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기타
21세기 도사
작가 : 단단
작품등록일 : 2019.10.3

21세기에도 도사는 존재한다.
도사라고 하여 잔뜩 기른 수염과 정돈되지 않은 머리로 산 속에서 뿌리채소만 캐먹고 사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그것 참 안타깝다. 단지 일반인에게 공공연하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간다.
도사학당을 다니는 사방신 중 청룡과 현무의 후예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 나머지 둘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한편, 한반도의 평화를 막는 세력에 대항해, 한국은 마침내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21세기 도사 33
작성일 : 20-09-27 23:58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11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천존고라고 아무 생각 없이. 야! 저기 발굴한대 우리도 가보자! 하고 뛰어든 건 아니다. 물론 문화재청 입장에서야 갑작스런 천존고의 제안에 빡이 치고 야마도 돌겠지만 천존고도 명색이 국가기관인 만큼 어쨌든 절차는 지키는 곳이었다. 물론 절차를 좀 깡패처럼 부려서 그렇지.

  어쨌든 말이다. 여하튼 천존고가 급하게 뛰어든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천존고에 소장된 다양한 유물 중에서도 대대손손 옥이야 금이야 부서질까 날아갈까 모시고 아끼는 물건이 있다. 바로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만파식적 되시겠다.

  신라시대 문무왕과 김유신이 보낸 대나무로 만들었다는 그 만파식적이요? 네. 그렇습니다. 멀게는 신라의 멸망과 가깝게는 한국전쟁까지 천신의 만고를 겪고도 살아남은 만파식적이 바로 천존고에 소장되어있다. 사람들에게는 뭐. 2000년대 들어서면서 천존고 수장품 전수조사를 통해 발견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론 그 난리통에 현무가에서 대대로 모셔오다 도사청이 생기고 천존고가 생기면서 넘긴 것이다. 현무가문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호로록 타서 한 가닥 연기로 구천을 떠돌았겠지.

  그리고 이 만파식적에 엮인 전설 역시 사람들은 교과서 속 하나의 설화로 배우고 넘어가지만 진짜다. 불면 평화가 온다고요! 그렇다면 지금껏 현무가문이 모셔오면서 한 번도 안 불어봤겠나. 대대손손 현무의 주인이 불어도 보고 방계 후손이 몰래 들어가서 불어보다 들켜서 뚝배기도 깨보고 그랬다. 그래서 뭐가 이루어졌냐고? 아니요. 삘릴리...삘릴리... 소리만 곱더라.

  아니 그럼 그 소문 다 가짜인거 아니냐고. 소문도 구천을 떠도는 헛소문인거 아니냐고. 그러기엔 지금이야 사라진 백호, 주작 가문 포함 네 가문에서 공통적으로 내려오는 이야기였다.

 

  천년의 천자가 피리를 불면 그 뜻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즉, 지금까지 피리를 불어본 자는 모두 천자라는 전제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지. 천자가 아닌 이가 아무리 만파식적을 불어보았자 소리 고운 대나무 피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말이다.

  그래서 이 오직 천자만이 가능한 일을 위해 그 천자를 보내 달라 청하는 제사를 꼬박꼬박 신녀가 지냈다. 그리고 그 금동거울도 만파식적 만들 때 만든 거다. 신라의 천자가 나오고. 그 다음 천자가 나올 때까지 지내는 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니까. 근데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들어서면서 고려 중반기쯤 되었을까. 신녀가 사라진 거다. 사실 신라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인데 고려 중반까지 버틴 거도 용한 거다. 그리고 신녀가 사라지기 전 말하길. 자신이 다시 나타나는 날 천자를 모시고 함께 오겠다고 했다는 예언 아닌 예언을 남기고 간 거다. 말이야 방구야. 어딜 가! 제사지내야지!

  여하튼 저렇게 신녀도 신녀가 물건인 금동거울도 사라진 이후론 머리카락 하나 안보였단 거다. 신녀도 사라졌지. 그러니 천자라고 나타나겠나. 다들 그냥 그렇게 신녀가 남긴 예언은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로 남은 거다. 신녀도 어디 가서 죽었것지.

  솔직히 신녀가 살아있었으면 고려시대 몽고 전 때던, 조선시대 임진 난 때던, 어? 하다못해 일제강점기 때라도 천자와 함께 왔어야 하는 거 아니냐. 와서 피리 한번 불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모두가 한결 같이 그리 생각했지. 그렇게 첫 번째 천자가 사라진지 천년, 신녀가 사라진지도 거진 팔백여년. 그러니 너도나도 불어보자 만파식적이 된 거 아니겠나. 모두가 ‘혹시 알아? 내가 천자일지도 몰라’ 병에 걸린 거지.

  도사계에선 파다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드디어! 나타났다는데! 그것도 신녀의 물건이라는 금동거울과 함께 나왔다는데! 천존고가 눈 뒤집혀서 발굴 장소로 뛰쳐 간 거도 무리가 아니다. 뭐 금동거울? 거기에 뭐가 적혀있어?! 야! 짐 싸! 그리고 금동거울 근방에 신녀로 추정되는 이가 있었으니. 이야 이거 빼박이네.

  근데 신녀가 죽었잖아. 올 때 천자랑 같이 온다며. 몽고군에게도 일본군에게도 용케 살아남았던 그가 동족상잔에 희생된 것도 참 웃지 못 할 일이다. 어쨌든 금동거울은 발견되었으나 그 주인인 신녀는 죽었다. 그럼 더 이상 신녀는 천자를 데려 오지 않을 것이다. 아니 데려오지 못하는 거지.

  길잡이가 죽었으니, 이를 어찌하리오. 길 잃은 자를 어찌하리오.

 

 "어떡할까요."

 "그 뒤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천년이 넘었지요."

 "벌써 그리도 시간이 지났던가. 천년의 나라가 멸한지 천년이 흘렀구나."

  천존고 관장은 헐레벌떡 도사청으로 향했다. 보고를 받은 청장은 바로 고위직급 긴급회의를 열었다. 갑자기 뭔 일이래. 뭔데 청장님 주최회의인거야. 다들 그간 자신의 잘못을 복기하며 테이블 아래의 다리를 달달 떨었다. 그렇게 시작된 회의였다. 삽시간에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뭐? 신녀? 천자? 천자라면... 사방신이 지키는 사방신의 주인. 그 정 가운데. 중앙을 상징하는 황룡 아니던가.

 "이미 기사에 거울에 적힌 글까지 모조리 나갔어요."

 "'그'도 다 알겠죠?"

 "그럼요. 아마 기사가 나기 전에 이미 알았을 거 에요. 그에겐 눈과 귀가 많으니까요."

 "아마 그쪽에서도 찾기 시작했을까요?"

 “아마도... 그렇겠죠.”

  잠시 회의실 안에 침묵이 흘렀다. 아마 각자의 머릿속에선 최악의 상황까지 갔을 것이다.

 “그쪽 무리가 찾는 거라면 천자의 생명안위까지 걱정해야 할 거에요. 단순히 그가 홀로 찾는 거라면 자신의 청룡가 주인을 되찾기 위한 명분이겠지만..."

 "하... 우리도 하루빨리 찾아야겠네요."

  그렇게 마무리 된 회의였다. 회의가 파하고 하나 둘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개중 눈치를 살피던 한 사람이 청룡가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자 스리슬쩍 옆 사람에게 물었다.

 "갑자기 외람된 이야기지만. 청룡가의 정확한 후손은 그 지금 학당에 다니는 그 아이입니까?"

 "상황 상 그럴걸요. 물론 아직 대관식은 안했지만 그 집안에선 거의 그 아이로 확정한 것 같던데요. 그리고 그는 이미 청룡가 뛰쳐나간 지 20년이 다 되어가잖아요. 그럼 이미 끝난 이야기 아니겠어요."

 "하... 참 신기하네요. 어쨌든 따지고 보면 그 사람도 예언 다 맞았지. 능력도 있지.. 안 그렇습니까?"

 "따지고 보면 뭐. 여자라서 밀려난 거죠. 청룡가만 그렇습니까. 아마 그 사람 아니었으면 현무가의 주인도 그 자리에 못 있었을 걸요."

 "아, 진주 말입니까? 뭐. 현무가야 원체 예뻐하긴 했지만.. 그랬을 수도 있었겠네요.."

 "사내아이 아니라고 그렇게 눈치주면서 또 다른 예언을 기다렸으니. 나 같아도 열 받아서 가문 박차고 나가겠어요."

 "예언이 또 있었던 거예요?"

 "모르셨어요?"

  청룡가는 예로부터 궁궐의 화火로부터 지키는 역할을 했다. 조선말. 경복궁을 다시 지을 당시 경회루에 청룡의 기운을 담은 용 하나를 같이 묻었다. 조선 본궁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성심성의껏 만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청룡가의 주인은 역대 주인에 비해 자신의 힘이 약함을 알았다. 오롯이 자신의 힘만으로는 경복궁의 전역을 지킬 힘이 부족했다. 그래서 신당의 사람들과 제를 지냈다. 청룡의 힘을 직접 빌려오기 위해. 당시 제를 지낸 신당의 사람은 훗날 청룡의 주인이 될 이의 힘을 빌린 것이라 말했다.

  그렇게 당시 청룡가 주인과 청룡가 신당 사람들은 경회루에 묻을 두 마리의 용을 만들었다. 하나는 당시 청룡가의 주인의 힘으로 나머지 하나는 청룡이 빌려준 훗날 청룡가 주인의 힘으로. 훗날 청룡가의 주인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용은 반반씩 만들어 합쳐 하나의 용이 되었다.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저 두 번 째 용에 깃든, 훗날 청룡의 주인은 언제 태어나는 걸까. 무려 조선의 본궁을 지키기 위해 힘을 빌려온 이이니. 지금껏 청룡가의 주인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사람들은 그리 생각했다.

  그 이후에 태어난 주인은 모두 예언과 달랐다. 다들 이제 조선도 망했으니 그 주인을 상징하는 예언도 바뀐 것 아니냐 말했다. 그 훗날 주인의 힘에 대한 명문이 적힌 청룡은 발굴당시 발견되지 않았다. 영건일기에도 명문은 빠지고 고사제문만 적혀 있으니 더욱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수현이 태어난 것이다. 수현이 태어난 8월 30일. 모든 예언이 들어맞았다. 그가 태어나는 날, 그를 상징하는 징표가 뜬 날. 청룡가의 모든 이들은 술렁거렸다. 드디어 ‘그’ 주인이 태어나는 것이냐며. 하지만 수현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태어난 이가 여자아이임을 알았을 때, 현 청룡가의 주인인 수현의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서재로 향했다. 그리고 기록을 살폈다.

 

  경회루에 묻을 청동용은 홍문관 정2품 대제학과 그 집안의 사제가 도맡아 지휘하였다. 동치 4년 을축년 임오월(8월) 임술일(30일)에 시작하여, 열흘 뒤인 9월 10일 임신에 몸을 합쳐 한 쌍을 주조해 만들었다.

 

  수현의 할아버지는 확신했다. 또 다른 주인이 태어날 것이라고. 그렇게 다시 비극이 시작되었다.

 

 -

 

  그래서 찾기로 했다. 천자. 부장님들이야 얘들아 천자 좀 찾아봐. 하면 끝이지. 실제로 천자를 찾아야 하는 실무관들은 머리 싸매고 앓아누울 판이다. 차라리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게 쉽지. 이건 뭐 천자라는 거 빼고 뭐가 있는데요. 뭐라도 알려줘야 천자를 찾지. 천자를 찾아라! 하면 뭐 어떻게 찾냐고. 이래서 윗놈들은 다 문제야. 그래놓고 대단한 단서인냥 ‘신녀는 세상이 혼란해지면 천자에게로 향한다고 하더군.’ 이럼 다냐고. 그럼 늬들이 찾든가.

  회의 결과 일단 천자를 찾아야 하는데 대체 어디서 어떻게 무슨 근거를 가지고 찾을 것이냐 문제인 것이다. 정말로 전국 피리듀스를 펼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대놓고 떠들었다간 ‘저 나라 공무원 미친놈들이 내 세금을 가지고 아주 미친 짓을 하는 군!’ 강력한 민원파티와 함께 막도 올려보지 못하고 내릴 상황이었다.

  그리고 저쪽도 그 대표도 대푠데 야당 무리도 눈에 시뻘개져서 찾고 있다고 하더라. 왜? 우리가 찾는 다는 소식을 어떻게 주워들었는지 먼저 찾아낸다잖아. 웬일로 여론전은 안하나 모르겠다. 평소였으면 주요 언론사 1면에 우리 정부가 미쳤어요. 무려 천 년 전 옛날이야기에 홀려 나랏돈이 줄줄 센다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매일같이 미사일 마냥 펑펑 쏴대며 아주 그냥 난리 아닌 난리를 부렸을 텐데. 그래서 더 깨름직 하지 않아요? 에휴. 모르겠어. 그래서. 천자 어디서 찾냐.

 “근데 주임님.”

 “네?”

 “신녀가 여기 어쨌든 38선 부근에서 발견된 거잖아요.”

 그는 지도를 펼쳐놓고 신녀가 발견된 지점을 가리켰다.

 “그렇죠.”

 “그럼 신녀는 북으로 가려던 걸까요. 남으로 가려던 걸까요?”

 

  그러게. 세상이 혼란해지면 천자에게로 간다던 신녀는 금동거울을 가지고 북으로 향했을까. 남으로 향했을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5 21세기 도사 35 2020 / 9 / 30 254 0 7619   
34 21세기 도사 34 2020 / 9 / 29 257 0 5780   
33 21세기 도사 33 2020 / 9 / 27 243 0 5116   
32 21세기 도사 32 2020 / 9 / 25 244 0 5090   
31 21세기 도사 31 2020 / 9 / 23 252 0 6801   
30 21세기 도사 30 2020 / 9 / 22 246 0 8018   
29 21세기 도사 29 2020 / 9 / 20 247 0 7555   
28 21세기 도사 28 2020 / 9 / 16 247 0 5935   
27 21세기 도사 27 2020 / 9 / 13 258 0 6935   
26 21세기 도사 26 2020 / 9 / 10 244 0 9542   
25 21세기 도사 25 2020 / 9 / 4 261 0 5338   
24 21세기 도사 24 2020 / 8 / 29 241 0 5112   
23 21세기 도사 23 2020 / 8 / 17 259 0 11612   
22 21세기 도사 22 2020 / 8 / 11 258 0 5098   
21 21세기 도사 21 2020 / 8 / 2 277 0 10576   
20 21세기 도사 20 2020 / 7 / 27 264 0 5463   
19 21세기 도사 19 2020 / 6 / 14 296 0 6482   
18 21세기 도사 18 2020 / 4 / 20 311 0 5034   
17 21세기 도사 17 2020 / 2 / 17 299 0 5857   
16 21세기 도사 16 2019 / 12 / 8 306 0 5497   
15 21세기 도사 15 2019 / 11 / 9 332 0 5196   
14 21세기 도사 14 2019 / 11 / 7 325 0 7693   
13 21세기 도사 13 2019 / 11 / 5 349 0 10150   
12 21세기 도사 12 2019 / 11 / 2 310 0 5163   
11 21세기 도사 11 2019 / 10 / 29 350 0 7013   
10 21세기 도사 10 2019 / 10 / 26 321 0 7172   
9 21세기 도사 9 2019 / 10 / 22 310 0 7060   
8 21세기 도사 8 2019 / 10 / 19 338 0 7467   
7 21세기 도사 7 2019 / 10 / 17 330 0 6405   
6 21세기 도사 6 2019 / 10 / 15 321 0 851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