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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갖고 싶어, 너를
작가 : 해달막
작품등록일 : 2020.8.28

라일락 꽃향기 진하게 퍼지던,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 어느 날, 사춘기 소년 이든에게 귀여운 친구같았던 여동생, 유진이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도무지 떨쳐버릴 수 없는 남자로서의 본능에 스파크가 튄 이든은 세상에 이유있는 반항을 시작한다. 하지만, 도망쳐 온 서울에서 유진을 오히려 찾는다.
감정은 상대적인 법. 같은 날, 유진의 마음에 이든이 파고들었다. 보스턴까지 멀리 거리를 두고서도 이든을 잊으려 그와 닮은 남자에게 끌리는 아이러니...사랑은 본능일까? 아님, 운명일까?

 
13화. 나의 시간을 허하노라
작성일 : 20-09-18 00:12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6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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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나의 시간을 허하노라

 

 * * *

 서울

 

 

 

 어제 밤늦게 보낸 톡을 방금 서윤이가 확인했는지 숫자 1이 지워졌다. 스스로 머쓱해진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이든은 기숙사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본다.

 3학년 기숙사는 4층이다. 건물 꼭대기에서 지내야 이동 범위가 좁아지고, 동선이 짧아진다. 효율적인 시간활용을 위한 원치 않는 학교의 배려이겠지만, 창 밖 풍경 감상에는 높을수록 좋다. 기분 좋게 바싹 마른 초가을 햇살이 웅크린 담벼락에 환하게 내려 앉아 있다. 서리를 맞아 멍울진 자리마다 오히려 선명하게 제 빛깔을 오롯이 드러내는 단풍. 그 그늘에 누구든 잠시 정신을 놓아버릴 만큼 황홀감이 비장하다.

 

 서윤이보다 먼저 학교를 나서려면 서둘러야한다. 샤워실로 향한다. 헐렁한 검은색 티셔츠에, 체육복 반바지를 입고 수건 하나 달랑 들고.

 

 “이든아!”

 

 기숙사 복도 끝에 혜경과 철수가 서 있었다.

 지난 겨울, 인사 한 마디 않고서 떠나온 아들에게 그 대응하는 서프라이즈를 안겨 줄 심산이었는지,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서. 부모님을 본 순간 기쁘고 반가웠다가, 금세 자신의 심연의 바닥에 가라앉혀 놓았던 그 무엇이 뿌옇게 회오리처럼 올라왔다.

 

 “잘 지냈어?”

 

 혜경의 목소리는 이미 물기로 젖었다. 다가와 이든을 안는다.

 

 “……”

 

 이든은 어떤 말도 하질 못한다. 고개만 떨굴 뿐.

 

 “자식, 유구무언이냐? 잘못한 건 아는가 보네.”

 

 철수도 다가온다.

 

 “언제 오셨어요? 고모부가 아무 말씀 안하셨는데.”

 “엠바고 지켜달라고 했지. 우리가 직접 말한다고.”

 

 역시 아버지다.

 

 “살 빠진 거 봐. 아픈 데는 없었어?”

 

 혜경은 이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학교 급식 좋아요.”

 “나가자. 뭐라도 먹자.”

 

 혜경은 이든의 손을 꼭 부여잡고 이끈다. 이번에는 놓치면 안되는 것처럼.

 순순히 따라나서는 이든. 어린 아이같다.

 

 기숙사 밖을 나서고 학교 정문까지 부모님과 걸어 나오는데, 학생들의 시선이 거슬렸다. 호기심이 발동해 오가는 말들이 괜히 신경쓰였다. 마치 자신의 잘못이 다 까발려지는 느낌이랄까… 신분 위장해 숨어있던 용의자로 발각된, 딱 그 막막함이었다.

 

 

 * * *

 

 

 “그새 많이 컸네. 어른이 다 됐어.”

 

 차 뒷자석에 이든의 곁에 앉은 혜경은 자신의 아들임에도 신기한 듯 이든을 고쳐보고 뜯어본다.

 이든은 실은 이 순간이 생경하고 불편하다. 차 문을 열었을 때 확 풍기던 새 차 냄새처럼.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

 “그럴까?. 괜찮은 스테이크 하우스 알아뒀어.”

 

 혜경의 말에 바로 응수하는 철수.

 그제야 혜경은 이든의 옷차림을 알아챈다.

 

 “우리가 너무 급하게 애를 데리고 나왔나 봐. 백화점에 먼저 들러요. 간만에 울 아들 옷 핏 감상하게.”

 

 옷을 살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학교 기숙사로 들어갈 엄두는 더 나질 않는다. 생각회로가 과부하에 걸린 듯 임기응변이 전혀 불가한 상태다. 이든은 욱씬거리는 두통에 관자놀이만 문지른다.

 

 “우선 우리 집부터 가야하지 않겠어?”

 “그렇죠. 이든이 보니까, 너무 좋아서 정신이 없어.”

 

 혜경은 이든의 손을 더 꼭 잡는다.

 

 

 * * *

 

 

 아침이 열리는 서울 시내의 거리는 정형적이다. 멀리 보이는 마천루의 유리창에 반사되는 햇빛은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이며 깜빡거리기도 한다. 콘크리트와 강철로 된 건물들이 유기체처럼 서로에게 보내는 모스 부호같기도 하다. 하루 시작의 인사를 건네는. 앞서 가는 자동차의 붉은 후미등은 날카롭게 눈초리를 올린 늑대의 눈빛같다. 더 가까이 다가 오면 안된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처럼. 새삼 서울의 거리가 낯설다. 이든에게.

 

 서울의 아침을 담은 강물은 일렁인다. 도도하게.

 철수의 차는 한강 다리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있는 도로를 빠져나간다. 이윽고 고층 아파트에 들어서고.

 그렇게 이든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자,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벽에 걸린 그림 두 점이 이든의 눈길을 잡는다. 흐드러지게 핀 소국의 군락과 흰 자작나무 숲.

 

 “마당 있는 집은 구하기가 힘들더라. 우리도 서울 아파트족이 돼 보려구. 네 아빠 사무실도 가깝고.”

 “무엇보다 혜경 카페에서 즐기는 한강 뷰가 끝내 줘. 특히 야경.”

 

 철수는 반달 모양의 눈웃음을 지으며 베란다 앞에 선다. ‘HaeKyung Café’라고 적힌 작은 이젤 간판이 놓여있다. 프로방스풍의 작은 콘솔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공간을 탁월하게 만든다. 통유리창 창문에 하늘거리는 흰 레이스천의 커튼은 햇빛을 더 눈부시게 투영시킨다. 베란다는 카페이자, 작은 정원이다. 다가서자 싱그러운 허브향이 풍긴다.

 

 “언제 이렇게 하셨어요?”

 “어제 종일 베란다에서 있었어. 너 데려오기 전에 대충이라도 정리하고 싶어서. 이제 시작하는 거지. 얘들도 뿌리 내리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

 “엄마가 맘에 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더 놀랄걸?! 니 방 보면. 저기야. 열어 봐.”

 

 철수는 거실 입구의 방을 가리킨다.

 이든은 쭈빗거리며 방문을 연다. 순간, 이든은 온 몸에 전율이 돋으면서 아찔해졌다. 자신이 스플리트에 두고 온, 버리고 온 시간과 생각이 오롯이 살아있다. 책장의 책들이 그대로 정리돼있다. 벽면에는 부메랑도 반갑게 걸려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양말들이 걸린 따뜻한 벽난로를 수놓은 유진의 십자수 액자까지. 그리웠던 것들이다.

 

 “어느 물건 하나 버리질 못하겠어서. 네 낙서까지 다 챙겨왔어. 네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거니까. 짐이 늦게 도착해서 이것까지 정리한다고 너 보는데 시간이 더 걸린 셈이야.”

 

 어느새 철수가 다가와 이든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한다.

 

 “고맙습니다.”

 

 

 * * *

 

 

 [ 오전 10시. 롯데 월드 앞. 고3 스트레스 해소하는 경건한 시간에 동참함을 허하노라. ]

 

 이든이 처음으로 보낸 톡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서윤.

 제멋대로야. 좀 다정하게 쓰면 어때서… 허하노라, 이건 대체 출처가 어딘거야?

 삐죽거리는 입술 사이로 행복한 웃음이 배시시 새어나온다.

 

 여유를 갖고 기숙사를 나섰다. 토요일이라 교통 체증에 늦을까 싶어서. 한데, 버스는 서윤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정류장에 도착하고, 신호등을 조작이라도 한 듯 교차로마다 초록불로 그대로 직진만. 20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굳이 여기서 만나자고 한 이유가 뭐지? 방학에도 고3은 기숙사에 있을텐데…

 실은 버스 정류장 가는 길, 그 짧은 시간에 서윤은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학교 정문 뒤에서, 정류장 구석에서 불쑥 나타나 놀라게 할 것 같은 기대감에. 하지만 꽝이었다.

 

 놀이동산 입구에 서성이고 있는 서윤 곁으로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지나친다. 유모차에 태운 아기와 함께 온 젊은 부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가족 소풍을 온 듯한 대가족, 낯선 성조와 빠른 말투의 중국인들까지. 그렇게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의 눈빛에서도 행복을 찾아낸 듯 서윤의 마음은 벌써 몽글몽글해진다.

 

 다시금 이든의 문자를 보는 서윤.

 구어체와 확연히 다른 문어체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 자음, 한 모음 꾹꾹 눌러 글자 조합을 이루어 전송한 짧은 톡의 유일한 수신인이 자신이라는 게 왠지 뿌듯하다. 톡에 담긴 이든의 말을 허공에 잃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든과 첫 외출이다. 서윤의 일상 루틴을 벗어난. 얇은 박지 같은 햇빛을 빨아들여 하늘 가득 하얗게 부서지는 걸 바라 보면서, 서윤은 박하 잎사귀를 우린 물에 정신적 샤워를 한 듯 셀렌다. 오늘이 첫 데이트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무엇에라도 설렌다는 건, 이제 막 사랑의 시동을 걸었다는 것.

 .

 

 

 * * *

 

 

 청아한 피아노 선율이, 혹은 클래식 음악이 레스토랑의 품격을 높여준다고 사람들은 믿는가 보다. 하기사 말소리도 낮추게 되고, 말 수도 줄어들게 되니, 레스토랑은 마치 작은 음악회같다. 간혹 와인잔이 챙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다들 조용히 음식의 맛을 음미하는 게 여기서 갖춰야 할 예의인 듯 고상하다.

 물론 이든도 예외는 아니다. 옷 매무새까지 맞춰 입었으니. 하지만 감청색 리넨 쟈켓 안의 흰 면 티만 편할 뿐, 모든 게 불편했다.

 테이블 대각선 방향에 대기중인 두 웨이터는 최악이었다. 물 잔이 반 만 비워져도 바로 다가와 채우고, 크리스탈 그릇에 채워진 에피타이저 막대 과자를 두어 개만 먹었는데도 바로 처음 개수로 맞추어 놓았다. 이든이 무심결에 포크와 나이프를 함께 두었는데, 치워버리기까지. 아차차, 그렇다고 덜 먹었다고 하기에 그렇게 식탐이 동하지도 않아서 자연스럽게 패스. 중세 유럽의 왕실의 식사 체험 시간과 다름없었다.

 

 “한국 학교는 어때? 지낼만 해?”

 

 철수가 말을 건넨다.

 

 “네, 친구들도 다 좋아요. 공부도 재밌구요.”

 “다행이다. 고모부가 널 많이 챙겨주실 것 같아서 걱정은 안 됐어. 너도 잘 할 걸 믿었고.”

 “이서방 말로는 니가 공군사관학교 지원했다던데. 1차 시험은 합격했다고.”

 “네, 이번 주중에 2차까지도 봤어요.”

 “군인이 되고 싶어하는 지는 몰랐는데…”

 “실력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파일럿이 되고 싶어서요.”

 “대견하다. 중요한 시기에 곁에서 힘이 못 돼줘서 미안하구나.”

 “아니에요. 제 공부인 걸요. 아버지는 외교부로 영전하신 거예요?”

 “그런 셈이지. 이젠 들어올 때도 됐고, 네 엄마 건강 때문에라도 왔어야 했고.”

 “어디 아프세요?”

 

 이든은 놀라서 혜경에게 다급히 묻는다.

 

 “아냐, 그냥 향수병. 아무 것도 아냐.”

 “아닌 게 아니라 니 엄마가 날 많이 미워했지. 너 혼자 한국으로 가게 만들었다고.”

 “죄송해요…”

 “아냐, 그런 거. 괜히 애 신경쓰이게 만드네…”

 

 혜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흘기는 눈빛을 보낸다.

 

 “허허허. 그건 절대 사양. 내가 항복. 졌어.”

 “이든아, 이제 집에서 통학해. 나도 대한민국 수험생 엄마야.”

 “네…근데, 형은?”

 

 이든이 정작 하고픈 말은 유진의 안부였지만 에둘러 묻는다.

 혜경의 표정이 굳어지고, 물 잔을 들어 한 모금으로 입을 적신다.

 철수는 혜경의 안색을 살핀다.

 

 “예일대 로스쿨 잘 다니고 있어.”

 

 철수는 간결하게 마무리한다

 유진이는?

 연이어 유진의 얘기가 나오질 않는다. 내가 고쳐 다시 물을 자격은 없다.

 아직도 이든은 유진의 이름을 소리내어 말하기 어렵다. 이름만으로도 이든 가슴에 툭, 한번 와 닿은 다음에는 맥놀이하듯 퍼져나가는 그 음률에 가슴을 진정시키기 고단하다.

 

 “네 첼로 연주 영상 봤어. 고모가 보내줬거든. 직접 못 가봐서 미안하다.”

 “날 닮아서 첼로 연주 솜씨는 타고났지. 너무 잘 했어.”

 

 결혼 전, 첼리스트였던 혜경은 자신의 우월한 유전자를 이든이 물려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헉. 서윤이. 잊고 있었다.

 폰을 찾으러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맞아. 기숙사에 두고 나왔어.

 이든은 급히 일어난다.

 

 “죄송해요. 제가 중요한 약속을 잊고 있었어요. 먼저 일어날게요.”

 

 이든은 의자를 뒤로 빼주려던 웨이터와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다.

 

 

 * * *

 

 

 서윤과의 약속을 잊었다가, 다시 찾아낸 이든의 눈 앞에 안순하게 잠든 서윤이 있다. 메이플 나무 아래 벤치에서.

 멀리서 보면 책 읽는 자세로, 적당히 고개를 숙이고 꼿꼿하게. 무릎 위에는 어김없이 그 레몬색 수첩이 놓여있다.

 김서윤, 참… 너답다. 어디서든, 한결같이.

 공연히 콧날이 찡해지는가…싶은, 반갑고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형언할 수 없는 미안함까지.

 서윤의 볼에 그녀의 머리칼이 애잔해져, 이든은 저도 모르게 잠든 서윤의 얼굴을 어루만지듯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겨준다.

 그 이든의 손길에, 기척에, 순간 서윤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그리고 방어 본능에 벤치에서 벌떡 일어서는 순발력을 시전한다. 서윤의 긴 머리칼이 바람결에 나부낀다. 학교에서는 늘 단정하게 포니테일로 묶여있던.

 

 “아직까지 여기 있음 어떡해? 계속 안 왔음 어쩌려구…”

 

 핀잔인 듯, 염려인 듯 말 건네는 이든의 목소리가 다정하다.

 

 “그럼, 계속 기다릴 생각이었어요. 기다리면 분명 올 선배니까.”

 

 이든을 기다린 긴 시간에 대한 푸념도 없이, 성난 기색도 없이 그저 수줍은 소녀처럼 이든을 마주한다.

 

 서윤의 입술이 여느 때보다 선명하고 반짝인다고 느꼈을 때 느닷없이 내뱉는 말.

 

 “너, 화장했니?”

 “난생 처음 원피스도 입었는 걸요.”

 

 서윤은 더 보탠다. 오늘의 데이트를 기대했었던 마음까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이든도 소년처럼 풋풋하게 미소 짓는다.

 

 “폰을 기숙사에 두고 오는 바람에, 네 전화도 못 받았어. 하지도 못했고. 혹시나하고 왔는데, 이러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내가 너무 미안해지잖아.”

 “시간이 이렇게 빠른 지도 몰랐어요.”

 “공부하고 있었어?”

 

 서윤이 일어설 때 땅바닥으로 떨어진 레몬색 수첩을 집어 서윤에게 건넨다.

 

 “머리 식히러 나오라고 했더니만, 계속 풀가동한 거야?.”

 “시간 날 때, 그냥 있으면, 왠지 불안해서…”

 

 백팩에 넣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설마 활자 중독은 아니지?”

 

 장난처럼 눈을 찡긋 하며 서윤을 빤히 쳐다보는 이든.

 

 “아니거든요, 그냥 시간 아껴서, 쪼개서 열공하는 거거든요.”

 “노는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니구?”

 

 미간에 힘이 들어가고 볼우물이 깊게 패이는 서윤. 생각중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싶어요.”

 “하하하, 노는 게 단순해 보여도, 그거 다각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거거든.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법이지. 나처럼.”

 “또 자기 자랑질. 발상의 전환은커녕 식상하기만 하구만.”

 “어? 지금 너 말이 짧았어. 어디 감히.”

 “혼잣말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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