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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작성일 : 20-09-21 09:20     조회 : 313     추천 : 2     분량 : 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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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총 10부작의 예능이 완성되었다. 물론 편집은 남았지만 그건 제작진의 몫이었다. 지원이 씻고 나오자 멤버들도 같이 거실에 모여 촬영분에 대해 마지막 모니터도 하였다.

 

 보면 볼수록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온통 그녀뿐이었다. 멤버들은 모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가끔 야릇한 장면이 나오면 7명의 남자들은 각각 소리를 질렀다.

 

 거기에 지원보다 더 수줍어 하는 정민의 몸부림에 다들 웃느라 바빴다. 지원도 옆에서 마치 누나처럼 정민을 달랬다. 사실 더 부끄러운 건 본인이었다.

 

 “흠, 낯이 뜨겁구먼.”

 “민국이 너무 들이댔다. 누나 허리에 막 팔도 두르고.”

 

 그러자 민국은 제작진에게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자체 편집해주세요. 흠흠.”

 “뭐 보기 좋은데.”

 

 역시 맏형, 진은 막내의 패기를 칭찬하였다. 그럼에도 다른 멤버들의 야유는 끝이 없었다. 특히 첫 데이트부터 들이대는 태형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다들 배를 잡고 바닥을 굴렀다.

 

 “난 해보지도 못한 걸 너희들을 왜 그렇게 잘하니. 연애 해본 사람들처럼.”

 

 난감한 것은 역시 지원 뿐, 가만히 손을 잡았다가 놔주는 민국에게도 부끄러웠다. 그러나 오히려 태영은 남자답게 허리를 쭉 펴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석재가 말했다.

 

 “이것들아! 키스 못해 죽은 귀신 붙었냐.”

 “저게 어떻게 키스야? 그냥 뽀뽀라니까.”

 “하하하. 입술박치기는 다 키스지.”

 

 대놓고 말하는 7명의 멤버들, 생각해보니 이들도 한창 나이의 남자들이다. 때문에 민망함은 모두 지원의 몫이었다.

 

 이 순수한 남자들은 조용할 땐 조용하다가 스킨십만 나오면 소리를 질렀다. 물론 형 라인들은 단어선택도 탁월했다. 조금 수줍어 하는 동생들과는 달리 대놓고 말했다.

 

 “그렇다고 영화 보면서 키스 하냐. 그것도 늦은 밤에?”

 “그러면 뽀뽀는 원래 영화 볼 때 하는 것 아니야?”

 

 태영이 눈을 크게 뜨고 말하자 형들이 더 난리였다.

 

 “아예 눕히지 그랬냐.”“아, 형…진짜.”

 

 정민이 눈치를 주자 석재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지원이도 이제 적응 되서 다 이해해.”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했지만 알 건 다 아는 건강하고 젊은 남자들이다. 숙소에서 20일을 살아보니 보통 셋만 모여도 야한 말이 들끓었다. 그런데 지금은 7명이 모였다. 오죽할까. 제작진들이 옆에 있어도 그들은 할 말은 다 했다.

 

 이런 게 석재 말대로 적응 되서 그런지 지원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다. 사실 더 야한 얘기도, 행동도 많이 보았다.숙소에서 가끔 무의식적으로 멤버들은 각자 속옷 바람으로 다녔었다. 그럼에도 지원은 못 본 척했었다.

 

 멤버들이 한 마디씩 할 때 윤재는 시종일관 무표정이었지만 괜히 옆에 앉은 지원에게 설렜다. 그녀의 향이 좋아서 자꾸 코를 킁킁대었다.

 

 “아, 윤재 형도 은근히 야해.”

 “내가 뭐?”

 그가 눈을 부릅뜨고 정민을 바라보았다.

 

 “저것 봐. 피아노 치면서 은근슬쩍 손잡는 거.”

 “손잡는 게 왜 야해.”

 

 하긴 그렇다. 그러나 순둥이 정민은 스킨십 대방출만 나와도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윤재는 다시 화면만 바라보았다. 형들이 가르쳐준 대로 본능에 충실한 막내의 행동이 나오자 약간 인상도 썼다.

 

 ‘휴, 내가 이렇게 속이 좁았나.’

 

 윤재만큼 지원의 걱정도 아는지 모르는지 멤버들은 연신 시끄러웠다. 그녀는 괜히 낯이 뜨거웠다. 별거 아닌데도 한 사람 한 사람 데이트를 할 적마다 했던 스킨십이 부끄러웠다.

 

 물론 민국도 두 눈을 모니터만 응시한 채 말이 없었다. 알면서 시작했지만 다른 형들이 지원의 손이나 몸에 손을 대는 것이 정말 죽기보다 싫었다.

 

 “공공장소에서 팬들이 보는 앞에서 뽀뽀한 홉도 대단하다.”

 

 석재의 말에 다들 웃느라 바빴다. 하지만 민국은 굳은 표정 그대로였다. 누구보다 막내에게 진심인 태영이 슬쩍 그를 건드렸다. 아무래도 질투가 얼굴에서 항상 느껴지는 편이라 다른 형들도 다 알고 있었다.

 

 “우리 막내가 질투한다.”

 “제가 원래 질투심 쩌는 애야.”

 “헉, 내가 언제?”

 

 민국이 소리치자 정민과 태영이 각각 말했다.

 

 “지금!”

 “넌 표정에서 다 나와.”

 “흠, 그런데 저건 너무 야하잖아. 눈빛이 너무 능글맞아.”

 

 민국의 외침에 형들이 차례대로 놀렸다. 일단 지원은 지금 이 순간 그림자였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나았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다소 격정적인 부분은 편집을 하기로 합의 했다.

 

 지원도 듣던 중 다행이었다. 아무리 리얼리티라도 사실 방송으로 나오면 그녀도 조금 걱정이었다. 이건 거의 100% 리얼 사생활이라서 지금도 안티가 있는데 방송이 나가면 더욱 퍼져 나갈 안티 팬들이 조금 걱정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을 일단 믿어보기로 하였다. 멤버들과 함께 모니터가 끝나자 지원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그들을 향해 조심히 말을 꺼내었다.

 

 멤버들의 눈이 일제히 지원에게 향했다. 민국도 태영도 마른 침을 삼켰다. 음악 작업 하느라 밤을 새서 피곤한 윤재도 이 때 만큼은 집중했다.

 

 “그동안 바쁜데도 불구하고 촬영하느라 수고했어요. 그리고 많이 즐거웠고 행복했어요.”

 

 그녀는 멤버들과 간단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하나하나 손을 잡아주고 살며시 안아주었다. 단순한 그 행동에 멤버들은 좋아하면서도 못내 아쉬워하였다.

 

 “방송은 방송이고 실제로도 아는 사이로 지낼 수는 있는 거잖아.”

 

 석재의 말에 지원은 방긋 웃었다. 그러자 정민도 태영도 무척 안타까워했다. 늘 똑같은 생활에 전쟁과는 같은 스케줄 속에서 신기루 같은 연애의 장이었다.

 

 물론 가상이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전 세계 팬들과 하는 말뿐인 사랑보다 실제로 했던 유사연애였다.

 

 “친구니까 가끔 연락하고 지내.”

 “시간나면 숙소로 또 놀러와. 넌 프리패스니까.”

 

 정말이지 멤버들의 인성은 타고났다.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금녀의 집에 처음 들어온 여자인데도 잘 챙겨주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그럼에도 초반에 스트레스 받고 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제 자신이 창피스러웠다.

 

 “그럴게.”

 “언제 어디서든 건강하게 잘 지내.”

 “저도 멤버들 건강하기를, 지금보다 더 성공하기를 늘 바랄게요.”

 

 지은은 그들과 제작진들에게 좀 더 인사를 한 다음 늦은 밤이 되자 방으로 돌아왔다. 처음 왔을 때처럼 다시 나가야 하므로 짐들을 싸기 시작했다. 지원은 가만히 침대와 책상 창문까지 꼼꼼히 바라보았다.

 

 20일을 지냈지만 역시 정민의 성격만큼 깔끔하고 아담했다. 7명의 멤버들에게 공평하게 잘해주었는지 누구 하나 누락되지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사실 형 라인하고는 특별한 스킨십은 없었다.

 

 그들은 적당히 절제할 줄 알았다. 그 대신 귀여운 동생 라인들은 생각보다 솔직하고 적극적이었다. 지원은 미소 지었다. 비록 20일의 촬영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했으니 나름 좋았다.

 

 생업과 병행하느라 처음은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이제 내일부터는 도로 사회생활을 하러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한 사람을 떠올려 봤다.

 

 자꾸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리면서도 한 편으로는 몹시 아팠다. 방송이라 가능한 연애게임이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진심을 들었다 한들 그 마음을 다 받아주기도 힘들었다.

 

 ‘과연 이루어 질수 있을까.’

 

 ***

 

 새벽이었다. 지원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도로 깼다. 그녀는 목이 말라 가만히 방문을 열고 나왔다. 80평이나 되는 넓은 숙소였다. 주방까지 걸어도 한참이었다.

 

 얇은 잠옷만 입고 나온 상태였지만 새벽 5시에 누가 깰 거라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녀가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내 들고 막 뒤를 돌았을 때였다.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지은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으나 이내 얼굴을 확인했다.

 

 “어?”

 

 그는 아직 해 뜨기 전의 어둑한 주방을 가로질러 지원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얼떨결에 따라갔지만 방에 들어가서야 제대로 얼굴을 보았다. 바로 태영이었다.

 

 그는 분명 현석과 같이 방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현석은 방에는 없었다. 또한 이들과 같이 잤던 정민은 어제 민국과 게임을 하다 그 방에서 잔다고 말했었다. 자주 그런 편이라 매니저님도 신경 쓰지 않았다.

 

 “태형아. 무슨 일이야? 깜짝 놀랐잖아.”

 “놀라게 해서 미안해.”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사실 지원은 입고 나온 잠옷이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팔로 가슴을 가리고 물었다. 그러자 태영은 가만히 지원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이내 잡은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녀가 아픈 손목을 어루만지자 태영이 평소에 방글거리는 얼굴을 지웠다. 그러고는 상당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할 말이 있어.”

 “뭔데? 아침에 해도 될 텐데. 혹 중요한 거니?”

 “응, 네가 들어야 해.”

 “아, 그러면 들을게.”

 

 지원은 그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으면서 한동안 멍해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들은 대로 사실이야. 정민이가 민국이 많이 좋아해.”

 “아, 그러니까 당연히 형이니까 동생을 좋아할 수도 있지.”

 “그런 흔한 남자들의 우정 말고.”

 

 지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끔 4차원이라고 하던 멤버들의 말이 생각났다.

 

 “태영아, 진짜 왜 이래? 새벽부터 장난치지 마.”

 

 그녀는 괜히 웃었다. 그러자 태영은 꽤나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민국이 정말 좋아해. 그런데 정민은 거의 애인수준이야.”

 “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지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태영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정민이가 집착을 많이 해. 민국인 어릴 때부터 형들 중에서 특히 그 친구를 의지했어.”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고 그래? 이러지 마. 나 진짜 혼란스러워.”

 

 태영은 평소 장난치던 모습과는 달리 눈빛은 새벽인데도 따갑게 느껴졌다.

 

 “자세히 말 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는 거야. 그리고 나…다 알고 있어.”

 “뭐를?”

 

 지원이 되묻자 태영이 씩 웃으며 말했다.

 

 “너, 막내랑 잤잖아.”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붕 뜨고 말았다.

 

 '어떻게 알았을까.'

 

 그것은 둘만의 비밀이었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그것도 조용히 함께 방안에 있었다. 그런데 태영이가 알고 있었다니. 방음 하나는 잘되는 최고급 숙소였다. 그럴 일이 없었다.

 

 “아, 아니야.”

 “내가 소리 다 들었어.”

 “응?”

 “아주 음란한 소리가 나던 걸.”

 “태영아, 아니거든. 그런 일 없었어.”

 

 지원은 소리쳤다. 자세히 말하면 할 뻔 했지만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게 무분별한 그녀도 아니었고 민국도 많이 참았다. 그렇기에 아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태영은 오히려 더 의심했다.

 

 “네가 상상하는 그런 거, 정말 안했어. 진짜야.”

 “휴, 했든 안 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넌 그냥 어린애의 장난에 걸려든 거야.”

 “그게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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