랑했다.

 

 싱글벙글 웃는 시지프에게 물었다.

 

 “무슨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새로 산 옷 때문인가?”

 

 “옷도 옷이지만. 사실 엄청 좋은 일이 있어요.”

 

 “무슨 일인데요?”

 

 “흐응. 아주 좋은 일이지만. 그건 비밀이에요!”

 

 “좋은 일인데 숨겨도 되는 거예요?”

 

 “때가 되면 나중에 말해줄게요. 호호!”

 

 시지프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수줍게 웃었다.

 

 비밀이라면서 저렇게 티를 낼 만큼 기분이 좋은가 보네.

 

 전에 봤을 때보다 밝고 활발해 보이는 시지프의 모습이 적응이 안 된다.

 

 이렇게 예쁜 옷 입고 꽃도 옆에 끼고 가는 걸 보면 남자친구라도 만난 건가?

 

 하긴 여기 세계 사람들이랑 생긴 건 달라도 확실히 예쁘긴 하니까.

 

 시지프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웃었다.

 

 사랑이 정말 사람을 바꿀 수도 있는 거구나.

 

 그녀의 살짝 감은 파란 눈에 그림자가 진하게 지는 것이 보인다.

 

 워낙 속눈썹이 길어서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근데. 루나 씨는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

 손에 든 건 점토?”

 

 “아, 오늘 애랑 같이 놀려고요.”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정안을 봤지만, 정안은 아픈 건지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다.

 

 시지프가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정안은 그녀의 눈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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