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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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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교회집사람들 & 팔식이삼촌
작성일 : 20-09-16 17:38     조회 : 50     추천 : 2     분량 : 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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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집사람들>

 

 나는 우리아부지의 경운기 뒤에 타고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오던 길이었다.

 갑자기 동네 입구에 있는 교회집에서 아주머니가 튀어나와서 소리쳤다.

 “누구 좀 없는교? 사람 죽는다! 누가 좀 말려주소!”

 구원자아빠와 구원자아빠의 남동생들이 교회집아저씨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시키야! 니가 뭘 안다고 내가 하는 족족 딴지를 걸어?”

 구원자아빠가 교회집아저씨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쳤다.

 우리아버지가 경운기를 세우고 소리를 버럭질렀다.

 “뭐하는 짓인데? 엉? 이웃에서 잘 지내도 시원찮을판에.”

 전직 동네씨름선수출신이면서 이 고장에서 친인척이 강가 모래알보다 많은 우리아버지가 교회아저씨의 편을 들고 나서자 구원자아빠와 삼촌들은 멱살잡은 손을 슬며시 놓았다.

 “제기, 씨팔! 저시키! 꼭 남의 일에 초를 치네~~. 저시키! 언젠가 내가 식겁 한번 시킬끼다.”

 덩치 큰 구원자삼촌 중 한명이 우리 경운기에 침을 콱 뱉으면서 사라졌다.

 

 교회집아저씨는 공무원이었다. 늘 서류봉투를 옆에 끼고 바바리코트를 입고 동네길을 지나 출근을 했다. 교회집아저씨는 입바른 소리를 잘해서 구원자네아빠와는 사이가 별로였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교회집아저씨는 우리아부지를 퍽 좋아했다. 무슨 일만 생기면 우리아부지와 상의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집 사람들은 나만 보면 뭔가를 주지 못해서 안절부절했다. 집에 놀러오라고 해서 그 시절 흔치 않은 인형들을 마음껏 만지게 해주었고, 교회집 근처만 얼씬거리면 과자나 음료수를 먹여주었다. 온 집안 식구들이 나의 온몸을 쓰다듬으면서 칭찬을 했다.

 “예쁘게도 생겼네.”

 나는 살면서 집에서나 친척들에게도 예쁘다소리는 거의 못 듣고 자랐는데 교회집 근처만 가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왜 나한테 잘해주는지 잘 몰랐다.

 교회집아주머니는 집 앞에 딸린 넓은 밭에서 늙은 시어머니와 식구들이 먹을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는 것이 취미이자 일이었다. 그러니까 생계를 위해서 농사를 짓지는 않았다.

 교회집 식구들은 하나같이 조용하고 고상했다. 법도 없이 살 사람들이라고 할까?

 교회집아주머니는 독실한 <다모아>교회신자였는데 새벽이면 교회에 기도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집에는 아들딸이 여럿이었는데, 큰딸은 일본으로 시집을 갔고 대학생 아들 민석이오빠와 스무살쯤 된 민자언니가 있었다. 그 집 언니오빠들은 얼굴이 하얗고 체구가 아담한 것이 특징이었다. 민자언니는 우리 구식이삼촌보다 나이가 한 살 많은 고3이었다.

 나는 그 해 가을 봉씨아저씨네 울타리에 붙어서 말라비틀어진 채 붙어있는 빨간 구기자를 따다가 우리 구식이삼촌이 교회집 울타리에 붙어서 민자언니와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구식이삼촌이 뭔가 꾸러미를 꺼내어 민자언니에게 주었다.

 나는 구기자덤불에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앙심을 품었다.

 ‘뭐꼬? 뭘 주노? 과자인가? 나는 안주고?’

 삼촌들은 나만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삼촌이 자기보다 나이많은 민자언니를 좋아하다니 참 같잖았다.

 ‘늙은 여자 좋아하나?’

 구식이삼촌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민자언니에게 연신 농담을 하면서 웃었고, 얼굴이 하얀 민자언니는 구식이삼촌의 유치찬란한 농담에 부끄러워하면서도 고개를 한쪽으로 꼬고는 배시시 웃는 것이었다.

 “민자야~~, 민자야~~, 거기서 뭐하노?”

 어디선가 고상한 교회집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민자언니는 후다닥 집안으로 사라졌다.

 그러면 구식이삼촌은 아쉬운 표정으로 동넷길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교회집언니오빠는 우리동네에서 제일 많이 배우고 똑똑한 것 같았다.

 민석이오빠는 공부를 잘해서 나중에 미국유학을 가고 싶어한다고 교회집아주머니가 우리엄마에게 말했다.

 “교회다니니까 교회에서 유학을 보내주나보다. 우리어머니도 차라리 교회에 다니면 거기서 칠식이, 팔식이도련님들 다 공부시켜줄건데...”

 엄마가 집에 와서 아부지에게 말하자 아부지는 왈칵 짜증을 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노? 그 교회다니면 결혼도 일본사람이든 미국사람이든 교회에서 정해주는대로 해야된다.”

 “그럼 민자언니도 교회에서 정해주는 사람하고 해야되나?”

 옆에 있던 내가 우리 아부지에게 물었다.

 “그렇겠지? 그 집 큰딸도 그래서 일본사람하고 결혼 안했나?”

 아부지의 말을 듣고 나는 민자언니가 교회에서 정해준 신랑감에게 시집을 가면 우리 구식이삼촌은 혼자 남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와? 니가 민자 시집가는데 관심있나?”

 “아니, 그럼 민자언니랑 구식이아재는 결혼 못하겠다. 그자? 내가 아래 봉씨아저씨네 울타리에서 구기자를 따면서 보니까 둘이서 손잡고 막 웃던데.”

 나는 지나가듯 무심하게 혼잣말을 말했지만 그 순간 우리엄마와 아부지의 얼굴은 얼어붙은 듯 굳었다.

 “그리고 구원자가 카던데 교회다니면 빵이랑 하드도 주고, 노래도 가르쳐주고 좋다카던데? 나도 교회다니면 안되나?”

 내 말이 끝나자마자 우리아부지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난후 엄마는 또 나를 구박하였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우리집은 교회 안다닌다! 교회는 공짜로 다니는 줄 아나? 니가 교회다니면 엄마가 교회에 돈 내야된다.”

 

 그 후에도 구식이삼촌이 교회집 울타리에 붙어서 민자언니와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퇴근하던 교회집아저씨가 두 사람을 보고는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었다.

 교회집아주머니가 밤에 우리집 앞에 와서 우리엄마를 불러내서 잠깐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교회집아주머니가 우리엄마에게 뭐라고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다음날 우리엄마는 구식이삼촌을 불러서 타일렀다.

 “오르지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를 마라.”

 구식이삼촌은 뭔가 억울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왜 오르지못할 나무인데요?”

 “그 집 딸 민자는 이번에 간호대붙었다카더라. 지금이야 철이 없어서 도련님 만나지만, 졸업하고 취직해봐라. 그때 가서도 농업고등학교만 나온 도련님 만나겠나? 그리고 그 집 수준하고 우리집 수준하고 맞나? 돈없고 식구많은 집안형편 뻔히 다 아는데 그 아저씨가 딸을 줄 리가 없다.”

 “그 집 아저씨가 무슨 말을 했는데요?”

 “무슨 말을 하나마나 그게 중요한게 아이고. 나중에 정들면 힘들잖아. 애시당초 안될 사람 공들이지 말라고.”

 구식이삼촌은 엄마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쌩하니 돌아섰다. 하지만 나는 짧은 순간 백열등 아래 구식이삼촌의 얼굴에서 떨어지는 반짝거리는 물방울을 보았다. 후두둑 몇 번인가 더 떨어졌다.

 엄마는 돌아서서 나가는 구식이삼촌의 팔을 붙들었다. 구식이삼촌은 고개를 돌리고 엄마의 얼굴을 외면했다.

 “내가 도련님한테 상처줄라고 이런말 하는거 아이다. 형님이 말할라카는거 내가 대신 하는기다. 도련님도 형님성질 알잖아. 손부터 올라가는거. 학생이 공부도 안하고 연애질한다고 막 머라카더라. 그리고 그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교회에서 결혼상대를 정해준다안카능교? 종교도 안맞고.”

 구식이삼촌은 엄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넷길 저 아래로 뛰어가버렸다.

 그 뒤, 구식이삼촌이 교회집 울타리에 붙어서있는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여름 강가에서 팔식이삼촌>

 

 팔식이삼촌은 어느 여름에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우리 과수원집에 놀러왔었다.

 바다사관학교에 다녀서 그런지 모두들 몸매가 늘씬하고 잘생겨보였다.

 팔식이삼촌은 엄마아부지가 장에 가고 없을 때 연락도 없이 친구들을 몰고 와서 친구들과 밭에서 풋고추, 오이를 따고, 장독에서 된장을 퍼내어 보리섞인 밥을 양은으로 만든 밥상에 얹어놓고 맛있게 먹었다. 나는 그때 잘생긴 아저씨들이랑 볼품없는 반찬을 두고 밥을 먹으니 참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 반찬 많을 때 왔으면 좀 덜 창피할텐데....’

 하지만 그 아저씨들은 우리집에 온 걸 마치 캠핑 온 것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불편한 것을 즐겁게 감수하는 듯 보였다. 과수원을 구경하면서 신기해했다.

 모두 대도시에서 살았는지 소가 있는 외양간과 개집도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나도 시골에 사는 형님이 계셨으면 참 좋겠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아저씨들이 멀 몰라서 그렇지. 파리 모기 많은 촌이 머가 좋다고?’

 오후에는 우리 모두 집 앞 강가로 가서 수영을 하였다.

 바다사관학교 학생들이니 수영은 모두들 잘했다. 장마가 끝난 뒤라 수영하기엔 물살이 세었다.

 나는 항상 강아지처럼 물 밖으로 머리만 내놓고 손발을 휘젓는 식으로만 헤엄을 친다.

 오빠는 내가 참 없어보이게 헤엄친다고 비웃었지만 내 또래의 여자아이치고는 물에 가라앉지않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편이라고 내 스스로 위로했다.

 삼촌친구들에게 나도 멋있게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위해 물살이 좀 센 곳을 헤엄치고 있었다. 앞으로 나가느라 열심히 물장구를 쳤는데도 내 몸은 물살에 밀려 조금씩 떠내려갔다.

 난 괜찮은데 강가 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소리쳤다. 그 중에는 대학생이 된 교회집언니 민자언니와 그 친구들이 있었다.

 “어머머, 저 꼬마가 떠내려가는 것 같아요.”

 ‘아니 난 괜찮은데....’

 그 순간 팔식이삼촌이 다가와 긴 팔로 내 머리채를 휙 잡아서 끌어당겼다. 팔식이삼촌은 너무나 교과서적인 사람이어서 내 머리카락을 잡고 질질 끌고 가다가 나를 들어다가 모랫밭에 던지고 다시 물 속으로 사라졌다.

 ‘아! 씨! 좀 친절하게 건져주면 안되나?’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햇볕에 달구어진 자갈밭에서 손바닥만한 돌을 집어들어서 내 귀에 가만히 대고 고개를 아래로 기울였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이 방법이 최고였다.

 “아유, 꼬마야. 물에 빠진 줄 알았는데 잘생긴 아저씨가 건져줘서 다행이야.”

 민자언니와 그 친구들이 나에게 다가와서 친절하게 말했다.

 난 교회집딸 민자가 싫어졌다. 작년에 우리 구식이삼촌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았나?

 물론 민자는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우리 구식이삼촌이 고3인 민자언니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교회집아저씨가 우리아부지한테 뭐라고 말하는 걸 똑똑히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순진한 우리 구식이삼촌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저 아저씨 누구니? 삼촌이니?”

 민자언니의 친구가 나에게 팔식이삼촌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나는 구식이삼촌의 마음에 상처를 준 민자언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심술궂게 대답했다.

 “아니요. 아빠요.”

 나는 고개를 홱 돌리고 입을 삐죽거렸다.

 '흥! 남자 인물 좋은 건 알아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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