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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작가 : 몽글
작품등록일 : 2020.8.10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재벌가 손녀딸 은하가 빠진 새로운 취미는 바로.. 세계적으로 핫한 보이그룹 '유니버스'의 재형의 덕질! 순수한 덕심임에도 자꾸만 다가오는 재형. '동경은 동경일 때가 좋고 우상은 우상일 때가 좋은 법' 과연 은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될까?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8
작성일 : 20-09-24 01:30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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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8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몽글 씀

 

 

 

 

 

 

 

 

 

 

 

 

 

 

 

 

 

 

 

 

 

 

 

 

 

 

 

 

 

 

 

 

 

 

 

 

 

 

 

 "나. 은하님은 나를 가지면 돼요."

 

 

 "....."

 

 

 

 

 

 

 

 

 

 

 

 어깨 밑으로 스르륵 흘러내려간 가운 때문에 훤히 드러난 목선과 어깨를 긴 손가락으로 천천히 살살 쓰다듬는 재형이었고.

 

 

 동시에 귓가에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맘에 들지 않아 입술을 깨문 내가 그대로 내 쇄골에 닿아있던 재형이의 손을 털어냈다.

 

 

 

 

 

 

 

 

 

 

 "재형씨를 가지라고요?"

 

 

 "네. 이정도면 괜찮은 조건 아닌가. 전 살고 싶은 데로 살고 은하님은 최애를 가지고."

 

 

 "내가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네. 제가 어디서 누구랑 어떻게 놀든 기사 안 나게 뒷말 안 나오게만 해주면 돼요. 괜찮은 제안이잖아요."

 

 

 

 

 

 

 

 

 

 

 

 재형이가 제안한 조건을 잠자코 듣던 내가 곧 한 쪽 입 꼬리를 올려 웃었고 끝내 기분 나쁨을 참지 못 하고 다 들리게 중얼거렸다.

 

 

 

 

 

 

 

 

 

 "아닌데. 진짜 별론데."

 

 

 "네?"

 

 

 

 

 

 

 

 

 

 내 최애가 나한테 스폰을 제안하는 것도, 내 최애가 내 덕질을 이용하려는 것도, 내 최애가 나를 고작 이런 사람으로 보는 것도 다 별로였다.

 

 

 물론 재형이 말대로 최애이니 이정도로 참고 넘어가지. 아니었으면 바로 고소 때렸을 거였다.

 

 

 

 

 

 

 

 

 

 "아니, 어이가 없어서요. 지금껏 그렇게 스폰 잡았나본데, 난 그냥 팬이지. 스폰서가 아니에요. 무대 위의 제이를 좋아하는 거지. 그냥 서재형은 관심 없다고요."

 

 

 "....."

 

 

 "그리고 지금 재형씨가 제안할 입장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 동안 재형이에게 들은 스폰 비스무리한 이야기들을 모두 듣고 흘러 보냈었는데. 아예 대놓고 내 팬심을 이용해, 내 집안을 이용해 스폰을 제안하는 것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나보고 스폰을 해달라고요? 재형씨가 보기에도 내가 그 정도 힘은 있어 보이나 본데. 왜 하난 알고 둘은 몰라요?"

 

 

 "네?"

 

 

 "내 그 힘이 재형씨한테 가해질 수도 있는데."

 

 

 

 

 

 

 

 

 

 

 그것도 내가 2년 간 덕질한 내 최애가 말이다. 어이없어 기가 차고 실망스러워 화까지 났다.

 

 

 실망스러움과 화를 참지 못 한 내가 끝내 재형이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하자 조금은 놀란 듯한 재형이가 머뭇거리다 조심히 입을 열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아는 은하님은 저한테 그럴 리 없으니까."

 

 

 

 

 

 

 

 

 

 

 나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내가 본인에게 그럴 일 없을 거라며 확신하며 신뢰하는 재형이었고 재형이의 말은 들은 나 역시 내가 재형이에게 그럴 리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그냥 무모한 짓 그만하라고 겁을 준 거였다.

 

 

 

 

 

 

 

 

 

 "그니까 나한테 이런 이야기 그만 해요."

 

 

 "....."

 

 

 "아. 이건 부탁 아니고 경고."

 

 

 

 

 

 

 

 

 

 

 맨날 다정하고 달콤한 말만 하다 처음으로 쓴 소리로 재형이에게 경고를 한 나였고 내 말에 놀랐는지 입을 다물고 가만히 날 쳐다보는 재형이었다.

 

 

 곧 이 자리가 불편해 눈치를 보던 비서님께 재형이를 데려다주라며 손짓하곤 다이닝룸을 벗어난 나였다. 물론 또 차갑게 ‘제이’라고 부르면서 말이다.

 

 

 

 

 

 

 

 

 

 "비서님. 제이씨 가신대요. 모셔다 드려요."

 

 

 "네. 아가씨. 제이씨, 가시죠."

 

 

 

 

 

 

 

 

 

 물론 모셔다 드리겠다는 비서님의 말에도, 내가 다른 방으로 나가버린 뒤에도 한참을 다이닝룸에 우두커니 서서 내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는 재형이었지만.

 

 

 

 

 

 

 

 

 

 

 

 

 

 "....."

 

 

 

 

 

 

 

 

 

 

 

 걸음을 옮기는 날 끝까지 쳐다보던 그 쓸쓸한 눈빛이 그가 떠난 후에도 자꾸만 떠올랐고 괜히 잔상이 남아 마음 한 켠이 아련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겠지만, 내게 본 모습을 드러내버린 재형이에 실망을 한 건 사실이라 어쩔 수 없었다.

 

 

 

 

 

 

 

 

 

 

 

 

 

 

 

 

 

 

 

 

 

 

 

 

 

 

 

 

 

 /

 

 

 

 

 

 

 분명 유니버스의 이번 활동의 마지막 음악방송이라, 국내 활동의 내 마지막 서포트라 개운한 마음으로 호텔에 온 거였는데.

 

 

 예상치도 못 한 갑작스러운 재형이의 방문에 개운한 느낌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괜히 더 복잡해지고 심란해졌다.

 

 

 

 

 

 

 

 

 

 

 "이정도면 괜찮은 조건 아닌가. 난 살고 싶은 데로 살고 은하님은 최애를 가지고."

 

 

 

 

 

 

 

 

 

 

 이 바닥에선 연예인과 스폰서는 흔하디 흔한 관계였지만, 내 가수가 그럴 거란 생각은 못 했었다.

 

 

 심지어 유니버스의 인지도와 인기 정도면 스폰서를 받는 게 아니라 스폰서가 되어도 될 정도 아닌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이 정도의 인기를 얻기 전까진, 빛을 바라기 전까진 이런 방식으로 방송에 나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

 

 

 그들도 처음부터 인기가수, 1위 가수, 월드스타가 아니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재형이의 말대로 그를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고 싶다가도.

 

 

 그래도 난 스폰서 같은 게 아니라 그냥 팬인데. 사적인 그들의 몸과 마음을 원하는 게 아니라 무대 위의 그들을 원할 뿐인데.

 

 

 많은 생각들이 얽혀 머릿속이 복잡해져 생각을 멈추고 잠을 자려 눈을 감아도 한참이나 잠에 들지 못 하는 나였다.

 

 

 2년 간 달려온 내 취미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 이어갈 수 있을지 이젠 나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

 

 

 

 

 

 

 

 

 

 “진은하, 애 어디 있어요? 또 아무 걱정 없이 퍼질러 자고 있겠지 뭐.”

 

 

 “사모님!”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호텔에, 내가 자고 있던 방에 들이닥친 엄마였고 차마 사모님을 막진 못 해 어쩔 줄 몰라 하며 엄마를 쫓아 내 방에 들어온 비서님이었다.

 

 

 엄마 말대로 걱정 없이 푹 자고 있던 난 갑자기 들춰지는 이불에 잠을 깨버렸고 잔뜩 화가 난 엄마의 얼굴에 벌떡 일어났다.

 

 

 

 

 

 

 

 

 “카드 없어서 얌전할까 싶었더니 그 사이에 은호한테 용돈 받아가며 지냈더라. 또 억소리 나게?”

 

 

 “엄마..”

 

 

 “너 때문에 오빠만 더 혼났어. 알아?”

 

 

 

 

 

 

 

 

 

 엄마가 일 때문에 한국을 비운 틈을 타 진은호에게 현금카드를 받은 것도, 또 억소리 날 정도의 금액을 쓴 것도 모두 사실이라 엄마의 말에 변명할 거리도 없어 입을 꾹 다물었고 그런 내 반응에 화가 난건지 엄마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호텔도 체크아웃할 때, 결제한다며 했다며. 절대 봐주지 말라고 말해놨으니까 네 재주껏 결제해 봐.”

 

 

 “.....”

 

 

 

 

 

 

 

 

 

 

 잔뜩 흥분해 양손을 허리춤에 얹고는 내게 큰소리치는 엄마에 나도 모르게 침대에 다소곳이 앉아 푹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말을 듣고 있었고 곧 할 말을 다 했는지 구두소리를 내며 문으로 걸음을 옮기는 엄마였다.

 

 

 엄마의 뒷모습에 긴장을 풀었던 것도 잠시, 뒤돌아 날 쳐다보는 엄마에 다시 허리를 쭉 핀 나였다.

 

 

 

 

 

 

 “또 네 오빠들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이젠 너도 네 행동에 책임을 져. 진은하.”

 

 

 “.....”

 

 

 

 

 

 

 

 

 

 내게 충고를 남겨놓고 태풍마냥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사라진 엄마였고 문이 닫히는 소리에 힘없이 침대에 누워버린 나였다.

 

 

 그리고 그런 나를 옆에서 안쓰럽게 내려다보는 비서님이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아니요. 안 괜찮아요..”

 

 

 

 

 

 

 

 

 

 이 넓고 좋은 호텔 천장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다.

 

 

 ‘진은하. 망했다.’

 

 /

 

 

 

 

 

 

 

 

 “아. 진은호 전화 안 받아.”

 

 

 “아가씨. 일단 제 카드로 할까요?”

 

 

 “아니에요. 한 번만 더 전화해볼게요.”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도 이 호텔 손녀이자 딸인데,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해 일어나 씻고 조식까지 먹고 내려왔는데.

 

 

 엄마가 절대로 봐주지 말라고 무섭게 얘기하고 갔는지 어찌할 바를 모르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직원들이었고 괜히 미안해져 아니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로비 소파에 앉아 다급하게 오빠들한테 전화하는 중이었다.

 

 

 물론 내게 용돈을 줬던 진은호 역시 엄마한테 제대로 깨졌는지 내 전화는 받지도 않았고 비서님의 번호까지 받지 않았다.

 

 

 직원들이나 오빠나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직원들이 한 번만 봐줬으면, 오빠가 전화를 한 번만 받아줬으면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들었다. 염치없지만.

 

 

 급한 마음에 진은호한테 전화만 수 십 통을 걸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엄마 몰래 직원들 핸드폰을 빌려 내게 전화한 건가 싶어 반가운 마음에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물론 진은호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여보세요. 진은호?”

 

 

 - “은하누나.”

 

 

 

 

 

 

 

 

 

 

 전화의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내 기대와 달리 진은호가 아닌 유니버스 정민씨였고 기다리던 진은호가 아니라는 것에 급격히 실망한 나였다.

 

 

 

 

 

 

 

 

 

 

 

 “누구세요?”

 

 

 - “저 정민이요.”

 

 

 

 

 

 

 

 

 

 

 뜬금없는 정민씨의 등장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요?”

 

 

 - “실장님한테 여쭤봤죠.”

 

 

 “왜요?”

 

 

 - “그냥요. 심심한데, 갑자기 누나 생각나서 전화해봤어요.”

 

 

 

 

 

 

 

 

 

 실장님께 내 번호를 받아놓곤 심심해서 전화했다는 정민씨였고 영양가 없는 전화를 빨리 끊고 싶은 난 물어보는 질문에 얌전히 대답해줬다.

 

 

 당연히 전화를 빨리 끊고 싶어서였다. 진은호한테 전화해야 되거든.

 

 

 

 

 

 

 

 

 

 

 - “누나. 지금 어디예요?”

 

 

 “진라호텔이요.”

 

 

 - “점심은 먹었어요?”

 

 

 “조식 먹었어요.”

 

 

 - “그럼 점심은 아직이라는 거네.”

 

 

 

 

 

 

 

 

 

 조식 먹은 지 몇 시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점심 먹을 생각도 기분도 아니었는데, 내게 점심을 묻는 정민씨였고 묻는 말에 잘 대답해주자 기분이 좋았는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대뜸 이쪽으로 오겠다며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심 생각 없어요.”

 

 

 - “진라호텔 뷔페 맛있다던데, 저랑 먹어요.”

 

 

 “아니, 생각 없다니까.”

 

 

 - “저 지금 갈게요. 기다려요!”

 

 

 

 

 

 

 

 

 

 

 지금 당장 호텔 숙박비도 못 내서 로비에서 이러고 있는데. 뷔페를 사줄 돈도, 사먹을 돈도 없는데. 호텔 뷔페를 먹자며 이쪽으로 오겠다는 정민씨였고 곧 전화가 끊겼다.

 

 

 딱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

 

 

 

 

 

 

 

 “사모님께서 꼭 결제하고 보내라고 하셔서요.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가씨.”

 

 

 “아니에요. 어쩔 수 없죠.”

 

 

 

 

 

 

 

 

 

 은호오빠랑 은혁오빠한테 몇 분 째 계속 전화를 해봐도 엄마한테 진짜 제대로 깨졌는지 둘 다 받지 않았고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자 나보다 더 불안해하는 직원들이었다.

 

 

 아마 내 표정이 좋지 않아서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비서님도 마찬가지였고.

 

 

 근데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 직원들에게 되이려 언성을 높이고 간 우리 엄마 탓이고 무능력한 내 탓이지 뭐.

 

 

 그렇게 어떻게 해야 할 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려는데, 막 호텔에 도착했는지 로비에서 몇 명의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날 금방 발견해 내 쪽으로 걸어오는 정민씨였다.

 

 

 

 

 

 

 

 

 

 

 

 

 

 

 “은하누나!”

 

 

 “저 잠깐만요.”

 

 

 “네. 아가씨.”

 

 

 

 

 

 

 

 

 

 

 

 다가온 정민씨가 소파에 앉자마자 일어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나였고 고개를 끄덕이며 정민씨와 함께 얌전히 날 기다리는 비서님이었다.

 

 

 그렇게 몇 걸음 옮겨 그들에게 벗어난 로비 구석에서 다시 한 번 오빠들에게 전화를 거는 나였고 연속 다섯 번의 내 전화를 모두 받지 않는 오빠들이었다. 이해가 돼서 미안하면서도 너무하네 진짜!

 

 

 

 

 

 

 

 

 

 

 “아. 오빠들 진짜 전화 안 받아.”

 

 

 “그럼 어떻게 할까요. 아가씨.”

 

 

 “아..”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는 탓에 이젠 짜증이 나 잔뜩 미간을 찌푸린 채, 소파로 걸어가자 걱정스럽게 날 쳐다보는 비서님이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민씨가 궁금했는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가씨가 지금 카드가 없어서 체크아웃을 못 하고 계세요..”

 

 

 “돈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거예요?”

 

 

 “그걸 왜 말해요?!”

 

 

 “아니, 정민씨가 궁금해 하셔서..”

 

 

 

 

 

 

 

 

 

 

 심각해 보이는 내가 아닌 비서님께 물었고 내 눈치를 살피던 비서님이 조용히 궁금해 하는 정민씨에게 말해줬다.

 

 

 물론 나한테까지 다 들리게 말하는 바람에 창피해졌지. 천하의 진은하가 돈이 없어서 이런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니.

 

 

 정민씨까지 있는데, 더 이상 이런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 고민하다 끝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나였다.

 

 

 

 

 

 

 

 

 

 

 “안 되겠어. 할아버지한테 전화하고 올게요.”

 

 

 

 

 

 

 

 

 

 최후의 방법이었다. 우리 할아버지.

 

 

 직원들과 오빠들에게 나를 도와주지 말라고 혼을 낸 우리엄마도 할아버지까진 못 혼냈겠지. 내가 도와달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비서를 통해 카드를 보낼 아니, 호텔에 바로 돈을 입금해줄 천하무적의 할아버지였다.

 

 

 비장의 와일드카드를 꺼낸 내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걸음을 옮김과 동시에 소파에서 일어나 프론트로 걸어간 정민씨였고 곧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는 옆모습이 보였다.

 

 

 

 

 

 

 

 

 

 “이걸로 결제해주세요.”

 

 

 

 

 

 

 

 

 

 

 

 

 그리고 그 모습을 멀리서 본 내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천하의 진은하. 진짜 망했구나.

 

 

 

 

 

 

 

 

 

 

 

 

 

 

 

 

 

 

 

 

 

 

 

 

 

 

 

 

 /

 

 

 

 

 

 

 

 “누나. 그럼 뷔페 먹을 돈도 없겠네요?”

 

 

 “아냐. 그건 있어요. 비서님 카드 좀 빌려줘요.”

 

 

 “아가씨..”

 

 

 

 

 

 

 

 

 

 

 

 

 본의 아니게 정민씨에게 빚을 져버린 나였고 스위트룸 1박에, 프라이빗 온수풀에, 조식까지 한 두 푼이 아니었기에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진은하 사전에 얻어먹기란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데, 살다 살다 처음으로 얻어먹은 탓에 자존심이 완전 상해버렸다. (물론 처음은 아님.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재형이에게 호텔 라운지에서 술을 얻어먹은 적이 있음.)

 

 

 마지막 자존심만은 지키고자 비서님께 당당히 카드를 달라며 손을 내밀자 그 모습을 보곤 재밌는지 계속 웃고 있는 정민씨였다.

 

 

 

 

 

 

 

 

 

 

 

 “제가 밥 먹자고 한 거니까 제가 살게요.”

 

 

 “아니에요. 체크아웃도 해줬잖아요. 내 사전에 얻어먹기란 없어. 비서님, 카드!”

 

 

 

 

 

 

 

 

 

 

 

 밥을 사겠다는 정민씨에 또 얻어먹게 될까봐 그게 싫어서 다급하게 비서님께 손을 내밀었고 표정이 좋지 않은 날 보곤 어쩔 수 없이 지갑을 꺼내는 비서님이었다. 느리게 지갑을 꺼내는 비서님의 팔을 잡아 막는 정민씨였다.

 

 

 

 

 

 

 

 

 

 

 

 

 

 “누나도 저 서포트 해줬잖아요. 내가 산거랑 비교도 안 되게 돈 많이 썼으면서.”

 

 

 “그거야 팬으로서 해준 거고.”

 

 

 “누가 다 사준대요? 뷔페만 사줄 거예요. 호텔은 갚아여. 완전 큰 서포트로.”

 

 

 

 

 

 

 

 

 

 먼저 밥을 먹자고 한 건 본인이니까 밥은 사겠다며, 호텔은 더 큰 서포트로 갚으라는 정민씨였고 나름 철저한 계산이 마음에 들어 잠깐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인 나였다.

 

 

 더 큰 서포트로 갚는 건 내게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기에 괜찮은 제안이었다. 물론 돈이 있는 진은하에겐 말이다.

 

 

 

 

 

 

 

 

 

 

 

 

 

 

 

 

 

 

 

 

 

 

 

 

 

 

 

 

 

 

 

 

 

 

 

 

 /

 

 

 

 

 

 

 

 

 “저까지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민씨 덕분에 잘 먹었어요.”

 

 

 “네~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큰돈을 벌어서 그런가. 아직 어린 나이에도 그 비싼 진라호텔 뷔페를 나와 비서님까지 사준 정민씨였다.

 

 

 밥을 다 먹자 후식을 먹자며 후식까지 사겠다는 정민씨를 말려 숙소 앞에 데려다줬다. 물론 지금은 차에서 내린 정민씨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비서님이었고.

 

 

 

 

 

 

 

 

 

 

 

 

 “은하누나. 오늘 재밌었어요!”

 

 

 “네.”

 

 

 “그럼 우리 조만간 또 봐요~”

 

 

 

 

 

 

 

 

 

 

 

 

 차에서 내린 정민씨가 뒤돌아 손을 흔들었고 귀찮지만, 오늘 고마웠으니까 차 창문을 살짝 내려 인사를 받아줬다. 물론 웃으며 인사하는 정민씨에게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지만.

 

 

 

 

 

 

 

 

 

 

 “어? 제이형.”

 

 

 “어.”

 

 

 “왜 나와 있어요?”

 

 

 

 

 

 

 

 

 

 

 

 이정도면 인사도 끝난 것 같아 고개를 돌리고 창문을 올리려는데, 들리는 정민씨의 목소리에 창밖으로 시선을 옮긴 나였다.

 

 

 

 

 

 

 “.....”

 

 

 “.....”

 

 

 

 

 

 

 

 

 

 

 정민씨의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 정민씨의 뒤쪽에 세워진 차 그리고 그 차에 타 있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재형이었고 그런 재형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이 점점 더 진득해지는 것 같아 참지 못 한 내가 먼저 시선을 피했고 급히 창문을 올리며 말했다.

 

 

 

 

 

 

 

 

 

 “비서님. 출발해요.”

 

 

 “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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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HIND.

 

 

 

 

 

 

 

 

 

 

 

 

 “뭐야. 왜 은하님이 널 데려다 줘?”

 

 

 “오늘 저랑 놀았으니까요.”

 

 

 “놀아?”

 

 

 “응. 같이 밥 먹었거든요. 제가 사는 건 계획에 없었지만.”

 

 

 “계획이라니?”

 

 

 “제이형. 은하누나가 누군지 몰라요? 어떤 집안, 어떤 사람인지?”

 

 

 

 

 

 

 

 

 은하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이던 똑같은 웃음인데, 재형을 바라보며 웃는 정민의 얼굴이 어딘가 모르게 싸했다. 여전히 웃는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차가웠다.

 

 

 

 

 

 

 

 

 

 

 “나이도 어리고 직업도 없는 것 같은데, 저렇게 리치한 게 이상하잖아. 그래서 좀 알아봤죠.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엘진 손녀더라고요.”

 

 

 “.....”

 

 

 “친해져서 내 편으로 만들 거예요.”

 

 

 

 

 

 

 

 

 

 

 정민의 의미심장한 말에 입을 꾹 다물고는 대답하지 않는 재형이었고 곧 정민이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가만히 서 있던 재형을 지나쳤다.

 

 

 아니, 재형을 지나치다 잠깐 걸음을 멈추더니 재형에게만 들리게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근데 은하누나 정도면 스폰으론 아깝긴 하다. 그쵸?”

 

 

 

 

 

 

 

 

 

 말을 끝낸 정민이 재형을 지나쳐 그대로 아파트로 들어가자 재형은 혼자 남았고.

 

 

 그렇게 우두커니 은하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던 재형이었다.

 

 

 

 

 

 

 

 

 

 “진은하. 나랑 뭐하자는 거야.”

 

 

 

 

 

 
작가의 말
 

 BGM: Lolo Zouai - Chan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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