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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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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80년 봄, 구식이삼촌
작성일 : 20-09-21 19:28     조회 : 281     추천 : 2     분량 : 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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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허구이며, 이 글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80년 봄, 구식이삼촌>

 

 구식이삼촌은 몇 달동안 병원에 있다가 갑자기 의가사 제대를 했다고 했다.

 구식이삼촌이 어디가서 뭘 하다가 다쳤는지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그냥 집안 사람들이 모두 쉬쉬했기 때문이다. 물어보면 혼이 났다.

 “구식이삼촌 와 다쳤노?”

 “시끄럽다! 니가 알아서 뭐할래? 공부도 못하는게 알고 싶은것도 많다!”

 우리엄마는 뭔가 대답하기 궁색하면 내가 공부 못하는 걸 꼬투리잡아 내 입을 막았다.

 참. 야비했다. 나도 공부를 잘하고 싶지 누가 못하고 싶나?

 내가 학교에 가보니 반친구들은 엄마들이 유식해서 대부분 숙제도 도와준다고 했다.

 한글이나 더하기, 빼기같은 것도 어느 정도 배워서 학교에 온 아이들도 꽤 있었다.

 유치원은 간 적도 없고, 대책없이 일곱 살에 아무것도 안배우고 나처럼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아이는 드물었다. 공부는 우리 엄마도 못한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러가서 공부에는 아예 문외한이었다. 내가 자꾸 뭔가를 물어보면 당황해서 화를 자주 내는지도 몰랐다.

 

 삼식이작은아버지가 구식이삼촌을 택시에 태워서 할머니집으로 돌아왔다.

 구식이삼촌은 이제 목발을 짚고 집으로 돌아왔고 눈동자도 흐릿해보였다. 머리는 빡빡 밀어서 모자를 쓰고 있었다.

 구식이삼촌의 뒷통수에는 바늘로 꿰맨 자국이 보였다.

 우리 할머니는 마당에서 땅을 치고 울었다.

 “아이고, 불쌍한 내새끼!”

 아부지는 할머니를 구박했다.

 “엄마! 조용히 좀 하소. 누가 듣겠다카이.”

 할머니는 아부지에게 대들었다.

 “들으마 들었지! 군대보내놨디 사람 빙신되서 나왔구마! 아이고, 억울해라!

 어느 개쌍놈이 우리 아아를 그런 죽을 자리에 처넣었노? 어이?”

 “시끄럽소! 죽은 사람들 천지삐까리다! 엄마도 그 입 좀 다무소! 남들 알까 무섭다. 그리고 의사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요양을 해야 구식이정신도 돌아온다고 안캤능교?”

 아부지는 계속해서 할머니가 말을 못하게 타박을 주었다.

 칠식이삼촌은 구식이삼촌을 바라보면서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미친새끼! 왜 그런데 자원해가지고.”

 “됐다! 이제 그만해라. 구식이도 월급 두 배로 주고, 포상금도 준다카이 멋도 모르고 갔겠지. 쫄병이 가라카는데로 실려가는거지. 알고 가는 줄 아나?”

 삼식이작은아버지가 구식이삼촌을 두둔했다.

 “죽을자리가서 안죽고 온게 어디고?”

 중풍이 들어서 변소만 겨우 왔다갔다하던 우리할배가 말했다. 할배는 그 뒤로 몸져누웠다.

 작은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구식이삼촌이 가난한 집안사정을 생각해서 군에 갔다오면서 돈도 좀 벌어올 심산으로 공수부대에 자원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지, 무슨 일에 투입되는지 알지도 못한 채 기차에 실려 광주 근처로 갔다고 한다.

 구식이삼촌의 부대는 광주 시내가 아닌 어느 시골길을 이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구식이삼촌이 트럭을 타고 장갑차를 따라서 시골 도로 위를 이동하고 있었는데, 숨어있던 다른 부대의 군인들이 오인을 해서 총을 쏘았다고 한다. 그 바람에 같은 군인들 간에 사격이 있었고 상대편의 누군가가 무반동포로 장갑차를 공격해서 장갑차가 폭발했다고 한다.

 구식이삼촌은 바로 그 장갑차의 뒤를 따라가던 트럭 위에 있었는데, 머리 뒤통수에 총을 맞고 트럭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장갑차가 폭발하면서 구식이삼촌의 온몸에 파편들이 박혀서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병원으로 실려왔다고 했다.

 삼식이작은아버지도 옛날 군 생활할 때 공수부대에서 근무했다고 했다.

 구식이삼촌은 항상 할머니집 작은 방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내가 가도 더이상 예전처럼 안아주지도 웃어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밥을 먹고 나면 약을 한웅큼씩 먹었다.

 구식이삼촌은 몸이 어느 정도 낫고 난 다음에도 작은아버지가 택시에 태워서 병원에 데리고 다녔다. 갔다와서는 뭔지모를 약을 한웅큼씩 먹었다. 그리고 항상 어지럽다면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방에 누워서 지냈다.

 

  추석 전날, 우리엄마와 큰엄마가 할머니집 마당에서 명태전을 부치고 있었고, 나는 위선자와 뽀얀이와 함께 송편을 빚으려고 익반죽해놓은 쌀반죽을 손가락으로 쑤시고 있었다.

 안방에서 작은아버지와 칠식이삼촌이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작은아버지와 칠식이 삼촌을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래서 형님은 그게 자랑입니까? 형님이 군복무로 공수부대갔다온게 자랑이에요?”

 칠식이삼촌이 따졌다.

 “이 시키야! 내가 잘못한건 또 뭔데? 국가안보 위협하고, 나라 분열시키는 용공분자들 때려잡는게 뭐가 어때서? 우리가 이나마 밥 안굶고 먹고사는게 다 누구덕인데?”

 삼식이작은아버지의 목소리였다.

 “누가 용공분잔데요? 그런말은 누가 만든건데요? 죄없는 사람들을 개잡듯 패서 병신만들고, 죽이고. 국가안보위협하는건 우리가 아니라 대가리들이라고요. 아무 죄없는 민간인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데 그딴 소리하는교?”

 “나라에서 용공분자라고 하면 용공분자인거지? 대학교에 뻘건 글씨로 농민수탈금지라고 써놓고 김대중 석방하라? 공부나 열심히 할 것이지 대학생이 뭘 안다고 까부는데?”

 삼식이작은아버지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형님이 대학문화를 몰라서 그래요!”

 “그래. 난 무식해서 모른다. 시키야. 나는. 나는 뭐 옛날에 그러고 싶어서 그랬나? 시키야. 나도 그렇고 구식이도 그렇고. 다들 어딘지도 모르고 실려간다고. 졸지에. 위에서 가라면 그냥 가는거지? 누가 쫄따구들한테 어디가서 뭘하는지 말해주는줄 아나? 그리고 그런 현장에 가봐라. 우리쪽은 몇 백명밖에 안되는데 수만명 군중들한테 둘러싸여봐. 얼마나 무서운지 아나? 언제 죽을지 몰라서 피가 바짝바짝 마른다고. 거기다가 사람들 돌 던지지. 그런 상황에서 우리같은 사람들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서 간이 쪼그라든다. 그냥 몽둥이 하나 들고 내 목숨 지켜야된다고! 대학생들한테 붙잡혀봐라. 죽도록 두들겨맞는다. 죽는게 낫지.구식이만 봐도 안그렇나? 오죽 무서웠으면 같은 아군들끼리 오해해서 총 쐈겠노?

 다들 없는 집 애들이 돈 많이 준다고하니 뭐하는지도 모르고 간기라. 그 돈으로 너희같은 대학생들 등록금도 대고.”

 작은아버지는 억울하다는 듯이 고함을 질렀다.

 “나는 그런 돈으로 공부 안해도 되요!”

 칠식이삼촌의 목소리를 끝으로 방에서 와장창 술상 엎어지는 소리가 났다.

 작은아버지가 칠식이삼촌을 주먹으로 때렸는지 칠식이삼촌은 안방문과 함께 마루 위에 벌러덩 쓰러졌다. 작은아버지는 칠식이삼촌의 배 위에 올라타고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개시키. 하지마라! 우리가 니같은 놈한테 이런 소리들을라꼬 죽을 고생했구나. 이 시키야.

 너 같은 놈들 배때지가 불러서 그래.”

 엄마와 큰어머니가 작은아버지의 팔을 붙들고 말렸다.

 “아이고, 사람죽인다. 그만 좀 하소~~”

 작은아버지는 사람들이 뜯어말리자 마루에 앉아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울었다.

 칠식이삼촌은 팔식이삼촌의 팔에 이끌려서 코피를 흘리면서 우리집으로 피신했다.

 “너거가 내 마음 아나? 나도 억울하다. 나도~~”

 작은아버지는 남자인데도 눈에서 눈물이 비오듯이 줄줄 흘렀다. 작은아버지는 평소에는 다 좋은데 한번씩 술만 마시면 사람이 해까닥 돌아버린다.

 

 모든 일은 양쪽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모개야, 성당에 가자.”

 구식이삼촌이 나와 위선자, 막둥이까지 데리고 성당에 나갔다.

 구식이삼촌은 몸이 어느 정도 낫고 난 후에는 성당에서 열심히 기도만 했다.

 친할머니는 원래 젊은시절부터 성당에 다녔다. 구식이삼촌은 뱃속 아기때부터 성당에 다녀서 모태신앙이었다. 그러나 명랑하다못해 건들건들거리면서 온 동네를 누비며 성당도 건성으로 다니는 것 같던 구식이삼촌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너무도 절박해보였다.

 “우리의 죄를 사하시고....우리의 죄를 사하시고......”

 그리고 모두 눈을 감고 기도할 때 내가 실눈을 뜨고보니 구식이삼촌의 눈에서는 폭포같은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구식이삼촌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집에서 쉬어야했다.

 조금만 걸어도 삭신이 쑤시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말했다.

 자세한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구식이삼촌을 욕했다.

 “젊은 놈이 사지육신이 멀쩡해가지고 맨날 처자빠져서 노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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