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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제가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쳐 심신이 말이 아닌데 며칠 전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이걸 글로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들 앞에 내어놓기에 심히 부끄러운 글을 치기어린 고딩 때의 마음으로 낯짝에 철판을 깔고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본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니 재미없더라도 크게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10화 : 친구녀석의 '죽지 못해 결혼'한 사연
작성일 : 20-09-18 02:26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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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얘기를 하다 보니 문득 최근에 별세하신 친구 아버지 문상하러 갔다 만난,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그렇게나 큰소리치더니 군 복무 후 복학하자마자 바로 결혼한 일명 “뺀끼”라는 친구 녀석에게서 직접 들은, 자기 말에 의하면 ‘죽기 싫어 결혼’한 사연이 생각나 이번에는 그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혹시라도 이 친구가 이 글을 보고 뭐라고 하지 않을까 염려되긴 하지만 오럴 때 일이고 뭐 나쁜 얘기도 아니니 그냥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어 온 여친이 있었는데, 그녀는 키가 한 155센티미터 정도 되는 귀엽고 예쁜 살면서 교사인 부모님 말씀을 한 번도 거역해 본 적이 없는, 평탄하게만 자라온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이 두 사람의 만남에 간접적으로 기여 - 왜 전에 제가 화가 지망생 친구의 부탁으로 첫 소개팅하러 나갔다가 양아치가 된 사연을 말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때의 제 희생?으로 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됨 - 했었기 때문에 종종 이 두 사람과 이 만나기도 했었고, 스무 살 때는 그녀의 대학 친구들이랑 우리 친구들이 남망산공원에서 미팅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는 첫사랑인 이 사람과 당연히 결혼할 거라고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는데,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인지 전혀 예상치 못한, 제 친구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그쪽 부모님들의 반대로 끝내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이 친구는 마음의 상처가 깊어서 그런지 아무도 만나지 않고 단지 학교만 오갈 뿐 화실에만 틀어박혀 지냈는데, 저도 가끔 그가 진학한 홍대 쪽으로 갈 일이 있으면 그의 화실로 찾아가 어디 앉을 데도 없이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그곳에서 몇 개월이고 깎지도 빗지도 않아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진 긴 머리를 한 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휑한 눈으로 그림에 몰두하고 있던 그를 발견하곤 뭐라고 말 붙이기도 어려워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다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친구도 보통의 우리 또래들처럼 군대를 가게 됐는데 특이하게도 ‘경찰의장대’에서 복무를 했습니다. 우리들도 그 즈음 하나 둘 잇달아 입대하게 되어 한동안 만나질 못하다가 전역한 후 다시 만났는데 너무나도 깔끔하고 단정해진 모습에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후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제가 한 2년 동안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소식을 듣게 됐는데 그 사이 이 친구가 결혼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사연을 들어 보니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 친구 말 다르고 저 친구 말 또 다르다 보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언젠가 다음에 만나게 되면 직접 물어봐야지 했었는데 어쩌다 만나게 돼도 바빠서 인사만 나누고 헤어지기 일쑤고, 또 이제 와서 그런 얘길 꺼내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 물어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문상 갔다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친구에게 같이 사는 사람의 안부를 물었더니 “너 내가 어떻게 결혼했는지 아냐?”면서 웬걸 시키지도 않은 얘기를 익살스럽게 풀어놓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여기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보려고 합니다.

 

  그가 말하길 그러니까 고 2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는 담배 가게를 하시고, 누나들은 공장에 다니면서 자기를 뒷바라지해서 다행히 원하는 학교에 들어와 잔뜩 희망에 부풀었는데, 언젠가부터 부산의 모 대학으로 진학한 여자친구의 태도가 바뀌는가 싶더니 2학년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정해 준 사람과 결혼한다면서 이별을 고하더랍니다. 그때 이 친구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는데, 왜냐하면 자기는 어릴 때부터 꼭 몸도 마음도 순결한 상태에서 상대방도 또한 그런 사람과 결혼하리라 다짐해 왔는데 그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더랍니다. 그래서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다 내버리고 그 길로 부산으로 내려가 설득하다가 안 돼 끝내 무릎까지 꿇고 빌어도 봤다는데, 그렇게 했는데도 그녀는 부모님 말을 거역할 수 없다며 자기를 놓아달라고 하더랍니다. 그 후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너희들이 봐서 잘 알지 않느냐 더군요. 그 순간 그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걸 봤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렇게 폐인처럼 지내던 그는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군대를 가려고 알아보니 마침 경찰에 지원하는 게 가장 빨라서 그렇게 했답니다. 세월이 약인지 경찰생활하는 동안 어느덧 상처도 아물어지고 다시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는데 어느 날 전 여자친구로부터 학교로 편지가 왔다더군요. 그 내용인즉슨 “자기가 잘못했다. 부모님 말만 듣고 결혼하는 게 아니었는데 맨 날 술 마시고 와서 때린다. 그러니 자길 좀 구해주라"라는 것이더랍니다. 그 편지를 읽고 잠시 마음에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돈 없다고 떠난 여자가 다시 돌아와 봐야 또 떠날 게 뻔한 것 같아 단호하게 거절했답니다. 그 후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여자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또 자기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와 누나들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에 생활에 충실했다는데...

 

  어느 날 교수님이 자기를 불러서 가보니 대뜸 말씀하시길 “너 이 자식! 너 유미(가명) 건드렸냐? 너 그렇게 안 봤더니 이 자식 이거 큰일 날 놈이네!” 그러시더라는 겁니다. 이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랍니까? 자신은 그때까지 유미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겁니다. 그래서 교수님에게 “도대체 유미가 누굽니까? 사람을 모함을 해도 유분수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으신 겁니까?”하고 되물었더니 “진짜 그런 게 아닌가?”하시며 자초지종을 들려주시는데...

 

  “자네가 입대한 후 서양화과에 괴짜 여학생 하나가 입학을 했다네. 바로 그 여학생 이름이 유밀세. 근데 얘 외삼촌이 자네도 알는지 모르겠지만 그 유명한 파라###호텔 사장 전## 씨라네. 그런데 이 분이 아침에 전화를 해서 자네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 게 아닌가? 그래서 왜 그러시느냐고 했더니 ‘아마도 우리 조카와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책임감 없는 놈은 아니겠지요?’이러시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자넬 한 번 떠 본 것이야!”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네! 이제 사실이든 아니든 그 사람에게 찍혔네. 사실 그 사람 말이 좋아 호텔 사장이 지 실제로는 조폭 두목 아닌가? 말 안 들으면 자넬 어떻게 할지도 몰라? 그래도 안 된다면 할 수 없지만 일단 유미를 찬찬히 한 번 살펴보게. 그러다 보면 자네도 알게 될 걸세. 얘가 좀 엉뚱하긴 해도 순수하다네. 자기 외삼촌이 부자인데도 티도 안 내고 말이야! 사실 이런 건 알려주면 안 되지만 얘가 미대 수석으로 합격했다네. 다들 빽 써서 들어온 것 아니냐고 입방아들을 찧어 되지만 말이야!”

 

  이런 얘기를 듣고 화실 겸 자취방으로 돌아오는데 황당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여하튼 여러 가지 심정이 오락가락하더랍니다. 그래서 곧바로 친하게 지내는 후배를 불러 유미가 누구인지 알아보니 자기가 짐작한 그 사람이 맞더랍니다. 그런데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평상시에 이 여학생과 종종 마주치곤 했다는데, 그럴 때마다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모습이 참 좋았었답니다.

 

  그 얘기를 듣자 운전하고 있던 친구 녀석이 웃으면서 “너 이 자식! 뻥이지. 사실대로 말해라. 너 인마! 전## 조카라니까 좋아진 거 아니냐?”라고 하자 이 친구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니까. 난 진짜 그런 생각 해 본 적이 없어. 그리고 실제로 우리 부부가 여태까지 살면서 그분한테 도움받은 것도 전혀 없고. 내가 미국에 유학 갔을 때도 우리 와이프가 보석 디자인해서 번 돈으로 생활했다니깐!”합니다.

 

  그러자 차 안에 같이 있던 또 다른 친구가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너 인마! 네가 좋아서 결혼해 놓고 왜 ‘죽기 싫어 결혼했다’고 뻥치냐?”니까 이 친구가 답하길 “야! 내가 평생 독신으로 산다고 그렇게나 큰소리쳤는데 좋아서 결혼했다고 어떻게 그러냐?”합니다. 그의 가당치도 않은 변명?에 모두들 너털웃음을 한바탕 터뜨리고,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뿔뿔이 흩어져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찾아 또다시 먼 여행을 떠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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