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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초월자들
작가 : 이루다
작품등록일 : 2020.9.24

[미스터리 역사 판타지]
1930년대 한반도. 혼란과 의심만이 가득한 조선. 경성에서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린 소년. 1900년 초 멕시코로 떠났다가 조국에 돌아온 이민자들. 복수의 끝에 서 있는 수상한 사내. 비밀을 감추고 있는 노신사. 그리고 미지의 물질 [The Seed].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 역사의 도표에 기록되지 않은 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CHAPTER 2] 그림자 섬 (11: 마리의 과거편)
작성일 : 20-09-29 20:05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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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시 51: 5)

 

 #21

 인생이라 함은 사건이다.

 

 사건은 모든 과정과 결과를 가진다. 그리고 시작의 후회를 만든다. 우리는 그럼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조금이라도 발을 뻗는다.

 

 삶이라는 늪에 빠져들수록 한숨은 한숨을, 자신은 자신을, 그리고 과거가 과거를 가린다.

 

 우리는 얼마나 미친 듯이 후회를 해야 그리고 어느 정도 뒤를 돌아보아야 자신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을까? 불완전한 자신이 내뱉는 탁한 한숨에 젖은 땅은 자신을 드러내고 몸뚱이를 수줍게 인사시킨다.

 

 모든 사건은 과거의 짐을 짊어지고 있듯이, 그해 어떤 이들의 만남은 시간의 흐름 끝에 행위의 필연적 결과를 낳았다.

 

 1930년대 현재의 정사희와 (김)마리의 우연한 만남, 그 시작은 1910년으로 흘러간다.

 

 평양의 대표적인 번화가 대화정 거리. 어지러운 나라의 틈새를 타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자본으로 제2의 고향을 만들고 있었다. 계속되는 공사소리와 검은 연기, 그리고 쾌쾌한 냄새들은 지금 어느 번화가를 가더라도 느껴지는 공통된 분위기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함께 번화가 거리를 걷는다. 바둑판처럼 직교(直交)식 형태의 도시를 계획하며 만들어진 평양이다. 바둑알이 놓인 것처럼, 하나의 점 위치마다 신시가지에 어울리는 술집과 공공기관, 그리고 카페들이 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경성 어느 번화가를 가더라도 이곳을 능가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음에 틀림없었다.

 

 저기 예스러워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한 술집이 보인다. 2층 양옥 건물로 지어졌는데, 창을 크게 내어 안에서 밖을 잘 볼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었다.

 

 창가 쪽에 진열된 청자와 도자기들은 현재 조선에서 미술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층으로 올라가자 미국에서 수입해온 고풍스러운 소파가 각 테이블마다 놓여있었다. 100명이 들어 갈 수 있는 연회장을 갖춘 1층과 다르게 2층은 테이블이 많이 놓여 있지 않았다. 아마 손님들의 대화에 간섭을 받지 않게 배려한 듯하다.

 

 그리고 한 사내가 그곳에 있었다. 그는 창가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있다. 종이에 무엇인가 적어 내려가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맘에 들지 않는지 다시 펜으로 쓴것을 덧칠하기 시작했다.

 

 젊은 남자는 이내 창문 밖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창밖을 내다보는 젊은 사내, 그의 눈에는 누군가 최고급 캐딜락 자동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사내는 황급히 쓰고 있던 종이를 아무렇게나 접어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아이고, 박홍석 어르신 오셨습니까? 간만에 뵙습니다. 그나저나, 저 밖에 주차된 차는 사장님 자동차입니까? 멋지네요. 한 8000원 하나요?”

 

 젊은 사내는 2층으로 들어서는 중년의 남성에게 먼저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예끼 이사람, 실없는 소리 하기는... 그것보다 내가 알아보라고 했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 용한 무당 하나 찾아서, 그년 자식도 똑같이 영적 능력을 타고 났는지 알아보라고 내가 말했을 텐데.”

 

 젊은 사내는 홍석이 자리에 앉은 후, 따라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홍석의 질문에 젊은 사내는 곰곰이 무언가 생각하는 눈치다. 하지만 그는 곧 홍석에게 몸을 가까이하고, 조용히 말을 시작했다.

 

 “제가 유명한 무당이 백두산 근처에 산다는 소식을 듣고 양강도까지 다녀오지 않았겠습니까. 양강도 만신(萬神)이라고 불리는 무당에게 돈을 엄청 준 다음, 그 여자 자식을 보게 했습죠.”

 

 오른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린다. 2층에는 저 멀리 한 테이블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건만, 그래도 신중을 기하는 사내다.

 

 “그것이...확실합니다. 세상에... 무당이 고개를 못 들더군요. 그 큰무당이 이 아이들이 누구냐고 묻는데... 분명 만신(萬神)의 왕이 될 재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둘 중 누군지는 아직 너무 어려서 파악이 어렵다고 하더군요.”

 

 “야 박명문이, 너 이자식 똑바로 얘기해. 둘? 그 여자한테 자식이 두 명 있었어?”

 

 “제가 그랬잖습니까. 한 명인줄 알았는데 낳고 보니 쌍둥이였다고. 그 여자가 말하길 '자식들이 신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태어나자 말자 부모에게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해서 그때 제가 거뒀었죠.”

 

 박명문이라 불리는 사내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그는 홍석의 언성이 높아지자,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보였다. 목소리가 갈라지며 쇳소리가 섞인 비음도 나왔다.

 

 “보세요... 어르신? 지금 그 여자 남편이랑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저 아닙니까. 저 좀 믿으시라니까요. 앞에 계시는 박홍석 어르신을 만난 후, 사장님 뜻대로 교리의 말씀을 확장시키고자 지금 동분서주하고 있는 저한테 말씀이 좀 심하신 거 아닙니까?”

 

 지금 박홍석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은 본인라는 것을 사내는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중년의 남성은 일단 알겠다는 듯 차분히 의자에 기대었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둘 중에 누군지 확실히 알아야 다음 계획으로 넘어 갈 텐데 말이야. 지금 네가 있는 이단의 이름이 새상주교라고 했느냐? 다음 주 중으로 평양 경찰서에서 이길대, 너네 원류님 체포하러 갈 것이다. 아마 그 여자는 살아서 나오기 힘들겠지.”

 

 이미 경찰서에는 자신이 그 여자를 사형에 처하라고 일렀다고 말했다. 죄목은 ‘사회 혼란죄’, 일본의 멸망을 예언함으로써 사회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박명문이, 네 역할이 중요해. 남은 추종자들을 포섭해서 원류님의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목적으로 다른 종단을 만들어라. 그 여자, 이길대가 감옥에 가게 되면 일단 아이 둘 다 내가 데려갈 것이다. 조금 더 크면 둘 중에 영적인 능력이 더 뛰어난 아이가 누군지 알 수 있겠지.”

 

 홍석은 자신의 오른손 검지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무겁게 들리는 세 번의 소리 끝에 중년의 사내는 자신의 말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그 아이를 키워서, 자연스럽게 너희 교단에 교주로 승격화 시킬 것이다.”

 

 박명문은 갑자기 그 계획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듯 표정이다.

 

 “아니... 사장님, 일단 우리는 이단이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교단을 만들어서 사장님께 필요한 집단을 만들려고 하시는 거면, 제가 해도 되는 거 아닙니까? 예? 그렇지 않습니까?”

 

 목소리의 크기가 한껏 높아진 사내, 그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지목하며 자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아시잖아요. 머리도 똑똑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지금 새상주교에 필요한 계급과 운영체계를 만든 것이나, 교단의 사업을 시작 그리고 확장한 것도 접니다.”

 

 홍석은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 사람아... 사람들이 왜 원류님한테 끌리는 줄 아나? 그건 아무리 말 잘하고 능력이 좋아도 할 수가 없는 일이네. 내가 왜 너네 원류라는 사람한테 관심이 생겼겠나.”

 

 사내는 목소리에 힘을 싣기 시작한다.

 

 “신 내림을 받은 무당이 하라는 무당 짓은 안하고, 세례를 받아서 자신의 교단을 만들었다? 기가 막히지 않나. 나는 이런 상징적인 존재가 필요하다 이 말일세.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의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박명문 자네는 그쯤 되면 늙어서 죽을 가능성이 커.”

 

 명문은 무슨 끔찍한 소리를 하냐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 어르신은 그때까지 사신답니까? 무슨 그런 말씀을...”

 

 홍석은 고개를 든다. 빈 허공을 반쯤 감은 두 눈으로 지긋이 쳐다보았다.

 

 “나는... 나는 모르지. 그러니까 이런 계획을 세우는 것 아닌가. 하지만 걱정 말게, 내가 자네에게 이 모든 일에 대한 값은 확실하게 쳐줌세.”

 

 홍석의 캐딜락 차를 몰고 왔던 운전사가 이층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에게 방금 들어온 전보를 귓속말로 전했다.

 

 “음... 알았네.”

 

 중년의 사내는 짧은 대답과 함께, 명문에게 이제 일어나자는 신호를 보냈다.

 

 명문은 아까 무엇인가 긁적였던 종이를 주머니에서 다시 꺼내었다.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양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자신이 마신 맥주잔을 그 위에 올렸다.

 

 종이에 적혀있던 글은 다음과 같았다.

 

 [다음 교단? 교단의 이름? 재창조? 그래, 재창조성령회(再創造聖靈會)로 하자.]

 

 #22

 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이후의 일이다. 그때 민중의 혼란한 삶을 틈타서, 삼천리 이 강산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두 기독교 이단 집단이 있었다.

 

 1. 경성의 제3언약의 종파

 2. 평양의 새상주교

 

 외국계 기독교 소종파로 통하는 제3언약의 종파, 그와 다르게 새상주교는 이길대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작은 교회모임에서 시작해서 그 규모를 크게 키운 이단 집단이었다.

 

 이길대는 어린 시절부터 신병이 심하게 들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생을 한 일이 있다. 그런 그녀가 전도사를 통해 기독교라는 종교를 접하게 되고 병에서 낫게 된다.

 

 그 이후, 그녀가 하느님을 만나서 얻은 교리를 세상에 전파하고자 설립한 국내 기독교 종파가 새상주교였다. 조상신을 접하고 무당이 되는 길을 세례를 통해 이겨냈다고 한 그녀의 일화는 평양일대를 넘어서 경성까지 퍼졌다.

 

 하지만 새상주교가 국내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기까지 다른 사람의 힘이 컸다. 그들은 지금의 시스템을 만든 이길대의 남편 정다루미와 그의 친구 박명문이었다.

 

 자신들을 모세 증인과 여호수아 증인이라 이름 붙인 그들은 조직도를 통해 계급을 만들었다. 보통 신자들에게 감투를 선물한 것이다. 그리고 교회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력을 넓히게 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입신을 통해 조상신 대신 하느님을 몸에 모신 여인, 그녀는 조선에서 재림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의 멸망을 예언하고, 일본의 관공서에 테러를 자행하려 했다는 누군가의 밀고로 새장주교는 끝이 나게 된다.

 

 그날, 새상주교의 교주였던 원류 이길대는 갑자기 들이닥친 평양 경찰들에 의해서 끌려갔다. 신자들은 흩어졌으며, 여호수아 증인이었던 박명문도 사라졌다.

 

 이길대의 남편이었던 정다루미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혼란스러웠다. 그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 평양 경찰서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의 면회가 일체 금지되었고 경찰서를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경찰서를 나오면서 그는 갑자기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일이 있기 일주일 전에 이길대와 나누었던 대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정다루미에게 그녀는 자신의 스승이자, 신이었으며, 모든 것이었다.

 

 그녀가 자연스럽게 기독교에 접하게 된 후, 무당의 길을 벗어나려고 어찌나 노력을 했던지... 그녀는 사람들과 성경 말씀을 나누면서 종교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억은 비처럼 머릿속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날은 비가 유난히 많이 오던 날이었다.

 

 그날, 이길대는 무릎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환자들을 위해서 기도에 열중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찍 기도회를 끝냈다. 박명문, 여호수아 증인이 신도들의 가는 길을 안내했기에 예배당에는 둘만 남아 있었다.

 

 이길대 그녀는 비가 강하면 자신의 신력도 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전에 차마 버리지 못했던 징을 창고에서 가지고 나왔다. 징에서는 자연스럽게 금속 울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길대와 함께 있어서 그런 듯했다.

 

 "대지를 뜻하는 징은 음기가 강한 날씨일수록 기운이 왕성해 지기 때문에, 내가 그 기운을 풀어주어야 해."

 

 그녀가 이러는 모습은 너무도 오랜만이었다. 다루미는 가만히 지켜보고자 했다. 그녀는 이제 자연스럽게 아이들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돌이 갓 지난 자식들. 그 쌍둥이들을 친구인 명문에게 맡겼다. 이유는 하나, 평생 신 내림이나, 신병의 굴레에서 자식들이 고생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당이자 강한 신기를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서 최대한 멀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후, 명문은 만주에 있는 본가에 쌍둥이들의 양육을 맡겼다. 그는 어느새 종교의 교리에 푹 빠져들었는지 이길대의 자식들을 신격화하기 시작했다.

 

 정다루미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쌍둥이들을 보러 다녔다. 그리고 그녀에게 아이들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말했다.

 

 "자식을 버린 어미가 어찌 그 아이들을 궁금해 하겠습니까. 이제, 제게는 새 하느님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그런 그녀가 아이들 얘기를 꺼냈다.

 

 “이번... 이번 비가 끝나면 아이들을 보러 가야겠어요. 내 이런 결정을 하느님도 용서해주실 거예요.”

 

 그녀는 금속 소리가 울리는 징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일주일동안 못난 비가 쏟아 내렸다. 장대비까지는 아니었지만, 간헐적인 비가 계속되었다. 그녀는 기도 중에도 바깥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러던 비가... 오늘 그쳤다.

 

 무당이 제 굿 못하고 소경이 저 죽을 날 모른다더니... 아이들이 태어나고 처음으로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결국 비가 그쳤음에도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다루미는 이내 주저앉았다. 지나가는 행인들 누구 하나 그에게 눈길을 주는 이가 없었다. 사내는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자신의 소리를 지우고 그 행방도 지우고 싶었다. 이내 오른손으로 입을 막았다. 목에 걸린 본인의 태생적 고통이 터져 나오는 것을 겨우 틀어 막는다.

 

 사내는 평양 경찰서를 떠나 다시 예배당으로 그 먼 거리를 걸어왔다. 십자 골목이 보인다. 어느 곳도 자신이 갈 곳이 없음에 두려움을 느낀다.

 

 예배당에 도착한 그는 장소에 있는 모든 손에 잡히는 것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렴풋이 금속이 울리는 소리가 사내의 귀에 들렸다.

 

 창고 쪽이다.

 

 그곳을 살펴보다가 이길대 그녀가 아련하게 쳐다보았던 징을 발견했다. 그것의 금속 울림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징의 뒤쪽에는 짧은 시를 적어 놓은 쪽지가 붙어있었다.

 

 나무의 책임

 설사 꽃을 품었다 한들

 꺽여진 꽃잎들에는 곧 명문(命門)이 없네.

 

 선택을 요구당하는 순간

 순간은 이해를 필요하지 않는다.

 귀인은 오른쪽에 앉는다.

 

 다루미는 단번에 그녀가 이 시를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길대는 혼자서 자주 하느님과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대화 내용들을 알 수 없는 글로 적어놓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형식이 달랐다. 분명 징이 울리는 것을 보니 자신에게만 알려주려는 것이다. 나무(朴:박달나무)와 명문(命門)이 들어갔으니, 이는 분명 박명문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꽃은 자식들을 의미 하는 말인가? 곧 명문이 없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말 그대로 죽음을 의미 하는가 아니면 명문 그자의 곁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 하는가?

 

 분명 이 시는 박명문 그와 관계있는 것이 분명했다. 갑자기 사라진 사내... 그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정다루미는 박명문의 본가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작가의 말
 

 1. 양강도: 우리 나라 북부 내륙지대에 위치한 북한의 도. 두만강과 압록강을 경계로 중국에 접해 있다.

 2. 만신(萬神): 한강 이북의 강신 무당을 일컫는 용어. 만(萬)가지 신(神)을 섬기는 사람이라는 뜻.

 3. 경술국치: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

 4. 소설에 나오는 모든 종교 단체에 관련된 이야기는 허구입니다.

 

 [미스터리 역사 판타지] 초월자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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