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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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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열무네 식구들
작성일 : 20-09-14 15:34     조회 : 45     추천 : 2     분량 : 3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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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무네식구들>

 

  겨울에 사과나무 전지(가지치기)를 하고 나면 땅바닥에는 수북히 나뭇가지들이 쌓인다.

 큰 나뭇가지는 아부지가 열무네아저씨와 함께 톱으로 자르고 경운기에 실어서 버들밭 한 쪽에 장작쌓는 곳에 쌓았다. 썩은 사과나무나 병든 사과나무들도 톱으로 베어서 도끼로 잘게 쪼개서 우리집 겨울 연료가 된다. 우리집은 군불을 때었는데 사과나무를 말렸다가 장작으로 이용했다.

  열무네아저씨는 우리아부지보다 나이가 많아서 아부지가 형님이라고 불렀다.

 체격도 작고 바짝 마른 열무네아저씨는 일을 굉장히 잘했다. 우리집에 나무가 너무 많아서

 아부지 혼자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병든 사과나무를 톱으로 베고 땔나무로 적당하게 도끼로 잘게 쪼개어 쌓아주었다. 몇 날 며칠을 장작 쪼개는 일을 하다보면 동네씨름선수 출신인 우리아부지도 힘들다고 했는데 열무네아저씨는 전혀 힘들어보이지 않았다. 몸이 가늘지만 강철같은 체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자잘한 나뭇가지들은 일일이 손으로 주워야하는데 어릴 적부터 제 밥값을 해야한다는 집안의 가훈에 따라 오빠, 나, 위선자, 막둥이는 나무 밑에 머리카락처럼 떨어진 자잘한 나무를 매일매일 조금씩 주웠다. 쪼그리고 앉아서 줍노라면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다.

 오빠는 이미 밖에 동네 형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입이 툭 튀어나왔다. 얼굴에 오만인상을 찌푸리고 짜증을 냈다.

 “니는 그만 놀러가라.”

 견디다 못한 엄마가 말했다.

 오빠는 엄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전거를 타고 사라졌다.

 내가 인상을 쓰고 입이 튀어나와있으면 한 대 맞았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귀한 장남이라 아들에게는 약하다.

  사실 열무네아저씨네도 산 밑에 집을 지어놓고 작은 살구밭을 하며 살았는데 이사를 나갔고, 구원자도 교회에 갔기 때문에 나는 일요일이 되어도 놀 친구가 없었다. 동생들은 늘 징징거렸고혼자 심심하게 노는 것보다는 과수원에서 일을 돕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열무네아저씨집에는 열무오빠, 새침이언니, 끝순이 이렇게 아이가 셋이었다.

 열무네아줌마도 우리집 과수원에 봄이 되면 열매솎을 때 늘 일을 도와주었다.

 어른들이 일할 때 아이들도 같이 따라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게된다.

 새침이언니는 친동생 끝순이를 데리고 늘 고무줄을 했다. 그리고 새침이언니 옆집에 앵두언니도 살고 있어서 그 셋은 365일 고무줄놀이를 했기 때문에 고무줄놀이의 달인들이었다.

 그런데 새침이는 나를 고무줄놀이에 끼워주지 않고 잘 따돌렸다.

 사람이 없을 때만 내 다리에 고무줄을 걸어놓고 서 있으라고 한다.

 우리 동네는 아이가 몇 명 없는 데다가 나는 늘 오빠랑 지냈기 때문에 고무줄놀이를 잘 못했다. 우리오빠가 짖궂어서 새침이를 잘 놀렸기 때문인 것도 한가지 이유였다.

 여자애들이 노는데에도 끼지 못하는 나는 늘 억울한 맘을 갖고 있었다.

 작년 늦봄, 열무네아줌마가 구원자네 과수원에서 일을 도와줄 때였다.

 우리집과수원에도 김을 매주러온 할머니들이 많았다. 일년에 몇 번씩 과수원 나무 밑에 자란 잡초를 일일이 호미로 매주어야만 했다. 젊은 아주머니들은 공장에 많이 다녀서 일해줄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친할머니가 친구들을 데리고 김을 매러 온 것이었다.

 엄마는 김을 매주러온 할머니들 식사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나도 같이 놀려고 구원자네집으로 갔다. 위선자가 따라오면서 말했다.

 “언니야. 나도 갈래.”

 위선자는 맨날 귀찮게만 하고 위선자가 있으면 다른 애들이 놀이에 잘 끼워주지도 않았다.

 나는 얼른 모른척 도망쳐나와 구원자네 집으로 갔다.

 그런데 새침이언니가 제동생 끝순이와 밭주인 딸 구원자, 앵두언니를 데리고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도 좀 끼여들려고 가까이 다가가자 새침이언니가 나를 밀치면서 말했다.

 “야, 넌 저리가! 니가 들어오면 짝이 안맞아.”

  조금 지나가 고무줄놀이를 그만두고 저희들끼리 공기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나를 보면서 저희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것이었다.

 나는 투명인간취급을 받았다.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나는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에게 징징거렸다.

 “엄마, 애들이 나랑 안놀아준다. 그리고 새침이가 나보고 밀었다. ”

 엄마는 바빠서 내 말을 무시했다.

 이웃지간이지만 늘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새침이언니는 나보다 세 살이 많았고 친동생도 있고 자기들 기분에 따라서 친한척했다가 또 놀 사람이 많으면 나를 따돌렸다가 했다.

 “그노무 가씨나, 나이도 많은기 와 아아를 따돌리노? 응?”

 그때 할머니가 평상에서 다른 할머니들과 점심을 먹다말고 말했다.

 “니는 등신이가? 맨날 뚜들겨맞고 다니고! 고마 그 가씨나 돌로 한 대 때리뿌라마.”

 나는 정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할매허락도 받았고, 그동안 당한 내 설움을 돌려주리라 생각했다. 나는 당장 구원자네 집으로 달렸다. 달려가다가 자두만한 돌을 하나 주웠다.

 그리고 구원자네 집 앞에서 새침이언니를 불렀다.

 “새침아! 새침아!”

 구원자네 밭에서 일을 도와주던 아주머니들이 모두 마루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새침이언니는 점심을 먹다가 약간 거만한 태도로 집 앞으로 나왔다.

 “이게 어디서 언니보고 새침이라카노?”

 새침이는 우리오빠와 동갑이다. 새침이는 초등학교에 다녔다.

 나는 학교에 아직 다니지 않는다. 새침이는 거드럼을 피우면서 나왔다.

 “와? 와부르노?”

 나는 새침이언니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 대답도 하지 않고 할머니가 시킨대로 주먹에 꼭 쥔 돌을 새침이머리통을 향해 던졌다. 그 돌은 새침이 머리 정통에 맞았고 새침이는 그 순간 비명을 질렀다.

 “아악!”

 비명소리를 듣고 열무네아지매가 뛰어나왔다.

 “아이고, 이 피 좀 봐라. 야! 쪼매난기 니 언니한테 와 그래? 응?”

 난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다. 새침이는 나를 따돌리고 내 가슴에 피멍이 들게 했다.

 열무네아지매는 우리집으로 달려가서 당장 고자질을 했고, 나는 엄마아부지에게 끌려가서 혼이 났다.

 할머니는 나를 보고 혀를 끌끌찼다.

 “내가 돌로 콱 때리뿌라캤다만 진짜로 돌로 쳐뿟네....”

 아부지가 할머니에게 화를 냈다.

 “엄마는 아아한테 시킬게 따로 있지?”

 할머니는 변명하듯이 말했다.

 “저 등신겉은기 맨날 두들겨맞고 들어오니까 그랬지? 맞은 가씨나도 그렇지.

  다큰 가씨나들이 얼라를 괴롭히고.”

 엄마가 나 때문에 열무네아지매에게 돈을 준 것 같았다.

 “쪼매난 가씨나가 때리라칸다고 진짜 돌로 사람을 때리마 우짜노? 응? 한번만 남 더 때리면 니 고아원에 처넣는다!”

 아부지는 나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면서 눈을 부라렸다.

 나때문은 아니겠지만 새침이네는 그 후 곧 읍내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열무네아저씨와 열무네아지매는 우리집에 일을 도와주러온다. 나는 그나마 놀 사람이 더 없어졌다. 앵두언니네도 학교가 멀다고 올 봄에 집을 팔고 읍내로 이사를 가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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