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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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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물귀신
작성일 : 20-09-21 18:59     조회 : 306     추천 : 2     분량 : 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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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귀신>

 

 여름이면 우리 강가 위쪽에서 꼭 사람이 한두 명은 빠져죽는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낚시를 하던 아저씨도 빠져죽고, 수영을 하던 학생도 빠져죽고, 고디를 잡으러왔던 아주머니도 빠져죽었다. 소문에 의하면 거기는 물귀신이 살아서 사람들이 물 속으로 들어오면 마구 끌어당긴다고 했다.

 그래서 얕은 강가에서 고디를 잡던 아주머니도 물귀신이 불러서 자꾸만 깊은 강 가운데로 스스로 들어가서 빠져죽었다고 했다.

 강 위쪽 깊은 소 근처에는 배나무밭과 이무기 산자락 아래 앵두언니네 빈집이 있다.

 앵두언니네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학교가 멀다는 이유로 읍내로 이사를 갔다.

 앵두언니네 살구밭은 팔리지도 않았고, 손질하지 않은 살구나무가 마구잡이로 가지를 뻗고 있었다.

 가끔 밤에 낚시를 하러 다니던 아저씨들이 사람이 빠져죽은 강 위쪽에서 귀신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말도 돌았다. 그래서 더 기괴한 느낌이 들었고 옛날 앵두언니네 집쪽으로는 사람들이 잘 가지 않았다.

 똑똑한 우리 팔식이삼촌의 말에 의하면 강 위쪽에는 전반적으로 얕은데 딱 한군데 깊은 소가 있고 그 안에 소용돌이가 치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휘말리면 꼼짝없이 헤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 물귀신같은 건 없어요. 사람들이 물에 빠지면 당황해서 물풀이 발에 걸려도 물귀신이 잡아당긴다고 생각하는거죠.”

 팔식이삼촌은 바다사관학교에 다니는데, 수영을 정말 잘한다.

 나는 한번도 그 강 위쪽에서 헤엄을 치러 간 적이 없다. 난 오로지 얕은 우리 빨래터에서만 헤엄을 쳤다.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수영하던 6학년짜리 남자아이가 빠져죽었다.

 팔식이삼촌이 아무리 과학적인 분석을 내놔도 사람이 빠져죽고 난 다음이면 난 냇가에서 수영을 하러 가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만 나에게 여름 저녁에도 냇가에 빨래를 하러 가자고 했다. 빨래를 하고 돌아서서 우리집쪽으로 향하노라면 나는 자꾸만 누군가가 내 뒷꼭대기에서 나를 보는 것만 같았고, 어쩌다가 내가 혼자 뒤로 처져올 때면 누가 나를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곤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엄마는 흔히 강가 풀밭위에 삼베천을 깔아놓고 거기에 이불빨래나 나물들을 말리기 위해 널어놓고 저녁이면 나보고 그걸 걷어오라고 시켰다. 우리집 마당 앞에서 강가 풀밭까지는 50m 정도 떨어진 거리이다.

 “아! 참. 냇가 앞에 나물 널어놨었지. 밤이슬 맞으면 눅눅해지는데. 모개야. 니 그것 좀 걷어온나. 뱀있을지 모르니까 아부지 장화신고 퍼뜩 뛰어갔다온나.”

 “무섭다.”

 “무섭긴 뭐가 무섭노? 집 마당에서 훤히 보이는데. 옆에 파인애플 할배집도 있고. 빨리 갔다온나!”

 이런 심부름은 나보다 세 살이나 많은 오빠에게는 절대로 안시킨다. 아들은 귀하신 몸이니까.

 널어놓은 나물을 걷으러 갈 때면 난 무서워서 오금이 저렸다. 그리고 어디선가 강가 풀숲에서 뭔가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내가 삼베천을 모아잡고 돌아섰을 때 뭔가 갑자기 뒤에서 툭 튀어나왔다.

 “엄마야!”

 내가 비명을 지르자, 내 앞에 무심한 개구리가 뛰어서 지나갔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내 눈에는 넘실거리는 시커먼 강물과 저 멀리 풀숲에서 뭔가가 있는지 기다란 풀들이 들썩거렸다.

 그리고 시커먼 그림자와 같은 것이 어른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바람결에 실려오는 여자귀신의 흐느낌같은 소리도 들렸다. 저번에 학교에서 시력검사같은 걸 했는데 내 시력은 오른쪽눈이 2.0, 왼쪽눈이 1.5였다. 그러니까 완전 짐승같은 시력이다.

 난 말린 고추가 싸인 삼베천을 들고 뒷걸음질쳤다.

 “우와앙~~”

 공포의 괴성이 저절로 나왔다. 집으로 빛의 속도로 달렸다.

 “엄마~~, 냇가에 귀신소리같은게 들렸다. 그리고 풀숲에 시커먼게 보이더라.”

 내가 엄마에게 열심히 손짓발짓했지만 아무도 내말을 믿지 않았다.

 “헛소리하네.”

 재수없는 오만상이 비웃듯이 말했다. 하지만 난 분명히 보았다. 강가 기다란 갈대 사이로 시커먼 사람형체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을.

 

 아랫마을 천식이아재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물귀신이 있다는 확신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 후, 아부지랑 친한 천식이아재가 밤에 우리집에 와서 자기가 귀신에 홀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천식이아재는 우리 동네 아랫마을에 사는데, 천식이아재가 집에 가려면 강 위의 다리를 건너서 강가로 난 기다란 길을 한참 내려가야한다.

 

 천식이아재가 밤에 일을 마치고 술을 거하게 한잔하고, 타고 갔던 오토바이는 술집 앞에 세워둔채 가로등도 없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고 한다.

 달도 없는 그믐밤, 아재는 밤이고 술에 취해서 목이 무척 말랐다고 한다. 밤길을 술에 취해서 혼자 걷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가 뒤에서 같이 걸어오더란다.

 그래서 아재는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다가 목이 마르다고 말했더니 여자는 자기 집이 바로 앞이라면서 물을 줄테니 같이 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따라가는데 여자는 집으로 들어오라고하면서 자꾸만 강쪽으로 가는것이었다. 술에 취해 알딸딸한 천식이아재가 여자를 따라서 가니 여자는 강물 속으로 첨벙첨벙 들어가더니 물을 한 그릇 떠서 아재에게 마시라고 주었단다.

 아재는 술에 취해서 목이 너무 말랐기 때문에 여자가 주는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고 한다.

 그 와중에 어디선가 경운기 소리가 탈탈탈탈 나는데, 천식이아재는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마시던 물그릇을 팽개치고 무작정 경운기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서 냅다 뛰었다고 한다. 길을 걷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해서 집까지 좀 태워달라고 하려고.

 아니 어쩌면 뭔가 무서움이 엄습해서 본능적으로 달렸을지도 모른다.

 천식이아재가 길 한가운데로 뛰어가 경운기를 붙잡고 태워달라고 하니 경운기주인이 물에 흠뻑 젖은 천식이아재를 보고 어두운 강에서 무얼하다가 갑자기 뛰어왔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아재가 뛰어온 쪽을 가리키면서 목이 말라서 어떤 여자집에서 물을 얻어먹고 왔다고 말하자 경운기주인이 깜짝놀라면서 말했다고 한다.

 “예끼! 이 사람아! 이 근방에는 집이 하나도 없는데 무슨 헛소리고. 물귀신 만난거 아이가?”

 그 얘기를 듣고 아부지는 천식이아재에게 말했다.

 “물귀신한테 홀릴뻔했구만... 경운기주인이 생명의 은인이구마.”

 

 내가 더 컸을 때에도 가끔 해질무렵에 냇가에서 빨래를 헹구고 있으면 물속에 머리카락이 물풀처럼 너울너울거리는 물귀신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밤에도 닭집아지매집으로 심부름을 갈때면 동네길보다는 강가 버들밭 사이로 난 지름길로 뛰어가곤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을 때와 천식이아재의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은 같은 풍경도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다. 달빛에 젖은 물결위로 너울너울 바람에 춤을 추던 버드나무숲이, 천식이아재의 이야기를 들은 후론 시커멓게 넘실대는 강물도 무섭고 버드나무숲에서는 무언가가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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