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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말해도 돼?
작가 : 슈타인
작품등록일 : 2016.8.25

세상의 빛은 다 가진 듯한 소녀 유나, 그녀에게 남모를 아픔이 있다. 2년 전 골목길에서 한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
2년이 지나 지금 모든 걸 잊혀진 듯한 찰나, 사건 동영상이 뜻밖에 유투브를 통해 퍼진다. 급기야 언론이 사건을 주목하고, TV와 네티즌 그리고 범인까지 유나 찾기에 돌입한다.

범인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관심에서 도망가는 유나! 그녀 옆에는 언제나 절친인 강율과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구할이 있다. 하지만 유나가 범인과 마주했을 땐 율과 할도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지 못하는데... 유나는 다시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두 번 단시 같은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유나!

소녀의 아픔을 담은 법정 스릴러. 유나는 범인의 죄값을 과연 당당히 받아낼 수 있을까...

 
말해도 돼? 9화> 하늘 높이 더 멀리
작성일 : 16-10-26 16:08     조회 : 335     추천 : 1     분량 : 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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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하늘 높이 더 멀리!

 

  유나는 집 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 바람이 부는 데로 그네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우면서 유나의 그림자를 모래 위로 길게 늘어뜨렸다. 요즘은 매일 매일이 참 긴 하루이다.

  퇴근을 하던 오근찬은 유나를 보고 말없이 유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유나의 옆 그네에 앉았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그런데 어찌나 그네가 좁던지 오근찬은 엉덩이를 제대로 집어넣을 수가 없었다.

  “이게 언제 이렇게 작아졌대?”

  유나가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아빠를 쳐다봤다.

  “아빠가 큰 거야.”

  오근찬은 피식 웃었다.

  “그치? 내가 한창 클 나이지!”

  이번에는 유나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닮은 듯 다른 부녀는 그제야 서로를 마주보았다. 오근찬은 딸에게 눈짓으로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고 그랬다. 유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오근찬은 벌떡 일어나 유나의 그네를 하늘을 향해 있는 힘껏 밀었다. 꼭 어릴 때처럼 말이다. 유나는 처음에는 두 손에 힘을 꽉 주다 그네가 위로 올라갈 땐 허공을 향해 두 발을 쭉 뻗었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머리카락을 얼굴 밖으로 쓸어주었다. 유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오근찬은 한 번 더 높이 그네를 위로 떠밀었다. 유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 나 살아 있다! 난 오유나이다.”

  유나는 하늘에 닿을 때까지 마구 소리를 질렀다. 딸의 외침은 오근찬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오근찬은 입술을 깨물며 그네를 한 번 더 힘껏 밀었다. 그네 줄이 허공에서 가장 팽팽하게 당겨지는 순간 유나는 아쉬움 없이 두 손을 놓았다. 덜컹거리며 그네가 허공을 가르고 유나의 마른 몸은 포물선을 그으며 모래 위로 착지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빠가 그네를 밀어주면 하던 놀이였다. 유나는 싱긋 웃으며 아빠를 향해 뒤 돌아 보았다.

  “나 잘했지?”

  오근찬은 박수를 쳐주었다.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던 게 얼마만인가! 오근찬은 딸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리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말을 했다.

  “유나야, 아빠도 종종 실수할 때가 있어……. 있지, 그 사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범인을 찾았어야 했는데…….”

  딸의 겁탈 장면을 직접 본 오근찬의 심정이 이 년 전과 같을 수는 없었다. 이제라도 어떻게든 꼭 범인을 잡으면 좋으련만. 오근찬은 입술을 꽉 깨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유나야, 정말 그 범인 얼굴 생각이 안 나?”

  오근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나의 눈 속에 다시 아픔이 번졌다. 생각이 났다. 당연히 났다. 매일매일 났다. 아닌 척 해도 이젠 다 괜찮은 척 해도 문득문득 밤거리를 걸을 때마다 목욕을 할 때마다 교복을 입을 때마다 생각이 났다. 그의 술 냄새, 목소리, 더러운 느낌……. 희한한 건 인상착의는 잘 떠오르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그건 가로등 불빛이 너무 어두워서였을 수도 있고 그때 당시 눈을 꼭 감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 선생은 유나가 충격이 너무 커 자체적으로 기억을 지운 거라고도 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 정도로는 아빠가 범인을 잡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목격자가 있었지만 도망갔으니 찾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혹여 운 좋게 범인을 잡더라도 법정에 세울 때 그 과정은 더 지옥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심지어 사람들은 그 사건을 걸 그룹 동영상이란 미명아래 한낱 유흥거리로 만들지 않았나.

  “유나야, 그 영상 말인데 어떻게 유출 된지는 몰라도 그 목격자 잡아서 따져 물어보면 어렵겠지만 범인에 대한 정보가 더 나올 수 있어. 또 혹시라도 영상이 더 있다면…….”

  유나는 놀란 토끼 눈을 했다. 불안했다.

  “영상이 더? 아니야 없을 거야. 바로 바로 도망갔었단 말이야.”

  유나는 손톱을 물었다. 지금도 충분했다. 알몸으로 세상에 내몰린 것 같은 기분을 누가 알겠는가! 유나는 누가 그 얘기만 하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정말 엄마 말대로 그 영상으로는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거 말고 영상이 더 있다면? 그게 나라는 게 세상에 다 밝혀진다면? 없어야 한다. 아니 없을 것이다. 유나는 아빠에게 등을 돌려 서둘러 집으로 걸어갔다.

 

  아침이 밝았다. 햇살은 세상 어디 할 것 없이 곳곳을 비추었다. 덕분에 밤사이 한층 더 퀭해진 할의 다크 서클이 눈에 더 띄였다. 할은 현관 앞에서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외면하며 현관문 문 꼬리를 잡았다. 등 뒤로 엄마의 고함이 들렸다.

  “너 또 아침부터 어디 가? 점심에 서빙이라도 하라니까.”

  “안 돼, 나 할 일이 있어!”

  할은 현관문을 쿵 닫고 거리를 나섰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가방 속에 있는 전기충격기와 스프레이, 쌍절봉 등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오늘부터 할은 매일 유나의 그림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네티즌도 점점 유나의 목을 조여오고 있고 정작 진짜 범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유나를 지킬 사람은 자기밖에 없었다. 아니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유나를 지켜내는 유나의 보디가드가 될 것이다. 뭐 할에게는 그동안 해왔던 일이니 더 어려울 것도 없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 유나에게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서슴없이 무기를 사용할 거라는 거였다.

  이 년 전 사건도 자기 잘못, 영상이 유출된 것도 자기 잘못, 유나와 관련된 모든 불행은 다 자기로부터 온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더 이상 절대 유나에게 어떤 나쁜 일도 안 일어나게 할 것이다.

  할은 화실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이~ 거기 날라리 미스 리! 끝나고 뭐 해? 나랑 좋은 데 안 갈래?”

  강율은 수업이 다 끝나고 가방을 챙기는 유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유나는 학교를 무단으로 나간 날부터 며칠째 강율에게 놀림을 받는 중이었다.

  율은 일탈을 한 유나가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분명히 유나에게 무슨 일이 있는데 말을 안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기다리는 데도 한계가 있지! 벌써 그 일이 있은 지 일주일이나 지났다. 율은 오늘은 기필코 무슨 일인지 다 듣고 말겠다는 결심을 했다.

 

  율의 작전은 이랬다. 먼저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유나에게 체육관에 함께 가자고 한다. 거기에는 벡 중의 백인 명품백, 샌드백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칠 때면 주먹은 아픈 대신 마음은 날아갈 듯 후련해진다고 유혹한다. 귀 얇은 유나는 덥석 미끼를 물테고 샌드백을 향해 유나가 주먹을 뻗을 때 유나의 비밀을 듣는다. 끝!

  율의 계획을 듣자마자 유나는 콜을 외쳤다. 그건 어느 때보다 유나에게 샌드백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유나의 승낙에 둘은 방배역에 있는 장 관장이 체육관으로 향했다. 후덥지근한 날씨때문에 한 사람이 지나갈 만한 틈을 내준 유나와 율이지만 걷는 속도만큼은 같았다.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발을 내딛는 순서도 똑같다.

  "야, 오유나!"

  "응?"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

  "뭐야? 갑자기!"

  "그냥, 난 언제나 네 편이라고!"

  "뜬근없긴! 알아."

  유나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어깨도 축 쳐졌다.

  "야, 알긴 뭘 알아!"

  강율이 유나의 머리에 헤드벵을 걸고 뛰었다.

  "야! 강율, 너 이거 안 놔! 너 죽어!"

  얼굴이 시뻘게진 유나는 강율을 향해 외쳤다. 강율은 체육관 가까이에 오자 헤드뱅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건물 2층에 걸린 청색 간판을 가리켰다. '장철중 체육관'이란 글씨가 크게 보였지만 딱 봐도 맞은편 피트니스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게 느껴졌다. 하지만 강율은 간판이 보일 때부터 밝은 얼굴을 지었다. 그리고 체육관 계단에 오르면서도 쉴 새 없이 장 관장의 화려한 경력을 떠들어댔다.

  그러다 그 선배의 이야기가 나왔다. 변태 싸이코 강명대교수!

  “그 변태 또라이 자식이 정말 그랬다니까!”

  율의 말에 유나는 계단을 올라가는 율의 옷을 잡았다.

  “그래서? 너 정말 학교에 대고 변태 또라이 라고 외쳤어?”

  “그럼! 야, 마음 같아서는 변태 중심부에 킥이라도 날려주고 싶은 걸, 우리 장 사부 때문에 간신히 참았어!”

  유나는 율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부러웠다. 자기 같았으면 분명 얼음이 되었을 텐데. 율은 어쩜 저렇게 담대할까?

  “그렇게 존경하진 말아라. 덕분에 사부한테 엄청 맞았으니까!”

  율은 유나에게 윙크를 하고 체육관 문을 열었다. 말로만 듣던 장 관장은 링 안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아직도 종이 신문을 보는 사람이 있나? 유나는 장 관장이 무척 옛날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다.

  강율이 장 관장에게 유나를 인사시켰다.

  “얘가 제가 말한 오유나예요. 예쁘죠?”

  유나는 머뭇대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장 관장은 빠르게 유나의 전신을 훑었다. 금방이라도 픽 쓰러져도 이상할 게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래. 근데 둘 다 밥은 먹었냐? 나 자장면 먹을 건데.”

  “아싸!”

  율이 허공에 손가락을 찌르며 마구 좋아했다. 유나는 혀를 차며 율을 쳐다보았다. 장 관장은 사무실로 들어가 배달을 시키고 강율은 탈의실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체육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누구라도 오면 좋으련만 직장인들에게는 아직 이른 시간이고, 아줌마들에게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유나는 체육관을 둘러보았다. 체육관 벽에는 장 관장을 포함한 과거의 챔피언들의 사진들로 빼곡했다. 사진 속 관장의 모습은 지금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머리숱도 많고 배에도 왕자가 새겨져 있었다. 금 벨트를 두르고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특유의 사람 좋은 인상이 배어 나왔다. 장 관장 옆에는 그의 어깨를 두르고 있는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장 관장보다 더 두툼한 체격에 얼굴은 더 매끈하게 생겨 보는 사람에 따라 호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이었다. 유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사진을 향해 한 발 짝 더 다가갔다. 유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사진 속 인물은 바로 양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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