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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작가 : 블리
작품등록일 : 2016.10.15

한 여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안좋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무당을 찾아간다.
무당의 말에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냉정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한 남자를 유혹하게 되는 이야기.

 
18화. 사고
작성일 : 16-10-25 15:52     조회 : 567     추천 : 0     분량 : 5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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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도서관에서 사다리에 올라서서 맨 윗칸에 책을 정리하고 있는 지우.

 직원이 다가와 책을 건네주며 말한다.

 

 "지우씨 이것도 좀 올려줘."

 "네, 주세요."

 

 직원이 가고, 다시 책을 정리하고 있다.

 불안하게 서서 책을 정리 하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던

 한 남자가 사다리를 툭 치고 지나간다.

 그러더니 사다리가 휘청이고 지우의 발이 미끄러진다.

 

 "어어....!!!!"

 

 결국은 사다리 밑으로 떨어지는데..

 쾅-

 분명 떨어진 소리는 났는데 푹신하다.

 눈을 떠 보니 누군가를 깔고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 냉큼 일어나는 지우.

 쓰러져있는 남자.. 분명 하진이었다.

 

 "하진씨? 하진씨 정신차려요!!"

 "...."

 "왜 여기 있는거야.. 민하진씨!!!"

 

 하진을 흔들며 불러도 눈은 안 뜨자, 이번에는 볼을 찰싹 때리며 소리친다.

 그러자, 하진이 아픈지 눈을 뜨더니 말한다.

 

 "아프잖아."

 "후우.. 놀랐잖아요.. 괜찮아요?"

 "니 무게감 때문에 놀라서 기절한거야."

 "장난하지 말고요.. 진짜 괜찮은거죠?"

 "멀쩡해."

 "다행이에요.. 근데 여기 왜 있어요?"

 "너 보러 왔지."

 "저를요?"

 

 토끼 눈을 한 채 하진을 멍하니 바라보면 옷을 털며 일어나는 하진이 말한다.

 

 "쓸데없이 나 아픈데 간호 아닌 간호 해줬으니 밥 정도는 사야 마음이 편할거 같아서."

 "간호 아닌 간호라니.. 무슨 말이 그래요?"

 

 책을 다시 정리하면서 하진을 돌아보며 말한다.

 

 "간호 받았다는 기분이 전혀 안나니까 하는 소리지."

 "뭐라고요? 난 그래도 한다고 한건데.."

 

 괜히 삐친 척 하며 사다리를 들고 가버리려는 제스처를 취하자, 하진이 붙잡는다.

 멈칫, 지우가 돌아본다.

 

 "그래서.. 밥 안먹겠다고?"

 "...."

 "난 두번 얘기 안해."

 

 지우가 말이 없자, 지우의 팔을 놔준다.

 그 모습에 황당해하며 이번에는 하진의 팔을 붙잡는 지우.

 

 "아, 알았어요. 먹어요, 먹어. 어디 한번 사줘봐요. 비싼 거 얻어 먹을테니까."

 

 못내 넘어가는듯 말하는 지우를 보며 하진은 살짝 미소 짓는다.

 휴게실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가버리는 지우.

 하진이 휴게실로 가는 도중 들리는 직원들의 대화 소리에 멈칫 한다.

 

 "진짜야?"

 "그렇다니까. 은지씨가 봤대. 은지씨도 성훈씨 좋아했었잖아. 이제 생각해보니 그 모습 보고 그만둔거네."

 "근데 성훈씨는 은지씨가 아닌 지우씨랑 사겼다니.. 전혀 몰랐잖아. 은지씨랑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낯익은 이름에 각자 자리로 가버리는 직원들을 바라보는 하진.

 휴게실에 앉아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하진.

 

 '직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줄도 몰랐겠지.. 이 여자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괜히 불편해지는 하진.

 뒤에서 웃으며 나타나는 지우.

 

 "가요. 식당은 제가 정해도 되죠?"

 "...."

 

 하진은 신나서 앞서 가는 지우를 멀뚱히 바라보다 따라간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마주보고 앉아 있는 두 사람.

 분위기가 있어서인지 괜히 어색해하는 지우.

 메뉴판을 보며 메뉴를 고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대가 있다.

 지우가 당황스러워하며 그 중 제일 싼 메뉴로 고른다.

 

 "전 이 스테이크로 주세요."

 

 지우가 고른 메뉴를 하진이 보는데 제일 싼 음식이다.

 비싼 거 먹겠다더니 결국은 제일 싼 거로 고르는 지우가 괜히 귀여워 보이는 하진이다.

 헛기침을 하며 지우의 메뉴를 바꿔서 주문한다.

 주문을 마치고 종업원이 돌아가자 민망한듯 지우가 조용히 말한다.

 

 "뭐에요? 난 처음에 시켰던거 그거 먹으려고 했는데.."

 "비싼 거 먹겠다며? 시켜줘도 난리야."

 "그치만.. 생각보다 너무 비싸잖아요.."

 "이미 시켰으니 그냥 먹어. 나 돈 많아."

 "치... 지금 돈 많다고 자랑하는거에요?"

 "어."

 

 당연한 걸 뭘 묻냐는 듯한 표정으로 지우를 바라보는 하진이 어이가 없는 지우다.

 그러다 피식 웃어버리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고급지고 세련되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식당과 잘 어우러져 있다.

 

 "여기 인테리어 진짜 멋있네요."

 "괜찮네."

 

 인테리어 구경을 넋놓고 하는 사이 음식이 나온다.

 음식이 나오고 하진이 자신의 스테이크를 칼로 잘라 입에 넣으려는 순간,

 지우가 대뜸 소리친다.

 

 "잠깐만요!"

 ".... 왜?"

 "이런데서는 남자가 여자한테 음식 잘라서 자기꺼랑 바꿔주고 그래야 되는거 아니에요?"

 "하...뭐? 미쳤어?"

 "아니.. 드라마에서 그러던데..."

 

 정색한 표정으로 지우를 보며 말하는 하진에게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지우.

 

 "그건 드라마고 여긴 현실이거든? 현실에선 안 그래."

 "참 재미없는 남자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먹기나 해."

 

 밥까지 같이 먹는데 하진을 넘어오게 해볼까 생각하던 지우가 용기내어 말했지만

 택도 없는 소리였나보다.

 드라마에선 다들 그러던데...

 

 칼질을 거침없이 하며 우걱우걱 고기를 씹는 지우.

 표정은 굳은 채 먹고 있지만 고기가 맛있는지 헤벨레 계속 웃게 된다.

 순식간에 먹어치운 고기에 아쉬운지 접시를 마냥 바라보는 지우.

 그리고 일어나려는 하진에게 또 다시 소리친다.

 

 "왜 일어나요?"

 "밥 다 먹었잖아."

 "여기 후식으로 커피 먹을수 있단 말이에요."

 "너 커피 못 먹잖아."

 "커피 말고 쥬스도 있어요. 앉아요 얼른."

 "후우.. 그러시든가."

 

 결국은 다시 앉고야 마는 하진.

 그런 하진에게 웃어보이고는 종업원을 불러 주문한다.

 후식까지 다 마시고 식당을 나오는 두 사람.

 하진에 지우에게 들어가라는 손짓을 한다.

 

 "하진씨."

 "왜."

 "우리.. 내일 영화 보러 안갈래요?"

 "...."

 

 영화 보러 가자는 지우의 말에 말이 없는 하진.

 어두운 영화관에서 유혹하면 넘어올지도 않을까 싶어 지우가 제안한것이다.

 

 "가요. 네? 내일 까페 쉬잖아요."

 "내가 너랑 왜 영화를 봐."

 "같이 가고 싶으니까요."

 

 지우의 적극적인 태도에 당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은 하진.

 그러다 귀찮지만 가준다는 듯 대답하는 하진.

 

 "크흠.. 니가 보여주는거냐?"

 "당연하죠!"

 "그러면 가주지 뭐."

 "정말요?"

 

 환하게 웃는 지우. 그런 지우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난다.

 그러다 표정을 지우고는 자신의 차를 타고 가버린다.

 곧 넘어올것 같은 하진의 모습에 좋으면서도 쓸쓸해지는 지우다.

 

 다음날 저녁, 영화관에서 시계를 보며 하진을 기다리고 있는 지우.

 저멀리 하진이 걸어오고 있다.

 손을 들고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지우.

 하진이 그런 지우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슬쩍 손을 들어보인다.

 

 "예매했어요. 지금 들어가면 돼요."

 "어..."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광고 상영중이라 안이 환하다.

 맨 뒷자리로 가는 두 사람. 하진이 앉으며 말한다.

 

 "뭘 이렇게 뒷자리로 했어?"

 "아.. 영화는 멀리서 봐야 재미있거든요."

 

 하진이 괜히 말을 버벅거리며 대답하는 지우를 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인다.

 죄를 지은것마냥 심장이 쿵쾅거리는 지우다.

 

 뒤로 사람들이 몇몇 들어오고 드디어 불이 꺼지고 암흑이 감싼다.

 영화가 시작되고 집중하는 사람들.

 힐끔거리며 집중해서 보고 있는 하진의 옆 얼굴을 바라보는 지우.

 하진에게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무언가 얘기를 해보려 하다가

 옆 구석에 앉아있는 남녀 커플이 지우의 눈이 들어온다.

 

 "!!"

 

 지우 혼자 놀라 눈이 커다래진다.

 구석이고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두 남녀가 진한 키스를 하고 있다.

 그 모습에 당황하고 뻘쭘해 하진에게 다가갔던 몸을 제자리로 해버리는 지우.

 그리고는 괜시리 자신이 쑥스러운지 볼을 감싸쥔다.

 그런 행동이 거슬렸는지 지우를 돌아보는 하진.

 조용히 속삭이며 말한다.

 

 "왜 그러고 있어? 영화에 집중해."

 "아.. 네.."

 

 하진의 무뚝뚝한 말투에 무안해져버리는 지우다.

 지우의 유혹 따위는 저멀리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유혹하기를 포기하고 영화에 집중하기로 하고 무심코 팔걸이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 순간, 따듯한 온기가 느껴져 내려다보면.. 하진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이 올려져있다.

 놀라서 치우려다가 그 손이 너무 따듯해 가만히 있는 지우.

 

 "...."

 

 하진도 자신의 손 위에 얹어진 지우의 손을 느꼈을텐데도 가만히 있는다.

 그렇게 두 사람이 손이 겹쳐진 채 영화는 계속됐고 한참이 지나서 끝이 났다.

 불이 켜지고 주위가 환해지자 사람들이 나가기 바빴다.

 눈부신 조명에 눈을 찌푸리다가 크게 뜨고는 무심결에 하진을 바라보는 지우.

 하진도 지우를 바라보고 있다.

 서로 바라보기를 몇분 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래."

 "네?"

 "이거."

 

 하더니 하진이 손을 내려다보며 눈짓한다.

 하진의 손등 위에 올려진 지우의 손. 뻘쭘해진 지우가 얼른 손을 거둔다.

 

 "아, 죄송해요. 영화에 집중하다 보니..."

 "그만 가자."

 

 아무렇지 않게 벌떡 일어나 나가는 하진.

 그런 하진을 보며 아쉬운듯 한숨을 내쉰다.

 영화관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하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반면, 그 옆에서 어색하게 걷고 있는 지우.

 멍한 눈으로 앞만 보며 걷다가 순식간에 하진의 품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놀라 하진을 올려다 보는데...

 

 "뭔 생각을 하면서 걷는거야 대체! 부딪힐 뻔했잖아!"

 "아...."

 

 주변상황을 둘러보는데 남녀커플이 뒤에 서 있고 여자가 손에 커피잔을 들고 있다.

 커플이 인상을 찡그리며 가버린다.

 

 "왜 자꾸 신경쓰이게 하냐고!"

 

 버럭 신경질을 내며 가버리는 하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딪힐뻔한건 난데 왜 자기가 화를 내는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는 지우다.

 차에 시동을 켜고 있는 하진의 차에 올라탄다.

 

 "고마워요.. 근데 왜 화를 내요?"

 "화 안나게 생겼어?"

 "...."

 "됐다. 그만하자."

 

 그리고는 급출발해버리는 하진.

 하진의 눈치를 보며 안전벨트를 붙잡고 있는 지우.

 화가 잔뜩 난 하진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지금 이 순간이 더 무섭고 불안하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사고가 날것만 같았기에...

 

 "조금만... 천천히 가요.. 네?"

 "...."

 

 말없이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하진.

 그런 하진을 초조하게 바라보는 지우.

 속으로 외쳐본다.

 

 '제발.. 제발..무섭단 말이에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차를 몰고 가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데 그때,

 뒤에서 오던 차가 하진의 차를 들이받고는 멈춰버린다.

 하진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지우의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났다.

 정신을 차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하진을 부르는 지우.

 

 "하진씨... 하진씨...."

 

 불러도 아무 반응이 없다.

 최근 아무런 사고가 없다 했더니 하진에게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하진에게까지 위험이 닥쳐오다니...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지우.

 지우가 울면서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부르려는데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하진씨...?"

 "으윽..."

 "괜찮아요?"

 "아아...젠장..."

 

 자신의 머리에서 나는 피를 만져보더니 굳어지는 하진의 표정.

 그러고는 지우를 돌아보며 묻는다.

 

 "넌... 너 괜찮아? 다친데 없어?"

 "네... 난 괜찮은데... 하진씨가..."

 

 무서움 가득한 얼굴로 울고 있는 지우를 가볍게 끌어안는 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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