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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8.31

문 여는 자는, 영계에서 넘어오지 않아야 할 영들이 넘어오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남녀 주인공이 선택되고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현대판타지물입니다.
두 남녀 주인공, 민호와 은지는 로마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한국에 돌아와 둘이 같이 해결해야 일을 떠맡게 됩니다.
건너편 세상에서 온 108개의 영혼을 다시 되돌려 보내거나 소멸시키도록 임무를 부여받고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무릅씁니다. 그 여정 재미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22
작성일 : 20-09-28 08:38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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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민호와 은지는 서로 가깝게 붙어 앉아 있다. 은지가 들고 온 쟁반에 담긴 부침개는 손대지 않아 식은 채로 바닥에 놓였고 아무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민호는 자신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시선이 그리 편치 않은지 몸을 조금씩 비틀어가며 은지를 보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은지는 자신이 방금 들은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공연히 민호를 채근한다.

  “민호 씨, 이 분들 정말 갑자기 나타났어요?”

  민호는 자신과 은지를 주시하는 자들을 곁눈질로 흘기며 은지에게 작게 대답한다.

  “제가요, 문을 고쳐놓고 여기 강당을 한 번 둘러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토할 거 같고 몸이 이상해지던데요. 그러다 붕하고 저 뒤로 날아갔다가 다시 되돌아왔어요.”

  “네?”

  은지는 민호의 얘기가 믿기지 않아 멀뚱히 쳐다만 보고 민호는 자꾸만 자신 앞의 세 사람을 의식해서 몸을 꿈지럭거린다.

  “날아갔다 되돌아왔다구요?”

  민호가 도저히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다는 얼굴로 세 사람을 쳐다보자 금발 머리가 말을 꺼낸다.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경계를 넘어 이곳에 왔고 두 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줄 생각이 있는지요?”

  은지와 민호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린다. 결국 참다 못한 은지가 금발 머리를 향해 시선을 맞추며 입을 연다.

  “지금 들은 얘기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요.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성심껏 도와드릴 의향은 있는데 어떻게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는 거죠?”

  은지의 말투는 진지하게 상대하기보다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 사람들 제정신인가 하는 의심이 짙게 배었다. 가운데 있던 갈색 머리가 금발 머리의 말을 받아 이어간다.

  “이곳에 있지 말아야 할 것이 경계를 넘어 여기로 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상당히 당황스럽고 저희를 보낸 분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게 일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라 저희의 입장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두 분이 저희에게 이 세상과 연결할 수 있는 매개점이 돼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 있지 말아야 할 것이요?”

  “잠시만 제가 생각을 좀 빌릴까요?”

  “네? 생각이요?”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나서 은지의 표정이 변한다. 자신의 머리 안으로 뭔가가 스쳐지나가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알기 쉽게 설명을 하려면 상대방이 어떤 지식을 갖고 있는지 미리 알 필요가 있지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갈색 머리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손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유창한 연사 같은 자세를 취하자 그를 보는 은지와 민호는 한층 더 얼이 빠진 얼굴을 한다. 흡사 약 팔러 다니는 약장수의 몸동작 같기도 하고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강사의 움직임이 섞인 것도 같다.

  “우리가 건너온 곳에서는 영이라는 존재가 모든 것의 중심이고 그 영이라는 존재들이 맞물려 이치가 돌아갑니다.”

  “영이라구요?”

  갈색 머리는 손가락으로 이마를 가리키며 그 단어가 은지 씨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가까운 개념일 거라고 하더니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그런데 예기치 못하게 한 영이 금지된 일을 저지르고 이곳으로 넘어왔습니다. 심판하는 자가 아니면 그곳에서는 영이라는 존재가 다른 영에게 개입해서는 안 되고 다른 영을 소유할 수도 없는데 108개나 되는 영을 이끌고 이곳으로 왔지요.”

  민호의 침 삼키는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다.

  “108개의 영이요?”

  “그 일이 해결될 때까지 꽤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최대한 빨리 끌려온 영들과 그 영들을 끌고 온 영을 승천시키거나 소멸시켜야 하는 게 우리 임무입니다.”

  “소멸요?”

  “그건 그리 바라는 바가 아니지만 승천하길 거부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요. 그 영들이 이곳에 머물 수는 없지요.”

  은지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민호를 본다. 민호는 은지와 다른 세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다 갈색 머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까 저보고 문을 열라고 하셨는데요.”

  그건 이쪽이랑 마저 얘기하시죠. 갈색 머리는 금발 머리에게 눈짓을 주더니 은지에게 다가가 자신과 할 얘기가 있다며 민호에게서 떼어낸다. 민호는 갈색 머리와 함께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은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금발 머리가 주는 시선에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집중한다.

  난 뭘 하나? 뒤에 남은 검은 머리는 팔짱을 끼더니 한쪽 다리로 무게를 지탱한 채 삐딱하니 서서 양쪽을 주시한다. 금발 머리와 갈색 머리는 전혀 그를 개의치 않은 채 각자 말을 꺼낸다.

  “우리는 이곳에서 일어날 혼란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네가 우리에게 보여준 반응처럼 우리의 존재 자체가 여기 사람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게 될 것이니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다. 네가 열쇠를 지니고 있다 적당한 시기에 우리가 이곳으로 건너올 수 있게 문을 열어라. 오직 그때만 우리가 나타날 것이다.”

  “저한테 열쇠를 주신다구요?”

  금발 머리가 왼팔을 들자 그에 따라 민호의 오른팔이 올라간다. 민호는 놀란 눈으로 자신의 팔을 바라본다. 금발 머리의 손에서 빛이 스며 나오기 시작한다. 민호는 놀란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하고 어, 어, 하는 신음소리만 연신 뱉어낸다. 그 빛이 점점 더 짙어지더니 손목을 향해 한꺼번에 모인다. 민호는 끄으응, 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비튼다.

  “고통스러운가?”

  “아프진 않은데 느낌이 너무 이상해요!”

  몸을 비틀던 민호가 움직임을 멈췄을 땐 그 빛이 모두 사라져버렸고 들려있던 팔은 밑으로 내려갔다. 전에 없던 오른 손목을 둘러싼 검은 선이 보인다. 흡사 문신 같기도 한 것이 톱니처럼 생겨 아래와 위를 향해 번갈아 뾰족하게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민호는 다른 손으로 그 부위를 눌러보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이게 열쇠인가요?”

  “필요할 때 열쇠를 불러내도록 해. 열쇠를 불러내면 문이 열쇠와 반응해서 앞에 나타날 거고 그러면 열쇠로 문을 열어라. 그럼 우리가 건너올 것이다.”

  민호는 설명을 들으며 계속해서 자신의 손목을 돌려보고 있다. 선이 매우 좁고 가늘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연필로 못된 장난을 해놓은 얼룩 같아 보인다.

  “열쇠를 불러내 보아라.”

  민호는 금발 머리가 지시한 내용에 얼추 뚱한 얼굴을 한다.

  “어떻게?”

  “가슴 안에 간절함을 더해 열쇠를 불러내도록 해라.”

  민호는 그 말이 영 미덥지 않다.

  “열쇠야.”

  “지금 뭐 하나?”

  “열쇠를 부르라면서요?”

  금발 머리의 오른손이 흉, 하는 바람소리를 내더니 민호의 앞머리를 딱하고 때린다. 민호는 두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부여잡고 뒤로 물러서며 아, 하는 소리를 낸다.

  “나랑 장난하나?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으로 이끌어내라고.”

  “그럼 미리 그렇게 얘기를 해주던가.”

  금발 머리의 손이 얼핏 움직이려 하자 민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슬쩍 방어자세를 취한다. 그렇게 이쪽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사이 은지와 갈색 머리는 건너편에서 대화를 나눈다.

  “은지가 민호를 도와줬으면 해요.”

  “어머, 제 이름을 아시네요?”

  은지의 놀람에 갈색 머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조금 전 은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았거든요.”

  은지는 갈색 머리의 얘기 하나하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묻는다.

  “그게 가능한가요?”

  “생각이란 영에서 나오는 거고 우리는 영의 세계에 속한 자들이니까 그건 우리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갈색 머리는 금발 머리와 민호가 나누고 있는 대화의 내용, 즉 민호가 할 일에 대해 은지에게 설명해준 후 그를 도와서 이곳으로 내려온 영들을 다시 돌려보내도록 부탁한다.

  “민호 혼자로는 힘들 거라 은지가 힘을 보태줘야 합니다. 민호는 문을 열 수 있는 능력을 받았지만 그 문은 아무데서나 나타나지 않아요.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함께 기도를 하는 장소에서만 그 문이 나타날 겁니다.”

  “두 명 이상의 사람이 함께 기도하는 장소요?”

  “여기 같은 곳이겠죠.”

  “아.”

  은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다는 듯 탄성을 뱉는다.

  “기도를 하기 위한 곳 같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신성한 장소가 그런 곳이 되겠네요.”

  “영의 세계와 이어지기 위해선 영적인 의식이 이루어지는 곳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데려가려고 하는 영들은 그런 곳에서만 머무르지 않을 테고 민호와 은지가 그 영들을 문이 열릴 수 있는 장소로 데려와주셔야겠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겁니다.”

  “민호 씨와 제가요?”

  은지는 갈색 머리의 얘기를 듣다 잠시 민호 쪽을 바라본다. 민호는 금발 머리에게 채근과 호통을 받으며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

  “민호 혼자서는 많이 힘들 거예요.”

  두 사람은 동시에 미소를 짓더니 서로를 향해 눈을 맞춘다.

  “이렇게 미천한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은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선물이라구요?”

  “은지의 생각을 읽었을 때 은지가 음악과 관련된 걸 배우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해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은지 본인이 잘 활용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주려고 합니다.”

  은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 갈색 머리는 은지의 얼굴 왼편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깝게 가져가 귀에 거의 닿을 듯 입을 가까이 댄다.

  “이건 다윗의 다섯 멜로디라고 합니다. 다윗은 왕이 되기 전, 또한 왕이 되고 나서도 항상 손에서 하프를 놓지 않던 음악 애호가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음악은 사울 왕이 마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평안한 상태에 이르도록 했던 능력을 가졌었지요. 이 멜로디들은 영에게 영향을 끼쳐 그 영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답니다.”

  은지는 가깝게 바싹 붙어있는 갈색 머리가 불편한 듯 주춤거리지만 그가 전하는 얘기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갈색 머리는 입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이 첫 번째 멜로디는 영이 흥분해서 화를 내거나 분노에 찼을 때 그것을 가라앉힐 겁니다.”

  갈색 머리가 그 다음 멜로디를 흥얼거리자 은지가 당황해하며 고개를 돌리다 거의 부딪힐 뻔 한다.

  “저기, 잠깐만요.”

  “그냥 가만히 계속해서 들어요.”

  갈색 머리가 제지하자 은지는 하려던 말을 멈춘다.

  “두 번째 멜로디는 영이 가슴 밑바닥 가두어 버렸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게 합니다.”

  은지는 거의 굳어있다 싶은 자세로 멜로디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세 번째 멜로디가 끝나고 그 설명이 이어진다.

  “이 세 번째는 영이 자신 안에 견고히 쌓아서 벽을 만들어놓은 냉정함과 오만함에 틈을 비집고 들어가 그 벽을 무너뜨리게 합니다.”

  네 번째 멜로디가 끝났을 때 즈음 건너편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으허억. 숨이 목구멍 속으로 말려들어가는 소리를 낸 건 민호이고, 은지와 갈색 머리, 검은 머리는 모두 그 방향을 향해 쳐다본다.

  민호의 오른 손목에 그어져 있던 검은 선이 눈이 부시도록 번쩍이면서 손에서 떨어져 나와 하나로 뭉치더니 서서히 모양을 만들어간다. 그것이 민호의 오른손 위로 옮겨간 찰나 아주 밝은 빛을 뿜어내는 두툼한 두께의 열쇠가 손에 자리한다. 전체가 황금색으로 번쩍이고 손잡이 부분은 둥글게 테를 둘렀다. 열쇠 앞부분에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은 두 개의 이가 튀어나와 있다.

  민호는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감당이 되지 않아 반쯤 얼이 빠져서 손에 든 열쇠를 그저 바라만 본다. 그를 바라보는 금발 머리는 못마땅하더라도 민호를 기다려주기 위해 참고 있다.

  은지는 민호의 손에 쥐어진 열쇠를 보고 놀라서 더 자세히 보려고 목을 내밀다 갈색 머리가 제지하자 시선을 내린다. 계속해서 설명이 이어진다.

  “네 번째 멜로디는 영이 고통, 통증, 괴로움에서 벗어나 편안함과 만족을 통해 고요한 상태에 이르도록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자주 사용하라고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마지막 멜로디가 끝날 때까지 은지는 집중하며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갈색 머리는 끝난 후에 자신의 몸을 뒤로 빼서 은지와 적당한 거리를 둔다.

  “이 다섯 번째 멜로디는 영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일으키고 그 정도가 심해졌을 때는 스스로를 없애버리고 싶게 혼란스러운 상태로 이끌 겁니다.”

  은지는 갈색 머리가 말을 마치고 자신을 주시하자 이마를 찌푸리며 묻는다.

  “저기, 제가 조금 전에 하려던 말은 저한테 들려주신 멜로디들을 미처 따라가지 못해서 천천히 알려달라는 거였어요.”

  “이미 멜로디들은 은지의 머리 안 깊숙이 새겨졌습니다. 은지가 필요로 할 때 그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겁니다.”

  “제가 필요로 할 때 흘러나온다구요?”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은지가 민호를 보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앞에 비정상적인 형태로 덩그러니 문이 놓여있다. 상당히 두껍고 어두운 색을 가진 그 문을 열기 위해 민호가 자물쇠에 열쇠를 밀어 넣는다. 문이 열린 안쪽에는 짙은 어둠이 펼쳐져 있다. 그 사이사이로 잠깐씩 희뿌연 회색과 흰색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 문을 보며 검은 머리가 민호 옆으로 다가온다.

  “나쁘지 않은데. 홍, 민, 호.”

  금발 머리는 검은 머리 옆에 서며 갈색 머리를 향해 말을 던진다.

  “일단 지금은 돌아가도록 하지. 열쇠는 전해졌고 문이 열렸으니까.”

  갈색 머리는 은지를 향해 말을 이어가며 발을 움직인다.

  “은지, 걱정하지 말아요. 그 멜로디들 언제나 은지와 함께 할 거니까.”

  민호와 은지는 방금까지 함께 얘기를 나눴던 세 사람이 순식간에 문 안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보고만 있다. 그 세 사람 모두 안으로 넘어가자 문이 저절로 닫히더니 언제 거기에 있었냐는 듯 자연스럽게 희미해져버린다. 그저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민호와 은지가 민망해질 만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문이 닫히고 난 후 민호의 손에 들렸던 열쇠는 빛을 뿌리며 모양을 바꿔가더니 검은 선으로 변해 민호가 어떻게 반응할 사이도 없이 손목 위로 그어진다. 은지가 옆으로 올 때까지 민호는 꿈적하지 못한다.

  “저, 민호 씨.”

  민호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아주 천천히 대답한다.

  “예.”

  “우리, 잠시 바람 쐬러 나가지 않을래요?”

  민호는 대답 없이 바로 강당 입구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고 그런 민호의 행동에 움찔하던 은지는 거의 뛰다시피 뒤따른다. 두 사람이 나서고 강당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마치 아무도 없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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