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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즈니스 중입니다.
작가 : 완미
작품등록일 : 2020.9.28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팀이 와해되고 데뷔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상황.
아이돌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들인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게 둘 수는 없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앙숙이든, 한 번 실패한 가수든, 회사 대표가 꽂아준 낙하산이든
아이돌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이들과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같은 그룹이라고 꼭 친할 필요는 없잖아?

 
004. 조만간 다시 보자.
작성일 : 20-09-29 02:53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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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양지형은 입가를 매만지며 말을 아낀다. 이미 수차례 봐서 다 외우다시피한 프로필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끈다.

 

 “별론가요?”

 

 인상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인 그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물었다.

 

 [김서정. 19살. 춤과 노래는 상급, 외모는 특급인 연습생. 성격은 당차면서 직설적이다.]

 

 프로필에 적힌 그대로였다. 얼굴은 잘 생겼고 태도는 자신만만하다.

 

 비공식적 오디션이지만 그래도 기획사 관계자 앞에서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인데 긴장한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자신을 뽑지 않는 것은 당신 회사 손해지, 나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서정 군이 마음에 들어요.”

 

 “그럼 뽑으세요.”

 

 맡겨놓은 것을 찾듯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는 서정 때문에 살짝 당황했지만, 양지형은 이리 된 것 툭 까놓고 다 물어보기로 했다.

 

 “사실 서정 군이 마음에 들지만 걸리는 것도 있어요. 추천해준 사람에게서 들은 말인데, 전에 있던 기획사를 나오게 된 이유가 폭력사건 때문이라지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알려줄 수 있나요? 혹시 그 폭력사건이 팀원과의 다툼인가요?”

 

 양지형의 물음에 서정은 입술을 삐뚜름하게 올리며 웃었다.

 

 “말하기 싫은데요.”

 

 “미안하지만 우리는 꼭 알아야 해요. 서정 군의 능력이 마음에 드는데, 우리 팀에 합류시켰다가 훗날 그 일이 발목을 잡게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그럼 뽑지 마세요.”

 

 서정은 그대로 돌아서서 한쪽에 벗어두었던 백팩을 맸다. 지금껏 많은 이들의 오디션을 봐왔지만 그 어떤 연습생도 저렇게 당돌히 행동한 적은 없었다.

 

 “뭐, 저런 되바라진…….”

 

 옆에서 지켜보던 심원중은 하도 어이가 없어 혀를 내둘렀다. 그는 퇴출된 이유를 알 것 같다며 뽑진 않는 것이 낫겠다고 했지만, 양지형은 서정이 나가버리자 도리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잠깐만요. 서정 군. 잠깐만 기다려 봐요.”

 

 양지형은 다급하게 서정의 뒤를 쫓아나갔다.

 

 *****

 

 “응? 이거 뭐야. 문이 고장 났나? 왜 안 열려? 안에 누구 있어요?”

 

 비어있는 보컬룸을 찾아 들어가려던 인범은 안에서 뭐가 막고 있자 혹시나 싶어 문을 두들겼다. 문 앞에 앉아 상념에 젖어있던 욱영은 인범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는 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

 

 “미안. 잠깐 쉰다는 것이 잠이 들었나 봐.”

 

 “아직도 연습실에 있었어? 점심은 먹은 거야?”

 

 욱영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럼 나랑 편의점 가서 간단하게 요기나 하고 오자.”

 

 “아니 난 됐어.”

 

 “되긴 뭐가 돼. 2시간 뒤에는 다 함께 안무 연습도 하기로 했는데 뭐라도 좀 먹어야지.”

 

 인범은 갑작스럽게 랩 파트를 맡으면서 부담이 과해진 욱영이 자주 끼니를 거르는 것 같아 챙겨주고 싶었다. 그러나 욱영은 아까 로비에서 본 그 애가 중학교 때 그 녀석이 맞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밖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

 

 혹 마주치게 된다면 과거의 악몽이 단번에 그를 무너트릴 것만 같았다. 이런 욱영의 마음도 모르고 인범은 그를 편의점에 데려가기 위해 억지로 끌어내었다.

 

 ‘미리 겁먹지 말자. 그 애가 날 몰라볼 수도 있고 알아본다 해도 내가 모르는 척하면 돼.’

 

 욱영은 옛 기억에 갇혀 위축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과거를 다 잊고 현재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는 편의점에 가기 위해 인범과 함께 복도 걸어 로비로 나갔다. 다행히 그 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숨을 놓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욱영을 밀치며 지나갔다.

 

 “미안합니다.”

 

 욱영을 친 사람이 까닥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한다. 무의식적으로 같이 고개를 까닥였던 욱영과 그의 눈이 마주쳤다.

 

 시간을 멈추는 기계가 있어 누군가 그것을 작동시킨 것처럼 두 사람은 동시에 멈칫했다.

 

 욱영은 자신이 그를 알아봤듯, 그도 자신을 알아봤다는 것을 눈치 챘다.

 

 “서정 군. 김서정 군. 잠깐만 기다려요.”

 

 뒤에서 들려오는 양지형의 목소리가 이 사람이 욱영이 두려워하던 그 ‘김서정’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최욱영.”

 

 서정이 나지막하게 욱영의 이름을 부른다.

 

 “아는 사람이야?”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느낀 인범이 물었다. 욱영은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몰라.”

 

 욱영의 대답에 서정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욱영을 쳐다보는 그의 시선이 꽤나 공격적이다. 왠지 한대 갈길 것 같은 분위기라 인범이 둘 사이를 막아섰다.

 

 “응? 너희들 여기서 뭐하고 있니?”

 

 서정을 쫓아 나왔던 양지형은 그가 욱영, 인범과 함께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양 팀장님. 우리 이야기 다시 하죠. 저 갑자기 이 회사에 꼭 들어가야 할 이유가 생겼네요.”

 

 “어……으음……. 그럼 내 사무실로 가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까요?”

 

 종잡을 수 없는 서정의 태도에 양지형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일단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눠보기로 했다. 양지형의 사무실로 발길을 옮기기 전, 서정이 욱영을 보며 말했다.

 

 “조만간 다시 보자. 네가 끝까지 날 모른 척 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

 

 옆에 있던 인범의 귀에는 그 말이 위협처럼 들렸다.

 

 “저 자식 뭐야?”

 

 인범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그와 무슨 사이인지 물었지만 욱영은 답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핏기 없는 얼굴에 잔뜩 경직된 표정이 귀신이라도 만난 것 같았다.

 

 “야, 욱영아. 최욱영? 너 괜찮아?”

 

 “저기……인범아. 미안한데 편의점은 너 혼자 다녀와야겠다. 나는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뭐? 2시간 후에 다 같이 안무 맞추기로 했잖아. 그때까지는 돌아올 거지?”

 

 인범의 물음에 욱영은 대답을 주지 않았다. 로비를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이 도망가는 것처럼 보였다.

 

 욱영의 저런 모습은 함께 연습생 생활을 한 뒤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욱영은 동갑내기지만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 쉽게 감정에 휘둘려 걱정, 불만, 불평이 많은 저와 달리 인내심이 많고 생각이 어른스러운 아이였다. 침착하고 차분하여 저도 모르게 많이 의지를 하는 친구였는데 오늘 서정이라는 애 앞에서는 안절부절 하였다.

 

 “있어. 뭔가 있어. 아니라고 하지만 둘 사이에 일이 있었던 것이 티가 나.”

 

 꺼림칙했다. 그리고 인범은 그것이 서정의 등장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우웅. 부우웅.

 

 휴대전화를 쥔 손에 진동이 느껴지지만 욱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누가 전화했는지는 받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연습실에서 인범, 진오, 다온과 함께 안무 연습을 해야 했다. 진오에게 지도를 받으며 꾸준히 춤을 익혀온 다온이 오늘 멤버들과 안무를 맞춰보기로 했었다.

 

 “다온이 형이 개별동작은 어느 정도 숙지했으니, 우리랑 함께 추면서 동선과 합을 익힐 거야. 그러니 다들 잊지 말고 연습실에 와야 돼.”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춤은 팀에서 제일 잘 추는 진오가 늦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아침만 해도 절대 늦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욱영은 연습실에 갈 수가 없었다.

 

 ‘양 팀장님. 저 이 회사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생겼어요.’

 

 저를 보며 말하던 서정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가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서정이 「팔라딘」의 새 멤버로 영입된 것이다.

 

 어쩌다 우연히 스친 것이라면 모른 척하고 무시하겠지만, 한 팀이 된다면 그럴 수가 없다. 같은 숙소에 살고, 같이 연습하며 매일 얼굴 부딪치고 살아야 한다. 거기다 데뷔를 하고 나면 사이좋은 척 연기도 해야 한다.

 

 끔찍하다.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당장 지금만 해도 서정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연습도 빠지고 숙소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해답이 없는 고민을 안고 욱영은 정처 없이 거리를 돌았다.

 

 부웅.

 

 짧게 울리는 진동이 메세지 왔다는 사실을 알린다. 인범이었다.

 

 -진오하고 다온이 형한테 집에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말했어. 원중이 형에게도 그렇게 말해놓을 테니까 오늘은 집에서 자고 와.

 

 어찌된 영문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도 인범은 욱영의 남모를 속앓이를 감싸주었다. 인범의 배려 덕에 욱영은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얻었다.

 

 서정이 「팔라딘」의 새 멤버로 확정됐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양지형이 다급히 서정을 쫓아 나왔던 것을 보면 새 멤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욱영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였다. 참고 서정과 함께 팀 활동을 하든가, 양지형에게 사실을 모두 말하고 그의 합류를 막든가, 자신이 팀을 나가든가.

 

 무엇을 선택하든 쉬운 길이 없었다.

 

 그는 집에서 밤새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을 하였다. 그런데 고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양지형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일 내 사무실로 와.

 

 욱영은 그 문자가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어쩌면 일대일 면담을 가진 서정이 양지형에게 자신들의 과거 이야기를 다 했을 수 있다. 그러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심란해졌다.

 

 욱영은 거의 밤을 샜다. 중간 중간 잠이 들기도 했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짤막한 꿈을 꾸느라 금방 깨고는 했다.

 

 다음 날.

 

 집을 나서서 회사로 갔다. 그는 회사에 도착해서도 바로 양지형의 사무실로 가지 못하고 그 근처를 빙빙 돌았다.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 스스로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다가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던 직원들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양 팀장님이 어제 데려온 연습생은 어떻게 됐어? 미모가 아주 장난 아니던데. 더군다나 춤이며 노래 못하게 없다며. 양 팀장님 대단하시다. 팀의 주축인 두 사람이 사고치고 나가서 「팔라딘」 데뷔가 그대로 무산될 줄 알았는데, 어디서 저런 인재를 데려왔대. 중단됐던 데뷔 계획도 다시 진행되겠는 걸.”

 

 “더 두고 봐야지. 엎어버리겠다는 대표님한테 두 달 안으로 팀 재정비해서 평가받겠다고 했잖아. 그 평가가 별로면 「팔라딘」은 진짜로 엎어지는 거라고. 그런데 팀원 구하는 데에만 한 달 가까이 걸렸어. 남은 시간동안 새로 들어온 멤버들과 기존 멤버들을 융화시키고 평가 준비까지 하려면……어휴. 양 팀장님도 속이 바짝바짝 타실 거다.”

 

 “하긴, 초창기 멤버 선발에서부터 「팔라딘」 프로젝트에 몇 년을 공들이셨는데 그걸 날려버릴지도 모르니 속이 타지. 잘 풀려야 될 텐데 걱정이야.”

 

 그 말을 듣고 나자 욱영은 자신이 지금 ‘김서정’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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