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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어느날 전생에 도착했다.
작가 : Ju34
작품등록일 : 2020.9.15

전생의 삶을 다시 살게 된 하얀.
다시 돌아오게 된 그녀로 인해 남겨졌던 도윤과 준이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이 곳에 돌아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9.아직은 내가 그 뒷이야기를 알 때가 아닌 가 보다.
작성일 : 20-09-16 19:42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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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씩 선생님을 만났다. 우연히 만나기도 했고, 준이의 중개로 만나기도 했다.

 준이의 말대로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다.

 햇살 같은 분이었다. 따스하고 포근했으며 섬세하고 부드러웠고 자상했다. 무엇보다 나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나를 드세고 억세고 별나다며 혀를 내둘렀을 일을 선생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모습을 어떠한 틀에 가두어 바라보지 않았고 내 자신 그대로를 바라봐 주었다. 그래서 만나면 만날수록 선생님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 감정은 확실히 사랑은 아니었다. 홀연히 떠나버린 성온이 마음에 계속 남아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선생님을 한 사람으로서 그를 존경하는 마음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를 마음에 두신 선생님에게도, 그리고 그런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는 준이를 위해서도 하루 빨리 이 관계에 대해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만나거나 준이를 통해 만나기만 했던 선생님이어서 서로 먼저 연락을 해 본 적이 없어 어떻게 선생님을 만나 뵈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전화번호를 몰라 선생님 댁에 전화를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라 실례를 무릅쓰고 댁으로 찾아가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혹시나 싶어 조심스레 출판사로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나를 알아본 안내원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편집장님 뵈러 오셨나요?”

 “아… 아니요. 혹시 이도윤 선생님 계신가 싶어서요.”

 “도윤 선생님이라면 오늘 작업실에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불러드릴까요?”

 “네. 저쪽 벤치에 가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기다렸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 지 모르겠기에 더더욱 긴장감에 몸이 저려왔다. 애꿎은 땅을 신발로 툭툭 치며 긴장감을 해소해보는데 도윤 선생님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눈이 마주쳤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한 거에 선생님이 적잖이 놀란 듯 보였다. 그렇게 서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얀아. 무슨 일 있는 게니? 갑자기 네가 찾아왔다 길래 놀랐단다.”

 “선생님 혹시 시간 되시나요?”

 “어… 그게, 사실 다른 출판사랑 회의 약속이 바로 있긴 한데 중요한 일이니?”

 “아뇨, 아니에요. 다음에 미리 연락 드리고 찾아 뵙고 싶은데 선생님 댁 전화번호 알 수 있을까요?”

 “그래. 잠시만 기다리렴.”

 선생님이 가방을 뒤적거리다 원고지 종이에 전화번호를 써서 건네주었다.

 “언제든지 전화주렴. 오늘 헛걸음 하게 한 거 같아 미안하구나.”

 “아니에요. 시간 뺏은 거 같아 죄송해요. 어서 가세요 선생님.”

 “그래. 그러마. 전화주렴.”

 “네.”

 멀어져 가는 선생님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니 깊은 한숨이 나왔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좋을까?

 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띤 얼굴을 보고나니 도저히 입이 떨어질 거 같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준이의 얼굴이 아른거리니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또 들었다. 적어도, 선생님에게 내 마음은 전하는 것이 선생님에게도 준이에게도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선생님들의 연락을 받고 주점 안으로 들어갔다. 술자리가 무르익었는지 주점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준이 왔구나?”

 “어서 오렴.”

 작가님들과 한 분 한 분 인사를 나누다 보니 도윤 선생님 옆 자리에 앉게 되었다. 오늘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율이가 갑작스럽게 불러서 이미 퇴근해서 못 올 줄 알았는데 오늘 퇴근이 늦었나 보구나.”

 “네. 퇴근 준비하고 있는데 마침 전화 주셔서 바로 왔어요.”

 “피곤하지는 않니?”

 “네, 괜찮아요. 무슨 일이길래 율 선생님께서 갑자기 자리를 마련하신 거에요?”

 나의 물음에 선생님은 빙긋이 웃었다.

 “둘이서 무슨 얘기를 그리 속닥속닥 하십니까?”

 때마침 율 선생님이 나와 선생님 등 뒤에 나타나 어깨동무를 하시더니 이내 양복 주머니 안쪽에서 주섬주섬 엽서 한 장을 꺼내 나에게 주었다.

 “한 인연이 연인이 되어 따뜻한 봄날 가약을 맺습니다……? 선생님 결혼하세요?”

 “하하. 그렇게 되었다.”

 매사 장난기 가득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만 봤던 선생님의 얼굴이 발개지며 쑥스러워 하셨다.

 처음 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행복으로 가득해 보이는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보게 되었다.

 “이 녀석, 뭘 그리 보는 게야. 쑥스럽게. ”

 “선생님 정말, 진심으로 축하 드려요.”

 “우리 편집장님, 바쁘겠지만 시간이 난다면 와주렴.”

 “당연하죠.”

 “그나저나 우리 도윤이 형. 내가 먼저 가서 미안하오.”

 “응? 갑자기?”

 “우리 형, 이제 나 없으면 누가 형이랑 밤 새도록 술 마셔주겠어?”

 “그건 그러네.”

 “그니까 형도 빨리 장가가요. 오늘 출판사로 찾아 온 사람이 그 형님 마음 애태우는 상대 아니오?”

 “네?”

 “응?”

 율 선생님의 말에 깜짝 놀라 나는 도윤 선생님을 쳐다봤고 선생님은 율 선생님을 쳐다봤다.

 “뭘 그리 둘이 놀라오?”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고 서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까 누가 찾아왔다는 말 전해 듣고서 부랴부랴 나갔잖소. 헤벌레 웃으며 나갔는데 상대가 그 분 아니면 누구겠어? 안 그래요?”

 율 선생님 말에 도윤 선생님이 당황한 듯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이 없으셨다.

 “도윤이 형. 내 촉이 얼마나 좋은데. 왜 찾아왔다 하오? 뭐 좋은 소식 없는 거요?”

 “네 촉도 이젠 끝인가 보다. 그런 거 없으니 내 얘기는 여기서 끝.”

 그리고는 선생님이 또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닫으셨다.

 선생님. 얀이가 찾아 왔나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의 그 행복 가득 담긴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내가 바라던 대로 두 사람이 잘 되어가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얀이에게 부탁했던 일이었는데……

 그래서 그렇게라도 선생님 옆에 있고 싶었는데……

 마음이 바스라진다.

 선생님의 그 행복한 눈빛 속에 내가 없다는 사실에, 그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닌 얀이라는 사실에.

 그리고 내가 끌어들인 얀이를 질투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요 며칠 준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선생님과 다시 만나기 전 준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할 거 같아 만나려고 했는데 통 만날 수 없었다. 연락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준이가 나와의 만남을 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느낌이 그러했다.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 있겠지만.

 다시 한번 수화기를 들어 준이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준 편집장님 계신가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어… 이번에 편집장님이랑 일하게 된 신입작가입니다. 출판사에도 전화를 했는데 부재중이셔서요.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하게 만나 뵈어야 할 거 같아 전화 드렸어요.”

 “아… 도련님이 급하게 가시느라 연락을 못 드렸나 봐요.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며칠 어디 좀 다녀오신다 하셨어요.”

 “언제 돌아오신다는 말은 없으셨고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이 많아졌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무슨 일이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준이가 숨어버렸다. 예전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감당하기 벅찬 일이 생기면 이렇게 아무 말 없이 훌쩍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준이와 나만이 알고 있는 곳.

 오랜만에 그곳으로 가봐야겠다.

 버스에서 내려 지붕마다 하얗게 눈이 뒤덮여 있는 작은 마을을 뒤로 한 채 걷고 또 걸었다. 딱딱하게 언 언덕길을 차가운 숨을 내쉬며 걸어갔다. 언덕 아래로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숨이 차 오를 때 마다 폐까지 얼어 붙을 거만 같았다. 코 끝이 시리다 못해 떨어져 나갈 거 같게 될 때쯤 눈으로 덮여있는 애기동백꽃 나무가 저 멀리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오두막집도 드디어 보였다. 다 왔다.

 하얗게 뒤덮여 있는 세상에서 홀로 빨갛게 피어있는 꽃나무의 아름다움에 잠시 서서 절경을 눈에 담으며 추위에 지친 몸을 충전시켰다.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전방에 있는 절경을 바라보며 걷고 또 걸었다. 드디어 다 왔다.

 조심스레 문을 두드려봤는데 한 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열쇠가 이쯤 어딘가 있을 텐데.

 문 옆에 놓은 화단에 흙을 손으로 살살 쓸어 숨겨둔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차디 찬 밖과 다르게 문을 여니 따뜻한 온기가 훅 들어왔다.

 “하준.”

 대답이 없다. 안락의자 위에는 준이의 가방이 놓여 있었다. 놓여 있는 거로 봐서는 이 곳에 온 건 확실한 거 같다. 혹시나 싶어 뒤쪽 뜰에 나가보았다. 그 곳 역시 준이는 없었지만 탁자 위 놓여 있었다. 아무래도 잠시 외출을 한 거 같다.

 몸 좀 녹일 겸 차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따뜻한 물을 부어 찻잎이 우러나기를 기다리며 멍하니 창 밖을 바라봤다. 하늘 가득 회색 빛 구름들이 가득 차 있었고 이내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했다.

 내리는 눈을 감상 하다가 뜰 창에 가까이 다가가 보려고 일어서는 순간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준이가 왔다. 머리에 조금 쌓인 눈을 툭툭 털어내리다 나를 발견하고는 멈춰 섰다.

 “차 마실래?”

 어정쩡하게 서 있다 다시 앉아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

 “얀이 네가 여긴 왜…….?”

 “일단 앉아서 차 마시자.”

 준이가 더 이상 묻지 않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맞은 편에 앉았다.

 “녹차 괜찮지?”

 “응.”

 서로 아무 말이 없어 집 안은 차를 따르는 소리만이, 그리고 차를 마시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고요한 정적을 준이가 먼저 깼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너 보러.”

 “무슨 일 있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너 무슨 일 있잖아.”

 “뭐가?”

 “요 며칠 말이야. 너한테 할 말이 있어서 널 만나려고 했는데 네가 나를 피하고 있는 거 같길래.”

 “바빠서. 바빠서 네가 그렇게 느낀걸 거야.”

 준이가 내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찻잔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일이 있는 거 같아 더 묻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준이가 말하지 않을 걸 알기에 그의 대답에 그저 미소만 지었다.

 “자고 갈 거야?”

 “응.”

 

 

 -

 “흐읍!”

 숨이 갑자기 턱 막혀 들고 있던 사진을 떨구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 뒷부분의 일은 더 이상 회상을 할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그 뒷부분이 나를 이곳으로 데려오게 한 결정적인 이유이자 내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는 거다. 아직은 내가 그 뒷이야기를 알 때가 아닌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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