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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37화. 학교생활.
작성일 : 20-09-29 15:11     조회 : 301     추천 : 2     분량 : 3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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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학교생활.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져갔다. 주현이가 일하는 미술관도 마찬가지였는데 미술관이 야간개장을 하면서 일하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늘어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월급을 얼마 늘려 주지도 않고 야간에 일을 시키는가 하면 일부직원들을 차별하는 일도 벌였다. 비정규직을 없앤다는 정치인들의 주장은 한낮 거짓말이었다. 이름만 교묘하게 바꾸고 상황과 처우는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직원들은 반발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집단 해고를 불사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힘들어진 상황에서 우리는 용단을 내려야만 했다.

  “ 이 정도면 됐어. 주현이도 이제 진짜 그림 좀 그려 봐야지. 미술관 그만두자.”

  “ 그래야겠지. 지금과 같이 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거야.”

  “ 그래. 시간은 계속 가는데 우리도 발전을 해야지.”

  벌써 작업실을 얻어 나와 산지는 일년이 다 되어 가는데 변변한 전시를 해본 적도 거의 없었으며 공모전을 내도 잘 안 되는 시기였다. 작품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주현이는 정들었던 미술관에서 나오게 됐다. 국립 현대 미술관까지 4년여의 미술관 생활에 끝을 냈다.

  주현이는 작업실에 머물면서 그림 작업에 골몰했다. 하지만 열심히 그림을 그릴 동기가 없어서 그림을 그릴 힘을 그리 많이 내지는 못했다.

 

  3학년 1학기가 시작 되었다. 이 무렵, 우리에게 가장 큰 변화라면 작업실에 컴퓨터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컴퓨터가 생긴 것은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피시방에서 수강신청을 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을 때도 피시방을 이용하고 리포트를 쓸 때도 출력을 할 때도 모두 피시방에서 작업을 했었는데 이제 그 모든 작업을 작업실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주현이는 두 달 전부터 어린이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했었는데 적성에 맞지 않다면서 그만 두었다. 효민이가 이 일을 오랜 시간 해오면서 힘들다고 매번 만날 때마다 푸념을 늘어놓곤 했었는데 막상 주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까 많이 안쓰러웠고 효민이 생각도 많이 났다. 그때 조금이라도 왜 위로해주지 못했나. 뒤 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계획을 한 대로 서양화 실기 과목들을 모두 수강했다. 호철이 형이 생각이 났다. 호철이 형은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라고 늘 이야기 했었다. 그래. 지금까지는 이론 위주로 공부를 했다면 이제부터는 실기를 정복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해야 한다.

  크로키부터 드로잉, 페인팅까지 실기 수업만 들으니까 이론을 공부할 때 보다 모든 과목은 수월했다. 평소에도 나는 매일 같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연필이든 유화 붓이든 나에게는 익숙한 것들이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캔버스에 유화를 하는 것도 매일 같이 밥 먹듯이 하는 것들이었기에 쉬우면서도 재미 있었다.

  서양화 수업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재밌는 수업은 누드 수업이다. 베테랑 모델을 만나는 날이면 종이 위에서 손은 날아 다녔다.

  대부분의 모델들은 자신들이 엄선해 놓은 음악을 틀어놓고 마치 무용을 하듯이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선들이 아름다워 넋을 놓고 그림을 그리게 된다. 30분 정도 포즈를 취하고 나면 10분 정도 휴식을 한다. 휴식을 취할때보면 베테랑과 초보가 차이가 나는데 초보들은 우리들 앞에서 사라지기 바쁘지만 베테랑들은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고 평도 한다.

  미대생들은 3학년이 되면 이제 슬슬 졸업 준비에 들어간다. 서양화는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학부생들은 졸업전시를 하며 4년간의 재학생활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신의 작품을 내어 보여줘야 한다. 중간 중간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졸업준비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뽑는 일이다. 졸업 1년 전에 전시장을 계약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뽑아두는 것인데 졸업에 관련된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다수결을 통해 졸업준비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뽑는데 압도적인 지지로 내가 위원장이 되었다. 학번도 제일 높고 평소에 진지했던 나에게 졸업동기들은 무한 신뢰를 보내줬다. 부위원장은 미미가 되었다. 미미는 옆 반에 반장을 오래 해왔었다. 과실이 좁고 학생 수가 많다 보니 당시 우리 학년은 반을 나눠서 쓰고 있었다.

  실은 내가 위원장이 되어야 할 이유가 하나 있었는데 졸업준비 위원장이 되면 모든 업무를 보는 대신에 졸업전시 비용이 면제되는 특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졸준위는 전시장 임대료와 전시 도록을 만드는 일, 전시 끝나고 뒤풀이에 사은회 그리고 졸업여행까지 모든 비용을 망라해서 개인당 얼마를 걷어야 하는지를 판가름 하고 학생들에게 브리핑도 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해야 한다. 작년에 졸업한 졸업생들에 비해 우리는 이십 만 원 정도 적은 개인당 오십 만 원 정도로 책정을 했다. 최대한 알뜰하게 예산을 짰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 인사동에 나가 여러 군대 전시장을 알아보며 견적을 봤지만 졸업 전시를 할 마땅한 전시장이 많지는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작년에 졸업전시를 했던 전시장을 계약 할 수밖에 없었다. 매년 관행처럼 계약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최대한 많이 알아보았지만 인시동의 전시장들의 장벽은 높았고 넓은 전시장 또한 많지 않았다.

  대부분 대학교 졸업 전시는 그해 가을에 하는데 가을이 전시를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가을 추석이 지나고 바로 다음 주로 전시 일정을 잡았다. 전시 일정은 우리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들의 고견을 듣고 학생들하고 의논 끝에 정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전시장을 섭외하려면 1년 정도 전에 예약을 해야 원하는 날짜에 전시를 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에는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어려운 형편에 매번 등록금을 마련해 주신 아버지의 어깨의 무게를 적게 남아 덜어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방학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였다. 졸업 작품을 먼저 그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현이와의 대화를 통해 나는 방학기간 동안에 졸업 작품을 꼭 그려야 한다고 그녀를 설득했다.

  “ 이번 방학 안에 그림을 완성하고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정립해야해. 주현아.”

  “ 그래. 중요한 시기가 왔구나.”

  “ 그래서 말인데 이번 방학에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

  주현이는 얼마 전 부터 동생과 같이 다니며 동생의 매니저 역할을 해주며 동생에게 약간의 돈을 받고 있었다. 몇 년간 부모님의 생활비로 자신이 버는 모든 돈을 내어 주었던 주현이네 집은 그 사이 상황이 좋아졌다.

  오빠가 하는 일이 잘 되어 부모님께 생활비를 넉넉하게 드리게 되면서 주현이의 역할이 작아진 것이다.

  그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번 돈을 자신에게 쓸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랬기에 나도 이런 제안을 할 수 있었다. 나로서는 작품에 몰두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 역시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작품을 하는 시간이 늘 부족했다.

  졸업전시를 하려면 100호 정도 되는 크기의 작품이 필요 했는데 아직 구상이 끝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아주 약간의 생활비만 있다면 안 먹고 안 쓰고 버티면서 어떻게 해서든 한 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먹고 안 먹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려 내야했다. 졸업 작품에 결격사유가 없는 무결한 작품이 필요했다.

  그렇게 며칠을 작품 소재 찾기에 골몰하던 중에 우연히 주현이네 집에 걸려있는 달력을 봤는데 머릿속이 시원해지면서 영감이 떠올랐다. 딱 이거다 싶었다. 날씬한 연예인이 청바지에 짧은 자켓을 걸치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배경이 브라운색이라 차분했고 청바지와 꽃무늬 자켓은 언발란스 였지만 보색대비로 강렬했다. 이 사진을 본 순간 영감이 떠올랐다. ‘환영과 실재’라는 제목도 동시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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