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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당신은 얼마나 많은 치킨을 먹어왔나
작가 : 아이윙
작품등록일 : 2020.8.29

월, 수, 금 연재. 주말 자유 연재
치킨에 관련된 미스테리를 파해치는 주인공이 광기에 빠져가는 모습을 서술한
코스믹 호러 장르의 제 첫 소설 입니다.
익숙한 소재에서 느껴지는 기이함과 괴이함, 점차 미쳐가는 주인공의 내면을 묘사 했습니다.
제 첫 작품 입니다. 모쪼록 즐겨 주십시오.

아 19금 까지는 아니라도 장르 특성상 약간의 무서운 부분은 등장합니다. 최대한 깔끔하게 서술 했으니,
무시무시한 장면도 포함해서 즐겨 주세요!!

 
Ⅷ 내 기억이 배신한다면 나는 누구인가
작성일 : 20-09-14 23:48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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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Ⅷ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자신을 둘러싼 광기가 이 지경쯤으로 심각해 졌으면 고약한 호기심은 제쳐두고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할 것이다. 처음에는 나라고 다르지 않았다. 냉동 창고를 도망쳐온 다음 날, 뻔질나게 드나든 전적이 있는 동네 파출소로 다급하게 도움을 청하러 뛰어갔다. 시퍼렇고 칙칙하게 녹슨 입을 벌려 그 누구도 들어오길 꺼리고 앉아있는 듯한 낡은 동네 파출소 입구를 식은땀을 흩뿌리며 거칠게 밀어젖혀 처들어갔다. 헐떡 거리는 숨소리 반, 공포에 떠밀려 안간힘을 다해 쥐어 짜내는 비명 반으로 사장 놈과 치킨집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고래고래 괴성을 내뱉으며 절실하게 밀고해 보았다. 다만 세상은 정신병 환자에게 그다지 너그럽지 못했고, 빈민가 구렁텅이에서 날마다 터져 나오는 좀범죄에 시달려 피곤함에 쩔어 있는 경찰 양반들이 내 호들갑을 진지하게 믿어 주지는 않았다. 차분히 내 등을 두드려 주면서 죽을듯한 공포에 압도되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나를 달래 주기는 하지만, 그 누구도 내 비명의 품고 있는 진상까지 심도 있게 고민해 주지는 않았다. 기실 이전에도 갑작스러운 공황 발작으로 난동을 피우거나 길 가는 사람을 마구잡이로 폭행한 일로 파출소 입구에 끌려와 내던져진 화려한 전적이 있는 미치광이의 헛소리만 믿고 멀쩡히 영업하는 치킨집을 수색하는 짓거리를 해 대기엔 그들도 어깨에 짊어진 밥그릇의 숫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지금에서야 이렇게 냉정한 성찰도 가능하다만, 당시의 나는 심각한 위협에 시달려 이성이 무너질 듯 절박했다. 길가에 쏘다니던 벌레 놈들이 지저분한 촉수를 휘두르며 나를 잡아먹으려는 더러운 굶주림을 피해 도망치는 게 한낱 공황발작이라고? 애초에 나를 몰래 죽이기 위해 품속에 흉악한 날붙이를 들고 맹렬히 기회를 엿보던 미친 살인마에게 먼저 주먹을 날린 일이 폭행이라니? 이 동네 쓰레기 놈들은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이나 어긋나있다. 지금 파출소에 널브러진 이 자식들 모두 다 한패다. 그렇지 않고서야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무도 내 말을 신뢰하지 않고 이렇게 괴악한 권태로 가득 찬 눈빛을 동시에 내 눈깔을 향해 쏘아낼 리는 없지 않은가! 나를 길가의 개미 한 마리 관망하는 태도로 태연히 구경만 하지는 말아달라. 절박하게 폭발할 듯한 내 공포를 무시하지 말고, 제발 내 말 좀 믿어 달라고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광기에 빠져 시선이 어두워진 사이, 눈치채지 못하게 돌연 온 파출소 공기가 무거운 장막이 내려앉은 듯 고요했다. 멀쩡하게 내 발작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경찰 놈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숙인 채 혓바닥을 길죽이 내밀고 휘엉청 거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 고약한 악몽에서 본 벌레들의 행동거지와 한치도 다르지 않다. 아아, 이미 모두가 다 벌레의 졸개로구나. 굶주린 짐승의 광기와 불경하게 두렵고 어두운 비밀이 들이닥쳐 죽음으로 화해 내 주위를 덮치는구나. 더는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확신. 아무도 날 이해할 수도, 날 지켜줄 수도 없으리라. 나를 둘러싼 광기와 악몽이 앞으로 더 짙어지기만 할 것이라는 전조가 시커먼 바퀴벌레가 그득 모여 있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절망을 내 가슴속에 심어 박는다.

 

  세차게 내 어깨를 뒤흔드는 우악스러운 손길에 퍼뜩 정신이 든다. 순간 사장의 지네 같은 손가락이 음침하게 어깨동무하는 감촉이 되살아나 온몸이 뒤틀릴 만큼 역겨운 소름이 살갗에 미친 듯이 돋아났다. 아까부터 내 얼굴을 구석에서 빤히 쳐다보던 형사 한 명이 내 정신을 차리게 하려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다부지게 울퉁불퉁한 구릿빛 피부에 어깻죽지부터 내려오는 우람한 팔뚝이 기묘하게 삐쩍 마르고 칙칙한 데가 있는 이 동네 사람들과는 이질적인 인상을 주었다. 내 의식이 멀쩡하게 작동하기 시작한 걸 알아챘는지, 우악스러운 팔뚝보다 훨씬 더 거칠고 다급한 손길로 나를 밖으로 잡아끌었다. 굳은 표정과 퉁명스러운 서슬에 사뭇 두려움을 느낄 만도 하지만, 이 동네 사람들이 내뿜는 불쾌한 무력감이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나를 이끄는 눈빛에 분노와 역겨움이 아닌 오랜만에 인간에게서 마주하는 공포와 연민의 감정이 앞서고 있어 기묘한 안정감이 들었다. 순순히 따라오는 걸 눈치챘는지 천천히 나를 데리고 근처 으슥한 골목길도 데려가서 조심히 말을 꺼낸다. ‘혹시 최○○씨 아십니까?’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함은 어찌 알았는지, 내 얼굴을 잠시 보는 것만으로도 별로 닮은 구석도 없는 나와 그 양반의 관계를 단박에 알아챈 진위가 수상스러워 즉답을 피했다. 허나 여기서 의심만으로 대화를 피하면 내가 알아낼 정보도, 받을 수 있는 도움도 송두리째 눈앞에서 날아가 버릴 것이라는 공포가 내 이성에 경종을 울렸다. 처음 보는 사람을 덜컥 신뢰해 버릴 수밖에 없을 만큼 나는 절박했고, 그 어떠한 자그마한 단서라도 붙잡아 매달리기 위해서 모든 걸 내던질 준비가 되어있을 만큼 무력하게 광기와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2년 전에 성인병으로 돌아가신 부모님 중 한 분이라는 사실을 말하니, 형사는 아리송한 경악을 숨기지 못한 채 내 얼굴에서 거짓말의 흔적을 찾으려 노력했다. 내 처지에서 하등 거짓을 고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까스로 납득했는지, 그제야 내게 자신이 이 동네에 오게 된 경위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자신은 도봉구 근방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3년 전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미심쩍은 실종자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다. 북한산에서 말없이 사라진 사람이 제법 많고, 이에 관한 수사는 전부 흐지부지 종결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장에게 따로 보고하니, 돌연 이 동네 파출소로 발령이 나서 강제로 모든 수사를 접고 내쫓기듯 오게 되었다. 실종된 한 쌍의 부부에게 아들 한 명이 있었는데, 이 동네 살고 있다는 사실과 간단한 인상착의만 기억나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허나 노골적으로 내 말을 무시하는 다른 경찰관들의 태도에 위화감을 느껴 수상한 비밀이 감춰져 있음을 어림짐작하고, 부득이하게 나를 여기까지 끌고 나왔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부모님은 두 분 다 2년 전 한날한시에 성인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성인병으로 동시에 죽습니까? 그리고 당신, 부모님이 죽는 순간을 확인하기나 했습니까? 병원이든, 장례식장이든.’ 형사가 다부진 눈빛으로 내 정신을 일깨우며 소리친다. 뱃속이 울렁거린다. 상한 치킨을 잘못 주워 먹은 듯한 불쾌한 감각. 회피해왔던 진실을 깨닫는 순간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주쳐져 오는 게 진저리치게 불편하다. 분명 근 몇 년간 치킨집 말고는 다른 곳으로 외출한 적이 없기에, 부모님의 병원이라던가 장례식장같이 인간이 많이 모인 장소에 간 기억이라면 생생히 떠올라야만 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병원 근처에라도 가거나 장례식을 한 기억 따위 없다. 그렇다면 왜 나는 부모님이 2년 전에 성인병으로 돌아가셨다고 기억하고 있는 거지?

  내 당황을 피부로 느낀 듯 형사는 담담히 설명을 이어갔다. 부모가 실종되었으니 자식과 일차적으로 관계가 있으리라 생각되어 나를 추적해 보았으나, 카드 사용 내역이나 핸드폰 위치 기록을 검토해 보아도 근 몇 년간 내 이동 동선은 치킨집에 일하러 가는 것 제외하고는 없다시피 했고, 그동안 나와 부모님이 만난 기미조차 없었다. 일찍이 용의 선상에서 나를 제외하긴 하였지만, 수상한 비밀의 은폐되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서 지금까지 이 사건에 대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는 분명히 부모님과 한집에서 같이 살다가, 부모님 사후 이 동네에 틀어박히면서 자연스레 치킨집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형사가 내게 고한 진상은 부모님 생전에 이미 나와의 왕래는 자연스럽게 끊어져 있었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기억하고 있는 때보다 1년 전쯤 이미 치킨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격렬히 진실을 받아들이길 부정하는 나에게 따로 보관해 다니던 관련 증거 자료를 보여주며 형사는 자신의 말이 꾸밈없는 사실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눈앞에 들이닥친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내 기억과 망상, 불완전하게 조작된 시간의 순서와 망각한 이면의 진실을 뒤엎으며 기괴한 혼돈을 불러일으킨다. 믿을 수 없는 진실이 하나씩 모이고, 황망한 진리가 광기의 파도가 되어 내 머릿속을 곤죽이 되도록 들쑤신다. 어디서부터 잘못 적혀왔고 누가 어떻게 조작했는지도 모를 하찮은 내 기억 따위 더는 신뢰하기 힘들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누구인가.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실체가 사실은 처음부터 어두운 광기에 휩싸인 눈속임에 불과한 건 아닐까. 나 자신이 너무나 무섭고 혐오스러워진다. 나를 믿을 수 없는, 내 존재감을 지탱하는 기억의 출처를 신뢰하지 못하는, 내 존재 자체가 바닥부터 부정당하는 듯한 생경한 감각에 이성을 다잡지 못하고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잠시 내가 자신을 붙잡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준 형사는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북한산 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슈퍼의 주소를 알려주며 숨겨진 내막이 있을 것이라 언질을 주고 나를 독려해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이곳에 새로 부임해 나에게 모든 사실을 전하게 된 것도 고약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북한산 사건을 다시 조사하려고 할 때마다 주위 경찰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지 방해하려 한 점이 기묘하게 신경 쓰인다. 자신이 줄 수 있는 도움은 여기까지니,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형사는 자리를 떴다. 홀로 우두커니 남겨진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몇 없었다. 불경한 기억의 단초를 맞추기 위해 문제의 북한산 국립 공원으로 향하거나, 언제나처럼 질척한 일상 속에 침몰하여 마음속에 깃든 의혹의 파문을 하루빨리 잊어버리거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빨려 들어가듯 치킨집으로 일하러 끌려 향했다. 수없이 왔던 치킨집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곳곳이 날카로운 칼날로 이루어져 나를 베려고 할 것 같아 손도 댈 수 없는 위협적인 공포가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아져 버린 주방에서 떨리는 손으로 주춤주춤 치킨을 튀기고 있는데, 돌연 사장이 고민이 있어 보인다며 말을 걸어왔다. ‘자네가 어떤 고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만,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호의를 보여온다면 필시 조심하는 게 좋을걸세. 우연히 숨겨진 진실을 간직한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자네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주며 참으로 적절하게 도와주는 일이 현실에서 가능할 것 같은가? 생면부지의 사람이 술술 털어놓은 헛소리 따위를 철석같이 믿을 만큼 자네가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라고 믿네.’ 겉으로는 나를 이해한다는 듯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숨쉬기 힘들 만큼 격렬한 공포가 내 목을 죄어왔다. 분명 내가 파출소를 다녀온 걸 알고 있어, 나를 감시하고 있는 건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나의 정체, 부모님의 행방, 형사의 말까지 전부? 모르는 사람의 호의를 조심하라고, 그럼 나를 덥석 고용한 당신을 제일 먼저 의심해 봐야 하지 않나? 속에서 휘몰아치는 고뇌는 자기 알 바 아니라는 듯이, 사장 놈은 빙글빙글 웃으며 잘 해보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사장의 태도로 마침내 확신이 들었다. 나에게 얽힌 비밀에 이 양반이 깊게 관여하고 있고, 내가 진실을 깨닫는 것을 어쩐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경계하고 있음을.

 

  다음 날 휴가를 내고 북한산을 향한 모험을 떠났다. 어디에서 사장 놈의 하수인들이 나를 감시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 그림자가 눈에 띌 때마다 구석진 곳에 몸을 가리고, 공연히 같은 장소를 왔다 갔다 하며 내 이동 경로를 숨기려 노력한다. 길가에서 빙빙 돌아다니다가 눈에 띈 택시에 갑작스럽게 몸을 실었다. 이 정도면 사장의 추적을 성공적으로 따돌렸으리란 생각해 마음이 놓인다. 북한산으로 가냐는 택시 기사의 물음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지친 몸을 잠시 뉘었다. 한데 보통 택시 기사가 내가 말해주기도 전에 목적지를 미리 알아채고 확인하나? 돌연 송곳같이 나를 찌르는 아찔함에 정신을 다잡았다. 이 택시 기사도 사장 놈에게 매수된 끄나풀이다. 위험하니 당장 내려야…. 다음 순간 택시 기사는 언짢은 얼굴로 어디로 갈 거냐고 나에게 묻고 있었다. 우물대며 봉화산 국립 공원이라고 대답하니 택시 기사는 웬 젊은 사람이 넋 놓고 있어 투덜거리고는 차를 몰기 시작했다.

  순조롭게 북한산으로 향하기 시작한 택시는 뻥 뚫린 도로와 상반되게 어색한 침묵과 불길한 의심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지나치게 경직된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택시 기사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날씨가 참 좋냐는 상투적인 대화에서 시작해, 점차 젊은 사람이 혼자 어딜 가냐는 둥 사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대체 나한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건지 이해할 수 없고, 아직 사장의 끄나풀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가시지 않아 건성으로 택시 기사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러나 끈질기게 나를 취조하는 듯한 택시 기사의 언동에 돌연 짜증이 몰려와 아는 사람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 간다는 거짓말을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마침 검은 옷을 입고 있었기에 그럴듯한 핑곗거리라 자부한다. 효과가 나름 괜찮았는지 이에 택시 기사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고, 자신이 아끼는 영험한 물건이라고 손에 차고 있던 묵주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관광지에서 산 싸구려 플라스틱 질감의 묵주는 예상외로 복잡한 무늬가 가득 들어차 눈길을 빼앗을 만큼 고급품이었다. 허나 기괴한 소용돌이무늬가 가득 들어차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는 이름 모를 불상 조각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며 내 이성을 사로잡는 느낌에 급격히 불쾌해졌다. 공연히 불길한 느낌이 들어 묵주를 던져 버리려고 하였으나, 손가락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머리의 생각에 반해서 손끝에 걸린 묵주를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이한 공포에 손발이 얼어붙은 거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미지의 위협을 두려워하는 원초적인 생존본능이 끝까지 묵주를 손에서 놓기를 거부한 거라 생각된다. 택시의 무거운 분위기와 내 아찔한 고뇌는 아는지 모르는지, 북한산 국립 공원은 착실히 가까워져만 갔다.

 
작가의 말
 

 주인공의 운명은 어찌될까요?

 사실 이쯤 쓰고 보니 장르를 스릴러로 쓸까 하는 생각도 하하하..

 코스믹 호러 장르가 다 그렇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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