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기타
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제가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쳐 심신이 말이 아닌데 며칠 전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이걸 글로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들 앞에 내어놓기에 심히 부끄러운 글을 치기어린 고딩 때의 마음으로 낯짝에 철판을 깔고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본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니 재미없더라도 크게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23화 : 수영 시합 하다 죽을 뻔한 사연
작성일 : 20-09-23 07:39     조회 : 319     추천 : 0     분량 : 228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시절 충무시에는 별다른 놀이시설도, 문화시설도 없어서 그저 단체로 영화관람하는 게 유일한 문화생활이다시피 했습니다. 시도 그런데 섬은 오죽했겠습니까?

 

  그런 그 시절에 우리를 사로잡는 놀이가 있었으니 그게 뭔냐면 여름방학 때면 어김없이 가야 되는 할아버지가 살고 계시던 마을 선착장에서 개폼을 있는 대로 다 잡으면서 하는 다이빙이었습니다. 그게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해 뜨자마자 바다로 내려가서 해가 지고서야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이빙하는 재미에 푹 빠져 웃음이 끊이지 않던 그 어느 날. 평상시 자기들 구역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우리를 탐탁지 않게 여겨 온 저와 동갑인 한 녀석이 "야! 너거들 다이빙은 좀 할 줄 안다만, 헤엄은 영 아닌 것 같다"면서 뒤로 두 바퀴를 돌아 입수한 후 수영선수들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멋진 폼으로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헤엄쳤다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저는 다소 기가 죽었지만 지기 싫어 "야! 수영이 어디 폼으로 하는 거냐? 물에서 오래 헤엄칠 수 있는 게 장땡이지!"라고 말하자 그 녀석이 되받아 말하길 "그래. 그럼 우리 누가 더 오래 헤엄칠 수 있나 내기할래?" 합니다. 판은 벌어지고 우리 둘은 저 앞에 보이는 유자 섬까지 누가 먼저 갔다오는지로 승부를 가리기로 하고 동시에 출발하는데...

 

  화려한 자유형으로 출발한 이 녀석과 밋밋한 평형으로 출발한 저는 대조를 이루며 점점 격차가 벌어졌지만 중간쯤에 이르자 오버 페이스를 해서인지, 깊은 수심에 겁이 나서인지 이 녀석의 속도가 줄어들며 서서히 간격이 줄어들어 도착할 때쯤에는 거의 비슷해졌는데 문제는 기력이 다 소진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평평한 곳을 찾아 그대로 널브러져 녀석은 어떤지 바라보니 이 친구도 지쳐 쓰러지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고 생각한 순간 얼마 나 시간이 흘렀는지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이 친구도 깨어나 사태가 파악되는지 불안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 돌아가려고 바다를 바라보니 어느새 물이 들고 파도가 높아져 헤엄을 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경쟁심이고 나발이고 이러다 잘못하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자 우리 둘은 소리를 하나로 모아 마을을 향해 고함을 치기 시작합니다. "살려주세요!"

 

  한편 호기롭게 출발한 두 사람이 돌아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마을에서도 난리가 나 제 동생들은 할머니를 찾아 집으로 뛰어 올라가고, 동네 아이들도 어른들을 찾아 사방팔방으로 다녔는데 하필이면 그때 남자들은 모두 어업 하러 나가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할머니는 우리 장손 죽는다며 거의 넋이 나가 울부짖으시고, 모여있던 어느 누구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졸지에 섬에 갇힌 우리 둘은 고함을 아무리 질러도 구하러 오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더욱더 불안해지고, 먹을 물도, 음식도, 입을 옷도 없어 어떻게든 체온과 기력을 유지하려고 바위 틈을 찾아 잔뜩 웅크린 채 간절한 마음으로 누군가가 구하러 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거의 탈진해 쓰러지기 직전인 바로 그때, 멀리서 통통배 한 척이 서서히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뛰쳐나가 바다를 바라보니 멀리서 배 한 척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이 아무도 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배가 가까이 다가오자 누군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우리를 향해 소리칩니다. "행님! 오래 기다리싯지예. 빨리 타이소." 그 목소리에 놀라 얼굴을 쳐다보니 세상에 나 이런 놀라자빠질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는 다름 아닌 무려 7살 먹은, 17살이 아니라 혼 7살 먹은 제가 언젠가 <시인 나태주와 제 고모부 박태주>란 글에서 법 없이도 사실 분이라고 소개한 제 고모부님의 아들이었습니다.

 

  여러분! 믿기십니까? 저도 처음에는 배 안에 누군가 또 다른 사람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제 동생 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갓 9살 먹은 소년이 우리를 구하려고 혼자 배를 몰고 겁도 없이 이곳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어릴 때부터 양식장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배도 몰아보고 회도 혼자 떠먹 고 했다지만 행님 구하겠다고 이 어린 동생이 혼자 올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돌아가는 배 위에서 제가 물었습니다. "니 겁 안나데?" "겁 나긴예, 행님이 죽을 지도 모른다 카는데 뭐가 겁납니까?" 합니다.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아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어먼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별들이 하나 둘 나타나 우리를 밝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제35화 : 군대시절 재밌었던 몇 가지 일들 2022 / 5 / 1 156 0 3174   
33 제31화 : 훈련소에서 겪은 아찔했던 순간 2022 / 5 / 1 159 0 2170   
32 제 30화 : 훈련소에서의 첫날 밤 2022 / 4 / 25 154 0 4487   
31 제 29화 : 백수탈출,마침내 입대하다.그러나 2022 / 2 / 11 342 0 1961   
30 제 28-2화 : 태풍 오는 날, 지리산에 오르다 2020 / 11 / 10 347 0 10464   
29 제28-1화 : 태풍 오는 날, 지리산에 오르다 2020 / 10 / 31 342 0 4446   
28 제 27화 : 한산섬 수루에 앉아 느낀 소회 2020 / 9 / 30 327 0 1742   
27 제 26화 : 졸업식 날에 있었던 일 2020 / 9 / 29 330 0 2339   
26 제 25화 : 2000점 고수에게서 당구를 배우다 2020 / 9 / 29 323 0 4237   
25 제 24화 : 학력고사와 입학원서 2020 / 9 / 23 336 0 1656   
24 제23화 : 수영 시합 하다 죽을 뻔한 사연 2020 / 9 / 23 320 0 2285   
23 제 22화 : 괴짜친구가 낭만을 버리게 된 이유 2020 / 9 / 23 333 0 1353   
22 제 21화 : 시인 나태주와 제 고무부 박태주 2020 / 9 / 22 315 0 2507   
21 제 20화 :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던 친구 2020 / 9 / 22 328 0 4078   
20 제19화 :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친구 2020 / 9 / 22 325 0 5163   
19 제18-2화 : 미모의 여학생의 등장과 추남(추파… 2020 / 9 / 20 341 0 2857   
18 제18-1화 : 미모의 여학생의 등장과 추남(추파 … 2020 / 9 / 20 333 0 3166   
17 제17화 : 자칭 '마산고 일진'과의 대결 2020 / 9 / 20 327 0 2154   
16 제 16화 : 유흥대장친구와 페스티벌 2020 / 9 / 20 324 0 2454   
15 제15화 : 19금 영화를 단체관람?하다 2020 / 9 / 20 333 0 1926   
14 제14-2화 : 촌놈들,난생 처음 서울 가다 2020 / 9 / 20 325 0 1775   
13 제14-1화 :촌놈들, 난생 처음 서울 가다 2020 / 9 / 18 332 0 2688   
12 제 13화 : 너의 장래희망은 무엇인가? 2020 / 9 / 18 333 0 1839   
11 제10화 : 친구녀석의 '죽지 못해 결혼'… 2020 / 9 / 18 329 0 3916   
10 제9화 : 나를 비추는 거울 2020 / 9 / 18 340 0 1830   
9 제8-2화 : 선생인가?, 깡패인가? 2020 / 9 / 18 330 0 1392   
8 제8-1화 : 선생인가?, 깡패인가? 2020 / 9 / 18 332 0 2386   
7 제7화 : 첫 소개팅의 아픈 기억 2020 / 9 / 18 348 0 2971   
6 제6화 : 내가 교회에 다니게 된 이유 2020 / 9 / 18 330 0 3147   
5 제5화 : '한산대첩축제' 때 있었던 일 2020 / 9 / 18 341 0 1366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