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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완벽하게 해피엔딩
작가 : 달콤슈크림
작품등록일 : 2020.9.6

결혼 프로포즈까지 한 재하의 배신으로 10년의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윤서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았다. 폐인처럼 살던 어느 날, 윤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다.

무작정 떠돌며 살던 윤서는 우연히 정민의 쉐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듯 하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재하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재하와의 이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은정도 함께 만나게 된다. 윤서가 이 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윤서를 신경쓰던 정민은 평소답지 않은 윤서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재하를 경계한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던 윤서의 변화에는 태도에 정민과 쉐어하우스 메이트들은 몰랐던 윤서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였던 윤서와 재하화의 과거를 알게 될수록 정민은 윤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는 재하 역시 정민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부탁하지 마세요. 이제 윤서에 대해 부탁할 자격도, 의미도 없지도 없지 않나요.'

 
6화. 조금씩 익숙해지는.
작성일 : 20-09-11 00:24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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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시간 후,

 윤서가 눈을 떴다. 다시 감았다 뜬다. 그러다 눈을 번쩍 뜬다.

 정민이 심각한 표정으로 윤서의 침대 옆에 앉아있다.

 “잘 잤어요?”

 

 윤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언제.... 오셨어요? 무슨 일 있어요?

 

 정민이 윤서의 어깨를 잡고 천천히 일으켜서 앉혀준다.

 “많이 아파요?”

 “이제 좀 괜찮아요. 그런데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아픈 것 같아서.”

 “어제 앉아있기만 했는데... 긴장해서 그랬나봐요. 이제 괜찮아요.”

 “생각보다 긴장 많이 하는 스타일이구나. 전혀 티 안 나던데.”

 

 윤서가 다정하게 말하는 정민을 빤히 쳐다본다. 정민이 허리를 숙여 윤서와 눈높이를 맞춘다.

 “왜요?”

 “아... 아니에요. 진짜 부업으로 간병인 하셔도 되겠어요.”

 “하하하하하. 그래요? 배 안 고파요? 간호사님이 아침에 밥도 안 먹고 잤다던데.”

 “글쎄요. 아직 좀 멍해요.”

 “밥 사왔어요. 먹을래요?”

 “또요? 병원 밥 먹어도 되는데.”

 “팔을 다친 거지 수술하거나 그런 게 아니잖아요. 병원 밥은 진짜 환자들이 드시는 걸로 하죠. 삼계탕 괜찮죠?

 “네. 좋아요.”

 

 정민이 테이블 위에 삼계탕을 세팅한다. 윤서는 도와보려고 하지만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요. 움직이면 낫는데 더 오래 걸려요.”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왜 안나을까요...."

 "그게 그렇게 한번에 나을 수가 없죠."

 “넵.”

 

 윤서는 삼계탕 냄새를 맡자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윤서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정민이 피식 웃는다.

 “배가 고팠네.”

 “그런가 봐요. 잘 몰랐는데 냄새 맡으니까 알겠어요.”

 “먹고 또 자요.”

 “네. 그런데 대표님은 안 바쁘세요?”

 “왜요?”

 “매일 오시는 것 같아서요.”

 

 정민이 어깨를 으쓱한다.

 “애들이 바쁘죠. 저는 별로 안 바빠요.”

 “저는 대표님 덕분에 잘 먹고 있는데 대표님은 저 때문에 괜히 귀찮게 되신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작가님이 잘 먹고 얼른 나아야 열심히 일하시죠. 첫 미팅 때 말했죠. 이번 게임 대박 나야 한다고.”

 

 윤서가 양팔을 천천히 위 아래로 움직여본다.

 “아까보다 훨씬 나아요. 곧 퇴원해도 될 것 같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정민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을 한 숟가락 떠서 호호 불어 윤서의 입 앞에 가지고 갔다. 윤서는 잠시 정민을 쳐다보다가 말없이 입을 벌린다. 윤서는 씹을 때 절대 입을 벌리지 않는다. 입을 앙 다물고 우물거리는 먹는 윤서를 보니 정민은 자기도 모르게 또 웃게 된다.

 “맛있어요?”

 “네. 완전요. 대표님도 드세요.”

 “저는 아까 미팅하고 점심 먹고 왔어요.”

 “아. 제 밥 때문에 일부러 오신 거예요?

 

 한 숟가락 더 떠서 윤서를 먹여준다.

 “완전 일부러 왔죠.”

 “아.... 그럼 너무 죄송한데.....”

 

 정민은 윤서가 우물거리며 죄송하다는 표정을 하며 눈꼬리가 내려가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오려한다.

 “아니에요. 볼 일도 있어서 나왔어요. 조금 있다 또 미팅 있어서 가야해요."

 "제가 먹을게요. 이제 제가 움직일 수 있어요. 얼른 미팅 가세요.“

 “그것까지 다 계산해서 미팅 시간 잡았어요. 괜찮아요.”

 

 정민은 말하며 윤서를 먹여준다. 정민은 깍두기를 집어 윤서의 입 앞에 가져간다. 윤서는 다시 조그맣게 입을 벌려 깍두기도 먹는다. 입 안이 가득 찬 윤서가 우물우물 거리며 밥을 먹는다. 정민은 계속 웃음이 나온다.

 “왜 자꾸 웃으세요?”

 “제가요?”

 “네. 자꾸 피식 거리면서 웃고 계세요. 제가 웃긴가요.”

 “아니요. 웃기지 않습니다.”

 

 윤서는 계속 우물거리며 먹는다.

 “누구를 먹여준 적이 없어서. 뭔가 제가 어미 새가 된 기분이에요.”

 “그럼 제가 새끼인가요?”

 “역할 상 그런 것 같네요.”

 윤서가 우물거리며 먹다가 정민을 슬쩍 본다.

 “제가 먹는 속도가 느려요.”

 

 정민이 한 숟가락 더 떠서 준다.

 “네. 알아요.”

 “보고 있음 답답하시겠네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야죠.”

 

 정민은 소소한 대화를 하며 윤서의 점심식사를 돕는다.

 “후아. 너무 배불러요.”

 “잘 먹네요. 다행이에요.”

 “덕분에 진짜 잘 먹었습니다.”

 “치카치카 하러 갈까요?”

 “조금만 있다가요. 그리고 치카치카 말고 다른 용어가 없을까요? 평범하게 양치질은 어떤가요?”

 “치카치카나 양치질이나.”

 “그렇긴 한데 어감이 달라요. 대표님께서 치카치카라고 하니까 이상해요.”

 

 정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얄미운 표정을 짓는다.

 “할 수 없어요. 익숙해지세요.”

 “이미 좀 익숙해 진 것 같아요...”

 

 정민이 유쾌하게 웃는다.

 “하하하하하. 커피 마실래요?”

 “저 커피 못마셔요.”

 “에? 커피를 못 마셔요?

 “네.”

 “왜요?”

 “어느 순간부터 커피를 마시니까 두통이 너무 심해서 안마신지 좀 됐어요.”

 “아. 그렇구나. 그럼 주스? 난 커피 한 잔 해야겠어요.”

 

 윤서는 잠시 고민한다.

 “저도 같이 가요.”

 “같이 가게요?”

 “며칠 동안 병실에 있었더니 답답해요.”

 “그건 저녁 먹고. 같이 산책 가요. 무슨 주스 좋아해요?”

 “오렌지 주스요.”

 “오케이. 다녀올게요.”

 

 윤서는 잠시 머뭇머뭇 한다.

 “네. 다녀오세요.”

 

 정민은 그런 윤서를 보고 웃더니 병실을 나간다.

 윤서는 생각에 잠긴다. 참 이상한 사람이다. 오지랖도 너무 넓고 잘 모르는 사람을 어려워하지도 않는다. 별 생각 없이 말도 툭툭 던지는 것 같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자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보면 볼수록 정말 신기한 사람이다.

 

 

 ****

 

 

 정민은 1층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그 때, 정민의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응. 성훈아.”

 “형. 어디야. 오전 미팅은 끝났어?”

 “응. 왜?”

 “오늘 미팅 장소가 바뀌어서 카톡 보냈는데 답장이 없길래.”

 “아 그래? 어디로?”

 “우리 회사로 온대.”

 “응. 그럼 나도 회사로 갈게.”

 “어딘데?“

 “병원.”

 “병원? 어디 아파?”

 “아니.”

 

 성훈이 또 언성이 높아진다.

 “설마 작가님 보러 간 거야?”

 “보러 온건 아니고 작가님 밥 먹어야 해서.”

 “대단하다, 형. 진짜 대단해.”

 “뭐가?”

 “지극정성이야. 병원이면 금방 오겠네.”

 “응. 곧 출발해.“

 “오키.”

 마침 음료가 나와서 정민은 음료를 들고 다시 병실로 향한다.

 

 

 ****

 

 

 정민은 조심스럽게 병실 문을 열었다. 윤서는 정민이 들어온 줄 모르는 듯하다. 정민은 침대에 기대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 윤서를 바라보며 멈춰 선다. 이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외모와는 다르게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말투도, 절대 한 마디도 지지 않는 성격도. 가끔 아주 슬픈 표정을 하는 눈도. 처음에는 진짜 불편한 여자였는데 이상하게 대화를 나눌수록 궁금한게 더 많아지고 함께 있고 싶다.

 

 정민이 윤서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뭐해요?”

 

 윤서가 깜짝 놀란다. 정민이 오렌지 주스를 따서 건넨다.

 “마시고 한 숨 더 자요. 저녁에 올게요.”

 “대표님도 퇴근하시면 집에 가서 좀 쉬세요.

 “만날 쉬어요. 저녁 뭐 먹고 싶어요?”

 “저녁에는 병원 밥 먹어도 되요. 와서 아직 한 번도 못 먹었어요. 하루정도는 병원 밥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밥이 있어도 먹을 수가 없잖아요. 팔이 그래가지고.”

 

 윤서가 왼손을 까딱인다.

 “이제 이 손은 움직일 수 있어요. 오늘은 진짜 대표님도 가서 쉬세요.”

 “회사랑 별로 멀지도 않은데요 뭐. 혹시 먹고 싶은 것 있어요?”

 

 윤서는 자신도 모르게 정민을 빤히 쳐다본다. 정민 역시 윤서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갑자기 윤서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고 정민은 당황한다. 윤서가 정신을 차린다.

 “아. 죄송해요.”

 “뭐 죄송할 건 없는데. 자세히 보니까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게 생겼죠?”

 “무슨 그런 농담을.”

 

 정민이 키득거리며 웃는다.

 “농담 아닌데. 뭐 사올까요?”

 “아. 저는..... 피자 먹고 싶어요.”

 “피자 좋죠. 회사 근처에 맛있게 하는 집 있어요. 또 있어요? 아이스크림 좋아해요?”

 “네.”

 “무슨 맛?”

 

 윤서가 머뭇거린다.

 “초코맛이요.”

 “역시.”

 “왜요?”

 “왠지 초딩입맛일 것 같았어요.”

 “왜요?”

 “그냥. 느낌. 갈게요. 쉬고 있어요.”

 “네. 다녀오세요.”

 

 병실 문을 닫고 나온 정민은 잠시 그 자리에 선다. 잘못 본 것이 아니다. 분명 윤서의 눈에 눈물이 고였었다.

 정민은 나누었던 대화를 곱씹어 본다.

 “눈물이 날 만한 대목이 없는데... 뭘까."

 정민에게는 또 고민이 하나 더 생겼다.

 

 ****

 

 며칠 뒤,

 정민이 원무과에서 퇴원수속을 밟을 동안 윤서가 벤치에 앉아있다.

 “퇴원 수속 다 했어요. 가요.”

 “아, 네. 감사합니다.”

 “집에 데려다 줄게요.”

 “괜찮아요. 택시 타고 갈게요.”

 “그래봐야 내가 데려다 줄 거 알면서. 갑시다.”

 

 정민은 윤서가 탈 수 있게 문을 열어 주었다. 윤서는 잠시 정민을 보더니 차에 탄다.

 “주소 불러 봐요.”

 “경기도 한성구요.”

 “출발합니다~”

 

 정민은 운전을 하며 힐끔힐끔 옆자리의 윤서를 본다. 첫 만남 이후, 계속 병원에서만 보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보니 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 불편할 것만 같은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윤서가 옆에 있는 것이 편안하고 좋다.

 “음악 들을래요?”

 “네. 좋아요”

 

 정민이 음악을 튼다.

 “창문 열어도 되요?”

 “그럼요.”

 

 윤서가 창문을 여니 시원한 여름바람이 차 안을 가득 채운다.

 “하아. 바람 좋네요.”

 

 정민은 좋다고 말하는 윤서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입원했을 때보다 날이 많이 더워졌죠."

 "네. 그렇긴 하네요. 그래도 바람은 좋아요."

 

 

 ****

 

 

 정민과 윤서는 한 건물 앞에 선다. 정민은 차에서 내린다.

 “여기 살아요?”

 “네.”

 “여기 고시원인데?”

 “네. 여기 살아요.”

 “얼마나?”

 “이제 한 반년쯤?”

 

 정민은 혼란스럽다.

 “왜요?”

 “왜라니요.”

 “왜 여기서 살아요?”

 

 윤서는 정민의 반응을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보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겉으로 멀쩡하게 생긴 30대 여자가 고시원에 산다고 하면 누가 들어도 이런 반응일 것이다. 윤서는 무덤덤하게 말한다.

 “가격도 싸고. 언제 들어와도 되고. 언제 떠나도 되고.”

 

 정민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묻는다.

 “이런 말이 무례하게 들릴 수 있지만 기분 나쁘게 듣지 않았으면 해요. 돈이 없는거에요?”

 

 윤서는 정민의 표정과 말투에 웃을 뻔했다.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편해요.”

 “아... 그럼 호텔도 있잖아요.”

 “쓸데없이 비싸잖아요.”

 “아.....”

 

 정민이 벙찐 표정으로 서있자 윤서가 꾸벅 인사한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정민이 돌아서는 윤서의 팔을 잡는다.

 “들어가려고요?”

 “네? 그럼요?”

 “음.... 어.... 데려다줬는데 들어왔다 가라는 소리도 없어요?”

 

 윤서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네? 저길 들어가시려고요?”

 “작가님 집이라면서요.”

 

 정민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초대도 하지 않았는데 남의 집에 가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민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윤서는 당황했지만 이내 앞장서서 들어간다.

 “네. 뭐. 따라오세요.”

 

 고시원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단지 작았다. 현관도, 복도도, 계단도. 특히 키가 큰 정민에게는 더 작게 느껴졌다.

 

 4층까지 좁은 계단을 올라가니 8개의 작은 문들이 양쪽에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윤서의 방은 예상대로 아주 작지만 깨끗하다. 정민은 여느 고시원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 조금 더 충격적이었다. 이 방 역시 키가 큰 정민에게는 더 작아보였다.

 “여기서 지낼 수 있어요?”

 “완전요. 반년 됐다니까요.”

 “이런 말 하면 진짜 무례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요....”

 “괜찮아요, 대표님. 평소에 마음대로 말씀하시면서 갑자기 무슨 무례.”

 

 정민은 결심한 듯 윤서와 눈을 마주친다.

 “우리 집으로 갈래요?”

 

 윤서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다.

 “네?”

 “미안한데요. 여길 안 봤으면 모르겠는데 여기를 본 이상 저 혼자 집에는 못 가겠어요.”

 “여기가 왜요.”

 “미안해요. 짐 싸요. 우리 집에 가요.”

 “네? 지금요?”

 “네.”

 

 정민의 단호한 표정에 윤서 역시 벙 찐 표정으로 정민을 바라본다.

 “정말로 가요?”

 “네. 적어도 완전히 몸 다 나을 때까지 우리 집에 와있어요. 여기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어떻게 계단으로 계속 왔다 갔다 해요.”

 “이제 괜찮은데. 그러니까 퇴원도 했죠.”

 “괜찮기는. 가방 어디 있어요? 같이 도와줄게요.”

 “쌀 거 별로 없어요.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잘됐네요. 갑시다.”

 

 정민은 윤서를 차에 태운다. 가는 길에 둘은 말이 없다. 정민이 먼저 침묵을 깬다.

 “미안해요.”

 “왜요?”

 “갑자기 너무 내 마음대로 데려가는 것 같아서요.”

 “아뇨... 그런건 아닌데 괜히 제가 신경 쓰이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대표님 표정이 너무 단호해서 일단 따라오긴 했는데... 같이 사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가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괜찮아요. 그리고 뭐 애들 다 봤잖아요. 희주 빼고.”

 “아. 회사 분들 외에 또 누가 있나보네요.”

 “네. 작가님이랑 동갑이고 엄마끼리 친구에요. 어렸을 때부터 보던 동생이라 친동생 같아요. 서울에서 살다가 지금은 집이랑 멀지 않은데서 꽃집 하고 있어요. 플로리스트 거든요.”

 “그렇구나. 멋진 직업을 가지고 계시네요.”

 “그런가요. 밝고 별로 낯가림이 없는 애여서 작가님이랑도 빨리 친해질 거에요.”

 “그래도.... 갑자기 이렇게 가면 안될 것 같은데...”

 

 윤서가 걱정이 되는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윤서는 걱정하거나 무언가 미안한 일이 생기면 유독 눈꼬리가 쳐진다. 정민은 그럴 때마다 윤서가 주인 잃은 강아지같아보여서 마음이 더 쓰인다.

 “좀 갑작스럽긴 하지만 희주도 작가님에 대해 모르진 않아요.”

 “에? 어째서요?”

 “제가 매일 이렇게 병원 왔다갔다했는데 애들이 모를까봐서요.”

 “그러게요. 정말 열심히 왔다갔다 하셨어요.”

 “내가 오지랖이 넓긴 한데 남한테 그렇게 관심 없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을 챙기니까 애들이 뭔가 싶어서 관심이 많아요. 이상하게 작가님은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정민이 윤서를 힐끔 본다.

 "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신경쓰인다는 말을 뭐 관심이 있다거나 좋아한다는 말로 오해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같이 일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어 정민이 차를 세우고 윤서를 바라본다. 윤서도 정민을 바라본다. 정민은 무언가 말을 하려 입을 열었다가 만다.

 “왜요? 말씀하세요.”

 

 정민이 이내 고개를 돌린다.

 “아니에요.”

 “말씀하셔도 되는데.”

 “아니에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물어볼게요.”

 “하고 싶은 말 다 하시던 분이 아까부터 갑자기 왜그렇게 조심스러우세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요. 내가 원하는 답을 들을 것 같지도 않고.”

 “뭐... 그럼 그러세요.”

 

 정민이 다시 말하려는 찰나 신호가 다시 바뀐다.

 
작가의 말
 

 다정한 정민. 익숙해지는 윤서.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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