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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상아탑 : 신의 인형
작가 : 린비
작품등록일 : 2020.8.28

현대 주술사가 변방 지대에 세운 초인력자 교육 기관 '상아탑'. 소속 간 경쟁이 치열한 상아탑에 초인류의 존재조차 모른 한 아이가 중도 입학을 하는데, 이 아이가 세계의 유일 능력자임이 밝혀지며 마주하는 세계의 비밀과 감춰진 역사, 그리고 그와 함께 등장하는 베일에 쌓인 도적. xlxl0103@naver.com 미계약작입니다.

 
숨겨진 돌 (2)
작성일 : 20-09-28 08:07     조회 : 318     추천 : 2     분량 : 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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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소속 기숙사.

 

 다섯 학도가 구석구석을 들쑤셨다. 맹렬한 기세가 마치 건물을 상대로 공격을 가하는 듯이 보였다.

 

 벤더가 종종 ‘보이냐?’하고 물으면, 나머지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정을 표했다.

 

 

 [ 땅속으로 들어가서 잘못을 바로잡으면, 숨겨진 돌을 찾게 되리라. ]

 

 

 소득 없이 모인 기숙사 식당에서 온조가 경우의 필첩을 물끄러미 보다 말했다.

 

 

 “ 바로 잡을 잘못이란 게 뭘까? ”

 

 “ 와학, 뭔가 잘못돼있어야 한다는 건데 아무리 봐도 기숙사엔 이상한 군데가 없어. ”

 

 

 잠잠하던 경우가 팔짱을 낀 채 읊조렸다.

 

 

 “ 대괴 기준에서 봐야 할지도. ”

 

 

 연두 빛 눈이 소녀에게 갔다. 경우가 먼저 눈길을 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소녀가 대괴인이란 사실에 거부감을 표하곤 하더니, 별안간 그것이 상황을 풀 열쇠인 것처럼 말했다.

 

 

 벤더가 추측을 냅다 이어받았다.

 

 

 “ 대괴 기준에서 이상한 거? 뭐 다른 행성 체계 같은 거 말하는 거임? ”

 

 

 벤더는 이어 ‘돌머리’란 호칭을 하며 소녀에게 고향 별과 이곳의 차이점을 나열하길 재촉했다.

 

 소녀는 입학 첫날의 경탄을 떠올리며 더듬거렸다.

 

 

 “ 포,폭포. ”

 

 

 열매에게 매달려 보았던 소속 지대의 풍경이 아직 생생했다. 온조는 그를 용케 알아들었다.

 

 

 “ 대괴에서는 폭포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

 

 “ 그럼 폭포를 반대로 흐르게라도 해야 한다는 거임? ”

 

 “ 와학, 일이 커지는데? 반타 블랙이랑 얽히면 만사가 복잡해진다더니! ”

 

 

 소녀가 저의 동공 색을 콕, 짚는 열매에 눈을 도르르, 굴렸다.

 

 녀석 말대로 예언이란 불씨가 점차 큰 불로 번지고 있었다. 그 끝에 무언가를 얻으리란 확신도 없이.

 

 소녀는 제게 결과를 감당할 깜냥은 고사하고 이리 일을 벌릴 자격이나 있는지 몰랐다.

 

 며칠 간의 탐색이 덧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소녀는 작게 중얼였다.

 

 

 “ 아무 뜻이 없는 거 아닐까, 예언…. ”

 

 

 결국 죽는 것만이 인간의 운명이니까.

 

 더 작게 붙인 뒷말에 벽에 비친 소녀의 심연의 자아가 웃음 지었다. 그것의 바람대로, 제까짓 것을 위해 타인들이 애써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 돌머리 너도 운명론자구나? 나돈데. ”

 

 “ 와학, 아무것도 아닌 걸 위해 모든 걸 벌리는 운명론자들이라니! 아주 좋아! 스릴 넘쳐! 그래서 물은 어떻게 반대로 흐르지? ”

 

 

 녀석들은 그를 만류로 받아들이긴커녕 운전대를 옮겨 잡았다.

 

 소녀는 모든 상황의 원인에서 한낱 승차자로 전락했다.

 

 

 온조가 다시금 예언의 문장을 곱씹었다.

 

 

 “ 우리가 너무 문장에만 집착하는 거 아닐까. ”

 

 “ 나도 그 생각함. 황산이고 VITRIOL이고, 그보다 숫자 13에 집중해야 하는 걸지도. ”

 

 “ 와학, 꼴랑 13으로 무슨 단서를 얻으라는 건지. 예언이 너무 넌센스야! ”

 

 

 묵묵히 듣던 경우가 또 한 번 짱돌 같은 언사를 뱉었다.

 

 

 “ 13년. ”

 

 

 녀석은 모여든 시선에 대고 ‘상아탑의 피해자들이 죽었다 전해지는 해’라 덧붙였다. 또한 ‘상아탑에 타르데오의 징표가 남겨진 해이기도 하다’ 고.

 

 그에 소녀를 제외한 넷이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들었다.

 

 넷의 시선이 향한 곳은 식당 천장을 선회하는 거울. 그들이 아는 유일무이한 흑요석으로 도적과의 매개변수였다.

 

 

 벤더가 보라색 꽃밭을 대면할 적처럼 눈을 빛냈다.

 

 

 “ 그럼 저 평행 경에 단서가 적혔을라나? ”

 

 

 거울보다 돌에 가까운 그것은 소녀의 동공처럼 검으며 표면이 매우 곱고 반들거렸다.

 

 소녀는 저런 류의 원석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와학, 글쎄. 한 번 내려볼까? ”

 

 “ 저 거대한 걸 내리느니 올라가서 보는 게 빠르지 않겠냐? ”

 

 

 그 순간 제3의 음성이 들렸다.

 

 

 “ 그래? 올려줘? ”

 

 

 삐딱한 낯의 사내가 그들 곁에서 잔을 따르고 서있었다.

 

 다섯은 추리에 골몰하느라 루안이 저희의 하는 냥을 굽어보는지도 몰랐다.

 

 적의 관할자가 당황한 안색들을 살피고는 말했다.

 

 

 “ 니들 요새 무슨 작당하고 다니냐. ”

 

 

 온조가 기침하는 척(천식, 쿨럭) 교정 지도를 부러 발밑으로 떨구었고, 경우가 필첩을 도로 학도복 주머니로 넣었다.

 

 벤더가 ‘어이쿠, 기면증’하며 엎어지듯 식탁을 덮었을 때, 열매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 와학학, 작당은요. 그냥 같이 과제 중이에요. ”

 

 “ 냄새 나는 돌로 하는 과제가 있다? ”

 

 “ 와학, 평행 경에서 냄새가 난다고요? ”

 

 

 열매가 귀신같이 말을 돌렸다. 루안은 그를 더 귀신같이 알아챘으나,

 

 

 “ 그래, 아주 지독한. ”

 

 

 딱히 개입할 마음이 없는지 퉁명스런 말 뒤로 잔을 입안에 털었다.

 

 루안의 얼굴에 피곤이 잔뜩 묻어있었다. 구는 탁해진 눈 밑을 마른세수로 쓸며 말했다.

 

 

 “ 나 며칠 없을 거다. 사고 치지 말고 있어, 열매. ”

 

 “ 와학, 왜 저한테만 그래요. 욕쟁이 우경도 있고, 사고뭉치 라벤더도 있는데? 아무튼 날짜가 벌써 그렇게 됐나요? 이번엔 며칠 동안 부재에요, 오빠? ”

 

 

 온조가 ‘그 부재는 가씨 가문만의 연간 행사 때문’이라 소녀에게 설명하였다가 루안에게 ‘대리 사전’이냐는 면박을 들었다.

 

 어찌나 대단한 행사인지 적의 관할자는 매년 이맘때면 교정을 잠시 비운다고 했다.

 

 

 소녀는 학업을 뒤로하고서까지 행하는 행사가 무얼까 싶었다. 허나 홀로 의아해하는 게 얹혀사는 이의 몫이었다.

 

 

 “ 그래서 객식구는 우리 식구 되기로 했고? ”

 

 

 루안이 소녀의 소외감을 눈치챘는지 물었다.

 

 허나 소녀는 녀석들처럼 응수할 순발력이 없었다. 루안이 정적을 발로 차며 말했다.

 

 

 “ 배은망덕. 아주 흔하게 나타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행동이지. 그건 행성을 안 가려. ”

 

 

 그 나름의 농담이었으나 그조차 성깔을 닮아 비난처럼 느껴졌다.

 

 

 “ 와학, 묘족한테 그러지 마요 오빠. 이미 제가 다 공수해 놨다구요? ”

 

 “ 왜 애한테 부담을 주고 그러는지, 음냐음냐. ”

 

 “ 나 기절한 놈 칠 수 있다, 벤더? ”

 

 

 루안이 벤더의 맨들한 뒤통수를 쓸면 녀석은 ‘아이쿠, 발작 끝’ 하며 일어났다.

 

 오늘 따라 아량 넓은 적 관할자는 백드롭 킥을 시전하는 대신 조금 후 있을 점호를 알렸다.

 

 

 “ 과제인지 놀이인지 이만 마무리해. ”

 

 

 다섯 학도는 속셈을 들키기 전에 해산하기로 눈길을 주고받았다.

 

 다음 날 이곳에서 다시 모일 시간을 정한 후, 황 소속 소년들을 배웅하려던 참이었다.

 

 

 벤더가 일어서다 말고 몸을 더듬거렸다.

 

 

 “ 어, 내 출입증. ”

 

 

 녀석의 목이 휑했다. 뒤집은 학도복 주머니에도 원자 형 목걸이는 보이지 않았다.

 

 

 “ 아나, 교양실에 흘렸나 봐. ”

 

 

 

 

 

 ***

 

 

 

 

 “ 그걸 이제 아는 너도 참 너다, 벤더. ”

 

 

 온조는 좀처럼 타인을 나무라는 법이 없었으나 오늘만큼은 명백한 타박을 건네었다.

 

 

 루안이 다섯을 뒤따르고 있었는데, 통금 직전에 사고뭉치들을 따로 내보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온조의 질타가 관할자를 번거롭게 했다는 사실보다도, 며칠 간의 계획을 들킬 우려가 큰 데서 온 것을 벤더도 알았다.

 

 

 ‘ 루안 형, 피곤하지 않아요? ’

 

 

 벤더가 그를 떼놓고 갈 심산으로 물었으나 루안은 심드렁히 등을 집어 들며 그랬더랬다.

 

 

 ‘ 안 피곤해. 근데 니 이마가 너무 넓어서 두통 온다. ’

 

 

 그 순간 벤더가 흥분을 해버린 탓에 관할자를 따돌리긴커녕 대동하게 되고 말았다.

 

 도착한 교양 지대는 칠흑 같았고, 주위로는 풀벌레 소리만 낭낭했다.

 

 

 “ 와학, 으스스해. ”

 

 “ 니 덩치보단 덜해, 열매. ”

 

 “ 그래도 오빠는 나한테 안 쫄잖아요? 무서운 게 없는 것 같은 사람! ”

 

 “ 있어, 나도. ”

 

 “ 뭔데요? ”

 

 “ 그걸 말하느니 태평양 이마한테 라일락을 맡기겠다. ”

 

 “ 아, 왜 자꾸 내 이마 건드려요! 그만 좀 건드려요! ”

 

 

 다섯 학도는 ‘열매’, ‘경우’, ‘소녀’, 그리고 ‘태평양 이마와 온조’로 갈라져 찾아보기로 하였다.

 

 감시 목적뿐이었던 루안은 한 동상의 밑단에 걸터앉아 대기했다.

 

 

 

 

 

 ***

 

 

 

 얼마간이 지났을까.

 

 달이 빛을 내림에도 루안은 등잔불만을 바라보았다. 마치 하늘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처럼.

 

 완고하던 고개는 머지않아 어느 기척 소리에 들렸다.

 

 소녀가 검게 때 탄 원자형 목걸이를 들고 서있었다. 분실물을 찾아낸 아이는 꼴이 그 못지않게 꾀죄죄했다.

 

 

 “ 출입증을 찾으랬더니 왜 몰골을 잃어버리고 와. ”

 

 

 소녀는 적합한 반응을 몰라 그저 출입증을 내밀었다.

 

 루안은 그를 건네받는 대신 여직 수색을 펼치고 있는 땅속의 아이들에게 ‘복귀’라 소리쳤다.

 

 순간의 외침이 사자후처럼 커다랬는데, 맹수의 포효 같기도 했다.

 

 

 “ 못 찾은 주제에 제일 늦게 나오는 놈은 엉덩이 걷어찬다. ”

 

 

 비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모르나, 녀석들은 공동 꼴찌라도 될 요량인지 답이 없었다.

 

 

 “ 다 가는 귀가 먹었나. ”

 

 

 겸연쩍은 정적 속에서 소녀와 루안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기다렸다.

 

 대화가 없으면 자연히 시선이 배회하기 마련이었다. 눈을 굴리던 소녀는 제가 ‘고뇌하는 여인’ 곁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와 씨름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며칠이 지나있었다. 시간이 화살이라면 삶은 활촉이 수북히 꽂힌 과녁 같았다.

 

 여인이 잠든 걸 알면서도 소녀는 슬그머니 시선을 내리깔았다.

 

 루안이 문득 입을 떼었다.

 

 

 “ 그 여자 원래 성질 더럽게 써. ”

 

 

 그가 동상을 함께 올려보고 있었다.

 

 

 “ 인성이 영감탱이에 버금가지. 그 성질 엿 먹으라고 냄새나는 돌들을 밑에 뿌려놓은 건지. ”

 

 

 여인으로부터 악취가 풍긴다는 듯 루안이 인상을 썼다. 소녀에게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 망할 흑요석을 피해 왔더니 여기도 있네. ”

 

 

 그의 말에 소녀가 멈칫했다.

 

 

 “ …흑요석이요? ”

 

 

 루안이 동상의 하단을 턱짓하였다.

 

 

 ” 비린내 나잖냐. 산성이 황산에 버금가서 그렇다던데. ”

 

 

 그를 듣는 순간 소녀는 루안의 언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 Vitriol이 뭐임? ’

 

 ‘ 황산. ’

 

 

 여인의 발치에 잔돌들이 가득했다.

 

 그것의 검고 반들대는 표면을 보았을 때, 소녀는 이제껏 놓친 광경을 알아채었다. 고뇌하는 여인의 발치엔 늘 장미 넝쿨 또한 휘감겨있었다.

 

 

 ‘ 붉은 장미와 흑요석. ’

 

 

 소녀는 넋을 놓고 물었다.

 

 

 “ 이 동상들…상아탑 학도들을 본뜬 건가요? ”

 

 “ 어, 몇몇은 은사들이고. 딱히 위인들은 아닌데, 왜 본 따 만들었는지는 몰라. ”

 

 

 소녀의 자각을 알 리 없는 루안이 대꾸했을 때, 수선스러운 기척이 들렸다.

 

 

 타다다다다다.

 

 

 루안이 등잔불을 들어 기척의 요람을 비추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인영은 백마를 탄 황의 관할자였다.

 

 민이 달빛 같은 머리를 휘날리며 당도하자 그녀를 태운 말이 칼칼한 숨을 몰아쉬었다.

 

 소녀로선 처음 대면한 그 짐승은 김민의 령이었다.

 

 

 “ 왜 이렇게 느물대. 무척추 동물마냥. ”

 

 

 루안은 통금 무렵에 만난 민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을 건넸다. 민이 거친 호흡 사이로 물었다.

 

 

 “ 그것들 어딨어? ”

 

 “ 누구. ”

 

 “ 내가 그렇게 부르는 놈들이 또 있어? ”

 

 

 루안은 그 순간 소녀가 고뇌하는 여인에게로 다가가는 것을 몰랐다. 다만 민에게서 범상찮은 기색을 읽고 물었다.

 

 

 “ 왜 그러는데. ”

 

 “ 오수이가…헉헉, 죽은 자들, 허억…심령…벤더 이 망할 것. ”

 

 

 민의 말문이 어질러진 틈에, 소녀는 학도들이 여인의 질문을 기다리곤 하는 자리로 두발을 옮겼다.

 

 그러자 마치 환상처럼, 자는 줄로만 알았던 여인에게서 나직한 음성이 흘렀다.

 

 

 - 소속이 없는 그대에게 묻는다.

 

 

 민과 루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돌아보았다.

 

 

 - 그대의 시간은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거대한 기계 속에 굴려지는 부품마냥, 동상의 음성엔 평소 같은 생기가 없었다.

 

 그런 모습은 회장들조차 처음 보았다.

 

 마치 소녀가 어떤 까닭으로 제 앞에 섰는지 아는 것처럼, 여인은 정해진 구절을 읊듯 물음을 반복했다.

 

 

 - 그대의 시간은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 과거에 머무는 건 정신 성장이 덜 된 거라고? 와학, 그러는 여인 지는! 그놈의 시간 질문을 몇 년째 우려먹고 있는데. ’

 

 ‘ 13년. 상아탑의 피해자들이 죽었다 전해지는 해. ’

 

 

 소녀가 예언의 패를 꺼내든 손을 떨며 답했다.

 

 

 “ …1913년. ”

 

 

 그 순간 동상의 눈이 크게 뜨이며 겉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눈을 질끈 감게 할 만치 환한 빛과 함께.

 

 

 민이 놀라 꺽꺽거렸다. 루안마저 굳은 채 광경을 보는 동안, 교양 지대의 동상들이 하나 둘 깨어졌다.

 

 각 곳에서 회귀하던 열매와 온조, 벤더, 그리고 경우가 저마다의 당황을 흩뿌리고 있었다.

 

 

 위에서 시작한 균열이 동상들의 밑단까지 도달하자, 그 아래 땅들이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더 깊은 땅속으로 주저앉았다.

 

 

 [ 땅속으로 들어가서 잘못을 바로 잡으면, ]

 

 

 동상들이 부서져 없어진 자리에 동일한 모습의 사람이 드러났다.

 

 

 [ 숨겨진 돌을 찾게 되리라. ]

 

 

 그들은 살아난 스스로를 믿을 수 없는 듯 사지를 더듬거렸다. 누구보다도 경악한 듯한, 고뇌하는 여인이 소녀를 직시했다.

 

 교양 지대의 동상들이었다. 상아탑의 피해자들은.

 

 

 

 

 

 ***

 

 

 

 [ 땅속으로 들어가서 잘못을 바로잡으면 ]

 

 과거의 저주가 죽고 잘못된 시간이 바로 잡히면,

 

 [ 숨겨진 돌을 찾게 되리라. ]

 

 돌에 갇힌 생명을 되찾으리라.

 
작가의 말
 

 오늘도 린비의 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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