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갖고 싶어, 너를
작가 : 해달막
작품등록일 : 2020.8.28

라일락 꽃향기 진하게 퍼지던,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 어느 날, 사춘기 소년 이든에게 귀여운 친구같았던 여동생, 유진이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도무지 떨쳐버릴 수 없는 남자로서의 본능에 스파크가 튄 이든은 세상에 이유있는 반항을 시작한다. 하지만, 도망쳐 온 서울에서 유진을 오히려 찾는다.
감정은 상대적인 법. 같은 날, 유진의 마음에 이든이 파고들었다. 보스턴까지 멀리 거리를 두고서도 이든을 잊으려 그와 닮은 남자에게 끌리는 아이러니...사랑은 본능일까? 아님, 운명일까?

 
14화. 여름의 대삼각형
작성일 : 20-09-20 02:18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667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4화. 여름의 대삼각형

 

 

 * * *

 보스턴

 

 

 

 “너 이제 우리 학교 최고 셀럽됐어. 아이테르의 그녀야. 근데, 섭섭해. 나한테까지 숨길 게 뭐냐?”

 “아무 사이 아냐.”

 “뭐? 대놓고 아닌 척은, 지난 일요일 에단의 모습을 봤어야했어. 꽃다발까지 들고 널 찾는데, 와우~ 영화 엔딩 장면 그 이상이었어. 넌 모든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없더라. 너무 부럽다. 솔직히. 그래도 맘 주진 말래, 제임스가. 에단 여자 친구 수명은 최대 3개월이래. 그 이상인 적이 없었대. 사랑의 케미스트리 유통기한만큼만, 딱 그 만큼만이래.”

 

 신시아는 유진의 침대 곁 패프릭 1인용 앤틱 소파에 기대 편히 앉아 있다.

 병문안을 온 건지, 소문의 진상을 캐러 온 건지. 내 것이었던 걸 빼앗겼다는 분노에서 비롯된 공격적 감정인 질투와 내 것과는 상관없이 다만 그저 감탄하는 감정, 그 부러움의 모호한 경계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침대에 기대 앉아있는 유진, 그리 편해 보이질 않는다.

 

 “근데 어떻게 한 거니? 비결이 뭐야? 그리고 에단이 다녀간 거지? 1층 계단 입구에 그 장미, 에단이 들고 있던 건데. 내가 네 집 주소 가르쳐줬거든.”

 “어? 지훈 오빠가 아무 말 안했는데.”

 “에단 못 만난거야? 1층 그 장미, 분명 에단이 가져온 거야. 웨딩 부케 같았거든. 에단이 그렇게 로맨틱할 줄이야. 너 아프다니까 심각한 얼굴 하구서, 막 뛰어가는데, 그 뒷모습에 상관도 없는 내 심장이 나대더라. 너무 멋있어서.”

 

 신시아는 자신의 붉어진 양볼을 두 손으로 감싸안는다.

 

 “신시아, 넌 딱 뉴스위크지 연애부 기자하면 되겠어. 소문을 팩트처럼 너무 리얼하게 얘기하잖아.”

 

 애써 아무렇지 않게 반응하는 유진.

 어쩌면 에단이 다녀갔을 지도 몰라… 제임스 컬러허 로즈 가든에서 갑자기 우연히 만날 리가 없잖아…

 어젯밤, 에단이 말한 여름밤의 별자리가 떠올랐다.

 여름의 대삼각형을 만드는 베가와 알타이르…그의 마음이 진심이면 어떡하지…

 겁이 난다.

 

 “아, 빅뉴스. 에단이 이번 토요일에 생일 파티한댔어. 너도 당연히 갈 거지? 에이테르의 그녀가 빠지면 안되잖아.”

 “그만해, 신시아. 자꾸 놀리면 화낼거야.”

 “놀리는 것 같니? 너무 부러워서 배아프거든.”

 

 신시아는 유진의 벽장을 열어본다.

 

 “남자는 슈트, 여자는 드레스 코드래. 파티에 입을 드레스 같이 골라보자.”

 “아니, 난 안 갈 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꼭 가야해. 안티파티어니? 지난 드랙파티도 도망가더니.”

 

 

 

 * * *

 

 

 “오빠, 혼자서 주말 보내도 괜찮아?”

 “오늘 친구 만나기로 했어. 너만 바쁜 게 아니거든. 꽤 늦을 지도 몰라. ”

 

 유진의 인사치레에 공연한 서운함을 갚는다고 무척 쿨한 척 하느라 거짓말까지. 갑자기 서걱해진다. 지훈의 마음이.

 

 아래쪽에 연보랏빛 수국꽃이 화려하게 프린트된 진파랑 오프 솔더 원피스를 입었다. 유진이 가장 좋아하는. 스스로 기분을 한껏 부풀리고 싶을때 입는 의례같은 옷.

 지훈이 고른 그녀의 열 일곱 번째 생일 선물, 이런 용도가 될 줄이야.

 이쁘다…5월의 정원의 향기를 담은 것 같다.

 유진의 귀에는 은빛 하트가 빛난다.

 눈부시게 드러난 유진의 흰 어깨로 자꾸만 향한다. 지훈의 시선이.

 

 “그 원피스, 그게 최선이야?”

 “뭐가?”

 

 유진의 목소리는 들떠있다.

 지훈은 직접 손을 대진 못하고 손가락으로 유진의 어깨를 가리킨다.

 

 “내 생각엔 이거…좀 더 올리면…핏이 좀…”

 

 빵빵.

 밖에서 차 경적음이 들린다.

 

 “신시아가 왔나봐. 갔다 올게.”

 

 유진이 나가고 현관문이 닫힌다.

 

 “그래. 재밌게 놀아. 그렇게만. 마음 아플 일 없게…”

 

 혼잣말을 큰 숨처럼 내뱉는다.

 

 

 유진의 침실 방문을 열어보는 지훈.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방은 단정하다. 호텔 객실처럼 침대 위 쿠션조차 반듯하다.

 이렇게 정리할 만큼 여유로웠을까?

 

 

 * * *

 

 

 핑크 폭스바겐 비틀. 신시아의 차다. 스팽글로 장식한 타이트한 핑크 미니 원피스를 입은 주인을 닮았다.

 

 “나 픽업한다고 제임스랑 같이 못 간 거 아냐?”

 “아냐, 제임스는 파티 준비 도운다고 미리 갔어. 너랑 반드시 같이 와야 한다는 에단의 특급 부탁을 들어주는 거야. 근데, 에단이 직접 와서 널 픽업하면 될걸, 이상하네…”

 

 유진의 기색을 살피는 신시아.

 

 “굳이 픽업하러 올 의무는 없잖아.”

 “아니지, 학교를 뒤집어 놓을 만큼 해프닝 벌여놓고,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행동한다는 건, 불길한 징조야.”

 

 유진의 마음에 찬바람을 한껏 불어넣는다.

 

 “시작도 안했다니까. 기대하지도 않았어.”

 “정말? 니 원피스는 그게 아닌데?”

 

 자신의 속내를 신시아 스스로도 도무지 가늠하기 어렵다. 끙.

 유진은 파란 클러치백을 꽉 쥔다.

 

 

 * * *

 

 

 보스턴 시내를 좀 벗어나자마자,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큰 저택이 보인다. 저택 뒤에 보이는 울창한 숲은 어쩌면 저택의 역사를 말해주는 지도 모른다. 잘 정돈된 드넓은 잔디, 수영장까지.

 그런데 주위가 고요하다. 조명등 하나 켜지지 않았고.

 

 “여기가 맞아?”

 “그럼, 파티하는 장소가 집이 아닌가? 왜 이리 조용하지?”

 

 신시아와 유진은 차에서 내린다.

 때마침, 신시아의 셀펀이 울린다.

 

 “제임스, 파티 장소가 에단 집 아냐? 어? 오케이.”

 

 의아해하는 신시아.

 

 “맞다는데, 저기 게스트하우스 쪽으로 오래.”

 

 큰 오두막 같은 목조 건물이 보인다. 박공 지붕 형태에 지붕으로 트인 천장에 창문이 있다. 한쪽 벽면은 통유리로 된 슬라이딩 도어다. 열면 그대로 정원과 연결되는. 게스트하우스의 문은 열려있다.

 

 “파티 컨셉이 뭐지? 콰이어트 파티인가?”

 “그게 뭐야?”

 “말하지 않고, 음악도 없이 오로지 손짓, 몸짓, 그리고 쪽지로 얘기하는, 뭐…그런 파티 있어. 내 생각엔 가장 재미없고 기이한 파티지만.”

 

 갑자기 주위가 환해진다. 게스트 하우스도 밝아지고.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흘러나온다.

 

 [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

 

 에단의 목소리다. 그리고 분명 한국어다.

 벅차오르는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게스트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는 유진.

 에단은 하우스 중앙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면서 직접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유진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머리칼을 짧게 자른 에단. 블랙 슈트가 멋스럽다.

 

 [ 허락도 없이 왜 내 맘 가져요

  그대 때문에 난 힘겹게 살고만 있는데

  그댄 모르잖아요

  알아요 나는 아니란 걸

  눈길 줄만큼 보잘 것 없단 걸

  다만 가끔씩 그저 그 미소 여기 내게도

  나눠 줄 순 없나요

  비록 사랑은 아니라도

  언젠가 한 번 쯤은 돌아봐 주겠죠.

  한없이 뒤에서 기다리면

  오늘도 차마 못한 가슴 속 한 마디

  그대 사랑합니다 ]

 

 멈춘 듯 해도 유진의 마음 속에는 계속 흐르고 있는 에단의 세레나데.

 유진은 입술이 떨리며 자꾸 속울음이 나오려 해서 두 손으로 입을 막는다. 너무 행복해도 눈물이..

 

 게스트 하우스 전체가 환해지고, 학생들의 환호성이 파도 덮치듯 확 터진다.

 유진은 그제서야 주위에 많은 시선을 느낀다.

 에단도 멋쩍은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기도 한다. 어깨도 으쓱이며. 그새 다가와 유진의 앞에 선다.

 유진은 에단을 바로 마주하지 못한다. 아직 울음이 진정되질 않은 탓이다.

 아래로 떨군 유진의 시선에 맞추어 에단은 한 쪽 무릎을 세우고 꿇는다.

 

 “내 맘 받아줄래? 항상 내가 지켜 줄 수 있게.”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유진.

 에단의 입에서 나오는 기쁨의 탄식. 긴장이 풀리자 에단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끓어 넘친다. 이미 마음의 임계 질량을 넘어선 그 열기만큼 에단의 키스도 뜨겁다.

 

 “사랑해… I love you…”

 “응.”

 

 유진은 둘 만의 암호로 대답한다. 가슴이 울려서 내는 말로.

 

 그때 음악이 Maroon 5 의 ‘She will be loved ’로.

 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디제이의 센스가 탁월하다.

 

 학생들은 발라드에 눈치껏 다들 페어를 이룬다.

 어느새 신시아 곁에 제임스가 다가와 신시아를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며 안는다. 제임스의 리드에 신시아는 몸을 맡긴다.

 

 “선곡 타이밍 끝내주네. 에단 장난 아닌가 봐. 저런 모습 처음이야. 호기심 발동인 줄 알았는데…”

 “오늘 파티 주인공은 유진인 거야? 신시아 인생에서 누군가의 들러리해보긴 첨이다.”

 “내 인생에서 최고의 주인공은 너야, 신시아. I love you.”

 “됐거든.”

 

 난데없이 여자로서의 불똥이 제임스에게로 튄다. 뜨거운 씁쓸함이다.

 

 에단에게 스르르 안기는 유진. 에단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자연스레 에단은 유진의 허리를 양손으로 꼭 껴안는다. 에단이 고개를 조금만 숙여도 유진의 어깨가 입술에 닿는다. 살짝 입맞춤을 한다. 유진의 목덜미로 키스가 번지고. 귓불까지. 귀걸이를 발견한다.

 

 “이 귀걸이?”

 “맞아. 네 선물…”

 “니가 해서 귀걸이가 더 이뻐보인다.”

 “오버는 진정성 결여로 들려.”

 “너무 현실적으로 말하면 회의론자야.”

 “회의론자 덕분에 세상이 발전한 거 몰라?”

 “흠…그렇다면 네 회의론 덕분에 우리 사랑도 발전하겠다.”

 

 에단은 유지의 허리를 더 세게 바짝 가까이 당긴다.

 벽 한 면의 슬라이딩 도어가 열려있다. 정원의 싱그러운 풀향이 한 줄기 바람에 실려온다.

 이든 오빠의 향기가 난다. 에단에게서. 특유의 그 청신한 비누향. 갑자기 마음의 한 끝부터 찌르르 파고들기 시작한다. 어쩌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에 어이없이 무너진 유진은 긴장해서 몸이 떨린다.

 그 떨림에 에단은 유진에게 속삭인다.

 

 “나가자.”

 

 에단은 펀치 음료가 든 유리 잔을 챙긴다. 게스트하우스를 나오자마자 에단은 유진과 손깍지를 낀다.

 

 “보여줄 게 있어.”

 

 본채 쪽으로 에단은 향한다. 에단 엄마의 장미 정원이다.

 한여름의 밤공기는 낮의 에너지를 발산하느라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데 충분하다.

 

 “이만큼 진한 장미향을 느껴 본 적은 없었어. 너무 이뻐.”

 “엄마가 키우는 자식들이지. 내가 보여줄 건 장미 정원이 아니라 여기야.”

 

 나무 벤치 앞에 서는 에단.

 

 “여길 한번 봐봐.”

 

 벤치 등받이 아래쪽에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곳에 도나와 윌리엄은 늘 함께 했었노라.’

 

 “도나와 윌리엄?”

 “할머니와 할아버지.”

 “감동이다.”

 

 유진은 벤치에 앉는다. 에단은 펀치 음료 유리잔 하나를 건넨다. 유진의 곁에 앉으며.

 

 “집 수리 두 번 했었는데, 벤치는 여기 그대로. 위대한 유산이야.”

 “할머니…할아버지…서로 너무 사랑하셨나봐.”

 “내 기억 속 두 분은 늘 행복하신 모습이셨어. 특히 이 벤치에 나란히 앉으셨을 때는 지금의 우리처럼 이렇게 손 꼭 잡고 서로를 바라보시곤 하셨지.”

 

 빤히 쳐다보는 에단의 눈길에 유진은 시선을 돌린다.

 바로 맞은 편에 일광욕실이 보인다. 유리 천장으로 된. 테이블 위에 늘어뜨려진 투명한 유리 팬턴트 조명 아래에 벽돌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벽면과 우아한 브라운 라틴 체어. 저 곳에서 책을 보는 편안한 에단의 모습이 불현듯 그려진다.

 

 “네 냄새가 좋아. 좋은 비누향이 나는 것 같아.”

 “정말? 그건 니 본능이 나를 택했다는 뜻인데. 역시 회의론자가 뭐든 발전시키는구나.”

 “아무거나 갖다 붙이지마.”

 “아냐. 과학적 근거에 따른 불가피한 진실이야. 1995년 스위스 동물학자 베네킨트 박사가 실험을 했어. 44명의 남성에게 깨끗한 티셔츠를 이틀 동안 입게 했거든. 향수나 데오트란트는 절대 사용해선 안되고. 온전히 체취만 묻을 수 있게. 49명의 여성에게 1인당 7장의 냄새를 평가하게 했는데, 그 결과는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셔츠는 그 여성의 유전자와 면역체계의 차이가 가장 큰 남성의 것이라는 거야.”

 

 에단은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는 과학 얘기에 신이 나서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항원복합체의 유전자는 서로 다른 유전자가 만날수록 그 자녀는 더 다양한 질병에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고. 결론은 본능적으로 내 아이의 엄마, 아빠를 고르고 있다는 거지. 그 본능에 이끌려 호감이 생기는 거고.”

 “지나침은 진정성을 의심 받는다고 했지?”

 

 유진이가 말에 브레이크를 건대도 이미 에단은 과속중이다.

 

 “우린 운명이야…”

 

 에단은 유진에게 더 빠싹 다가가 앉는다. 둘 사이가 서너 뼘의 거리만큼 가까워졌다.

 

 “진짜 팩트는 사랑은 과학으로 설명되는 게 아냐. 마음이 시켜서 하는 거지…”

 

 에단은 자신의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다.

 쿠쿵 쿵 쿠궁 쿵…

 아직도 에단에게 무뎌지지 않아 그가 다가오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유진은 자신의 심장 소리가 에단에게도 들릴 것 같아서 큰 숨을 조용히 내쉬며 진정시킨다.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아 손에 들고 있는 펀치 음료를 단숨에 들이킨다. 알싸한 알코올 맛이 났다.

 

 “아, 안되는데… 나 술 마시면. 여기 술 들어간 거야?”

 “탄산수에 화이트 와인 조금. 유진 괜찮아?”

 

 유진은 숨이 가빠지고 숨쉬기 힘들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고, 모세혈관까지 부풀어 올라 터질 것만 같다.

 

 “에단…”

 

 

 

 

 * * *

 

 

 

 집 앞에서 서성이는 지훈.

 머리칼 마구 헝클이며 연신 큰 숨을 쉰다. 미치겠다. 벌써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 유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무모한 아이가 아닌데, 지훈의 마음이 불안하고 위태롭다. 보스턴을 다 뒤져서라도 에단의 집을 찾아내고 싶다. 유진은 셀펀도 받질 않는다.

 오늘이 에단 생일파티라고 하지 않았던가.

 분위기에 휩쓸리면, 만용이 생긴다. 그 어리석은 용기에 진심이라고 오해하고.

 

 저 멀리 헤드라이트 불빛이 보인다.

 천천히 유진의 집 앞에 멈춘다. 화이트 포드 머스탱이다. 에단의 차다.

 지훈은 선뜻 나서질 못하고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지켜본다.

 아, 유진의 옷차림이 다르다. 파란 원피스가 아니라 핏이 헐렁한 체크 무늬 셔츠다. 이건 필경 각이 나오는 그림이다.

 유진은 잠든 모양이다. 녀석이 유진의 몸 위로 가까이 다가간다.

 잠든 유진을 또 건드리다니…개자식.

 

 지훈은 벌떡 일어난다.

 

 “야!! 이 개자식. 나오지 못해!”

 

 지훈의 고함소리에 유진은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고, 에단은 급히 차에서 내린다.

 퍽! 그대로 에단에게 주먹을 날리는 지훈.

 에단은 넘어지고, 그 위에 올라타 연신 에단의 얼굴을 갈기는 지훈이다.

 

 “죽여버릴거야. 감히 유진이를 건드려?”

 

 에단이 알아듣지도 못할 한국어로 말한다.

 지훈의 진심이 폭발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17화. 집으로 가는 길 2020 / 9 / 30 233 0 6793   
16 16화. 버킷리스트 2020 / 9 / 30 231 0 5721   
15 15화. 젊은 느티나무 2020 / 9 / 26 233 0 6073   
14 14화. 여름의 대삼각형 2020 / 9 / 20 237 0 6677   
13 13화. 나의 시간을 허하노라 2020 / 9 / 18 238 0 6377   
12 12화. 구름 위의 산책 2020 / 9 / 10 223 0 6127   
11 11화. 발칙한 장미꽃향기 2020 / 9 / 3 239 0 6157   
10 10화. 첫사랑의 파란 2020 / 9 / 3 234 0 5923   
9 9화. Love Fever 2020 / 8 / 29 257 0 6099   
8 8화.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2020 / 8 / 29 242 0 6427   
7 7화. 첫키스, 그리고 소나기 2020 / 8 / 28 258 0 6089   
6 6화. 그 날 우리에겐 아무 일도 없었다 2020 / 8 / 28 258 0 6089   
5 5화. 세렌티피티 2020 / 8 / 28 275 0 6161   
4 4화.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2020 / 8 / 28 251 0 6074   
3 3화. 스플리트의 5월 2020 / 8 / 28 255 0 5858   
2 2화. 강렬한 빨간 공 2020 / 8 / 28 251 0 6132   
1 1화. 그리움은 휘발되지 않는다 2020 / 8 / 28 404 0 558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