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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작가 : 몽글
작품등록일 : 2020.8.10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 생활. 재벌가 손녀딸 은하가 빠진 새로운 취미는 바로.. 세계적으로 핫한 보이그룹 '유니버스'의 재형의 덕질! 순수한 덕심임에도 자꾸만 다가오는 재형. '동경은 동경일 때가 좋고 우상은 우상일 때가 좋은 법' 과연 은하의 덕질 생활은 어떻게 될까?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5
작성일 : 20-09-20 15:28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9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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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 아니고 그냥 돈 많은 덕후인데요? 5

 찐은하의 영 앤 리치 덕질생활.

 

 몽글 씀

 

 

 

 

 

 

 

 

 

 

 

 

 

 

 

 

 

 

 

 

 

 “은하님 하고 싶은 거 다 저랑 해요. 네?”

 

 

 “.....”

 

 

 

 

 

 ‘만나자, 밥을 먹자, 커피도 마시자, 내가 다 사겠다.’ 등 꽤 저돌적인 말에 무슨 말을 더 하는지 들어보려고 가만히 듣고 있었던 건데, 끝내 나를 헷갈리게 하는 말까지 뱉어버린 재형이었다. 겁도 없이.

 

 

 언뜻 듣기로 이쪽 세계가 원래 이렇다고 했다. 돈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서포트를 해주다보면 사적으로 만나게 되고 그러다보면 단순한 서포트가 아닌 스폰 같은 관계가 된다고.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버스 실장님의 제안에도, 재형이의 말에도 꿋꿋이 거절했던 거였다. 재형이랑 그런 관계는 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기 싫어서.

 

 

 그래서인지 재형이가 대체 무슨 생각과 목적으로 내게 저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내게 스폰이 되어달라고 하는 건지, 아님 정말 단순히 내게 고마워서 보답하려는 건지. 물론 둘 다 별로였지만.

 

 

 

 

 

 

 

 “재형씨. 아무리 고마워도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예요.”

 

 

 “네?”

 

 

 “오해해요. 이쪽 사람들은.”

 

 

 “무슨 오해요?”

 

 

 “그게 무슨 오해냐 면요.”

 

 

 “네.”

 

 

 

 

 

 

 

 

 그나마 나한테 저런 말을 했으니 망정이지, 내가 아닌 이쪽 다른 사람들한테 저런 말을 했더라면 스폰과 연예인으로 묶일 것이 뻔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이런 일을 겪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재형이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날리는 나였고 내 말을 이해하지 못 해 어리둥절한 재형이었다. 정말 단순히 고마워서 그랬나보다. 다행히도.

 

 

 

 

 

 

 

 

 “이쪽 사람들은 연예인을 인형 정도로 생각하잖아요. 그니까 만나자는 둥, 밥을 먹자는 둥, 하고 싶은 거 다 하자는 둥.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구요.”

 

 

 “저는 은하님이랑”

 

 

 “알아요. 고마워서 그러는 거. 마음만 받을게요. 오늘 얘기는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은하님!”

 

 

 “다음에 봐요.”

 

 

 

 

 

 

 내 할 말만 하고 소파에서 일어나는 나를 급하게 부르는 재형이를 뒤로 하고 호텔 방을 나온 나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생각했다. 이런 만남 진짜 별로라고.

 

 

 

 

 

 

 

 

 

 

 

 

 

 

 

 

 

 

 

 

 

 /

 

 

 

 

 

 

 얼마 후. 커넥트 UNIVERSE 전시가 각국에서 시작됐고 서울이 피날레 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그 말은 즉, 내 서포트도 서울을 마지막으로 끝이 날 거란 이야기였다.

 

 

 

 

 

 

 .....

 

 

 

 

 

 

 

 [단독] 내일 CONNECT UNIVERSE IN SEOUL 가오픈, 클라스가 다른 서포트...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뉴욕 'CONNECT UNIVERSE' 전시가 열렸고 마지막으로 서울 전시가 내일 가오픈을 앞두고 있다.

 유니버스의 전시라는 이유로 많은 팬들과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시를 위한 팬들의 서포트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5개국의 전시 준비기간 동안의 전 스텝들의 밥차와 커피차 서포트였고 그는 유니버스의 한국 팬 ‘찐은하’가 단독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클라스가 다른 서포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

 

 

 

 

 

 

 

 

 내 방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 기사를 보고 있는데, 내가 부탁한 드립커피를 가지고 막 방에 들어온 비서님이셨다.

 

 

 

 

 

 

 "아가씨. 근데 그때 제이씨랑 무슨 이야기 하셨어요?"

 

 

 "커피 고마워요. 그때? 언제요?"

 

 

 "호텔에서 뵌 날 말이에요."

 

 

 "아."

 

 

 

 

 

 

 

 

 책상에 커피잔을 내려놓는 비서님이셨고 잔을 들어 코를 대고 향부터 맡던 내가 되물었다.

 

 

 

 

 

 

 

 "별 얘기 안 했어요. 그냥 서포트 해줘서 고맙단 얘기했죠 뭐."

 

 

 "제이씨가 진짜 고마웠나봐요. 아가씨가 핸드폰까지 없애면서 연락이 안 닿으니까 실장님께 부탁까지 드리고."

 

 

 "그랬나봐요."

 

 

 

 

 

 

 

 재형이에게서 연락이 오는 바람에 새 폰을 개통해 기존 핸드폰을 덕질폰으로 사용한 것도 모자라 계속 오는 연락에 덕질폰을 없애버렸지.

 

 

 그 후에 카페에서 만났을 때에도 내게 변호를 물어보려던 재형이를 못 본 척 했었는데.

 

 

 잘 부탁하지 않는 편인데, 실장님께 나와의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린 것을 보면 나한테 진짜 고마웠던 것 같긴 했다. 물론 난 그가 너무 하고 싶어하는 보답을 받을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비서님의 말에 모르는 척 고개를 끄덕이던 내가 이야기를 전환시켜 보고 있던 기사를 가리키며 말하자 핸드폰 날짜를 확인하는 비서님이셨다.

 

 

 

 

 

 

 

 

 "그나저나 서울을 마지막으로 서포트는 끝인 거죠?"

 

 

 "네. 내일 가오픈이니까 가면 되세요."

 

 

 

 

 

 

 

 

 준비기간 동안의 스텝들을 위한 밥차와 커피차 서포트는 내일 서울 전시 가오픈 날을 마지막으로 끝이 날 예정이었고 내일은 전시에 도움을 준 관계자들만 먼저 전시를 볼 수 있는 가오픈 날이었기에 나도 가기로 했다.

 

 

 물론 갈 생각은 없었는데, 실장님께서 가오픈날 와달라며 따로 연락이 오기도 했고.

 

 

 해외 서포트는 그쪽 관계자들에게 사진을 받으며 직접 확인하지 못 했기에 서울 서포트 만큼은 내가 직접 가서 잘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기로 했다.

 

 

 비서님의 말에 의자에서 일어나 방과 이어진 드레스룸으로 들어갔고 옷장과 악세사리박스들을 다 열어재꼈다.

 

 

 내일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악세사리를 하고 어떤 신발을 신을까 고민응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방문이 쾅 소리를 내며 세게 열렸고 언뜻 들어도 빠른 발걸음 소리였다.

 

 

 내 방을 저렇게 열 사람이, 내게 잔뜩 화를 낼 사람은 이 집에서 한 명 뿐이었다. 우리여사님.

 

 

 잡았던 옷을 다시 걸어두고 드레스룸에서 나가자 비서님께 내 위치를 묻던 엄마가 고개를 돌렸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내게 아이패드를 던졌다.

 

 

 

 

 

 

 

 "진은하. 너 조심하라고 했지? 뭐 어떻게 다녔으면 기사가 떠?"

 

 

 "기사라니?"

 

 

 "그거 봐. 카페에서 블랙카드를 쓰는 사람이 어디있어. 그리고 너 유니버스 멤버들이랑도 아는 사인가보더라? 아주 친목 다지고 좋았지?"

 

 

 "....."

 

 

 

 

 

 

 

 .....

 

 

 

 

 

 

 

 [단독] 엘진 아가씨도 좋아하는 유니버스, 그녀의 최애 멤버는 제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인종, 국적, 성별, 연령, 출신을 불문하고 모든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유니버스.

 최근 국내 최대의 기업인 LJIN(엘진)의 아가씨, 엘진 회장의 막내손녀이자 사장의 하나 뿐인 막내딸이 유니버스의 팬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한 커뮤니티에 "카페에서 일하는 중에 블랙카드를 쓰는 손님이 있었고 유니버스와 아는 사이인 듯, 멤버들이 직접 그녀에게 '커스텀마이크 서포트'에 대한 감사인사를 했다. 또한, 블랙카드로 유니버스 멤버들에게 커피를 사주었다."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커스텀 마이크 서포트'는 유니버스 제이의 유명 팬 '찐은하'의 단독 서포트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찐은하'는 유니버스 제이의 팬으로, 우주들 사이에서도 어마어마한 서포트로 이미 유명했고 이 소식을 들은 팬들이 추적한 결과, 국내 대기업 엘진의 아가씨의 이름이 '진은하'인 것을 알아낸 것이었다.

 

 

 

 

 

 

 .....

 

 

 

 

 

 

 

 엄마가 내게 던진 아이패드에 떠 있는 기사를 읽는 나였고 답답한지 내게서 거칠게 아이패드를 빼앗더니 내 책상에 놓여있던 내 지갑을 드는 엄마였다.

 

 

 

 

 

 

 

 

 "너 카드 다 압수야."

 

 

 "그건 할아버지가 주신 거잖아.."

 

 

 

 

 

 

 

 

 내 지갑에서 여러 개의 카드를 꺼내던 엄마 손에 블랙카드까지 쥐어진 것을 본 내가 놀라서 소심하게 말했고 내 말에 화가 더 머리 끝까지 난 엄마였다.

 

 

 

 

 

 

 

 "뭐? 기사를 보고도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 너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니? 왜 아예 블랙카드 긁으면서 유니버스 팬이라고 소문을 내지?"

 

 

 "아니.."

 

 

 "시끄러워. 당분간 용돈도 없어. 그렇게 알어."

 

 

 

 

 

 

 

 회사 일 때문에 해외에 있던 엄마였는데, 기사 때문인지 급하게 한국에 들어온 것이었고 내게 화를 내던 엄마는 쾅 소리를 내며 내 방을 나갔다.

 

 

 사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의심글 보고 설마설마 했었는데, 그 땐 다행히도 엄마가 해외였단 말이야. 그런데 기사까지 날 줄 이야. 진짜 망했다.

 

 

 엄마에게 할아버지께 받은 블랙카드를 포함한 모든 카드를 뺏긴 난 온 몸에 힘이 쏙 빠져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고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비서님께서 말없이 내 옆으로 오셨다.

 

 

 이 와중에 전시회 서포트 비용 미리 다 결제해논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다니. 나 덕후 맞구나..

 

 

 

 

 

 

 

 "비서님. 저 내일 가오픈 어떻게 가죠?"

 

 

 "아.."

 

 

 "가지 말까 봐요.."

 

 

 

 

 

 

 

 카드를 쓰는 내가, 심지어 최근엔 블랙카드만 쓰던 내게 현금이 있을 리가 없었다.

 

 

 정말 빈털털이가 돼 버린 내가 힘없이 고개를 올려 천장을 올려다보며 물었고 날 걱정스레 쳐다보는 비서님이셨다.

 

 

 

 

 

 

 

 "내일도 돈 쓰게 될 것 같은데. 빈털털이가 어딜 가."

 

 

 "아가씨가 불편하시면 안 가셔도 돼요. 실장님께 말씀드릴게요."

 

 

 "아!"

 

 

 

 

 

 

 

 비서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녀오면 돈 쓸 일이 없을 것 같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아무 것도 없이 밖에 나가기엔 내가 너무 불안했다.

 

 

 이렇게 내가 서포트한 전시회에 가보지도 못 하는 건가 생각하다가 갑자기 번뜩 떠오른 좋은 생각에 천장을 바라보던 고개를 내려 비서님을 쳐다봤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아가씨.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비서님 카드 좀 빌려줘요."

 

 

 

 

 

 

 

 기사에 난 것처럼 명색에 엘진 막내 손녀이자 막내 딸인데, 돈도 카드도 없이 나가서 되겠어?

 

 

 

 

 

 

 

 

 "네? 제 카드요?"

 

 

 "네. 다 갚을 테니까, 두 배로 갚을 테니까 카드 좀 빌립시다."

 

 

 

 

 

 

 

 

 

 끝내 전시회에 가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내고 만 찐은하였다.

 

 

 

 

 

 

 

 

 

 

 

 

 

 

 

 

 

 

 

 

 /

 

 

 

 

 

 

 

 CONNECT UNIVERSE 오픈 하루 전, 가오픈 날.

 

 

 전시회를 준비해준 관계자들에게만 미리 선보이는 전시였고 도착하자마자 난 서포트 장소로 향했다.

 

 

 다른 나라에서 서포트할 땐, 진행상황을 사진으로만 받았었지. 직접 가보지를 못 해서 괜히 불안했었는데, 비록 서포트 마지막 날이었지만 서울 서포트는 내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잘 진행되고 있으니 됐어.

 

 

 밥차와 커피차 직원들에게 마무리 잘해달라는 인사를 하고 전시회장으로 돌아온 나였고 문 앞에서 나와 비서님을 맞이하는 실장님이셨다.

 

 

 

 

 

 

 

 "찐은하님. 오셨어요?"

 

 

 "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찐은하님 덕분에 저희 스텝들이 힘내서 준비할 수 있었는데, 당연히 오셔야죠."

 

 

 

 

 

 

 

 실장님을 따라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나처럼 전시회를 위해 함깨 준비한 관계자들이 꽤 많았는지, 전시를 미리 구경온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전시 미리 봐도 돼요?"

 

 

 "물론이죠. 그러시라고 초대한 걸요. 근데 아직 준비 중인 구역이 몇 곳 있어서 그 쪽은 조금 어수선할 수도 있어요."

 

 

 

 

 

 

 

 비서님과 함께 실장님을 따라 가벽을 돌자 저 멀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본 나였고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스텝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보니 전시를 구경하는 건 아닌 듯 했다.

 

 

 

 

 

 

 

 "저긴 뭐하는 거예요?"

 

 

 "아. 저희가 이번에 중강현실 해설을 엘진에서 지원 받았는데, 감사하게도 엘진 이사님께서 직접 와주셨더라구요. 그래서 설명 듣느라고 모여있는 거예요."

 

 

 "아."

 

 

 

 

 

 

 

 

 

 회사에선 언제 유니버스 전시까지 지원을 했대. 우리 회사 핸드폰 모델이 유니버스이여서 그런지 전시회까지 지원하며 서로 윈윈하는 엘진과 버스였고 가만 보니 나보다 엘진이 더 유니버스 덕후 아닐까 싶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회사에서 이러니 내가 유니버스 팬이 된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증강현실 해설이 어떤 건지 궁금해져서 모여 설명을 듣고 있는 스텝들 가까이로 걸어가는 나였고 날 따라오는 비서님과 실장님이셨다.

 

 

 

 

 

 

 

 

 

 "핸드폰으로 내려 받은 증강현실 도슨트는 유니버스 멤버들이 나타나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ar입니다."

 

 

 "이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어딘가 많이 익숙한 목소리가 들였고 곧 많은 스텝들 앞에서 빔프로젝터 화면으로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진은호가 보였다.

 

 

 

 

 

 

 

 

 "진은호..?"

 

 

 "아가씨.. 도련님이신데요.."

 

 

 

 

 

 

 

 내가 잘못 본 게 아닌지 나와 동시에 조용히 중얼거리는 비서님이셨고 그 말을 들은 내가 고개를 돌려 비서님에게만 들리게끔 작게 말했다.

 

 

 

 

 

 

 

 "오빠가 왜 여기 있어요?"

 

 

 "도련님이 엘진 전자 이사님이시니까 직접 오신 거 아닐까요?"

 

 

 "아.."

 

 

 

 

 

 

 

 전시회장에서 만나는 것 정도야 내 나이 스물여섯이 될 때까지도 회사에 안 들어가고 한량 마냥 노는 걸 좋아한다고 아는 오빠라 괜찮았지만, 오늘 전시회는 아무나 올 수 없는 가오픈이라 문제였다.

 

 

 안 그래도 뽀로로 같은 내 요즘 취미가 아이돌 덕질이라는 걸 진은호가 알게 된다면 며칠 아니, 몇 달을 놀림 받을 게 뻔했고 엄마만 아는 내 은밀한 취미 생활이 오빠들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귀에도 들어갈 게 뻔했다.

 

 

 

 

 

 

 

 

 

 "이벤트성으로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죠."

 

 

 "얼른 가요. 딴데로 가요 우리."

 

 

 "네, 네."

 

 

 

 

 

 

 

 

 진은호가 날 보기 전에 얼른 자리를 피하려는데, 뭔가 마주친 것 같은 시선에 당황해 재빨리 몸을 돌려 비서님의 팔을 잡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몇 번의 가벽을 지나 진은호가 아예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꽤 안쪽으로 들어와서야 걸음을 멈췄다.

 

 

 

 

 

 

 

 "못 봤겠죠?"

 

 

 "꽤 멀리 있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야 하는데, 왜 불안하지. 어?"

 

 

 

 

 

 

 

 

 

 

 

 이제야 안심이 돼 숨을 돌리다 우연히도 가벽에 쓰여 있던 유니버스 멤버들의 싸인을 본 나였고 동시에 서둘러 우릴 쫓아온 실장님이셨다.

 

 

 

 

 

 

 

 

 "찐은하님! 갑자기 사라지셔서 깜짝 놀랐어요. 안쪽부터 전시 보시려구요?"

 

 

 "네. 이제 구경 좀 할까 해서요. 그나저나 멤버들은 언제 왔다 갔대요?"

 

 

 "아. 사인~ 멤버들 아직 있을 거예요."

 

 

 "네?"

 

 

 

 

 

 

 진은호에게서 도망쳐 온 거였지만, 당황하지 않고 대답한 나였고 가벽에 돼 있는 사인을 보며 묻자 웃으며 대답해주시는 실장님이셨다.

 

 

 

 

 

 

 

 "찐은하님 오시기 30분 전 쯤에 왔거든요. 여기 어디선가 전시 보고 있을 텐데.. 찐은하님 오셨으니까 인사 좀 드리라고 해야겠다."

 

 

 "아니에요. 다들 진지하게 전시 보고 있을 텐데."

 

 

 "그래도 이번 전시 서포트 엄청나게 해주셨는데, 멤버들이 직접 인사는 드려야죠. 금방 멤버들 데려올 테니까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니, 괜찮"

 

 

 

 

 

 

 

 아무리 내가 괜찮다고 말해도 그래도 예의가 아니라며 아예 멤버들을 찾으러 떠난 실장님이셨고 그에 둘이 남겨진 나와 비서님이었다.

 

 

 방금 진은호를 피해 도망쳐 온 건데, 멤버들까지 여기 있다니. 왠지 모르게 재형이를 마주치게 될 것 같은 불안한 기분에 비서님의 팔을 또 다시 잡은 나였다.

 

 

 

 

 

 

 

 

 "비서님. 우리 이만 집에 갈까요?"

 

 

 "전시 안 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서포트 잘 진행되고 있는 것도 봤고 가오픈도 잘 한 거 봤으니까 됐어요. 여기 더 있다간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아요. 얼른 가요!"

 

 

 

 

 

 

 

 그렇게 실장님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비서님의 팔을 답고 서둘러 들어왔던 길로 빠져 나가는데, 생각치 못 한 장애물과 마주쳐버렸다.

 

 

 

 

 

 

 

 

 

 "진은하?"

 

 

 "미친."

 

 

 

 

 

 

 

 

 아까 진은호랑 눈 마주친 게 내 착각이 아니었는지 설명을 마친 진은호랑 딱 마주쳐버렸고 그나마 다행인 건 10미터 정도 거리가 있었다는 거였다.

 

 

 

 

 

 

 

 

 "아씨."

 

 

 

 

 

 

 

 

 진은호가 내 이름을 부르자마자 깜짝 놀라 잡았던 비서님의 팔을 놓고 뒤를 돌아 온 힘을 다해 달려 줄행랑을 쳤다.

 

 

 안 그래도 전시장 길도 모르는데. 그냥 발이 닿는 곳으로, 최대한 사암이 없을 것 같은 곳으로 빙빙 돌아 구석 끝까지 들어간 나였고 'STAFF ONLY'라고 쓰여진 커튼 튀 공간에 숨었다.

 

 

 불행히도 바깥으로 연결된 문도 없고 대체 어떤 공간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냥 한 3평 정도 돼 보이는 빈 공간이었다.

 

 

 커튼을 살짝 열어 밖에 진은호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곤 안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나였고 뒤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나 혼자만 도망 치면 뭐해. 비서님을 두고 왔잖아.

 

 

 방금까지도 진은호가 의심한다면 발뺌이라도 쳐볼 생각이었는데, 내 분신같은 비서님이랑 마주쳤을 테니 불가능했다. 괜히 도망쳤어.

 

 

 후회 아닌 후회가 들어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며 커튼을 잡을락 말락 하고 있는데, 갑자기 커튼이 재쳐졌고 안으로 들어오는 재형씨에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뒷걸음쳤다.

 

 

 

 

 

 

 

 

 "재형씨?"

 

 

 "은하님. 왜 여기 계세요?"

 

 

 

 

 

 

 

 

 진은호인 줄 알고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하며 또 도망칠 준비했던 내가 오빠가 아닌 재형씨인 것을 인지하곤 경계를 풀었다.

 

 

 오빠나 재형씨나 둘 다 지금 전시회장에서 만나는 건 불편했지만, 진은호를 더 만나기 싫었다.

 

 

 

 

 

 

 

 

 "그러게요. 그러는 재형씨는 여기 어떻게 왔어요?"

 

 

 "전 은하님 따라왔죠."

 

 

 "저를요?"

 

 

 "네. 저 쪽에서 전시 보고 있었는데, 급하게 뛰어가시길래."

 

 

 

 

 

 

 

 

 도망치느라 주변을 살펴볼 겨를도 없어 전시를 보고 있던 재형씨마저 보지 못 하고 지나쳐 왔나보다. 나 전시회장에서 제대로 민폐 부렸네.

 

 

 호텔에서 재형씨의 말을 거절하고 경고하고 듣지 않은 걸로 하겠다며 헤어지고 나서 처음 만나는 거라 좀 불편했다.

 

 

 지나치던 나를 보고 따라온 것 자체가 그때 호텔에서의 내 말을 듣지 않겠다는 말이 되니까.

 

 

 

 

 

 

 

 

 "왜요? 왜 절 따라왔어요?"

 

 

 "그야 만나고 싶었으니까요."

 

 

 

 

 

 

 

 

 

 

 심지어 날 만나고 싶었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니 내 경고와 거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았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내게 다가오려는 재형이었다.

 

 

 

 

 

 

 

 

 

 

 

 

 

 

 

 

 

 

 /

 

 

 

 

 

 역시나가 역시나. 호텔에서 했던 이야기는 쓸모가 없었다.

 

 

 

 

 

 

 

 

 

 "재형씨. 저번에도 말했지만, 저한테 보답 같은 거 안 해도 돼요."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걸요."

 

 

 

 

 

 

 

 

 

 

 이쪽 사람들은 연예인을 인형 정도로 생각하니 오해할 말은 하지 말라는 내 걱정도.

 

 

 만나자는 둥, 밥을 먹자는 둥, 하고 싶은 거 다 하자는 둥.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던 내 경고도.

 

 

 마음만 받고, 못 들은 걸로 하겠다는 내 인사까지 모두 재형이에겐 들리지 않는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돌려돌려 말하니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서 그냥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재형씨도 알겠지만, 저 돈 많아요. 재형씨한테 뭔가를 받기도, 사적으로 만나기도 싫어요. 불편해요."

 

 

 "....."

 

 

 

 

 

 

 

 직설적으로 받기 싫고 만나기 싫다고, 불편하다고 말하자 내 말이 꽤나 충격이었는지 입을 닫은 재형이었고 계속 말을 이었다.

 

 

 재형이가 상처 받는 건 팬으로서 싫지만, 재형이를 이해시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

 

 

 

 

 

 

 

 "전 그냥 유니버스 제이를 좋아하는 팬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가수랑 팬 그 정도만 해요. 내 말 알아 듣겠어요?"

 

 

 "아뇨. 모르겠어요."

 

 

 "그니까 내 말은"

 

 

 

 

 

 

 

 

 자기 가수가 밥 먹자는데, 커피 마시자는데, 만나자는데, 하고 싶은 거 다 저랑 하자는데, 마다할 팬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게 바로 나였다.

 

 

 그래. 그렇게까지 크게 서포트를 할 정도로 좋아한다면서 재형이의 모든 제안을 거절하니 이해가 안 될 법하지.

 

 

 그래서인지 모르겠다며 표정이 굳는 재형이었고 곧 내게 다시 되물었다.

 

 

 

 

 

 

 

 

 

 "대체 왜요?"

 

 

 "왜라니요. 불편하니까."

 

 

 "어떻게 나랑 가수랑 팬 그 정도만 하고 싶을 수가 있어요?"

 

 

 

 

 

 

 

 

 

 

 어떻게 팬이 가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냐도 아니고, 어떻게 저랑 가수랑 팬 그 정도만 하고 싶을 수가 있냐니?

 

 

 재형의 물음이 어딘가 이상해 무슨 뜻인지 단박에 이해가 가지 않아 미간을 찌푸린 나였고 곧 찌푸렸던 미간을 풀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하는 재형이었다.

 

 

 

 

 

 

 

 

 

 "어떻게 날 거절하냐고요."

 

 

 "네?"

 

 

 

 

 

 

 

 

 재형이가 말이 서툴어 제 마음과 다르게 말한 건가 싶어 마저 듣는데, 내가 제대로 듣고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 것 같았다.

 

 

 재형이가 내게 하고 싶었던 말은 팬이 가수와의 자리를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냐가 아니라.

 

 

 

 

 

 

 

 

 

 "유니버스 제이인데. 나 서재형인데?"

 

 

 

 

 

 

 

 

 

 

 유니버스의 제이이고 서재형인데, 어떻게 자길 거절하냐는 말이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작가의 말
 

 BGM: Taylor Swift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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