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완벽하게 해피엔딩
작가 : 달콤슈크림
작품등록일 : 2020.9.6

결혼 프로포즈까지 한 재하의 배신으로 10년의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윤서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았다. 폐인처럼 살던 어느 날, 윤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다.

무작정 떠돌며 살던 윤서는 우연히 정민의 쉐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듯 하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재하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재하와의 이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은정도 함께 만나게 된다. 윤서가 이 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윤서를 신경쓰던 정민은 평소답지 않은 윤서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재하를 경계한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던 윤서의 변화에는 태도에 정민과 쉐어하우스 메이트들은 몰랐던 윤서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였던 윤서와 재하화의 과거를 알게 될수록 정민은 윤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는 재하 역시 정민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부탁하지 마세요. 이제 윤서에 대해 부탁할 자격도, 의미도 없지도 없지 않나요.'

 
9화. 가장 슬픈 생일.
작성일 : 20-09-24 00:19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812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윤서는 집에 앉아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 결심한 듯 휴대폰을 들어 재하에게 전화를 건다.

 “어디야?”

 

 재하가 지친 목소리로 대답한다.

 “회사.”

 “언제와?”

 “늦어.”

 

 아주 짧은 침묵. 윤서는 눈물을 삼킨다.

 “음... 재하야. 나 내일 생일인 거 알지?”

 “응.”

 “일 끝나고 올래?”

 

 재하가 잠시 멈칫한다.

 “미안. 오늘 좀 늦게 끝날 거 같아.”

 “아.... 응. 알았어.”

 

 재하는 대답 없이 전화를 끊는다. 전화를 끊자마자 윤서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진다. 갑자기 너무 변해버린 재하의 태도에 윤서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속상했고 화가 났다. 예민해서 그런거겠지, 일이 바빠 그런거겠지 라고 이해해보려했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그렇게 밤새 울다 잠이 든 윤서는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재하에게서 연락이 없다. 다른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윤서는 기쁘지 않다. 출근 준비를 하는 도중에도 윤서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떨어진다. 화장을 하다가 윤서는 애써 웃는다.

 

 “생일 축하해. 정윤서. 20대 마지막 생일이네.”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재하에게서는 연락이 없다. 몇 번을 망설이던 윤서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지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건다.

 

 무뚝뚝한 재하의 목소리에 윤서는 다시 한 번 울컥한다.

 “응.”

 “어디야?”

 “집.”

 “출근 안했어?”

 “새벽에 들어와서... 이제 준비하고 나가야지.”

 “많이 늦었네. 왜 연락 안했어.”

 “정신이 없었어.”

 “나 생일이야.”

 

 재하가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알아.”

 “생일 축하 안 해줘?”

 “생일 축하해.

 “그게 다야?

 “매년 오는 생일인데 한 번 정도는 조용히 넘어 가자.

 “20대 마지막 생일이야.

 “근데?”

 

 윤서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리고 참았던 눈물이 다시 터진다. 재하에게서는 다시 연락이 오지 않는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계속 멍하게 있다가 결국 회사를 나온다. 집으로 향하던 윤서는 재하의 집 앞으로 간다. 집 앞에서 전화를 걸지만 재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윤서는 그렇게 재하가 올 때까지 재하의 집 앞에서 기다린다.

 

 “이런 생일은 또 처음이네....”

 

 

 ****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재하의 차가 골목으로 들어온다. 윤서는 재하의 차가 오는 것을 보지만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재하의 옆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있었다. 재하가 집 앞에 차를 세우고 나온다.

 “잠깐만 기다려.”

 

 윤서는 재하의 말투에서 알 수 있었다. 이 여자는 그냥 차에 태운 여자가 아니다.

 “강재하....”

 

 재하는 놀라서 뒤돌아본다.

 “윤서야. 왜 여기 있어?”

 “너야 말로 뭐야. 연락도 안 받더니 지금 이 상황은 뭐야?”

 “아... 그게...”

 

 그 때, 은정이 차에서 내린다.

 “안녕하세요.”

 

 윤서는 은정의 말을 무시한 채 재하만 쳐다본다.

 “일단 들어 와.”

 “지금 이 상황 뭐냐고.”

 

 재하가 윤서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는다.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윤서가 재하의 손을 뿌리친다.

 “건드리지 마.”

 

 은정이 끼어든다.

 “윤서 언니죠?”

 재하가 은정을 가로막는다.

 “은정아. 미안해. 오늘 못 데려다 주겠다. 윤서야. 들어 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같이 얘기하자 오빠.”

 “오빠? 당신이 뭔데 재하한테 오빠라고 불러.”

 “재하 오빠 여자 친구요.”

 “뭐?”

 “재하 오빠 여자 친구라구요.”

 

 윤서는 재하를 쳐다본다.

 “은정아. 가. 윤서야 들어가서 얘기하자.”

 

 재하는 윤서를 데리고 들어가려 한다. 윤서는 재하를 뿌리치고 노려본다.

 “너 뭐하는 거야 이게.”

 

 재하는 윤서의 눈을 피한다.

 “강재하. 나 똑바로 봐. 저 여자가 지금 니 여자 친구라는데 뭐야.”

 “내가 조만간 얘기하려고 했는데....”

 “뭐? 조만간? 뭐를 조만간 얘기하겠다는 거야.”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들어가서 뭘 얘기할건데. 내가 다 봤는데. 내가 지금 다 들었는데. 뭘 얘기할건데!!!”

 “들어오세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윤서가 은정을 노려본다.

 “너 닥쳐. 어디 감히 나한테 말을 걸어.”

 “말씀이 너무 심하시네요.”

 

 윤서가 독기어린 눈으로 은정을 쳐다본다.

 “더 심한 짓 하기 전에 닥치라고.”

 

 재하가 은정을 막아선다.

 “은정아. 오늘은 진짜 가. 내가 나중에 전화 할게.”

 

 윤서가 먼저 돌아서서 간다. 재하가 윤서를 잡는다.

 윤서가 소리 지른다.

 “잡지 말라고! 건드리지 말랬지!”

 “윤서야. 이러지 마. 진정해.”

 “진정? 니가 지금 진정이라고 했어? 어떻게 또 이래?”

 “내가 설명할게.”

 

 윤서는 재하를 뒤로 하고 걸어간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또다시 반복 되는 것인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 채로 울었더니 윤서는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윤서가 걷다가 갑자기 쓰러진다. 재하가 뛰어온다.

 “윤서야! 윤서야!”

 윤서는 재하가 윤서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면서 의식이 멀어졌다.

 

 

 ****

 

 

 윤서가 눈을 떠보니 병원 천장이 보인다. 재하가 옆에서 윤서를 쳐다보고 있다.

 “윤서야. 괜찮아?”

 

 윤서는 재하를 보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기다려 봐. 의사선생님 모셔올게.”

 

 뒤돌아 가는 재하를 보면서 윤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꿈인가보다. 너무 나쁜 꿈이었다. 내가 요즘 너무 예민했었나보다. 이따위 꿈을 꾸다니. 강재하가 또 이럴 리가 없지. 나쁜 꿈이다. 얼른 깨자. 그리고 재하에게 전화해서 얘기해줘야지. 내가 요즘 이런 꿈을 꿀 정도로 예민하니 나에게 잘하라고. 그렇게 윤서는 다시 잠이 든다.

 

 

 ****

 

 

 윤서가 눈을 뜬다. 재하가 옆에서 윤서의 손을 잡고 있다.

 “재하야.”

 “응. 윤서야.”

 “나 엄청 무서운 꿈을 꿨어. 네가 또 나를 버리는 꿈꿨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재하는 말을 잇지 못한다.

 “무슨 그런 꿈을 꾸냐, 그치.”

 “미안해, 윤서야.”

 “나 생일인데. 네가 생일축하도 안 해주고 연락도 안 받고 그러니까 내가 이런 꿈까지 꾸잖아.”

 

 재하는 아무 말 없이 윤서의 손을 더 꼭 잡는다. 재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잠을 잘 못자서 쓰러진 건가. 걱정했지. 미안.”

 “아니야. 더 자, 윤서야.”

 

 재하는 윤서의 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자.”

 “나 일어나면 생일축하 하자.”

 “응. 그러자.

 윤서는 다시 잠이 든다.

 

 

 

 ****

 

 

 

 이른 아침, 윤서가 번쩍 눈을 뜬다. 눈만 깜빡이며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멍하니 앉는다. 또 재하의 꿈을 꾸었다. 윤서의 생일. 재하의 두 번째 배신. 그 이후로 윤서는 생일을 챙기지 않았다. 생일만 되면 다시 그 날, 그 시간,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윤서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연다. 아침 공기에 정신이 조금은 맑아지는 것 같아. 한참을 밖을 바라보던 윤서가 정신을 차린다.

 “언제까지 옛날 생각이나 하고 있을래. 정신 좀 차려라, 정윤서.”

 

 휴대폰을 보니 아침 6시반 이다. 윤서는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깰까봐 까치발로 조심스럽게 왔다 갔다 한다. 마지막으로 노트북을 챙겨 현관문을 닫고 나온 윤서는 아침 공기를 마시며 버스 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

 

 

 아침 일찍 눈이 뜬 희주는 기지개를 피며 거실로 나간다. 거실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니 어제 정민이 정리하고 자러 간 것 같다. 아침 햇살에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메리골드가 예쁘게 반짝인다. 문득 윤서 생각이 난 희주는 2층으로 올라가 윤서의 방문을 노크한다. 대답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문을 여니 윤서의 방이 비어있다. 그 때, 정민이 뒤에서 하품을 하며 나온다.

 “뭐해, 희주야?”

 “윤서가 없어. 오빠.”

 

 정민이 정신이 번쩍 든다.

 “뭐?”

 “이 시간에 어디 갔지?”

 

 정민이 서둘러 방으로 가 휴대폰을 켜고 윤서에게 전화를 건다.

 “네. 오빠.”

 

 정민이 순간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진다.

 “어디야? 아침부터 어디 갔어?”

 “그냥 아침에 일찍 눈이 떠서 나왔어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어디 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지! 아침부터 없어서 걱정했잖아.”

 “아...다들 자는데 나 나간다!!! 하고 소리 지르고 나올걸 그랬네.”

 “어디 가는데?”

 “회사 가고 있어요.”

 “왜?”

 “어차피 오후에 작가 회의 있어서 와야 했는데 일찍 일어난 김에 그냥 좀 일찍 나왔어요.”

 

 정민이 괜히 또 언성을 높인다.

 “누가 그렇게 열심히 일 하래! 그 회사 대표가 누구야!!”

 “그러게요. 대표님이 아시면 인센티브 좀 더 챙겨 주시겠죠?”

 

 윤서의 평소 같은 농담에 정민이 피식 웃는다.

 “그러게. 좀 더 챙겨줘야 할 텐데. 대표한테 내가 꼭 전해 줄게.”

 “부탁 좀 드려요.”

 “아침은?”

 “카페 가서 먹으려고요. 희주한테 카톡 보내 놀게요. 걱정할 수도 있으니까.”

 “알았어. 꼭 챙겨 먹어.”

 “네. 오빠도요.”

 

 정민이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는다. 희주가 옆에 앉는다.

 “뭐래? 회사래?”

 “응. 오후에 회의 있는데 그냥 일찍 나갔대. 너 걱정할 것 같다고 카톡 보낸다더라.”

 

 희주가 깊은 한숨을 쉰다.

 “하아.... 놀래라.”

 “그러니까.”

 “어제 생각보다 엄청 즐겁거나 기뻐 보이지 않았어. 그치?”

 “응.”

 

 그 때, 성훈이 올라온다.

 “뭐해? 아침부터 왜 이렇게 시끄러워.”

 

 성훈이 열려있는 윤서의 방을 보며 윤서가 방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윤서는?”

 

 희주가 소파에 기대앉는다.

 “아침 일찍 나갔대.”

 “에? 벌써? 어디 갔어?”

 “회사.”

 “회사?”

 

 정민이 휴대폰으로 일정을 확인하며 대답한다.

 “오후에 미팅 있는데 일찍 눈이 떠서 그냥 일찍 나갔대.”

 “아.... 뭐야. 놀래라.”

 

 성훈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소파에 앉는다.

 “어제 윤서 표정이 뭔가 이상했어. 생일 축하인데 전혀 기뻐하지 않잖아. 무슨 일인 거지.”

 “그러게. 뭔가 생일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물어 볼 수 도 없고. 이거 참...”

 

 희주 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윤서의 방을 바라본다.

 “얘기해줄 때까지는 물어보지 말자. 좋은 일도 아닐 텐데 괜히 물어봐서 또 생각나게 하는 게 더 나쁜 것 같아.”

 “그러게....”

 

 셋은 말없이 소파에 한참을 앉아 있다. 희주가 정신을 차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려가서 밥 먹자.”

 

 셋은 1층으로 내려간다.

 

 

 ****

 

 

 정민이 대표실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 정민의 휴대폰이 울린다. 발신자를 보고 정민이 한숨을 쉰다. 정민은 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 일한다. 휴대폰이 다시 울린다. 발신자를 보고 정민이 피식 웃더니 바로 전화를 받는다.

 “응~ 윤서야.”

 “오빠. 회사 왔어요?”

 “응.”

 “갑자기?”

 “서류 정리할 것도 있고 아침에 어떤 작가님이 대표가 인센티브 안 올려준다 그래서 인센티브 올려드릴 궁리 중이었어.”

 “와. 그 작가님 되게 좋겠네.”

 

 정민이 웃는다.

 “회의 끝났어?”

 “아직 이요. 잠깐 커피 사러 나왔다가 오빠가 회사라고 카톡 남겨놔서 보고 전화했어요.”

 “회의 끝나면 전화해. 집에 같이 가자.”

 “네.”

 

 정민은 전화를 끊는다. 다시 일하고 있는데 또 전화가 울린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받지 않는다.

 

 

 ****

 

 

 몇 시간 뒤, 정민이 윤서에게 전화한다.

 “네. 대표님.”

 “아직 안 끝났어?”

 “곧 끝납니다. 끝나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정민이 크게 웃는다.

 “하하하하하하하.”

 “대표님?”

 “아닙니다. 작가님. 조금 있다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더니 정민이 혼자 웃기 시작한다.

 “참 너란 여자. 알 수가 없다. 알 수가 없어.”

 

 잠시 후, 대표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네. 들어오세요.”

 

 윤서가 들어온다.

 “오빠, 일 다 끝났어요?”

 “네. 작가님. 저도 곧 끝납니다. 잠시만 앉아 계세요.”

 

 윤서가 대표실로 들어와 소파에 앉는다.

 “뭐에요, 갑자기.”

 “하하하하하하. 너가 대표님이라고 부르면서 존칭 쓰는 게 오랜만이여서.”

 “그런가. 앞으로 그럼 다시 존댓말 할까요?”

 

 정민이 정색한다.

 “아니. 이제는 존댓말하면 더 놀리는 것 같아.”

 “그래도 회사 사람들 앞에서는 꼬박꼬박 존댓말 썼는데.”

 “우리가 초반 미팅 때 말고는 회사사람들이랑 다 같이 만난 적이 별로 없잖아.”

 “그런가. 대표님, 언제 끝나요?”

 

 정민이 웃는다.

 “다 했어요. 우리 작가님 배 안 고파요?”

 “고파요. 들어가는 길에 뭐 좀 사갈까요?”

 

 정민이 잠시 고민한다.

 “간만에 우리 외식할까?”

 “그럴까요?”

 “그러자.”

 “애들도 부를까요?”

 “성훈이랑 석훈이는 내일 모레까지 컨퍼런스 때문에 제주도 간댔어.”

 “아. 그게 오늘이구나. 희주도 아까 본가 내려간다고 하던데.”

 “응. 너 못보고 간다고 내일 내려간다는 걸 그냥 가라 그랬어. 간만에 그럼 둘이 먹자.”

 

 윤서가 피식 웃는다.

 “아까 통화했어요. 음.... 뭐 먹죠?”

 “칼질하러 갈까?”

 

 윤서의 눈이 동그래진다.

 “고기요?”

 “눈 튀어 나오겠어.”

 “가요. 갑시다. 얼른.”

 “그래. 가자.”

 

 둘은 대표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탄다. 정민의 휴대폰이 다시 울린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전화 왜 안 받아요?”

 “안 받아도 되는 전화야.”

 “전 여친?”

 “응?”

 “이런 반응은 보통 채무자 아니면 전 여자친구인데.”

 

 정민이 허리를 숙여 윤서와 눈을 마주친다.

 “정윤서. 생각보다 똑똑하네.”

 “저 완전 똑똑하거든요.”

 

 정민이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암요. 우리 작가님의 이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 덕분에 내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데.”

 “덕분에 오늘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겠네요.”

 “내가 언제 너 맛없는 거 먹이디?”

 

 윤서가 어깨를 으쓱한다.

 “그건 그래요.”

 

 정민이 자연스럽게 윤서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가자. 간만에 조용히 밥을 먹겠구나.”

 

 윤서가 피식 웃는다.

 “그러네요.”

 

 

 ****

 

 정민이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레스토랑을 검색한다.

 “내가 아는 데로 가도 돼?”

 “네. 어차피 저는 아는 곳이 없어요.”

 

 정민이 네비게이션에 레스토랑을 찍고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정민이 운전을 하며 슬쩍 윤서의 눈치를 본다.

 “칼질하러 가자는 남자도 없어?”

 

 윤서가 괜히 창밖을 본다.

 “그러게요.”

 “마지막 연애가 언제야?”

 

 윤서는 대답이 없다.

 “모쏠은 아니지?”

 “모쏠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모쏠은 아닌 거야?”

 “아쉽게도요.”

 “소개팅은?”

 “소개팅 뭐요?”

 “소개팅 안 해? 소개팅 해주겠다는 친구도 없어?”

 

 윤서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정민을 본다.

 “갑자기 뭐 이런 질문을 해요?”

 

 정민이 태연한 척 대답한다.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1년 넘도록 안 물어보던 질문들을 갑자기 해요.”

 “사고를 엄청 크게 치고 도망 온 거야?”

 

 윤서가 웃는다.

 “하하하하하. 그래 보여요?”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허구언날 집에만 있고 사람들도 안 만나고. 아 맞아! 나 너 데리고 집에 온 날 아직도 기억나. 내가 얼마나 당황했으면 데리고 왔겠어.”

 “그러네요. 저도 기억나요. 그 날 오빠 표정 진짜 대박이었는데.”

 “어땠는데?”

 “얘 뭐야? 진짜 이런데서 산다고? 이런 표정.”

 “하하하하하하. 그 날의 나를 칭찬해.”

 

 윤서도 창밖을 보며 웃는다. 정민이 다시 윤서를 힐끔 본다.

 “갑자기 궁금해 한 게 아니라 계속 궁금했는데 안 물어본 거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싶어서.”

 

 윤서가 다시 대답이 없다.

 “신비주의 연예인도 아니고.”

 “특별한 건 없어요. 그냥 살다보니 그런 거죠 뭐.”

 “그래.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밥 먹고 뭐할까?”

 “집에 가야죠.”

 

 정민이 잠시 고민한다.

 “영화 볼까?”

 “영화요?”

 “영화 보는 거 안 좋아해?”

 “그렇진 않은데.... 영화관에 안간지 오래 돼서....”

 “그러니까. 만날 애들이랑 같이 집에서 보니까 영화관 갈 필요가 없었지.”

 “그러네요.”

 

 정민이 윤서의 표정을 살핀다.

 “그럼 밥 먹고 영화나 한편 보고 집에 가자.”

 

 윤서가 잠시 망설인다.

 “음.... 요즘 새로 나온 영화가 뭐가 있나....”

 “그러게. 찾아봐봐.”

 “무슨 장르 좋아해?”

 “음.... 귀신, 좀비 이런 거 안 좋아하고요. 액션도 즐기진 않아요. 판타지나 로맨스는 좀 보는 것 같아요. 오빠는요?”

 “나는 아무거나 다 봐. 영화는 가리지 않는 편이라.”

 

 윤서가 앱으로 상영 중인 영화를 찾아본다,

 “신작은.... 재밌을 것 같은 건 없네요. 옛날 영화도 있는데 옛날 영화 볼까요?”

 “그것도 좋네. 뭐 있어?”

 “500일의 썸머 보셨어요? 이거랑 스타워즈도 하네요.”

 “음. 500일의 썸머 볼까? 나 그거 안 본 것 같아.”

 “괜찮아요?”

 “응. 그거 보자.”

 “음.... 그럼 이걸로 예매할게요.”

 “그러자.”

 

 정민의 차가 고급 레스토랑 앞에 주차한다. 발렛이 뛰어나와 정민의 차키를 받는다. 윤서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레스토랑 입구를 쳐다보고 있다. 정민이 그런 윤서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는다.

 “가자.”

 “대표님.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닙니까?”

 “왜요?”

 “입구부터 나 엄청 비싼 데야. 느낌인데요.”

 “우리 작가님께 이 정도쯤이야. 들어가시죠.”

 

 정민이 윤서의 손을 잡는다. 윤서가 두리번거리며 정민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웨이터가 정민과 윤서를 자리로 안내한다. 정민이 윤서의 의자를 살짝 빼주자 윤서는 어색하게 자리에 앉는다. 정민은 어색하는 윤서가 너무 귀엽다.

 정민이 메뉴판을 건낸다.

 “먹고 싶은 거 다 골라.”

 “어..... 음......”

 
작가의 말
 

 과거는 과거일 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6 26화. 드라마. 2020 / 10 / 26 267 0 8519   
25 25화. 이미 채워진 빈자리. 2020 / 10 / 26 254 0 7666   
24 24화. 역습. 2020 / 10 / 12 264 0 11303   
23 23화. 예쁜 말 한 마디. 2020 / 10 / 7 267 0 9881   
22 22화. 작은 일탈2 2020 / 10 / 2 273 0 7930   
21 21화. 작은 일탈1 2020 / 9 / 30 267 0 8034   
20 20화. 내 눈에 예쁜 여자. 2020 / 9 / 30 275 0 10605   
19 19화. 온도차. 2020 / 9 / 30 258 0 9349   
18 18화. 남겨진 마음. 2020 / 9 / 30 264 0 6576   
17 17화. 피할 수 없는 사람. 2020 / 9 / 30 264 0 6700   
16 16화. 위로받는 마음. 고백하는 마음. 2020 / 9 / 30 269 0 9213   
15 15화. 부탁하지 마세요. 2020 / 9 / 30 270 0 10409   
14 14화. 익숙해지지 않는 모습. 2020 / 9 / 30 265 0 8606   
13 13화. 예상하지 못한 만남. 2020 / 9 / 29 254 0 8552   
12 12화. 익숙해지지않는. 2020 / 9 / 29 266 0 8752   
11 11화. 후유증. 2020 / 9 / 24 246 0 6088   
10 10화. 숨길 수 없는 마음. 2020 / 9 / 24 265 0 6756   
9 9화. 가장 슬픈 생일. 2020 / 9 / 24 278 0 8124   
8 8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2020 / 9 / 24 268 0 12144   
7 7화. 새로운 룸메이트. 2020 / 9 / 11 280 0 8899   
6 6화. 조금씩 익숙해지는. 2020 / 9 / 11 277 0 7013   
5 5화. 일상이 되어가는 사이. 2020 / 9 / 9 270 0 7560   
4 4화. 눈치 2020 / 9 / 9 267 0 6015   
3 3화. 특이한 남자 2020 / 9 / 7 277 0 7738   
2 2화. 끝이난 인연과 시작하는 인연 사이 2020 / 9 / 6 276 0 8680   
1 1화. 이상한 여자 2020 / 9 / 6 460 0 58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