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동경 국립 극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최고의 발레리나 중의 한 사람인 나츠하라 도모미가 극장 공연 패스티벌인 ‘백조의 호수’ 공연을 하던 가운데, 제 1막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쉬면서 제 2막을 준비하고 있던 중 누군가에게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고 살해당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죽기 바로 조금전까지 그래도 잠시동안은 의식이 있었는지, 대기실의 하얀 회벽에 자신의 피로 다잉 메시지를 남기고 죽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다 두 자의 약자만 썼으므로, 범인은 그걸 눈치채고 못하고 그냥 나간 모양이었다.
그 두 개의 약자는 다음과 같았다.
H․M
나중에 조사를 나온 경찰이, 이 약자가 틀림없는 본인의 필적임을 확인하고는 그때 마침 이 방에 들락거린 적이 있던 다섯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였다.
그 용의자 명단은 다음과 같았다.
1. 하나시로 후지 (극단원) : 최근 피해자에게 사랑을 호소했다가, 보기 좋게 차이고 난 뒤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
2. 하나무라 미나꼬 (동료) : 근래에 이번 페스티벌의 주연을 피해자에게 뺏기고는 그녀를 크게 원망하고 있었다.
3. 하야시 미도리 (동료) : 피해자와 실력이 난형난제이므로, 그녀가 없어지면 이 극단의 대표스타가 되어 출세할 수 있다.
4. 나츠하라 미즈호(동생) : 같은 발레리나지만, 언니와는 달리 워낙 실력이 없어 무척 가난해서 언니에게 약혼자를 뺏기고는 무척 그녀를 증오하고 있었다.
5. 미나미 미츠히로(약혼자) : 전 동생의 약혼자, 하지만 피해자와 약혼한게 그녀의 실력과 돈 때문이어서 이해관계로 맺어진 사랑이니만큼 재산 문제로 트러블이 잦았다.
“참 내. 범인이 누군지 알수가 없으니... H․M 이라는 문자도 조금 비뚤빼뚤하게 쓰여져 있어서 앞의 H가 M인지도 말수 없고, 역시 뒤의 M도 H로 보이기도 한단 말야? 이렇다면 이 머릿글자에서 빠지는 용의자는 나츠하라 미즈호 뿐인데, 범인은 대체 누구지?”
이러면 문제였다. 수상한 사람이 무려 넷이나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겐모치가 속을 끓이고 있는 데, 그때 마침 이원희가 찾아왔다.
“아니? 난 김전일을 불렀는데 네가 왜 찾아왔냐?”
겐모치의 증언에 원희가 이렇게 증언했다.
“아, 전일이가 오늘 학교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하다 벽에다 얼굴을 찧어 크게 다쳤대요. 그래서 절더러 대신 가달라고 전화를 해서 좀... 참, 그애두... 남자애가 둔하면 그런 위험한 장난은 하지 말 것이지...”
그녀가 설명하자, 겐모치는 알겠다는 듯이 그녀에게 이 사건을 해명하였다.
원희는 이 문제를 보고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참. 수상한 사람이 다 똑같으니, 스펠링으로 볼때는 H․M 인데 말야. 이게 정말 H인지, 아니면 M인지 확실하지도 않단 말야? 아니 어쩌면 둘다 M일수도 있어. 대체 그렇다면, 머릿글자가 N․M인 나츠하라 미즈호만 빼놓고는 다 수상한데... 범인은 누구지?”
원희는 무척 고심하다가 피해자가 발레리나였다는 말을 겐모치에게서 전해 듣고는, 손을 딱 치고 외쳤다.
“미스테리를 알아냈다. 범인이 누군지를! 범인은 바로 이 사람이예요!”
하면서,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겐모치는 너무 예상 밖의 추리에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어째서지?”
“경감님도... 피해자의 직업이 뭐였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누군지는 금새 알수 있잖아요?”
하는 것이었다. 자, 과연 원희가 추리한 범인은 누구일까?
알파벳은 영어 알파벳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일이나 러시아에도 알파벳은 있다. 더구나, 발레는 바로 러시아 무용이다. 피해자는 발레리나이고 러시아 오리지널판 오페라인 백조의 호수를 공연중일 정도니까, 분명 러시아에 유학가서 정통발레를 진수받고 왔을 것이다.
러시아 알파벳에서는 H M이 영어의 N M이니까, 나츠하라 미즈호의 머릿글자인 N M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