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완결] 달에 사는 삽살개
작가 : 라나인
작품등록일 : 2020.9.14
[완결] 달에 사는 삽살개 더보기

카카오페이지
https://page.kakao.com/content...
>
네이버시리즈
https://series.naver.com/novel...
>
조아라
https://www.joara.com/book/160...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인기도 탑, 싸가지도 탑인 아이돌 문요한이 짓궂은 달의 장난으로 뜬금없이 조선에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땅을 짚고 선 것은 두 다리가 아닌 네 다리? 공주의 삽살개가 된 인기 절정 아이돌의 운명은?

 
04: 개와 요한의 시간 (2)
작성일 : 20-09-16 16:56     조회 : 782     추천 : 6     분량 : 491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공주는 입이 틀어막힌 채 잔뜩 커진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흑요석같은 새카만 눈동자가 더더욱 도드라졌다.

 

 

 

  “읍! 으읍!”

 

 

 

  몸부림을 치는 공주의 입을 막고 검지로 내 입을 가렸다. 금방이라도 밖에서 궁인들이 문을 열고 들어올 기세였다. 나를 밀어내는 공주의 손목을 낚아채자 그가 눈을 더더욱 크게 떴다.

 

 

 

  “제발, 제발 조용히 좀! 나, 나 이상한 사람 아니야!”

  “으읍!”

  “내가 설명할게. 내가 다 설명할 테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해. 어? 알았지? 어?”

 

 

 

  공주의 시선이 날카로웠다. 하긴, 나 같아도 그럴 것이었다. 자다가 눈을 떴는데 삽살개가 있던 자리에 웬 남자가 누워 있으면 나 같아도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거다. 거기에 일국의 공주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하지만 내 입장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환생한 게 아니었나? 왜 갑자기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거지?

 

 

 

  “약속… 한 거다?”

  “…”

  “뗀다? 소리… 지르면 안 돼.”

  “아기시!”

 

 

 

  그 때 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흠칫 놀라 손을 떼고 벽 뒤로 기어가 숨었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궁인들이 급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그제야 내 손아귀에서 벗어난 공주가 그들을 바라보다가 번쩍, 손을 들었다. 그 손짓 한 번에 모두가 다 걸음을 멈추었다.

 

 

 

  “되었다. 나가 보거라.”

  “… 무슨… 일 있지 않으셨습니까?”

  “없다. 좋지 않은 꿈을 꾼 것 뿐이다.”

 

 

 

  공주의 말에 궁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공주의 입을 틀어막은 손으로 내 입을 막았지만, 나 역시 후- 하고 안심할 수밖에 없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나와 궁인들을 번갈아 보던 공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가 보거라.”

  “예. 편히 주무시옵소서.”

 

 

 

  꾸벅 허리를 숙인 궁인들이 조심스럽게 방에서 나갔다. 문이 탁,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는 어휴- 하고 손에서 입을 뗐다. 공주는 여전히 곧은 자세로 앉아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철없는 소녀 같았는데, 지금은 왠지 달라 보였다. 나는 벽에 기대 쿵쿵 뛰는 심장을 다독이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

 

 

 

  “어… 그러니까… 나는…”

  “…”

  “그러니까… 내가 누구냐면…”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지? 어떻게 설명을 해야 나를 향한 저 이상한 시선을 거둘 수 있는 거지?

 

  나는 문요한이야.

 

  허, 공주가 퍽이나 내 이름을 알고 있겠다.

 

  나는 아이돌이고.

 

  아이돌이 뭔진 알까?

 

  나는 2020년에서 왔어.

 

  당장 내 목을 치라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대체 어떤 설명을 해야 공주에게서 의심을 거둘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 그가 나를 척 가리켰다. 얇고 곧은 손가락은 분명 날 향하고 있었다.

 

 

 

  “너…”

 

 

 

  나도 모르게 꿀꺽 침이 삼켜졌다. 날 향한 시선이 그렇게 날카로울 수가 없었다.

 

 

 

  “너…”

  “어… 그러니까…”

  “개 요괴구나.”

 

 

 

  당황해서 손짓 발짓 다 하며 설명을 하려다 멈칫했다. 뭐?

 

 

 

  “필시 평범한 개는 아니라 여겼거늘, 역시 내 생각이 맞았군.”

 

 

 

  개… 뭐?

 

 

 

  “그래. 어찌 날 찾아온 것이냐? 내 목숨을 가져가려 한 것이냐?”

  “뭐? 아니?! 내가 너를 왜 죽여!”

  “목소리 낮추거라.”

 

 

 

  빠직 인상을 쓴 공주의 목소리가 더더욱 낮아졌다. 어쩐지 작게 말한다 싶더니 밖에까지 들릴까봐 그런 것 같았다. 나는 입을 꼭 다물고 그런 공주를 보다가 다시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러자 공주가 흠칫 놀라며 몸을 뒤로 뺐다.

 

 

 

  “왜, 왜 오는 것이냐.”

  “잘 안 들려.”

 

 

 

  공주의 앞까지 다가가 편하게 앉았다. 공주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 보았다. 그래. 분명 이상할 것이다. 모두가 검은색의 머리를 하고 있는 이 곳에서 내 머리는 탈색을 네 번이나 한 머리였다. 저 달빛처럼 연하게 빛나는 백금발도 이상할 것이고, 내가 입고 있는 후드티와 트레이닝복 바지도 요상할 게 분명했다. 공주는 그런 나를 한껏 경계하고 있었다.

 

 

 

  “자, 내가 설명을 해볼게.”

  “…”

  “일단, 나는 개 요괸지 뭔지 그런 건 아니야.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내 생각엔 아니야.”

  “어째서?”

  “나는 사람이거든.”

 

 

 

  공주가 다시 한껏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뭔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하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정말 억울해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사람이라니까?”

  “그래. 지금은 그렇게 보이긴 하구나. 하지만 아까는 삽살개이지 않았느냐.”

  “그건… 그래. 내가 설명할 게 그거야. 원래 내 모습은 지금 이게 맞아. 나는 사람이었어. 정말로.”

  “…”

  “내가 원래 살던 세상… 그러니까 지금 여기 이 시대로부터 한 500년 후의 세상인데…”

  “무어라?”

 

 

 

  공주가 인상을 썼다. 더 말했다간 아예 귀담아 듣지도 않을 것 같아 나는 잽싸게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 그냥 그렇다고! 아무튼 나는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인데, 거기에서 사고가 있었어. 그래서 정신을 잃었고, 그러다 눈을 떠보니까, 짠? 여기였어. 게다가 사람도 아닌 개의 모습이었고.”

 

 

 

  눈동자에 불신이 한껏 담겨 있었다. 우리는 한참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창밖 너머로 한밤의 달을 밀어내는 태양이 슬슬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어스름한 새벽빛에 공주의 까만 눈동자가 더 반짝거렸고, 나는 그 눈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사람이다?”

  “그렇다니까?”

  “사람인데… 사람은 아니고?”

  “어… 글쎄… 그럴 지도… 아니, 나도 내가 왜 삽살개였는지 모르겠어서 그건 설명을 못 하겠어. 어쨌든 나는 사람 맞아.”

  “그래?”

  “응!”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지만 공주는 여전히 날 이상한 눈초리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와 달리 나를 무서워 하는 것 같진 않았다. 좀 전에는 자다 깬 터라 놀랐던 것 같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를 신기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공주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너, 내가 안 무섭구나?”

 

 

 

  후드티의 끈을 빤히 보던 공주가 뜨끔 놀랐다. 그러다 헛기침을 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이 조선 땅에 내가 무서워할 것은 없다.”

  “그건 고맙긴 한데, 그래도 의심을 너무 빨리 거두는 거 아냐? 공주라며.”

  “그래. 네 놈은 어찌 공주에게 고개조차 조아리지 않는 것이냐?”

  “네가 여기 공주지, 내 공주는 아니잖아.”

 

 

 

  내 말에 그가 어이 없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아까까지만 해도 공주가 궁인들을 불러 나를 어떻게 할까 봐 무서웠는데, 눈을 잠깐 들여다보니 왠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뭐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공주에게서는 온기가 느껴졌다. 절대 사람을 해칠 이는 아니었다.

 

 

 

  “좋다. 네 말을 믿어 보겠다.”

  “정말? 고마워, 고마워! 역시 공주님은 배포가 남다르시네~!”

  “변해 보거라.”

  “… 뭐?”

 

 

 

  씨익 웃은 공주가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톡, 건드렸다.

 

 

 

  “삽살개로, 변해 보란 말이다.”

 

 

 

  방금 한 말은 진심이었다. 물론 여태 한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정말로 공주의 뜻에 따라야 할 듯 했다. 나는 내 이마를 친 손가락을 힐끔 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푸른 새벽빛을 담뿍 받은 공주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왜 갑자기 다시 사람이 된 건 지도 모르겠는데 개로 변하는 걸 알 것 같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할 수 없지.”

  “뭐? 야.”

  “게 밖에 누구 없ㄴ…”

  “아, 공주님!”

 

 

 

  기겁을 하고 다시 손을 뻗어 입을 틀어 막았다. 그에 인상을 쓰고 내 손을 잡아 쳐낸 공주가 다시 날 찌릿 노려보았다. 나 역시 씩씩거리며 째려 보다가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보여줄 테니까 밖에 사람 안 부르는 거다?”

  “물론. 내 약조하마.”

 

 

 

  약조, 라는 말에 힘을 주어 강조한 공주가 편하게 웃었다. 나는 머리를 짚었다. 개로 변신하기? 그런 걸 알 리가 없었다. 애초에 개로 환생한 줄 알았던 이 곳에서 다시 사람의 모습을 하게 될 줄도 몰랐고, 그렇게 공주와 대화를 할 수 있을 줄도 몰랐다. 나는 무릎을 짚고 한참을 고민하다 으으- 하고 온몸에 힘을 주었다. 방법을 모르니 생각나는 시도는 다 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온몸에 힘을 주는 것은 그저 에너지만 쪽쪽 빨릴 시도였다. 여전히 내 몸은 사람의 몸 그대로였다. 음, 아닌가.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주문까지 외워보았다.

 

 

 

  “멍멍이로 변해라!”

 

 

 

  창밖으로 찌르르 풀벌레 우는 소리만이 들렸다. 새벽의 달빛이 내려앉은 사위에 공주의 웃음 소리가 얹어졌다. 공주는 어느새 내 백금발을 쭉쭉 잡아 당기며 웃고 있었다.

 

 

 

  “너, 못 하지?”

  “하, 할 수 있어!”

  “감히 내게 거짓을 고해?”

 

 

 

  다시 한 번 공주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어떻게 보면 세상 물정 하나 모르는 천진난만한 공주 같다가도, 또 이럴 때 보면 역시 왕족은 왕족인 걸까- 싶기도 했다.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눈이 나를 향한 것을 보니 절로 침이 삼켜졌다.

 

  그러다 동이 트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서서히 달을 밀어내던 해가 이제야 산머리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푸르스름한 빛에 휩싸여 있던 공주의 얼굴에도 햇살이 닿았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떠오르는 햇살 너머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았다.

 

 

 

  “…!”

 

 

 

  그 때였다. 잠시 어지러운 느낌이 나더니 내 몸이 스르륵 작아졌다. 공주가 커진 건가 싶기도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공주를 올려다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날 차갑게 노려보던 공주가 잔뜩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손을 들었다. 하지만 다섯 손가락이 달린 사람의 손이 아니라, 털이 덥수룩한 강아지의 발이 들어 올려졌다. 공주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런 나를 바라보았고, 우리를 담은 방에는 눈부신 햇살이 길게 스며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달에 사는 삽살개> 중간 공지 (2) 2020 / 9 / 21 966 2 -
30 完: 달 속의 별 (2) (3) 2020 / 9 / 26 671 5 6687   
29 29: 달 속의 별 (1) 2020 / 9 / 26 505 3 6873   
28 28: 다시, 너 (2) 2020 / 9 / 26 489 3 7473   
27 27: 다시, 너 (1) (2) 2020 / 9 / 26 529 3 7396   
26 26: 끝봄 (4) (2) 2020 / 9 / 25 566 5 6880   
25 25: 끝봄 (3) 2020 / 9 / 25 530 4 5529   
24 24: 끝봄 (2) 2020 / 9 / 25 519 4 5845   
23 23: 끝봄 (1) 2020 / 9 / 25 537 4 5599   
22 22: 밤을 비추는 달 (4) 2020 / 9 / 23 565 4 7823   
21 21: 밤을 비추는 달 (3) 2020 / 9 / 23 578 4 8253   
20 20: 밤을 비추는 달 (2) 2020 / 9 / 23 574 4 7149   
19 19: 밤을 비추는 달 (1) 2020 / 9 / 23 575 4 5847   
18 18: 달은 어두울 때 가장 빛난다 (4) 2020 / 9 / 21 606 4 4513   
17 17: 달은 어두울 때 가장 빛난다 (3) 2020 / 9 / 21 586 5 6018   
16 16: 달은 어두울 때 가장 빛난다 (2) 2020 / 9 / 21 583 4 5029   
15 15: 달은 어두울 때 가장 빛난다 (1) 2020 / 9 / 21 602 4 5820   
14 14: 조금씩, 가까이 (4) 2020 / 9 / 19 600 3 5843   
13 13: 조금씩, 가까이 (3) 2020 / 9 / 19 612 3 5801   
12 12: 조금씩, 가까이 (2) 2020 / 9 / 19 604 3 6542   
11 11: 조금씩, 가까이 (1) 2020 / 9 / 19 612 4 4507   
10 10: 벚꽃 아래 (4) 2020 / 9 / 18 640 4 5582   
9 09: 벚꽃 아래 (3) 2020 / 9 / 18 630 4 4667   
8 08: 벚꽃 아래 (2) 2020 / 9 / 17 652 4 5079   
7 07: 벚꽃 아래 (1) 2020 / 9 / 17 650 4 5314   
6 06: 개와 요한의 시간 (4) 2020 / 9 / 17 663 5 8612   
5 05: 개와 요한의 시간 (3) 2020 / 9 / 16 793 5 6936   
4 04: 개와 요한의 시간 (2) 2020 / 9 / 16 783 6 4911   
3 03: 개와 요한의 시간 (1) 2020 / 9 / 15 815 6 6506   
2 02: 별 속의 달 (2) 2020 / 9 / 15 815 6 6544   
1 01: 별 속의 달 (1) 2020 / 9 / 14 1206 6 514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