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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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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우리집 친척들
작성일 : 20-09-12 07:46     조회 : 45     추천 : 2     분량 : 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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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친척들>

 

 내 별명은 나모개, 나는 올해 다섯 살이다. 부잣집아이들은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우리집은 찢어지게 가난하다. 그래서 맨날 동생들을 업어주거나, 동네 아이들과 들과 산, 강으로 쏘다니거나 이웃농장을 구경하러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그래서 하도 심심해하고 하니 우리엄마는 나중에 일곱살인 나를 국민학교에 입학시킨다.)

 내 이름은 따로 있는데, 친척들은 이름보다 별명을 더 자주 부른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 가기 전까지 내 이름이 나모개인줄 알고 컸다. 모개는 모과의 사투리로 못났다는 뜻이다. 우리 부모님은 내 이름이 내 사주랑 안맞다고 해서 이름을 두 번 바꾸어서 나는 나중에 학교에 입학할 때 정확한 내이름을 알았다.

 우리동네는 동네전체가 과수원이다. 우리아부지는 사과농사를 짓는다.

 이 사과밭은 우리 아부지가 열 여섯 살 때부터, 다른 집 논밭도 갈아주고, 남의 집 감자를 지게로 져다날라서 번 품삯으로 한 포기, 두 포기 사다 심은 것이 오늘날의 과수원이 되었다.

 남들은 남의 속도 모르면서 우리 과수원을 보고 부자라고 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우리 아부지가 어렸을 때, 온 친가 식구들이 강가 모래밭을 개간해서 만든 밭에 땅콩도 심고, 파농사도 짓던 땅이다. 그때 군청에서 하천부지 개간을 허락했는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자갈을 골라내고, 흙도 퍼다날라서 만든 땅이 지금 우리 동네의 밭들이 되었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우리동네 사람들이 사과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 시절에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대학생 하나 만든다는 말이 있을 만큼 사과가 비싸던 시절이었고, 과수원은 새로운 인기 아이템이었다. 대부분의 땅이 논밭이던 때에 강가의 모래밭을 개간해서 과수원을 만들어나가던 사람들은 잔뜩 꿈에 부풀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동네 땅은 완전 개척지, 동네사람들의 손으로 한 삽, 한 삽 퍼다나른 피땀의 결정체라고 할까?

  뒷집 순돌이네할배네, 앵두네 살구밭, 옆집 파인애플할배네, 앞집 구원자, 돼지농장집 봉씨아저씨네, 교회집, 닭집아지매네 양계장에 딸린 밭 모두 그렇게 없던 땅에 생긴 밭들이다.

 

 우리 할배는 원래 읍내에서 한약방을 하면서 중풍환자에게 침도 놓고 했는데, 얼마전에 본인이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할배가 쓰러진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 큰아버지가 한 사람 있는데, 맨날 술만 퍼마시고 뗀깡을 부렸다. 우리할배는 자식이 총 아홉명인데 장남인 큰아버지는 자기가 이 많은 동생들을 먹여살리기도 싫고, 너무 부담스러워서 장가를 든 뒤부터 맨날 우리할배에게 분가를 시켜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우리할배는 읍내 인근에 일등호답논이 꽤 있었는데, 땅을 분배해달라는 것이었다.

 “동생들 공부시켜준다고 약속하면 이 땅 다 내어주께. 내가 안그래도 결혼늦게 해서 니 동생들이 어린데, 니한테 땅을 다 주마 우리는 뭐 먹고 살고?”

 우리할배는 결혼을 두 번 하셨다. 첫부인이 딸을 낳고 돌아가신 후, 두 번째 부인과 결혼해서 낳은 아들딸이 아홉명이었다. 그러니까 큰아버지는 우리아버지와 친형제가 맞다. 우리 할배는 시집간 큰 고모님까지 합 열 명의 자식을 낳으셨다.

 큰아버지는 둘째아들인 우리아버지와 나이차이가 다섯 살 정도 났다.

 큰아버지가 결혼을 한 뒤에 우리할머니는 또 막내삼촌 구식이를 낳았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큰아버지는 동생들이 너무 많으니까 짜증도 나고 자기몫을 받아서 나가고 싶었던가 보았다. 어느 날 밤, 맨날 할배에게 땅을 내놓으라고 대들던 우리 큰아버지는 땅문서를 모조리 훔쳐서 혼자서 야반도주를 했다. 큰아버지는 그때 결혼해서 부인과 딸 둘,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자기 가족도 내팽개치고 혼자서 도망쳤다. 어떤 여자와 함께 도망을 쳤다는 소문도 있었다.

 큰아버지가 밤도망을 친 후, 우리 할배는 그 충격으로 쓰러졌고 다시 일어났을 때는 왼쪽몸을 쓰지 못했다. 할배가 몸이 아프고 거동도 잘 못하니까 우리아버지가 돌봐주어야하니까 아랫마을로 이사를 온 것이다.

 우리아버지는 졸지에 부모님과 형수네 식구들, 그리고 다섯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먹여살려야했다. 우리아버지 동생이 원래는 일곱 명이었는데 그나마 두 분이 어릴 때 전염병으로 돌아가셔서 식구가 줄었다고 한다.

 그 뒤 몇 년 후, 큰아버지는 어디서 뭘 했는지 땅을 다 팔아서 탕진을 한 다음 알콜중독자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큰아버지는 돌아온 후에도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술값은 어디서 나는지 늘 술을 홀짝거리면서 마시곤 또 뗀깡을 부리곤 했다.

 우리아버지가 일을 하러 경운이를 끌고 나가면 항상 누군가가 큰아버지의 외상값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 우리아버지는 주머니에서 큰돈이든 작은 돈이든 꺼내어서 갚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아버지는 자식인 우리들에게는 과자 한번 사준 적이 없었다. 우리 형제들이 먹는 과자는 대기업공장에 취직한 이모들이 모두 사주었다.

 우리아버지는 시집을 간 큰누나와 군에 가 있는 작은 아버지를 제외하고, 작은고모과 삼촌 셋을 공부시켰다.

 

 <작은고모>

 

 작은고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방직이라는 회사에 다녔다고 한다. 그 당시에 여자가 중학교를 나왔으면 공부를 많이 한 편이었다. 우리아버지는 공부를 싫어하기도 했지만 집이 가난하고 동생들은 많고 해서 자발적으로 소학교만 마치고 돈을 벌었다.

 작은고모는 회사에 다녀서 돈을 꽤 많이 모았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 아주머니의 주선으로 선을 보게 되었다. 고모부는 인근의 땅 많은 집안의 아들이었는데, 형제들이 줄줄이 죽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외동아들이 된 경우였다. 그래서 모든 집안의 땅을 고모부가 물려받을 모양이었다. 고모는 뜻밖에 조건이 좋은 남자가 퍽 마음에 들었던지 금방 결혼을 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결혼을 할 때 여자쪽에서 신랑한테 양복을 맞춰주는 것이 관례였다.

 병든 아버지와 술주정뱅이 형을 대신해서 우리아부지가 예비고모부와 양복점에 따라갔다고 한다. 돈걱정이 된 우리아버지는 양복점 앞에서 고모부에게 부탁을 했다고 한다.

 “야, 우리가 형편이 넉넉지않으니까 니가 한 벌만 맞춰라.”

 그러자 사람좋고 싹싹한 고모부는 흔쾌히 그러마하고 동의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부유한 집안의 외동아들로 자란 고모부는 이것저것 너무 마음에 들었던지 양복점주인이 권하는대로 양복 세 벌을 모두 맞추려고 했다는 것이다. 또다시 고모부를 밖으로 불러낸 우리아버지가 경고를 했다고 한다.

 “야, 짜식이. 아까 하나만 맞추기로 했잖아. 그런데 왜 자꾸 세 벌 다 할라고 그래?”

 전직 동네씨름선수였던 우리아버지의 강권에 기가 죽은 고모부는 금방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아, 예. 형님. 깜박 잊고.....”

 하지만 다시 양복점에 들어간 고모부는 또 말이 달라졌다고 한다.

 “신랑될 사람, 참 인물좋다. 이 기회에 세 벌 다 맞추세요. 장가갈 때 양복얻어입지 언제 얻어입어요?”

 양복점 주인이 자꾸 칭찬하자 고모부는 우리아버지의 눈치를 살금살금보면서 또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고모부는 양복을 세 벌 맞추게 되었다.

 혼수용 예물을 맞추러 금은방에 가서도 고모부의 이런 처세는 계속 되었고 결국 우리아버지는 예상외로 지출을 너무 많이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집에 와서 우리엄마에게 씩씩거리면서 예비고모부의 욕을 퍼부었다.

 “그 시키. 그거 앞에서 이말, 뒤에서 저말. 사내시키가 한 입으로 계속 두말하잖아. 꾸리한 시키.”

 그리고 시집가기 전에는 생활비 한푼을 안보태던 작은고모는 혼수를 바리바리 장만해서 땅부잣집의 며느리가 되었다.

 “아~~ 저년. 저거. 도둑년이구만. 응? 언제 저렇게 장만해서 꽁꽁 숨겨뒀었노?”

 고지식한 우리아버지는 식구들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자기돈만 불려서 시집갈 때 싸들고간 고모에게 약간 실망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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