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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작가 : 몽글
작품등록일 : 2020.8.10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재벌가 손녀딸 은하가 빠진 새로운 취미는 바로.. 세계적으로 핫한 보이그룹 '유니버스'의 재형의 덕질! 순수한 덕심임에도 자꾸만 다가오는 재형. '동경은 동경일 때가 좋고 우상은 우상일 때가 좋은 법' 과연 은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될까?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6
작성일 : 20-09-20 15:39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8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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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6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몽글 씀

 

 

 

 

 

 

 

 

 

 

 

 

 

 

 

 

 

 

 

 

 

 

 

 

 

 

 

 

 

 

 

 

 

 

 

 

 

 

 

 

 

 

 

 

 

 “유니버스 제이인데. 나 김태형인데?”

 

 

 

 

 

 

 

 

 

 본인을 거절하는 나를 도통 이해하지 못 하는 태형이었고 자신만만한 말투와 목소리에 어처구니가 없어진 나였다.

 

 

 

 

 

 

 

 

 

 

 “어떻게 날 거절해요?”

 

 

 “네?”

 

 

 

 

 

 

 

 

 

 내가 예상했던 말과 상황이랑 전혀 달랐고 태형이 역시 너무도 달랐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까지 나왔다.

 

 

 

 

 

 

 

 

 

 

 “은하님. 저 태형이에요.”

 

 

 “근데요? 난 진보란데.”

 

 

 “은하님 제 팬이잖아요.”

 

 

 “네.”

 

 

 “근데 대체 왜 날 거절해요?”

 

 

 

 

 

 

 

 

 

 

 본인이 유니버스의 제이이고 태형이라면서 알고 있는 사실을 자꾸 어필하는 태형이었고 그럴수록 뭔가 이 상황이 웃겨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유니버스 제이인 게 뭐. 내가 제이의 팬인 게 뭐 어쩌라는 거지. 난 진보란데.

 

 

 

 

 

 

 

 

 

 

 

 

 

 “근데 저랑 단 둘이 밥 먹기 싫어요?”

 

 

 “네.”

 

 

 “커피도 싫어요?”

 

 

 “네. 단 둘이는 싫어요. 태형씨가 사는 거면 더 싫고.”

 

 

 “어떻게 싫을 수가 있지..”

 

 

 

 

 

 

 

 

 

 

 

 태형이에게 뭔가를 바라고서 좋아하고 서포트 했던 건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사적으로 만나기 싫었고 단 둘이는 더 싫었고 얻어 먹는 건 더 더 싫었다.

 

 

 우리 할아버지할머니, 엄마아빠, 오빠들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막내손녀딸이라고, 막내딸이라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갖고 싶은 것 다 가졌던 것처럼.

 

 

 그냥 내가 태형이에게 바라는 것도 그 뿐 이었다. 태형이 하고 싶은 것 다 해.

 

 

 

 

 

 

 

 

 

 

 

 “주는 건 내가 할 테니까 태형씨는 받기만 해요.”

 

 

 “왜요?”

 

 

 “나한테 기쁨을 주니까. 받아 마땅하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사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 보답을 받기 싫은 이유. 한 가지 더.

 

 

 

 

 

 

 

 

 

 

 

 “내가 좋아한 건 태형씨가 아니라 유니버스 제이니까요.”

 

 

 

 

 

 

 

 

 

 

 

 내가 첫 눈에 반해 좋아하게 된 건 유니버스의 제이지. 김태형이 아니었으니까.

 

 

 내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벙찐 채로 날 가만히 쳐다보는 태형이었고 그에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곤 커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전시 잘 봤어요. 다음에 봐요. 제이씨.”

 

 

 

 

 

 

 

 

 

 

 뭔가를 바라고 연예인을 좋아하고 서포트 한다는 것 자체가 스폰서랑 다를 게 없잖아. 그런 부적절한 관계는 죽어도 싫었다.

 

 

 난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

 

 

 

 

 

 

 

 

 

 

 

 

 

 

 

 

 

 

 

 

 

 

 

 

 

 

 

 

 

 

 

 

 

 

 

 

 

 

 

 

 

 

 

 

 

 

 /

 

 

 

 

 

 

 벙찐 태형이를 뒤로 하고 그대로 전시회장을 걸어 나와 주차장으로 가자 차 앞에서 진은호와 비서님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 진은호 때문에 도망쳤었지. 깜빡했다.

 

 

 

 

 

 

 

 

 

 

 “내가 설마, 설마 했는데.”

 

 

 “뭐가..”

 

 

 “유니버스의 유명한 팬 찐은하가 우리 회사 진은하라는 소문이 돌더라고.”

 

 

 “.....”

 

 

 

 

 

 

 

 

 

 진은호는 이미 그 찐은하가 이 진은하라는 것을 눈치 챈 것 같았고 관계자들만 오는 전시회 가오픈에서 마주쳤으니 거짓말을 해봤자 소용없을 거란 생각에 자포자기한 난 괜히 머리를 긁적였고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오빠였다.

 

 

 

 

 

 

 

 

 

 “기사들이 금방 내려가서 그냥 소문이겠거니 했는데, 진짜 우리 집 뽀로로 였을 줄이야. 엄마는 아시냐?”

 

 

 “응. 엄마가 기사 다 내려준 거야.”

 

 

 “그래서 카드 다 압수 당한 거네.”

 

 

 “응..”

 

 

 “할아버지가 주신 블랙카드도?”

 

 

 

 

 

 

 

 

 

 회사에 나도 모르는 소문이 돌았는지 사실대로 털어놓자 내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진은호이었다.

 

 

 

 

 

 

 

 

 

 

 

 “응.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한텐 비밀로 해 줘.”

 

 

 “왜. 쪽팔린 건 아냐.”

 

 

 “.....”

 

 

 

 

 

 

 

 

 

 

 사실 덕질이 쪽팔릴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괜히 지금 말 대꾸 했다간 진은호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한테 다 불어버릴 것 같아 잠자코 가만히 듣고 있었다.

 

 

 반성하는 척,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자 비밀을 지켜줄 생각인지 한숨을 쉬며 걸음을 옮기는 진은호이었다.

 

 

 

 

 

 

 

 

 

 “싸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나 들어가.”

 

 

 “알았어.”

 

 

 “오빠 간다. 비서님, 은하 데리고 집에 가세요. 딴 데 가지 마시고.”

 

 

 “네. 알겠습니다.”

 

 

 

 

 

 

 

 

 

 

 혹시나 내가 또 딴 길로 샐까봐 비서님께 신신당부까지 하며 본인 차에 올라타는 진은호이었고 곧 나도 차에 올라탔다.

 

 

 

 

 

 

 

 

 

 “비서님. 집에 가요.”

 

 

 “네. 출발하겠습니다.

 

 

 

 

 

 

 

 

 

 

 물론 차에 올라타 진은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기죽은 척, 숙이고 있던 고개를 다시 빳빳이 들고는 다시 자신만만한 말투로 돌아온 나였다.

 

 

 

 집으로 가라는 진은호의 말을 딱히 듣는 건 아니고 그냥 오늘은 덕질 스케줄이 없었을 뿐이었다.

 

 

 이런 걸로 기죽을 진은하가 아니지. 피곤하기도 하고. 집에나 가자.

 

 

 

 

 

 

 

 

 

 

 

 

 

 

 

 

 

 

 

 

 

 

 

 

 

 

 

 

 

 

 

 

 

 

 

 

 /

 

 

 

 

 

 

 드디어 유니버스가 신곡을 선 공개하면서 1년 만에 컴백을 예고했고 그에 잔뜩 신이 난 나였다. 거의 뭐 내가 컴백한 것 같았다.

 

 

 선공개 기념으로 뭐라도 서포트 하고 싶은데, 고생해준 버스를 위해 뭐라도 돌리고 싶은데.

 

 

 내가 가진 거라곤 비서님의 한도 있는 카드 한 장밖에 없었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커피랑 디저트를 돌리기로 했다. 물론 커피랑 디저트를 돌리겠다는 내 말에 비서님의 눈빛이 흔들리긴 했지만, 못 본 척 했다.

 

 

 그리고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 하고 비서님과 함께 바로 밖으로 나온 나였다.

 

 

 

 

 

 

 

 

 

 

 “커피 못 마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 에이드도 하는 게 좋겠죠?”

 

 

 “네.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아메리카노, 라떼 열 일곱 잔씩 그리고 에이드 열 여섯 잔, 총 오십 잔 결제해주세요.”

 

 

 

 

 

 

 

 

 

 

 속전속결. 버스 앞 카페에서 총 50잔의 커피를 주문하는 나였고 커피만 시키기 아쉬워서 쇼케이스에 있던 타르트를 가리켰다.

 

 

 

 

 

 

 

 

 

 

 “이거 타르트 재고 얼마나 있어요? 치즈, 딸기, 초코 총 50개 정도 있어요?”

 

 

 “네. 있어요.”

 

 

 “그럼 타르트도 같이 포장해주세요.”

 

 

 

 

 

 

 

 

 

 물론 내가 직접 배달할 건 아니었기에 카페 직원 분들에게 돈을 주고 부탁드려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커피 50잔과 타르트 50개까지 약 70만원을 결제하고 포장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찐은하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아. 안녕하세요.”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딱히 관심이 없어서 고개를 돌리지 않았는데, 픽업대 옆에 서 있던 나를 먼저 알아보고 아는 체한 정민씨였다. 지나가다 날 보고 들어왔는지 멤버들도, 다른 직원들도 없이 혼자였다.

 

 

 

 

 

 

 

 

 

 

 “근처에 볼 일 있으셔서 오신 건가.”

 

 

 “네. 컴백 기념으로 커피라도 돌릴까 해서 왔어요.”

 

 

 “헐. 그 볼 일이 저희였어요?”

 

 

 

 

 

 

 

 

 

 저번처럼 내가 이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왔다고 생각한 정민씨가 먼저 내게 말했고 그 볼 일이 유니버스라는 걸 듣고는 깜짝 놀라는 정민씨였다.

 

 

 그리고는 쇼케이스 안에 타르트를 가리키길래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하누나. 저 이것도 하나 사주시면 안 돼요? 지나가다 누나 있는 것 보고 갑자기 들어온 거라 지갑이 없어서.”

 

 

 “그래요.”

 

 

 “역시 은하누나..”

 

 

 

 

 

 

 

 

 

 

 안 그래도 커피만 사기 뭐해서 타르트도 샀는데, 마침 타르트를 먹고 싶어 하는 정민씨였고 내 끄덕거림에 감탄하는 정민씨였다.

 

 

 정민씨에게 내가 언제 찐은하님에서 은하누나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듣기 좋으니까 냅두기로 했다.

 

 

 역시 잘생긴 거 좋아하고 귀여운 거 좋아하는 나, 진은하는 덕후가 확실해.

 

 

 

 

 

 

 

 

 

 

 

 

 

 

 

 

 

 

 

 

 

 

 

 

 

 

 

 

 

 

 

 

 /

 

 

 

 

 

 

 

 커피와 타르트를 카페 직원 분들께 부탁드려놨기 때문에, 절대 내가 직접 배달할 생각은 없었는데.

 

 

 정민씨가 멤버들 모두 회사에서 연습 중이라며, 온 김에 연습하는 거 보고 가라며 날 데리고 가는 바람에 계획에 없던 버스 방문을 하게 됐다.

 

 

 물론 커피 50잔과 타르트 50개는 카페 직원 분들이 옮겨주셨고 정민씨의 뒤를 따라 연습실로 들어서는 나와 비서님이었다.

 

 

 

 

 

 

 

 

 

 

 

 “뭘 이런 걸 다 사오셨어요.”

 

 

 “이야. 출출했는데, 잘 됐다.”

 

 

 “잘 먹을게요. 찐은하님~”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내 등장에 놀랄 법도 했는데, 놀라긴 커녕 마침 출출해 잘 됐다며 오히려 내 방문을 반기는 유니버스 멤버들이었다.

 

 

 팬의 방문인데도 불구하고 날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아, 서포트를 꽤 많이 받아서인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아 오히려 난 좋았다.

 

 

 그들이 부담 받지 않는다는 건 나도 마음껏 줄 수 있다는 거니까. 괜찮네.

 

 

 

 

 

 

 

 

 

 

 

 

 “타르트는 저 때문에 누나가 사준 거예여. 제가 먹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쳐?”

 

 

 “아. 네 뭐.”

 

 

 

 

 

 

 

 

 

 타르트 상자를 여는 멤버들에 정민씨가 뿌듯한 얼굴로 말하며 내게 물었고 난 그냥 설명하기 귀찮아서 대충 고개를 끄덕여줬다. 사달라고 해서 사준 게 아니라 이미 샀던 거였지만, 뭐 상관없었다.

 

 

 

 

 

 

 

 

 “언제부터 찐은하님이 네 누나가 됐냐.”

 

 

 “오늘부터요. 그냥 그렇게 부르려고요. 괜찮죠? 은하누나.”

 

 

 “네.”

 

 

 

 

 

 

 

 

 정민씨의 ‘누나’소리에 멤버들 모두가 날 쳐다봤고 오늘부터 누나라고 부르기로 했다며, 내게 괜찮냐고 묻는 정민씨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내가 누나긴 하니까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었다.

 

 

 

 

 

 

 

 

 

 

 

 

 “태형아. 딸기 먹을 거지? 자.”

 

 

 “어, 어.”

 

 

 

 

 

 

 

 

 그리고 다들 음료 하나씩, 타르트 하나씩 손에 들고 있는데, 태형이 혼자만 말없이 우두커니 서서 날 쳐다보고 있었고 그런 태형이를 챙기는 동갑내기 지민씨었다.

 

 

 지민씨가 건네는 딸기타르트를 받고도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태형이었고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내가 먼저 피했다.

 

 

 왜 피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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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미쳤다. 개멋있어..

 

 

 

 

 

 

 

 

 

 함께 가자는 정민이를 따라 온 걸 후회했었는데, 연습을 보고 나니 후회한 걸 후회하는 나였다. 따라오길 잘했어.

 

 

 아직 방송에도 공개되지 않은 안무를 내가 먼저 보게 되다니. 그것도 직접 보게 되다니. 흥분되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손으로 입을 막으며 꾹 참고 있었다.

 

 

 곧 음악이 끊기자 큰 연습실이 울릴 정도로 거친 숨을 몰아쉬는 멤버들이었고 거울 앞에 앉아있던 내게 뛰어오는 정민이었다. (언제부턴가 같이 말 놓음)

 

 

 

 

 

 

 

 

 “누나. 어때여? 이번 안무 괜찮죠?”

 

 

 “괜찮기만 하겠어요?”

 

 

 

 

 

 

 

 

 

 괜찮냐고 묻길래 진지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여주자 귀엽게도 웃는 정민이었고 난 속으로 더 외쳤다.

 

 

 ‘존나 멋있어..’

 

 

 

 

 

 

 

 

 

 “아. 최고예여? 다행이네.”

 

 

 

 

 

 

 

 

 춤 출 땐, 완전 남자답고 멋있더니 음악이 끊기자마자 귀여운 토끼가 돼 버린 정민이의 갭은 덕후 심장을 간지럽혔고.

 

 

 

 

 

 

 “.....”

 

 

 

 

 

 

 

 

 

 

 정민이를 올려다보다 고개를 돌리자 날 가만히 쳐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무표정의 태형이 역시 그냥 제이 자체였고 덕후 심장을 간질이다 못 해 뚜드려 팼다.

 

 

 과연 내가 유니버스를 덕질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대 위에서의 유니버스라는 것을 한 번 더 깨우치게 해줬다.

 

 

 역시 가수는 무대에서 가장 멋있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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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유니버스, 美 '지미 팰런쇼'서 타이틀곡 첫무대!

 유니버스(UNIVERSE)가 미국 유명 토크쇼에서 새 앨범 타이틀곡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소속사 버스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이하 팰런쇼)에서 정규 4집 타이틀곡 무대를 최초로 선보인다.

 진행자 지미 팰런은 녹화 당시 이들의 무대를 보고 "퍼포먼스가 얼마나 크고 멋진지 믿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니버스가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점령했다(took over)"고 말했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은 압도적인 건축 양식으로 유명한 뉴욕의 유서 깊은 기차역으로, 대표적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유니버스는 스페셜 방송으로 꾸며지는 이날 에피소드에서 무대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뉴욕 명소들을 누비는 모습도 공개할 전망이다.

 

 

 

 

 

 

 

 

 

 

 

 

 

 유니버스가 정규 4집으로 컴백을 하고 미국에서 첫 무대를 갖는다는 소식을 들은 난 항공권을 예약하기 위해 잔머리를 굴렸다.

 

 

 따라 가서 무대를 보고 싶은데. 무대를 보지 못 하더라도 서포트라도 해주고 싶은데. 현금은 물론이고 카드도 다 빼앗겨 호텔은커녕 항공권 예약할 돈도 없었다. 가진 것이라곤 비서님의 한도 남지 않은 카드 뿐 이었다.

 

 

 아직도 단단히 화가 나있는 엄마에겐 차마 말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유일하게 내 취미를 알고 있는 진은호의 퇴근만을 기다렸다.

 

 

 

 

 

 

 

 

 

 

 

 “진은호..”

 

 

 “뽀로로가 웬일이냐. 오빠 방엘 다 오고.”

 

 

 “오빠..”

 

 

 “뭐. 피곤하니까 용건만 말해.”

 

 

 

 

 

 

 

 

 

 일이 많은지 야근을 하고 밤늦게 진은호가 집에 왔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바로 진은호 방에 온 나였고 겉옷을 벗으며 날 귀찮아하는 진은호이었다.

 

 

 

 

 

 

 

 

 

 

 

 “나 돈 좀 빌려줘.”

 

 

 “왜? 너 또 덕질하려고 그러냐?”

 

 

 “카드면 더 좋고.”

 

 

 “내 카드 사용내역에 니 덕질 내역 다 뜰 거 아니야. 쪽팔려서 빌려주기 싫어.”

 

 

 

 

 

 

 

 

 

 아부 좀 떨려고 했는데, 용건만 말하라는 진은호 때문에 딱 돈 빌려달라고 용건만 짧게 말했다.

 

 

 그러자 의자에 앉아 쪽팔리다며 진절머리를 치는 진은호이었고 돈 빌리는 입장에서 말 대꾸하기 싫었는데, 덕질을 무슨 악취미로 생각하는 것 같아 참지 못 한 내가 한 마디 했다.

 

 

 

 

 

 

 

 

 

 “덕질이 왜 쪽팔려.”

 

 

 “쪽팔리지. 니 나이에 아이돌 쫓아다니는 게 말이 돼? 심지어 엘진 그룹 딸이?”

 

 

 “.....”

 

 

 

 

 

 

 

 

 

 

 물론 딱 한 마디만 했다. 지금은 진은호가 갑, 내가 을이니까.

 

 

 뭐라고 더 대꾸할까 하다가도 진은호 말이 틀리진 않아 그냥 입 다물고 있었고 곧 한숨을 쉬며 지갑에서 카드를 하나 뽑아 내게 건네는 진은호이었다.

 

 

 

 

 

 

 

 

 

 “신용카드는 못 줘. 대신 체크카드 줄 테니까 내역 안 뜨게 돈 뽑아서 써.”

 

 

 “오빠..”

 

 

 “지 좋을 때만 오빠라고 부르지. 가라.”

 

 

 

 

 

 

 

 

 

 

 아무리 나를 놀리는 진은호이라지만, 오빠도 엘진 사람이었다. 그 말은 즉, 진은호 역시 내게 오냐오냐 한다는 말이었다.

 

 

 ‘우리 은하, 하고 싶은 것 다 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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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호오빠에게 받은 체크카드엔 뉴욕-인천 왕복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을 예약할 만큼의, 덕질을 해도 될 만큼의 돈이 있었고 덕분에 유니버스 출국에 맞춰 또 같은 비행기로 따라 출국한 나였다.

 

 

 물론 진은호가 준 체크카드도 충분하긴 했지만, 할아버지께 받았던 블랙카드 만큼은 아니라 적당히 서포트하고 조금 아끼기로 했다.

 

 

 

 

 

 

 

 

 

 

 

 

 “이 기내식 멤버들한테 돌리면 안 되겠죠..?”

 

 

 “아가씨. 팰런쇼 스텝들이랑 버스 스텝들한테도 서포트 하신다면서요. 혹시 모르니까 기내식은 참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거 맛있는데..”

 

 

 

 

 

 

 

 

 

 

 맛있는 특식 기내식을 혼자 먹으면서도 괜히 멤버들 생각이 나 중얼거리는 나였고 그런 나를 달래는 비서님이셨다.

 

 

 좋은 것, 맛있는 것 있으면 다 주고 싶은 게 덕후 마음인데. 돈이 모자라 해주지 못 하는 게 너무 맘 아팠지만, 서포트를 위해 참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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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내식을 다 먹고 난 후,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커튼 뒤로 언뜻 들리는 뒤 칸의 대화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커튼을 살짝 연 나였다.

 

 

 그리고 커튼 뒤로 보이는 정민이와 재형이었다.

 

 

 

 

 

 

 

 

 “저번에 은하누나가 보내준 특식 맛있었는데. 그쵸? 제이형은 좋겠다. 은하누나 같은 사람이 형 팬이고.”

 

 

 “응.”

 

 

 

 

 

 

 

 

 

 

 나인 것을 밝히지 않으려고 ‘BBO’라는 닉네임으로 특식을 보냈었는데, 나인 것을 눈치 챈 듯한 정민이와 재형이었고 내 이야기를 하며 웃고 있는 정민이와 달리 재형이의 표정은 영 좋지 않아보였다.

 

 

 

 

 

 

 

 

 

 

 

 

 

 “은하누나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작고 예쁜데, 말투는 차가워서 귀여운 거 알죠?”

 

 

 “응. 알아.”

 

 

 “은하누나, 이번엔 미국 안 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정민이는 정민이 데로, 무뚝뚝한 재형이는 재형이 데로 귀엽고 멋있어보였다.

 

 

 그리고 말끝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정민이가 귀여워서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승무원을 부른 나였다.

 

 

 

 

 

 

 

 

 

 

 

 “네.”

 

 

 “뒤 칸에 ‘전정민’씨한테 아까 제가 먹은 특식 보내주세요. 결제는 제가 할게요.”

 

 

 “어떤 분이 보냈다고 전해드리면 될까요?”

 

 

 

 

 

 

 

 

 

 

 

 그리고 이번에도 닉네임은 역시 ‘EUNHAHAE’였다.

 

 

 

 

 

 

 

 

 

 

 

 

 

 

 

 

 

 

 

 

 

 

 

 

 

 

 

 

 

 

 

 

 

 

 

 

 

 

 

 

 /

 

 

 

 

 

 

 오랜 비행을 끝내고 피곤한 몸으로 꾸역꾸역 룸서비스를 먹고 나니 오려고 했던 잠이 슬슬 깨기 시작했다. 그래서 간만에 꼭대기 층에 있는 라운지 바로 올라온 나였다. 물론 비서님이랑 함께.

 

 

 실장님한테 들은 바론 내일 밤 늦게 뉴욕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지미 팰런 쇼 리허설과 촬영을 이어서 한다고 했으니 유니버스 멤버들도 오늘은 방에서 쉴 것 같아 걱정 없이 올라온 거였다.

 

 

 연말에 왔다가 몇 달 만에 왔는데도 어제도 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칵테일 두 잔을 시켰다. 비서님과 내 것까지.

 

 

 

 

 

 

 

 

 

 “오늘은 없겠죠?”

 

 

 “뭐가요? 아. 제이씨랑 정민씨요?”

 

 

 “없는 것 같죠?”

 

 

 

 

 

 

 

 

 지난번에 라운지에서 재형이와 정민이를 보고 급하게 도망쳤던 기억에 괜히 불안해져 고개를 돌려 살폈고 불안해하는 나와 달리 차분히 대답하는 비서님이었다.

 

 

 그리고 비서님의 말에 안심이 돼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손에 끼우고 칵테일을 마시는 나였다.

 

 

 

 

 

 

 

 

 

 

 “네. 내일 리허설 하고 바로 촬영이라고 하니까 연습하시거나 쉬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렇겠죠? 아. 좀 편히 마실 수 있겠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마시다 또 빈 칵테일 잔에 손을 한 번 더 들었다가 취기 오른 비서님의 한숨소리에 그냥 내렸다.

 

 

 진은호가 준 체크카드에서 뽑아 놓은 현금은 다 쓰는 바람에 비서님이 사주시는 칵테일이었고 더 마시고 싶었지만, 비서님이 계속 내 눈치를 보길래 두 번째 잔에서 멈추기로 했다. 비서님이 취한 것 같기도 했고.

 

 

 

 

 

 

 

 

 

 “이제 들어가죠.”

 

 

 “아가씨, 방에 데려다 드릴게요.”

 

 

 “됐어요. 누가 누굴 데려다 줘.”

 

 

 “저 안 취해써여.”

 

 

 “그래요. 안 취했어요.”

 

 

 

 

 

 

 

 

 

 

 술을 꽤 잘 마시는 나와 달리 비서님의 주량은 젬병이라 이미 취기가 잔뜩 올라 의자에서 일어나면서부터 비틀거리는 비서님이셨고 그런 모습으로 날 데려다준다 길래 진절머리를 치며 비서님을 부축했다.

 

 

 

 

 

 

 

 

 

 “아가씨, 감사해여. 안녕히 주무십셔.”

 

 

 “네. 잘자요.”

 

 

 

 

 

 

 

 

 

 이미 혀가 반쯤 짧아진 비서님을 먼저 방에 데려다주고 내 방으로 걸어가는데, 술을 간에 기별도 안 갈 만큼 마셔서 그런지 괜히 더 정신이 말짱한 것 같았다.

 

 

 라운지에 가서 혼자 한 잔 더 할까. 아, 맞다. 나 돈 없지. 어쩌다 이 진은하가 빈털터리가 됐나.

 

 

 긴 복도를 터덜터덜 걷다보니 금방 내 방 근처에 도착했고 이상하게도 내 방으로 보이는 문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

 

 

 “.....”

 

 

 

 

 

 

 

 

 방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서서히 그 모습이 드러났고 내 방 앞에 있던 건 다름 아닌 재형이었다.

 

 

 다른 사람 방이랑 내 방을 착각한 건가. 내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재형이는 벽에 가만히 기대어 서 있길래 그냥 카드키를 찍고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좋아요. 그렇게 해요.”

 

 

 “네?”

 

 

 

 

 

 

 

 

 

 방으로 들어가려던 내 손목을 잡아 돌려 세우는 재형이에 코앞 아주 가까이서 마주하게 된 우리였다.

 

 

 

 

 

 

 

 

 

 

 “주려고 안 할게요. 받기만 할게요.”

 

 

 “.....”

 

 

 

 

 

 

 

 

 

 

 곧 옆모습을 보이던 재형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고 진득한 시선에 잡힌 손목이 괜히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나 서재형 안 하고 제이 할게요. 그니까 나 술 사줘요.”

 

 

 

 

 

 

 

 

 

 

 
작가의 말
 

 BGM: Taylor Swift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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