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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초월자들
작가 : 이루다
작품등록일 : 2020.9.24

[미스터리 역사 판타지]
1930년대 한반도. 혼란과 의심만이 가득한 조선. 경성에서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린 소년. 1900년 초 멕시코로 떠났다가 조국에 돌아온 이민자들. 복수의 끝에 서 있는 수상한 사내. 비밀을 감추고 있는 노신사. 그리고 미지의 물질 [The Seed].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 역사의 도표에 기록되지 않은 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CHAPTER 2] 그림자 섬 (2)
작성일 : 20-09-27 23:2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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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고서점 궁창(穹蒼).

 

 노이만은 오랜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경성에 들어와, 조국을 위하여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동안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본인이 하려는 일은 서투르고 그렇다고 가벼워서도 안 된다. 노이만은 분명 나라의 독립이 올 것임을 믿고 있었다.

 

 역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커다란 역사의 흐름은 얕은 잔파도에서 시작되어 커다란 파도가 되었고, 다시 그것은 잔잔한 바다가 된다. 가까이서 보면 중국의 한(漢)나라가 그러했으며, 멀리서 보면 로마제국이 그러했다.

 

 일본이 아무리 지금 우리 조선의 모든 것을 쥐고 있어도 결국 그 끝은 돌아오리라. 그렇다면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우리의 것을 그때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만약 그때가 왔을 때 우리의 것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면, 나중의 후손들은 일본의 말 그리고 일본의 역사가 자신의 것인 양 배우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일본에 진 것이 된다.

 

 마리는 상해에서 신세를 졌던 노부부의 수양딸이었다.

 

 경성에 그녀가 왔을 때, 노선생은 그녀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구상했다. 다시 인연이 닿은 그녀는 노이만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흔쾌히 노이만의 오른팔이 되어 주었다.

 

 그렇다면 호경은 그의 왼팔 같은 존재였다.

 

 노이만은 어차피 양손잡이다. 즉 궁창에서 두 사람의 중요성은 똑같았다는 의미였다.

 

 호경은 앞에 앉아 있는 노이만 선생의 말을 경청한다. 노이만의 모습은 사뭇 진중해 보였다.

 

 “호경, 자네는 강원도 영월에 갈 채비는 다 하엿디? 영월에 도착하면 그쪽에서 자네를 마중 나올 것이디. 마차리까지가 길이 여간 험하지 않캈어. 그래가지고서래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자네는 마중 나온 사내를 따라가면 될 것이야.”

 

 호경에게 목적지의 주소와 연락 번호를 건넨다.

 

 “이얼싼 선생이라고, 그 근방에서 유명한 화교 출신의 의생이디. 한약방을 크게 한다고 하간. 내래 미리 전보는 쳐놓았으나 혹시 모르니 주소와 연락할 번호를 주갓네”

 

 “네, 선생님. 그런데 이번 일에 대한 선생님의 의중을 아직 모르겠습니다. 분명 가면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항상 일의 중요성과 진행과정에 대해 무엇이라 말씀해 주시던 분이 이번에는 왜 아무 말씀도 없으신 건지.”

 

 노이만의 앞에 어느새 마리가 녹차를 가져다주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잎에서 우러나오는 향이 물의 색을 진하게 만들어 준다. 녹차든 사람이든 시간이 지나야 그 진가를 알아 볼 수 있는 것이지. 노이만은 호경의 침착하고 진중함을 알고 있다.

 

 “호경 자네, 고서점 일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엇디? 사년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내래 항상 자신의 힘을 조선을 위해 쓰고 싶다는 자네의 생각을 잘 알고 잇간.”

 

 “선생님, 갑자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저는 고서점의 일도 조선의 독립에 충분히 영향을 주는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아,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 다만, 자네의 장점을 너무 썩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어서 말이디. 혹시... 약산(若山) 김원봉 선생이라고 들어 봤네?”

 

 “들어 보다마다요. 그 유명한 의열단(義烈團)의 단장 아닙니까? 지금 조선에서 약산 선생님 모르면 일본 내지인(內地人) 아닙니까? 그런데 그분 이야기는 왜?”

 

 노이만은 잠시 눈을 감더니 결심한 듯 두 손을 기도하듯 모은 후 테이블에 얹으며 눈을 떴다. 그 눈에는 강렬한 의지가 깊게 담겨 있었다.

 

 “그가 지금 조선에 들어와 잇간. 영월의 이얼싼의 자택에 잠시 머문다고 들엇디. 자네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연이 있었다며, 한 번 만나고 싶어하지 않갓어. 이거이 극비사항이라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었지만서도 우리 연이와 마리는 원체 믿으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디.”

 

 노선생의 말을 다 듣고, 무엇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호경이 겨우 말을 떼었다.

 

 “그런 일이라면 제가 지금 갈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연해주에 다녀온 후에 종로 경찰서에서 저를 끈질기게 며칠씩이나 따라 붙었던 것 알고 계시는지요?”

 

 호경은 김원봉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자, 행동을 더 자중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경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지금도 떠들썩하게 짐승이다 사람이다 여론을 이끌면서, 결국은 조선인의 소행으로 몰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소행의 범인이 조선인이면 되는 것이죠.”

 

 선생의 앞에 놓여 있는 녹차 잎의 향이 어느새 다 녹아들었다. 연이는 그들의 대화에 어느새 빠져든다.

 

 “제가 예전에 대한국민회에서 일했던 경력 때문인지 의심받는 처지에 있습니다. 당분간 계속 미행이 붙을 터. 선생님께서 아무리 저희 앞을 지켜주신다고 해도 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받는 저를 따라붙는 미행까지는 막아 주실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호경은 혹여나 자신 때문에 약산 선생의 행적이 들어 날까봐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마리는 호경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올렸다. 걱정을 덜어주려는 행동이다. 그의 긴장됨이 마리의 손에 전해진다.

 

 이연은 그들의 말을 묵묵히 듣다가 북촌의 일이 언급되자 채한 듯 숨을 급하게 뱉는다. 목이 마른 듯이 애꿎게 이미 다 마신 탄산음료만 들이키는 척을 한다.

 

 “그런 일이 있엇네? 그렇다고 해도 다 방법이 있지 않갓어. 나와 함께 가자우. 내 비서 역할로 간다고 한다면, 자네의 일정에 대해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지 않을 것임네.”

 

 노선생은 저 사내에게 어떻게든 이 기회를 주고 싶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네를 위해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지금 조선과 일본 그리고 중국 사이의 국제 기류가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디. 만주에 있는 일본 외지인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높아져 가고, 그곳의 대만인들과 조선인들에 대한 통제가 심해져 간다고 하지 안갓어.”

 

 “그렇습니까, 선생님.”

 

 “그거이 서류상으로도 일본의 중국과 수출입의 급락 폭이 심각하게 보임네. 아마 몇 개월 안에 일본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 날수도 잇디. 약산은... 그때를 오히려 무장투쟁의 기회로 생각하는 것 같네.”

 

 잠깐 숨을 고르고 노이만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약산이 이번에 들어온 이유는 이얼싼 의생양반에게 한 통의 전보를 받았기 때문이야. 내용은 이러함네.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한약재 재배지에서도 요즘 약재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햇디.”

 

 “약재를 보내달라는 요청이야, 일상 있어왔던 일이잖아요”

 

 마리가 대답한다.

 

 “수상한 점은 그거이 만주나 대만 그리고 중국에 위치한 ‘일본 군 관련기관’에서의 요청이라는 점이디. 아마도 약산은 부탁한 기관들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온 것 같네.”

 

 선생은 이제 호경에게 약산을 만나보라고 한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어. 아마도 마지막으로 조선 내에 있는 뜻 있는 젊은이들을 의열단에 가입시키기 위함이디.”

 

 “왜, 마지막이라고 말씀하신건가요?”

 

 연이가 질문한다.

 

 “예전에 내래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과 북경에서 역사서 집필 문제로 만난 적이 있디. 그는 약산(若山)에게 사상과 이념의 스승 역할을 하엿디. 아직 약관의 나이였던 원봉에 대해 나에게 이렇게 말햇간.”

 

 ‘이만, 그는 진정한 아니키스트(무정부주의자)가 될 것이야. 그가 나에게 상하이에서 왜적을 죽일 폭탄을 만들고 있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잊어지지가 않는군. 그는 행동만 있고 선전이 따르지 않는다면 밖에 드러난 폭력만 보고 그 정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어. 조선 밖에서 민중을 위한 진정한 폭력과 집단투쟁의 의미를 너무 일찍 깨달은 것이지.’

 

 “내래 그 의미를 이제야 알앗디 안갓어. 계속되는 테러에서 이어지는 동료의 희생이 그에게 한계와 자괴감 또한 일찍 가져왔던 것이디. 그는 의열단 활동을 전쟁으로 승화시키려고 해. 광저우에 위치한 군관학교에서 국내외 의열단 인원들과 군사교육을 받고, 광복군을 결성해 앞으로 있을 중일 전쟁에 참여할 것이야.”

 

 “그래서 ‘의열단으로써 마지막 모집’이라고 하신 거군요.”

 

 뜻하지 않게 엄청난 얘기를 들은 연이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격한 감정이 느껴졌다.

 

 조선인으로써의 자신의 민족성이 이렇게 형성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린 소년은 아직 알지 못했다.

 

 이연은 이제 호경의 반응이 궁금했다. 고서점에 합류하고 호경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체와 정신에 올바름이 가득함을 연이는 단번에 알아 낼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의 활동과 정신적 사상이 이어짐에 어찌 조선의 앞날이 흐리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호경은 진중히 생각하더니, 정리가 되자 자신의 의지를 말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문학 활동, 역사서 집필, 국문학의 보존 등의 행위가 어떻게 나라의 독립에 영향을 주겠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궁창의 활동이야 말로 나라의 근간(根幹)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의 의지는 심장에서 시작해 끓는 피는 혈관을 타고 올라온다.

 

 “저의 아버님은 나라의 일에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며 스스로 독립군에 들어가서 그 뜻을 펼치셨습니다. 저 역시 '민족 계몽론과 무장 투쟁론' 두 가지 사상에 대해 항상 저울질 하며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심장에서 시작한 그의 결심은 이제 입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아버님의 자식인지라 투쟁을 통한 조선의 독립이 더 가까워 보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의 마음을 읽어 주시는 것은 역시 선생님밖에 없군요.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서 꼭 만나 뵙겠습니다.”

 

 말을 마친 호경에게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런 자리에 아랑이 없는 것이 아쉬운 마리였다. 아랑은 오늘 이화여자보통고등학교를 다녀오는 날이라 오후에나 오는 날이다.

 

 랑이가 그렇게 따르던 호경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소식을 접한다면 어찌나 마음이 아플지. 그녀의 빈자리를 쳐다보다 울컥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린다.

 

 내일 평양으로 향하는 마리와 연이다. 오후에 아랑이 오면 모두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한다.

 

 아침의 대화는 여운이 되어 좀 더 이곳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고서점 궁창(穹蒼)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04

 회현동 남산 자락에 위치한 박홍석의 집에도 어느새 노을이 걸렸다. 홍석은 일과가 끝나고 집에 오면 서재에서 커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를 하곤 했다.

 

 홍석은 내일쯤 평양으로 올라가 볼 생각이었다. 대외적인 일정은 평양에 위치한 이사청(理事廳)에 가서 이사관으로 있는 와카야마(若松兎三郞)와 경성 총독부 외무부 업무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것보다 중요한 약속과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일본에 편지가 잘 도착한 모양이었다. 물론 ‘다른 방법’을 통해 연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고전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박홍석은 일정의 시작을 대화정(大和町) 거리에 위치한 전수동 교회로 정했다.

 

 정사희 그 망할 년. 내가 분명히 항상 자중하고 자중하라고 일렀건만 결국 그 사단을 내다니.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좋지 않다. 이번에 올라가면 단단히 일러주고 오리다.

 

 서재에 난 큰 창으로 정원을 바라보고 있던 홍석은 뭔가 수상함을 느꼈다. 그 수상함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었나보다. 그것은 정원에서 일하던 어떤 이의 소리로 이어졌다.

 

 “워메, 이거 뭐시당까. 사람이여? 뱀이여? 귀신이여?”

 

 정원에서 일하던 황씨 할아범이다. 원체 말이 없는 자인데, 어떤 것에 놀란 것이 분명하다.

 

 저녁이 가까워진 탓에 어둠은 작은 고양이라도 큰 호랑이로 만들 수 있었기에 홍석은 그의 외침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황씨 할아범이 마주한 것은 미야모토 요시다(宮本吉田)였다. 그는 자신이 잘 찾아왔음에 기뻐하고 혀를 날름거린다.

 

 “아따 왜 매번 남의 집에 기척도 없이 들어오고 난리여. 황천 강에 배 띄울 뻔 했잖여 시방.”

 

 황씨 할아범은 아는 얼굴이었기에 일단 숨을 돌렸다. 그는 유창한 일본어로 미야모토에게 자신의 짜증을 나타냈다.

 

 미안함을 표하는 미야모토의 얼굴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황씨는 늘 상 있는 일 인양 ‘에잇.’ 하고 헛기침만 뱉었다.

 

 미야모토는 고개를 들어 서재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홍석이 있음을 알아 챈 그는 굳이 황씨에게 홍석의 여부를 묻지 않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에 자주 와봤던지 헤매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와 서재로 향했다. 홍석은 그의 인기척을 느꼈으나, 소파에 앉아서 별 대수롭지 않게 커피를 마셨다.

 

 “아 다카모리상, 이거 오랜만에 인사드리겠습니다.”

 

 긴 머리의 그는 더욱 일본 설화에나 나올 법한 뱀 요괴처럼 보였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한껏 머금고 홍석에게 예를 표했다.

 

 “왔는가? 알아오라는 것은 어떻게 되었나?”

 

 “요호호호. 후지야마 나리, 그래도 제가 형사생활이 좀 되는지라 찾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미야모토가 내민 것은 한 사내의 신상이 적힌 종이였다. 거기에는 주항선이라는 이름과 그가 지금 있을 법한 장소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왜 이자를 찾는 건지 여쭤봐도...?”

 

 “멕시코에서 돌아온 ‘애니깽’들을 [그곳]으로 통솔해서 이동시킨 자다. 그때 죽이지 못하고 살려둔 탓에, 요새 또 사람들의 입방아에 돌아온 이민자들에 대한 소문이 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자를 찾아서 없애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네. 평양에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굳이 숨어 다니지는 않았는지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평양이라... 여러모로 잘되었군. 내일 평양으로 올라가는데 자네도 같이 가세.”

 

 지금 조선에서 힘 있는 자의 요청이다.

 

 이번 일이 끝나고 출간 될 신문의 기사 제목이 떠오른다. 욕망의 사나이 미야모토는 온몸이 설레이는 것을 느낄수 있다.

 

 [종로 경찰서 미야모토 요시다(宮本吉田) 고등계 형사. 최연소 고등계 주임으로 승진.]

 

 “요호호호. 걱정 마십시오 후지야마 나리. 이자를 찾아서 없애는 것 까지 제가 뒤탈 없게 처리하겠습니다.”

 

 홍석은 수고했으니 나가보라고 손짓한다. 미야모토는 그대로 등을 보이지 않고 서재를 빠져 나갔다. 최대한의 예의의 표시이다.

 

 미야모토가 다시 정원으로 나오자 그곳에는 아직 일을 끝내지 못한 황씨 할아범이 있었다.

 

 “이놈아! 다음부터 기척 좀 하고 다녀라.”

 

 황씨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 박홍석과의 대화에서 느꼈던 설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던 욕망의 사나이 미야모토는 기분 좋게 그러겠노라고 하고 사라졌다.

 

 “워메, 저놈이 미쳤나보다. 생전 안하는 짓거리를 하고.”

 

 황씨는 쥐고 있던 호미를 그가 떠난 문으로 던져 버렸다.

 

 미야모토가 박홍석의 집을 나선 후, 남산 자락에 걸려 있던 노을도 사라졌다.

 

 이윽고 보름달이 떠오른다. 구름 하나 가리지 않은 덕분에 간만에 그 빛은 조선 구석구석을 향하고 있었다.

 

 이제 이들의 무대는 평양으로 향한다.

 
작가의 말
 

 [미스터리 역사 판타지] 초월자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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