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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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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배경을 제외하고, 모두 허구이며 인물들은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이젠 사라져가는 대가족세대와 시골의 마을공동체생활을 겪은 70,80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저 평범한 아이의 눈으로 부모님세대를 바라본 옛 이야기입니다.

 
돼지농장집 사람들
작성일 : 20-09-11 07:02     조회 : 54     추천 : 2     분량 : 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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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이야기는 허구이고,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공의 인물들입니다.>

 

 돼지농장집 사람들

 

  돼지농장집 주인은 봉씨 아저씨다. 봉아저씨는 돼지를 백 마리도 넘게 키운다.

 내가 세어보진 않았지만 말이다. 굉장히 많다. 내가 아는 숫자는 백까지뿐이라서 달리 표현은 못하겠다. 봉씨아저씨는 커다란 과수원을 가지고 있고 과수원 안에 돼지축사가 있다.

 봉씨아저씨밭은 우리밭처럼 정사각형이 아니고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있다. 그 북쪽 끄트머리는 우리밭과 밭둑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우리 산 밑에 있다. 내가 산에 할미꽃을 캐러가려고 하면 좁은 봉씨아저씨네 밭을 지나가야한다. 그리고 봉씨아저씨네 밭은 산 밑에서 동네 끝까지 길쭉하게 뻗어있어서 우리 동네에서 가장 넓은 사과밭이다.

 봉씨아저씨는 우리아버지보다 나이가 열 살도 더 많을 것이다. 작은 키에 얼굴에 주름이 쪼글쪼글하고 머리는 곱슬머리이다. 약간 외국인처럼 생겼다. 하지만 몸이 굉장히 다부져서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지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봉씨아저씨네 집은 읍내에도 있고 가게도 있어서 부인과 작은 과자공장을 운영하는데 겨울에는 쌀강정, 땅콩강정, 깨강정을 만들어서 팔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동네에서는 봉씨아저씨네를 까자방(과자방)이라고 불렀다. (이하 봉씨아저씨네를 과자방이라고 부르겠다)

 부인은 읍내에서 과자공장을 일꾼을 들여서 하고 딸들이 돕기도 한다. 딸이 셋, 아들이 둘인데 모두 우리 삼촌이모만큼 나이가 많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가끔 심심해서 돼지농장에 놀러가면 이모같은 과자방언니가 나에게 자기가게에서 만든 과자를 주었다.

 길에서 50미터 정도 쭉 들어가면 돼지농장에 딸린 집이 있었다.

 길가에 무시무시한 가시덤불로 울타리를 길게 치지 않았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과를 다 따먹었을지도 모른다. 길가에 홍옥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길에서 손만 뻗으면 사과를 딸수 있을 정도로 크게 자란 나무의 가지들이 길 밖에까지 뻗어있었다. 가시덤불에는 구기자나무도 심어서 나는 늘 여름이 되면 봉씨아저씨네 울타리에 붙어서서 빨갛고 길쭉한 구기자를 땄다.

 빨간 구기자는 보석같았고 내가 따가는 걸 모아서 엄마는 구기자를 말려서 겨울에 차로 끓였다. 내가 동네사람들이 까자방이라고 부르던 봉씨아저씨네 집에 드나든 것은 아마 엄마 뱃속에서부터였을 것이다. 내 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그 집에 드나든 기억은 막둥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때라 대략 4~5세 정도였던 것 같다.

 내가 그 집 우물 앞에 설치된 펌프로 물을 퍼올리며 물장난을 하고 놀고 있으면 봉씨아저씨딸즉-과자방언니는 애인과 함께 수다를 떨곤 했다. 과자방언니의 애인은 돼지농장과 과수원을 돌보던 사람이었다. 과자방언니와 애인은 봉씨아저씨가 있을때는 서로 모른척하다가 봉씨아저씨가 어디 나가면 둘이서 바짝 붙어앉아서 얘기를 나누었고 나는 그 사이에 끼어서 과자가게에서 가져온 과자나 사과를 먹었다.

 어느 날 과자방언니는 집을 나갔고, 농장에 있던 그 애인아저씨도 농장을 떠났다고 한다.

 사람들이 둘이 서로 좋아했는데 봉씨아저씨가 싫어해서 둘이 도망을 간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심심해서 봉씨아저씨네 돼지농장에 어슬렁거리면 다른 딸이 와서 일을 돕기도 했다.

 그 사실을 봉씨아저씨만 몰랐을 뿐이다. 봉씨아저씨는 속이 상했는지 소주를 자주 마셨다.

 “모개야, 니는 커서 절대로 집에서 일하던 일꾼하고 연애하면 안된다. 알았나?”

 봉씨아저씨가 얼굴이 뻘개져서 딸국질을 하면서 나에게 말했다.

 가끔 과자집에 드나들면서 과자나 사탕을 얻어먹을 생각이었던 나는 급히 동의해주었다.

 “응,응”

 “그 연놈들이 언제부터 바람이 났는줄 니는 알았나?”

 봉씨아저씨가 나에게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로 묻는 것이었다.

 나는 다 알고 있었다. 예전부터. 그래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봉씨아저씨는 갑자기 흥분해서 나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모개 니 다알면서 와 내한테 말안했노?”

 난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내가 뭘 말을 안했다는건지. 누가 봐도 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처럼 보였는데 그걸 몰랐던 봉씨아저씨가 바보지.

 과자방 둘째딸이 우리 사이를 끼어들었다.

 “아부지, 술 취했심더. 고마하이소.”

 그 뒤로 봉씨아저씨는 총각을 절대로 고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다시 돼지농장을 관리하러 온 사람이 훈이네아빠였다.

 원래는 도시에 살았는데 하던 일이 잘 안되어서 시골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훈이는 엄마아빠를 따라서 돼지농장집에서 살게 되었다. 훈이 동생도 있었다.

 구원자와 훈이, 나 셋은 나이가 비슷해서 같이 숨바꼭질이나 땅바닥에 그림그리기를 하면서 놀았다. 얕은 강가에서 고디와 조개도 잡았다. 그리고 남자가 한 명 있으니까 소꿉놀이할 때 아빠역할을 할 수 있었다. 납작한 돌접시에 민들레나 쑥을 뜯어서 반찬으로 담고 고운 모래를 퍼와서 밥을 지었다. 소줏병 뚜껑으로 컵은 만들고 사과나뭇가지를 꺾어서 젓가락을 만들었다.

 “여보, 식사하세요.”

 뽀뽀뽀에서 본 대로 내가 엄마역할을 하고 훈이는 아빠역할을 했다.

 “알았어요. 고마워요.”

 훈이는 젓가락으로 풀반찬을 집어먹으면서 아빠흉내를 냈다.

 구원자는 아기역할을 했다. 소꿉놀이에 짝이 맞아서 재밌었다.

  돼지는 새끼를 낳으면 한 번에 10마리 정도를 낳는다. 돼지새끼는 강아지처럼 귀엽다.

 어릴 때 우리집에서 키운 돼지는 시커먼 흑돼지였는데 봉씨아저씨네 농장의 돼지는 하얀 백돼지들이었다. 새로운 종자라고 했다.

 훈이네 아빠엄마는 어미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손수 받기도 하고 사료를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수원일도 도왔다. 하지만 봉씨아저씨가 워낙 일을 잘 했기 때문에 훈이아빠는 봉씨아저씨 마음에 썩 들지 않았나보다. 봉씨아저씨는 훈이네아빠에게 늘 일을 가르친다고하면서 잔소리를 많이 했다.

 어느 날 돼지농장에 전염병이 돌아서 돼지새끼들이 수십마리 죽었다.

 “내가 돼지새끼들 설사한다고 돼지똥 자주자주 치우라안캤나? 으이?”

 봉씨아저씨가 훈이아빠에게 소리쳤다.

 “이틀에 한 번씩 꼭꼭 치웠심다.”

 훈이아빠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여름에는 더 자주 쳐야제? 바닥 축축해지마 바로바로 쳐야지. 내 일 아이라꼬 미적미적거리니까 저 돼지들 다 병 옮긴 것 아이가? 응? 저..저..저거 다 우짤끼고? 응? 똑바로 했으마

 저렇게 까지는 안됐을 거 아이가! 내가 손해를 얼마나 본 줄 아나?”

 봉씨아저씨가 불만을 토로했다.

 “그기 와 내탓인교? 돼지콜레라 돈다고 할 때 일찍 예방접종해야되는 걸 자기가 시기를 놓쳐서 그런 걸 와 남 탓을 하노! ”

  훈이네 아빠는 삽을 집어던지면서 짜증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여름에 장마오면 사과에 탄자병 든다고 약쳐라. 사과밭 모래 마른다. 물대라.

  돼지들 삼시 세끼 사료줘야지, 병걸리면 약믹이야지. 돼지 똥오줌 치워야지. 일 더럽게 많네. 내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겠다. 그렇게 잘하면 직접 하소! 에잇**.”

 훈이네 아빠는 땅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야, 임마야. 니 지금 뭐라캤노?”

 봉씨아저씨는 훈이네아빠의 멱살을 잡았다.

 “내 그만둘란다! 때리치아뿔끼니 이거 놔라! 꼴난 그 돈 받고 내가 마누라새끼들까지 데리고 새벽부터 밤까지 쎄빠지게. 이제 안할끼니 돈이나 주소. 내 딴데 갈끼니.”

  사실 예전에 일하던 과자방 첫째언니의 애인아저씨는 언니가 예쁘고 복슬복슬했기 때문에

 봉씨아저씨의 잔소리들을 견뎠으리라.

 사과를 모두 수확한 다음 첫서리가 내릴 무렵 훈이가 말했다.

 “우리 이제 바닷가로 이사가. 우리아빠 이제 큰 배를 탄대.”

 내가 다음날 훈이네 집으로 놀러갔을 때는 이미 모든 짐을 싸고 떠나고 텅 빈집에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몇 안되는 친구였는데 내 마음은 무척 섭섭했다.

 그 뒤로도 농장에 일꾼이 몇 몇 왔으나 대부분 일년을 못 채우고 가버렸다.

 딸기하우스에 딸기를 따러 가거나 이웃 동네에 새로 생긴 공장에 많이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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