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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작가 : 몽글
작품등록일 : 2020.8.10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재벌가 손녀딸 은하가 빠진 새로운 취미는 바로.. 세계적으로 핫한 보이그룹 '유니버스'의 재형의 덕질! 순수한 덕심임에도 자꾸만 다가오는 재형. '동경은 동경일 때가 좋고 우상은 우상일 때가 좋은 법' 과연 은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될까?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12
작성일 : 20-09-26 03:12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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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12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몽글 씀

 

 

 

 

 

 

 

 

 

 

 

 

 

 

 

 

 

 

 

 

 

 

 

 

 

 

 

 

 

 

 “못 말리네 진짜.”

 

 

 “.....”

 

 

 

 

 

 

 

 

 

 

 

 이미 술에 많이 취해있던 탓에 내 품에서 잠이 든 재형이었고 힘겹게 재형이를 침대에 옮겨 눕혀놓았다.

 

 

 어찌저찌 일은 잘 끝난 것 같으니까 이대로 집에 돌아가도 됐지만, 내일 술과 잠에서 깼을 때 내가 없으면 괜히 민망해할 것 같아서 그냥 호텔에서 하룻밤 지내기로 한 나였다.

 

 

 물론 보는 눈도 많으니 같은 방에서 묵을 순 없어서 바로 옆방에서 묵었고 재형이가 누워있는 침대 옆 협탁에 조그만 메모를 하나 해두고 걸음을 옮겼다.

 

 

 ‘전 옆방에 있을게요. 잘자요.’

 

 

 

 

 

 

 

 

 

 

 

 

 

 

 

 

 

 

 

 

 

 

 

 

 

 

 

 

 

 /

 

 

 

 

 

 

 

 

 다음날 아침.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내 맘대로 늦잠을 잘 수 있었는데, 며칠 사이에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 하는 회사원이 된 탓에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조식을 먹고 방에 올라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지나오자 내 방 문 앞에서 서있는 재형이가 보였고 섣불리 노크를 하지 못 해 몇 번이고 고민하며 서성이는 모습이었다.

 

 

 

 

 

 

 

 

 “잘 잤어요?”

 

 

 “아, 네. 은하님 덕분에요.”

 

 

 “다행이네. 숙취는?”

 

 

 “괜찮아요.”

 

 

 “근데 여기서 뭐해요?”

 

 

 “아. 그게..”

 

 

 

 

 

 

 

 

 

 어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지만, 숙취는 없는 것 같아 보여 다행이라며 고개를 끄덕인 내가 재형이를 지나쳐 방문 손잡이를 잡으며 살짝 뒤돌아 묻자 어제 때문인지 섣불리 대답하질 못 하길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답을 듣지 않고 내 말을 이었다.

 

 

 

 

 

 

 

 

 “스케줄 없으면 조식 먹고 가요. 불편하면 룸서비스도 괜찮고.”

 

 

 “은하님 같이”

 

 

 “전 방금 먹고 왔어요. 출근해야 해서.”

 

 

 

 

 

 

 

 

 재형이는 내게 조식을 같이 먹자고 말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난 이미 먹고 오는 길이라 돌려서 거절을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고 조심스레 나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오는 재형이었다.

 

 

 집에 안 들어가긴 했지만, 부모님이나 오빠들은 모를 것 같았고 어제랑 같은 옷을 입고 출근했다간 직원들 사이에서 무슨 말이 오고 갈지 몰라 어젯밤 비서님을 시켜 옷을 준비해놓은 상태였고 이미 새 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었다.

 

 

 테이블에 있던 핸드백을 어깨에 메고 슬리퍼에서 구두로 갈아 신고 방을 나가기 위해 뒤돌자 곧 따라 들어오는 비서님이었다.

 

 

 

 

 

 

 

 

 

 

 “비서님. 재형씨 잘 모셔다드려요.”

 

 

 “네. 아가씨. 밑에 차 준비시켜놓았습니다. 늦지 않게 모시러 가겠습니다.”

 

 

 “네. 그럼 부탁 좀 할게요.”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지만, 어제 그 일을 당하고 재형이를 택시 태워 돌려보내기엔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비서님께 직접 재형이를 모셔다 드리라고 말해놓은 상태였고 내 말에 본인을 대신해 호텔 직원에게 내 출근길을 부탁해놓았다는 비서님이었다.

 

 

 비서님의 어깨를 몇 번 토닥이고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보고 있던 재형이에게 다가간 나였다.

 

 

 

 

 

 

 

 

 

 “재형씨. 전 출근해야 돼서 먼저 갈게요.”

 

 

 “감사해요. 은하님.”

 

 

 “조식 먹고 천천히 가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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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을 위해 은하가 방을 나가자 방 안에 둘이 남은 재형과 은하의 비서였고 곧 방을 나와 복도로 걸음을 옮기는 둘이었다.

 

 

 

 

 

 

 

 

 

 “어제 제이씨는 재계약건 때문에 아가씨와 만나셨고 바로 댁에 돌아가신 거예요.”

 

 

 “네? 그게 무슨..”

 

 

 “아가씨가 그렇게 하기로 직원들과 이야기 끝내셨으니까 제이씨도 그렇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아..”

 

 

 “그럼 전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천천히 준비하시고 내려오세요.”

 

 

 

 

 

 

 

 

 

 

 그렇게 조식을 먹기 위해 옆방으로 들어간 재형이었고 재형에게 인사를 하곤 엘리베이터를 타 로비로 내려가는 비서였다.

 

 

 

 

 

 

 

 

 

 

 

 

 

 

 

 

 

 

 

 

 

 

 

 

 

 

 

 

 

 

 /

 

 

 

 

 

 

 

 출근하자마자 이사실로 나를 부르는 은혁오빠였고 무슨 이유 때문에 나를 따로 부르는 건지 알고 있었다.

 

 

 어제 밤 비서님께 내 옷만을 준비시킨 게 아니었으니까. 한 가지 더 부탁을 해놓은 상태였기에 은혁오빠의 말에 딱히 놀라지 않았다.

 

 

 

 

 

 

 

 

 “아침부터 이런 기사가 떴던데, 대체 무슨 일은 벌인 거야.”

 

 

 

 

 

 

 

 

 모니터를 돌려 인터넷에 뜬 기사를 내게 보여주는 은혁오빠였고 화면 가득 나와 재형이에 대한 기사거리였다.

 

 

 기사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엘진의 딸인 나와 유니버스의 멤버 제이가 엘진 소유인 엘진 호텔에서 만남을 가졌고 재계약건 때문에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였다는 내용이었고 다행히 어제 떴던 **사 부회장과 관련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

 

 

 

 

 

 

 

 

 

 “어제 퇴근 때까지만 해도 분명 네가 아닌 **사 부회장을 만났다고 기사가 났던 것 같은데, 어째 그 기사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이 내용 뿐이네. 은하, 네가 한 거야?”

 

 

 “.....”

 

 

 

 

 

 

 

 

 **사 부회장과 부적절한 관계로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기사는 우리에게나 재형이에게나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게 뻔했으니까 일적으로 나를 만났다는 기사로 몽땅 다 덮어버린 나였다.

 

 

 오빠의 물음에 말없이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어딘가 찝찝한 얼굴로 앞머리를 넘기며 말하는 은혁오빠였다.

 

 

 

 

 

 

 

 

 “무슨 생각으로 사생활 기사까지 숨겨준 건진 모르겠지만, 뭐 일단 재계약에 타격은 없을 것 같으니까 잘했어.”

 

 

 “이제 나 나가도 되는 거지?”

 

 

 “응. 나가봐.”

 

 

 

 

 

 

 

 

 나가은하는 은혁오빠의 말에 긴장을 풀며 뒤돌아 이사실 문을 연 나였고 동시에 다시 한 번 조용히 나를 부르는 은혁오빠였다.

 

 

 

 

 

 

 “은하야. 다음부턴 그러지마.”

 

 

 “뭐?”

 

 

 “광고주와 광고모델, 갑과 을, 팬과 가수면 선을 지켜야지. 안 그래?”

 

 

 “.....”

 

 

 

 

 

 

 

 그러고 보니 내가 왜 그를 덮어주고 숨겨주고 감싸준 건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겉으론 우리 회사 광고 모델이니까 재계약에 타격이 없게끔 하기 위해 숨겨준 거라는 명목이 있었다.

 

 

 그래서 난 내 마음을 가수를 생각하는 팬의 마음이라고 치부하기로 했다. 그냥 팬심일 뿐이라고.

 

 

 

 

 

 

 

 

 

 

 

 

 

 

 

 

 

 

 

 

 

 

 

 

 

 /

 

 

 

 

 

 

 

 

 엘진과 유니버스 재계약이 성사되고 빠르게 다가온 광고 촬영 날이었다.

 

 

 나는 고작 해봐야 기획마케팅의 막내 사원이었기 때문에 광고 촬영장에 있을 필요가 없었지만, 기획팀 대표이사인 은혁오빠의 입김으로 팀장님과 다른 직원들과 함께 촬영장에 온 나였다.

 

 

 뭐 막내라서 하는 일이라곤 촬영 모니터링과 촬영에 필요한 소품들을 옮기는 일 뿐이었는데, 그것조차도 내게 시킬 리 없는 직원들이었다.

 

 

 직원들 사이에 서 있는 것도 불편해 하길래 그냥 은혁오빠 옆에 앉아 촬영을 구경하고 있었다.

 

 

 

 

 

 

 

 

 

 

 

 “좋아요. 옷 갈아입고 촬영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좋긴 좋은데, 너무 딱딱하지 않아요?”

 “그러게요.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면 좋겠는데.”

 

 

 

 

 

 

 

 

 

 

 새로 출시될 핸드폰을 가지고 자유롭게 광고 촬영을 하는 유니버스였고 그들이 옷을 갈아입으러 간 사이, 모니터링을 하며 피드백을 잇는 직원들이었다.

 

 

 왠지 모르게 카메라를 의식한 듯, 보이는 조금은 딱딱한 사진 분위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얼굴을 한 직원들이었고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다 조용히 입을 연 나였다.

 

 

 

 

 

 

 

 “그냥 핸드폰 몇 대 주고 놀라고 하는 게 훨씬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뭐?”

 

 

 “그렇잖아.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 같은 게 아니라 의식하고 있으니까 어색하지. 그냥 핸드폰 몇 대 주고 노는 걸 영상으로 촬영하면 훨씬 낫지 않을까.”

 

 

 “누가 내 동생 아니랄까봐. 귀여운 놈.”

 

 

 

 

 

 

 

 

 

 내 말을 들은 은혁오빠가 곧 웃으며 내 머리를 헝클이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모니터링 중이던 직원들에게로 다가갔고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

 

 물론 기획마케팅팀 막내 진은하사원의 의견이라면서 말이다.

 

 

 그러자 은혁오빠의 말대로 아니, 내 말대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타난 멤버들에게 핸드폰을 몇 대 주고선 영상 촬영을 시작하는 직원들이었고.

 

 

 덕분에 아까보다 훨씬 더 편안한 분위기로 촬영이 진행됐다. 그 증거로 더 자연스러운 사진들과 영상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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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누나! 밥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밖에 우리 밥차 와 있는데, 가서 먹어요.”

 

 

 “아직 배 안 고파서 괜찮아요.”

 

 

 “그럼 커피는요? 커피차도 왔는데, 커피 안 마실래요?”

 

 

 “커피도 있어서 괜찮아요.”

 

 

 

 

 

 

 

 곧 단체 촬영에서 개인 촬영으로 넘어갔고 스텝들 뒤에 있던 나를 알아채자마자 내 옆에 앉아 친한 척, 서슴없이 말을 거는 정민씨였고 그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은혁오빠였다.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아, 이건 대표이사 말고 은하 오빠로서 궁금해서.”

 

 

 “은하누나가 저희 서포트 해주면서 알게 됐어요.”

 

 

 

 

 

 

 

 

 사실 그렇게 큰돈으로 서포트를 했으니 모르는 사이인 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정민씨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깨를 쓰다듬는 은혁오빠였다.

 

 

 

 

 

 

 

 

 

 “그냥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줄 알았더니 친구가 됐어?”

 

 

 “그렇죠. 누나랑 밥도 같이 먹었는걸요.”

 

 

 “밥? 둘이서?”

 

 

 “비서님도 같이 먹었어.”

 

 

 “맞다. 비서형도 같이 먹었어요.”

 

 

 

 

 

 

 

 

 분명 집안을 생각해 가수와 팬, 딱 그 정도 사이를 유지하며 조심히 행동했을 내가 사적으로 그것도 둘이 밥을 먹었다는 말에 은혁오빠가 놀라 커진 눈으로 날 쳐다보길래 차분히 옆에 있던 커피를 마시며 대답하는 나였고 내 말에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정민씨였다.

 

 

 

 

 

 

 

 

 “근데 은하 너, 최애가 제이라고 하지 않았나. 막상 만나보니 정민씨가 맘에 들고 그런 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제가 누나 꼬시는 중이에요. 제이형 말고 저 좋아해달라고.”

 

 

 

 

 

 

 

 

 

 내가 유니버스 중에 재형이를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던 은혁오빠가 정민씨와 나를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물었고 그 물음에 내가 다 대답하기도 전에 제 할 말을 하는 정민씨였다.

 

 

 물론 여전히도 엄청난 직진이었고 그런 정민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감탄해주는 은혁오빠였다.

 

 

 

 

 

 

 “어린 친구가 당돌하네.”

 

 

 “제이형이랑은 비즈니스, 저랑은 리얼로 해요. 누나.”

 

 

 “애는 진짜. 못 하는 말이 없어.”

 

 

 

 

 

 

 

 

 고개를 내밀어 나를 가까이서 쳐다보며 말하는 정민씨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내 반응이 재밌는지 크게 웃는 정민씨였고 곧 촬영을 위해 부르는 스텝의 목소리에 자리를 떴다. 물론 뒤를 돌아 내게 크게 손을 흔들면서 말이다.

 

 

 

 

 

 

 

 

 

 “전 이만 갈게여! 이따 봐요!”

 

 

 

 

 

 

 

 

 

 

 

 

 

 

 

 

 

 

 

 

 

 

 

 /

 

 

 

 

 

 

 

 

 광고 촬영이 다 끝나자 서둘러 촬영장을 정리하게 퇴근하는 길이었다.

 

 

 어차피 내가 은혁오빠의 친 동생이고 은혁오빠가 내 친 오빠란 걸 직원들 모두가 알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함께 차를 타러 가는 길이었는데, 뒤에서 누군가 내 손을 붙잡았다.

 

 

 

 

 

 

 

 

 

 “은하님.”

 

 

 “재형씨. 무슨 일이에요?”

 

 

 “저랑 얘기 좀 해요.”

 

 

 

 

 

 

 

 

 

 걸음을 멈추고 뒤돌자 내 손을 잡아 날 붙잡은 건 재형이었고 깜짝 놀라 재빨리 손을 놓은 나였다.

 

 

 물론 나를 따라 걸음을 멈춘 은혁오빠가 나와 재형이를 의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오빠가 신경 쓰여 재형이에게만 들리게끔 조그맣게 속삭였다.

 

 

 

 

 

 

 

 “일단 여긴 보는 눈이 많으니까 제 차에 가 있어요. 주차장에 비서님 계실 거예요.”

 

 

 “네. 알겠어요.”

 

 

 

 

 

 

 

 잡혔던 손을 재빨리 놓고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고 나서야 내 차로 재형이를 보낸 나였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걸음을 옮기는 재형이었다.

 

 

 

 

 

 

 

 

 

 

 “오빠. 나 잠깐 얘기만 하고 갈게. 먼저 집에 가.”

 

 

 “알았어. 늦지 않게 와.”

 

 

 “응. 집에서 봐.”

 

 

 

 

 

 

 

 내 말에 아무 말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은혁오빠에 집에서 보자며 주차장 쪽으로 몸을 돌리자 다시 나를 붙잡는 은혁오빠의 말이었다.

 

 

 

 

 

 

 

 

 “근데 은하야. 오빠가 기사에서부터 비즈니스 뿐 인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거든.”

 

 

 “.....”

 

 

 “재미로 이러는 거면 얼마든지 괜찮은데, 네 맘이 진지하다면 이쯤에서 그만둬.”

 

 

 

 

 

 

 

 

 

 

 오빠의 진지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제 자리에 멈춰 섰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은혁오빠의 말이었다.

 

 

 마치 내 미래를 아는 것처럼 나와 재형이의 사이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너도 알잖아. 제이씨가 있는 세계랑 네가 있는 세계는 너무 다르다는 거.”

 

 

 

 

 

 

 

 그리고 다시 한 번 나와 그의 사이가 가수와 팬,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여야만 하는 이유를 상기시켜줬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우리가 사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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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형씨. 할 얘기가 뭐예요?”

 

 

 “저랑 저녁 먹어요. 은하님.”

 

 

 

 

 

 

 

 

 

 

 차에 올라타자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내게 저녁을 먹자며 말하는 재형이었고 그 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러자 내 말을 끊고 다시 할 말을 잇는 재형이었다.

 

 

 

 

 

 “재형씨. 난 분명”

 

 

 “비서님도 같이 드셔도 되니까. 저랑도 밥 먹어요.”

 

 

 

 

 

 

 

 

 아까 촬영장에서 은혁오빠에게 정민씨가 했던 말을 들었는지 단호한 말투에 잠깐 고민을 했다.

 

 

 그러다 백미러로 운전석에 있던 비서님과 눈이 마주쳤고 곧 고개를 끄덕이며 벨트를 메는 나였다.

 

 

 

 

 

 

 

 

 “그래요 그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대신 무조건 내가 사기로 했다. 얻어먹는 건 딱 질색이라.

 

 

 

 

 

 

 

 

 

 

 

 

 

 

 

 

 

 

 

 

 

 

 

 

 

 /

 

 

 

 

 

 

 

 먹고 싶은 게 있냐는 내 물음에 아무거나 다 괜찮다는 재형이었고 아무거나 라는 말이 제일 어려운 거라며 고민을 하다 재형이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걸 기억해 스테이크를 먹으러 왔다.

 

 

 물론 비서님도 함께 해도 된다는 재형이의 말과 달리 룸 안엔 재형이와 나 둘 뿐이었다.

 

 

 

 

 

 

 

 “비서님은 같이 안 드세요?”

 

 

 “갔어요.”

 

 

 “네? 왜요?”

 

 

 “재형씨가 저녁 먹을 돈이 없을 리는 없고. 나한테 진지하게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아서 자리 좀 비켜달라고 했어요.”

 

 

 “아..”

 

 

 

 

 

 

 조금은 장난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이었다.

 

 

 재형이가 저녁 먹을 돈이 없어 내게 저녁을 먹자고 한 건 아닐 테고 내게 따로 할 얘기가 있어서 저녁을 먹자고 한 것 같았다.

 

 

 내 말에 본인이 비서님을 내쫓은 것 같아 불편한지 입술을 달싹이는 재형이었고 그 모습이 재밌어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는 나였다.

 

 

 

 

 

 

 

 

 “장난이에요. 비서님도 퇴근은 하셔야죠. 퇴근하라고 했어요.”

 

 

 “아. 다행이다.”

 

 

 

 

 

 

 

 내 대답에 안도를 하며 조금 편해진 얼굴로 웃는 재형이었고 그런 재형이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문득 발견했다.

 

 

 재형이한테 이런 시덥지도 않은 장난을 치고 그의 웃는 모습에 따라 웃고. 분명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

 

 

 

 

 

 

 

 

 “할 말이 뭐예요? 이쯤에서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게..”

 

 

 

 

 

 

 

 스테이크를 먹는 내내 입술만 달싹이며 섣불리 하려는 얘기를 하지 못 하는 재형이었고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운전을 해야 해서 술 대신 물로 입가심을 하고 나서야 내가 물었다.

 

 

 그러자 내 물음에 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를 내려놓고는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는 재형이었고 가만히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려줬다.

 

 

 

 

 

 

 

 “저 은퇴할까 봐요.”

 

 

 “뭐? 은퇴요?”

 

 

 “네.”

 

 

 “작년에 재계약하지 않았어요? 근데 왜 갑자기?”

 

 

 “갑자기는 아니에요. 재계약은 팬들이랑 멤버들이랑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서 한 거였고 전 계속 무서웠거든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재형이었고 평소보다 더 차분해진 그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처음엔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고 팬이 많았으면 좋겠고 전 세계가 날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모든 걸 이루니까 점점 무서워졌어요.”

 

 

 “.....”

 

 

 “영향력이 너무 커져버려서 가볍게 한 말도 기사가 나고 심지어 해외 기사까지 나요. 제 섣부른 생각과 행동이 모두에게 피해가 가니까 모든 게 조심스러워져서. 이젠 바깥에도 잘 나가지 않게 되고 말수도 줄어들게 되더라고요.”

 

 

 

 

 

 

 

 사실 난 재형이에 대해 오해를 했을지도 모른다.

 

 

 내게 다가와 처음으로 스폰을 해달라고 말했던 그때부터.

 

 

 

 

 

 

 

 

 

 “내가 아무리 쓰레기처럼 살아도 사진 한 장 안 찍히고 기사 한 줄 안 나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저 그렇게 살게 해줘요.”

 

 

 

 

 

 

 

 

 

 팬인 내가 어떤 집안의 어떤 사람인 줄 알게 되자 내 팬심을 이용하고 나를 고작 스폰서로만 본다는 게 더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수와 팬으로 치부한 채로 재형이를 있는 힘껏 선 밖으로 밀어냈을 지도 모른다.

 

 

 

 

 

 

 

 

 “제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 하면 팀이 욕먹고 가족이 욕먹고 회사가 욕먹고 팬들이 욕먹고. 심지어 우리나라까지 욕을 먹으니까. 그게 너무 무서워요..”

 

 

 

 

 

 

 

 

 

 

 그러다 문득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사실 재형이는 그 날부터 내게 도움을 청한 거라고.

 

 

 

 

 

 

 

 

 “은하님.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자신을 지켜달라고 손을 뻗은 걸 말이다.

 
작가의 말
 

 BGM: Marian Hill -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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