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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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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칠식이삼촌과 팔식이삼촌
작성일 : 20-09-12 08:04     조회 : 45     추천 : 2     분량 : 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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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허구이고 이 글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가공의 인물입니다.

 

 <칠식이삼촌>

 

 일곱째 삼촌 칠식이삼촌은 공부를 잘해서 동네사람들이 수재라고 불렀다. (원래 작은고모 아래로 삼촌이 두 명 더 있었는데 어릴 때 병으로 죽었다고한다.) 우리아버지는 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것이 못내 자랑스러운가 보았다. 우리동네에는 고등학교가 없어서 저 멀리 부산까지 유학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당시 전화가 있던 닭집아지매네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어요. 이 집에 고등학교간 동생있제. 거가 지금 뭘 잘못해서 경찰서에 잡혔다카는데~~”

 닭집아저씨로부터 그 말을 전해들은 우리아부지는 두 귀를 의심했다.

 “아니? 머라꼬요? 고3인 아아가 경찰서라니?”

 “부산에서 무슨 데모를 했다카네.”

 “이 죽일놈의 시키가 미쳤는갑네. 때려죽일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내 이 시키를 당장...”

 아부지는 사과밭에서 홍옥을 따고있다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기겁을 해서 부랴부랴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칠식이삼촌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있었다. 우리집에는 그 당시 텔레비전이 없었는데, 순돌이할배가 밤에 우리집에 왔었다.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만들고 독재정치한다고 지금 부산에서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난리라카네. 대학생들만 간기 아이고, 고등학생, 지나가는 사람들 다 데모를 했는데 거기에 거기 계엄군이 들어가서 사람들만 모여있으마 무작정 뒤지게 패고 잡아갔다카더만. 아무래도 칠식이가 거기 친구들따라 갔는가배.”

 그 말을 들을 우리엄마는 기함을 했다.

 “아이고, 집구석 망칠 인간아이가? 지가 뭐 안다꼬 나서노? 나서길.”

 그 다음날 아버지가 닭집아지매집으로 전화를 해서 소식을 알려왔다. 닭집아지매가 엄마에게 말했다.

 “칠식이가 군인들한테 개맞듯이 맞아서 지금 병원에 입원을 시켜놨다카네.”

 “아이고, 안그래도 바빠죽겠는데, 그 인간 참 가지가지한다. 또 돈이 박살이 나네. 참말로 죽겠다. 죽겠어.”

 집안의 대소사에 드는 돈을 모조리 책임져야했던 우리엄마는 덜컥 돈걱정이 되는가보았다.

 “그란데 거기 모개외삼촌도 병원에 같이 있다카던데. 모개외삼촌도 군인들한테 두들겨맞은 모양이라~~ ”

 “예? 아니 그 아아는 마산에 있고, 몸을 사려서 데모같은거 할 아아가 아인데예?”

 우리엄마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닭집아지매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친정동생이 그러는데 마산에서도 데모를 했다카네. 데모 안해도 우르르 모여있다가 맞은 사람도 많고 괜히 길거리 지나가다가도 아무 이유없이 얻어터진다카더마는. 우리친정이 부산이잖아.”

 이 소식을 들은 외할머니는 울며불며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아이고, 우리 귀한 아들. 우리 아들 죽는다.”

 며칠 후 아버지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칠식이삼촌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아부지 놀라시니까 여기 며칠 있다가 나으면 집에 가라.”

 칠식이삼촌은 군인들의 총 개머리판에 여러 번 머리를 맞아서 얼굴이 퉁퉁붓고 피멍이 들어있었다. 칠식이삼촌은 고막이 터졌다고 했다. 아버지는 칠식이삼촌에게 들고있던 가방에서 약봉지를 꺼내어서 주었다. 칠식이삼촌은 고3인데, 많이 아파서 그해 대학교 입학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아버지는 칠식이삼촌에게 다시는 데모같은데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재수를 하라고 말했다. 며칠 후, 얼굴에 멍이 빠진 칠식이삼촌이 할머니댁으로 돌아가자 엄마는 아버지에게 마구 대들었다.

 “재수는 또 어느 놈이 시키는데? 엉?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군청같은데 집어넣어도 되고, 상고보냈어봐라. 은행에서 서로 데꼬갈낀데. 어휴. 없는 집구석에서 무슨 재수고? 재수가?”

 아버지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고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를 꽥 질렀다.

 “시끄럽다!”

 아버지의 기차화통같은 소리가 나자 엄마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며칠뒤, 외삼촌의 병간호를 마친 외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는 우리집 마루에 털썩 쓰러지듯이 누워서 땅을 치면서 울었다.

 “정희는 어떻게 됐는데?”

 "병원에 있다가 퇴원시키고 왔다."

 정희는 우리 외삼촌이름이다. 외삼촌이 나의 별명을 모개라고 지었다. 내가 외갓집에만 가면 외삼촌은 나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모개야, 모개야하고 불러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모개라고 부른다.

 “아이고, 우리 삼대독자 이정희! 하마터면 뇌진탕으로 죽을뻔했다아이가. 우리 정희가 그냥 버스타려고 육교 밑으로 지나갈라카는데 괜히 군인놈들이 덤벼서 아무 잘못없는 아를 디지게 팼다아이가. 그란데 글쎄 죽은 사람도 많다카더만. 더럽은 놈들.”

 외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외삼촌은 뇌진탕에 걸리고 온몸에 구렁이감듯이 멍이 안든곳이 없었다고한다. 그런데 소문에는 학생이고, 지나가는 사람이고 붙잡혀서 두들겨맞고 병신된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며, 죽은 사람들도 꽤 많다는 것이었다. 군인들이 곤봉으로 주로 사람들의 머리를 때려서 죽거나 병신된 사람이 많다는 소문이었다.

 “그러게 모난 돌이 정맞는다꼬, 우리같은 사람들이 그런데 함부로 나서는게 아이다.”

 바로 이게 우리엄마의 평소 생활신조였다. 나와 상관없는 일에는 철저하게 눈가리고, 귀막고, 입닫는 게 몸에 이롭다는 그런 사고방식이었다.

 그런데 며칠 후 온 나라가 떠들썩할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총에 맞아죽었다는 것이다.

 “아이고, 나랏님이 돌아가셨네. 남은 아드님, 따님 불쌍해서 우얄꼬.”

 우리 할머니는 대통령이 죽었다고 울었다.

 “어무이, 울지 마소. 이제 세상이 바뀔겁니다.”

 칠식이삼촌이 눈을 반짝 빛내면서 할머니에게 말했다.

 “세상이 바뀌고 안바뀌고 니는 이제 공부나 열심히 해라. 다시는 친구들 따라서 우루루 몰려다니지말고.”

 하지만 겨울에 다시 군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칠식이삼촌은 뭔가 실망한 듯 힘이 없어보이더니 몇 달 할머니댁에 있다가 다시 재수학원에 다니러 대도시로 내려갔다.

 

  <팔식이삼촌>

 

 팔식이 삼촌은 위에 있는 형 칠식이가 공부를 너무 잘해서 항상 좀 위축이 되어있는 것 같았다. 팔식이삼촌은 과묵하고 말이 없었다. 부드럽고 예쁘장하게 생긴 칠식이삼촌과는 달리 팔식이삼촌은 키가 크고 선이 더 굵은 전형적인 남자다운 남자처럼 생겼다. 그래서 어른들은 팔식이삼촌이 더 잘생겼다고 말했다. 팔식이삼촌도 공부를 곧잘 했는데 너무 잘하는 칠식이삼촌에게 눌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약간 약은 구석이 있는 칠식이삼촌은 나중에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강력한 라이벌 팔식이삼촌에게 늘 돌대가리라고 놀렸다.

 팔식이삼촌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중에 할배집에 와있을 때면 강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하모니카를 불었다. 그도 아니면 항상 열심히 공부를 했다.

 우리엄마는 팔식이삼촌도 대학교를 가면 등록금을 어떻게 댈까? 늘 걱정이었다.

 그런데 팔식이삼촌은 바다사관학교를 가겠다고 했다.

 기특하고 착한 팔식이삼촌은 형제많은 집안 형편을 생각해서 등록금이 무료인 바다사관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바다사관학교라는 것이 경쟁이 엄청 세다고 했다.

 팔식이삼촌은 시험에 합격해서 내년에 바다사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에서 팔식이삼촌의 바다사관학교 입학이 불가하다는 소식이 왔다고 한다. 이유는 우리아버지의 7촌아저씨가 옛날에 월북을 했다는 사실이 걸려서라고 한다. 과묵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팔식이삼촌은 끙끙 앓아누웠고, 우리 할머니는 또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난리를 쳤다.

 “그 또라이가 와 월북을 해가지고 내 자식 발목을 잡노? 그 돌로 쳐죽여도 시원찮을 놈이~~아이고, 아이고, 나는 못산다. 내가 콱 죽어뿌야지.”

 우리할머니는 우리아버지와 엄마에게 보라는 듯이 마당에 퍼질러앉아 주먹으로 땅을 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우리아부지는 과수원 한 귀퉁이에 산에서 베어온 나무로 조그만 우리를 지어놓고 돼지를 키웠다. 아부지는 그 돼지를 몽땅 경운기에 싣고 장에라도 가는 모양이었다.

 “아직 팔 때도 안됐는데 그거는 왜 싣고 가는데?”

 엄마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지만, 늘 그렇듯이 아부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가더니 저녁이 되자 신문지에 돈을 똘똘 말린 돈뭉치를 들고 나타났다.

 “나, 낼 어디 좀 가니까 새벽에 일찍 깨워라.”

 “당신, 아까 그 돼지 판돈 또 어디다 쓸라꼬?”

 엄마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묻자, 아버지가 엄마의 말을 막았다.

 “시끄럽다!”

 엄마는 속이 상한지 입술을 깨물었다.

 다음날 새벽 어디론가 신문지에 싼 돈 오십 만원을 들고 집을 나간 아버지는 저녁 늦게야 돌아왔다. 아버지는 몹시 피곤한 얼굴이었다. 그 후 팔식이삼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우리 할머니 역시 울지도 않고 말짱한 얼굴로 웃으면서 돌아다녔다.

 “역시 우리 둘째밖에 없다.”

 중풍에 걸려서 몸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우리 할배까지 뭐가 좋아서인지 해해 웃었다.

 팔식이삼촌은 우리아버지가 오십만원을 어딘가에 갖다주고 힘을 쓴 덕분에 무사히 바다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그 당시 오십만원이면 시골에 집을 한 채 살 수 있었다. 그 몇 년후에도 내가 대도시에 사는 전세사는 큰이모집에 놀러갔을때 집 주인이 이모에게 이백만원이면 주인집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걸 똑똑히 들었다.

 “어이구, 이놈의 세상. 돈 아니면 되는게 없다.”

 우리엄마의 한숨섞인 푸념이었다. 하지만 우리엄마도 팔식이삼촌을 엄청 이뻐했다. 그래도 제일 인간성이나 의리를 생각했을 때 팔식이삼촌이 제일 낫다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팔식이삼촌은 엄격하고 고지식한 면이 있는 군인이 잘 어울린다.

 그후 팔식이삼촌은 방학이 되면 비싼 과자를 사들고 우리집으로 왔다. 보통 그 당시에 내가 먹던 꼬불꼬불한 과자 뽀빠이가 20원 정도였는데, 팔식이삼촌이 사온 것은 이천원이었다.

 팔식이삼촌이 사다준 쿠키는 버터맛이 났다. 하지만 나는 워낙 싸구려과자에 입맛이 길들여져서 별사탕이 한 두 개 들어있는 꼬불꼬불한 라면 비슷한 뽀빠이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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