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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제가 요즘 여러가지 일이 겹쳐 심신이 말이 아닌데 며칠 전 잠자리에 누워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이걸 글로 한 번 써 보면 어떨까?, 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남들 앞에 내어놓기에 심히 부끄러운 글을 치기어린 고딩 때의 마음으로 낯짝에 철판을 깔고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본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니 재미없더라도 크게 나무라진 말아주세요.

 
제6화 : 내가 교회에 다니게 된 이유
작성일 : 20-09-18 01:02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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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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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특정 종교를 미화하려고 쓴 글이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십시오.)

 

  우리학교의 큰 행사 중 하나였던 한산대첩축제의 서막을 알리는가장행렬도 이젠 끝이 나고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한껏 들떴던 우리들의 마음은 쉽사리 가라앉질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과묵하고 노는 것에는 관심 없던, 저에게 중학교 때의 총명함? 을 찾으라고 충고까지 하던 범생이 친구 녀석 하나가 다가와 뜻밖의 말을 합니다. “내가 요즘 고민이 생겼는데 저...”하고 한참을 머뭇거리길래 제가 “야! 괜찮다. 우리 사이에 못할 말이 뭔데? 어데 좋아하는 아라도 생겼나?”라고 하니 겸연쩍은 표정으로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말 걸기가 참 어렵다.”면서 “그 애가 교회에 다니는데 혼자 가긴 그러니 네가 좀 같이 가 주면 안 되겠냐?"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교회에 다니게 된 겁니다. 끝. 이러고 말면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다들 욕하시겠죠?ㅋㅋ

 

  그래서 얘기를 계속 이어가자면 이런 이유로 교회에 나갔는데 나간 첫날부터 학생부 임원을 선출한다면서 투표를 실시하더니 대뜸 저보고 총무에 당선됐다고 축하한다는 겁니다. '안 된다고, 전 예수님 믿지 않는다고, 친구가 좋아하는 여학생이랑 잘 되고 나면 당장 그만 둘 거라고'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참 난처하더라고요. 그래도 못한다는 말은 해야겠기에 목사님 아들이자 우리 학교 1년 선배인 회장에게 말했더니 투표까지 해서 그렇게 됐는데 되자마자 그만두면 모두가 난처해지니 그냥 자리만 지키랍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맡긴 맡았는데 세상 일이 어디 자신의 뜻대로만 되겠습니까?

 

  먼저 친구의 연애사업에 진척이 없는 겁니다. 그 여학생이 교회에 나오더라도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말 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할 뿐... 거기다 교회에도 무슨 행사가 그렇게 많은지 주말마다 교회에 나가느라 그동안 친구들과 같이 해 오던 운동모임에도 갈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친구에게 이렇게 망설이지만 말고 패기 있게 바로 대시해 보라고 했더니 얼마 안 있으면 열리는 ‘교회 체육대회’가 끝난 후에 그렇게 하겠다는 겁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아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글쎄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체육대회 때 네가 나를 도와 돋보이게 해 주라. 그러면 운동선수를 좋아하는 걔가 나를 눈여겨볼 거다.”라는 겁니다. 사실 제 친구는 ‘교내 체육대회’때 우리 반 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수준도 안 되는지라 말은 그러겠다고 했지만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고 우리들은 기대와 우려 속에 출전하는데...

 그때 몇 개의 교회가 출전했는지, 몇 종목의 시합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분명한 것은 6팀 이상은 됐었고 축구와 배구, 씨름 등의 시합을 겨뤘습니다. 우리 교회는 다행스럽게도 축구와 배구 결승에 올랐는데 여기에서 주최 측의 농간으로 의심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한 교회가 두 종목을 다 우승하는 것을 막으려고 그랬는지 두 종목의 결승전을 같은 시간에 한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들은 강하게 항의했지만 주최 측이 우리말을 들어줄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우리들은 가뜩이나 선수가 부족한데도 두 팀으로 나눠야 했고, 그러다 보니 전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 보기로 전의를 다졌는데...

 저는 그때 축구 팀의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었기 때문에 빠지면 안 된다고 해서 축구 대표로 나가게 되고 제 친구도 같이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어떻게 선수 배치를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제 친구가 자청해서 골키퍼를 맡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야! 괜찮겠냐? 이제 우리 팀 전력이 약해져서 많이 밀릴 텐데...”라고 했더니 이 친구가 말하기를 “한 번 믿어봐라. 내가 이 날을 위해 골키퍼 훈련을 지난 겨울방학 내도록 해 왔다"는 겁니다.

 

  여기서 좀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렇게 훈련을 해 왔는데 왜 처음부터 골키퍼를 안 했느냐? 라고요. 그건 우리 팀에 탁월한, 중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한 3학년 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형이 무슨 마음인지 배구를 하겠다는 겁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고, 우승하기 싫냐?"고 아무리 뭐라 해도 자기는 배구하러 간다면서 휑하니 가 버리는 겁니다. 그때는 이 형이 미쳤나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제 친구에게 기회를 주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출전을 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엄청 밀리긴 했지만 놀랍게도 제 친구가 운동장이 맨바닥인데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대단한 선방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기대치 않았던 친구의 선방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던 우리 팀은 뜻밖의 행운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1:0으로 앞서나가게 되자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쓰게 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은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는데, 결국 비극적인 일이 이때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공을 잡으려고 풀 스피드로 서로를 향해 달려가던 제 친구와 상대방 스트라이커가 그만 충돌해 둘 다 널브러지면서 크게 다치고 만 것입니다.

 

  두 사람 다 병원으로 실려 나가고 다리가 부러져 뼈가 훤히 보이던 제 친구가 너무 걱정됐지만 그래도 시합은 끝내야 했기에 주전 골키퍼를 복귀시켜 결국 그대로 시합을 끝내고 병원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더니 이 친구가 그 와중에도 시합이 어떻게 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허허 참! 이런 게 사랑의 힘인지? 다리가 부러져 6개월을 깁스를 해야 했던 이 친구는 이후 피나는 훈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육사에 진학했는데 그때 보았던 의지력 때문인지 지금 육군 준장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아! 참. 이 친구가 사귀고 싶어 하던 그 여학생은 어떻게 됐냐고요? 그때 사람들 대부분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인기 만점인 배구 결승전을 보러 갔는데도 몇몇 사람들과 함께 본부석에서 축구 시합을 보고 있었다더라고요. 그 후 친구 병실로 면회도 오고 했는데 너무 공주과라 그런지 한두 번 더 오고 말더라고요.

 

  어때요? 제 친구 대단하죠? 그런데 웃기는 게 이 친구를 최근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너 요즘도 낚시 좋아하냐?"라고 물으니 “그게 꼭 살육을 저지르는 것 같아 이젠 안 해!”하는 겁니다. 아니 이건 또 뭔미?ㅋㅋ 군인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오다니~

 

 남들은 그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지만 이 친구도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산 것은 아닐까요? 너무 배부른 소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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