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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작가 : 벨라쿠
작품등록일 : 2020.9.8

세기의 로맨스,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불리우던 나의 결혼식.

운명같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놈.

모든게 완벽 할 줄 알았던 그 날 밤. 그 놈의 본색을 알아버렸다.

사랑에 속고, 현실에 아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지 몇 일째.

잠들기 위해 먹은 몇 알의 수면제로 내가 이렇게 죽었다고?

저승의 문턱에서 만난 저승사자와 삼신은 이런 일들이 모두 실수에서 비롯됬다며 사과를 하는데......

그럼 나 돌아갈래!!! 그 나쁜 놈이 나를 아프게 한 만큼 꼭 아파하는 꼴을 봐야겠어!!!!

우리집 가훈이 받은 만큼 돌려준다야!!!!

복수란 이름으로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그녀.
사랑에 배신 당한 여자의 깜찍하고 당당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후회남주따윈키우지않음 #여주성장드라마 #멋진남주 #회귀

 
4화 스캔들
작성일 : 20-09-10 01:03     조회 : 258     추천 : 2     분량 : 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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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비서 자식만 없었으면 다 된 밥이였는데…… 딱 넘어오기 직전인 거 조 실장도 봤지?”

 

  준서는 품에서 담배를 찾아 불을 피우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에게 말을 걸며 투덜거렸다. 달칵달칵 하며 불을 피우기 위해 노력해도 점화 장치가 말을 듣지 않았다.

 

  “에이씨. 이래서 싸구려는 안 된다니까!!!!”

 

  몇 번의 시도 끝에 끝내는 불이 붙지 않는 라이터를 집어 던지며, 씩씩대던 준서를 향해 옆에 앉은 남자는 자신의 라이터를 꺼내 능숙하게 준서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언제는 자신 있다더니. 여자 하나 꼬시는 거 일도 아니라며? 안 넘어온 여자가 없다고 하더니. 역시 절벽 위에 꽃은 꽃이란 건가? 천하의 박준서도 꺽지 못하는 꽃도 있나봐?”

 

  “다 넘어왔다니까? 걔 눈빛 못 봤어?? 어? 내가 딱 다가가니까 황홀해하는 그 모습 못 봤냐고?”

 

  “그건 네 생각이고, 내가 보기엔 그냥 그래 보이던데. 뱀 앞에 쥐 마냥 바짝 얼어서가지고는. 난 천하의 박준서 앞에 그렇게 목석같이 얼어붙어 있는 여자는 또 처음 봤네.”

 

  “에이. 아니라니까. 조 실장이 가까이에서 못 봐서 그래. 딱 넘어오기 직전이었는데. 그 비서 놈이 나타나가지고……젠장, 사진은 제대로 찍었지?”

 

  말끔하게 넘겼던 머리를 신경질 나는 듯이 흐트러트린 준서는 조 실장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내밀었다. 그 빈 손에 조실장은 품에 안고 있었던 카메라를 그에게 내주었다.

 

  “내가 사진이야 기깔나게 찍잖아. 내일 톱 기사로 실릴껀데 신경써서 예술혼을 발휘했다니까. 근데 K그룹에서 인정하겠어? 고명딸의 스캔들이구먼, 쉽게 네 뜻대로 될 것 같지 않은데?”

 

  “……. 아 진짜. 오늘 확실히 잡았어야 했는데! 그런 타입들이 남자한테 빠지면 간이고 쓸개고 다 퍼줄텐데. 내가 오늘 칼을 갈았구만....아깝게!!!"

 

  준서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비벼 끄며,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아까 환희를 만날때와 너무도 다른 분위기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야...... 네가 이렇게 변신의 귀재인거, PD들이 알아줘야하는데."

 

  조 실장은 준서의 변한 모습이 익숙한 듯 낄낄대며 농담을 건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있을대는 모두가 꿈꾸는 만인의 연인의 모습이건만, 이렇게 무대에서만 내려오면 본색을 드러내곤 한다.

 

  "네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으면, 연기 대상은 일도 아닐텐데 말이야."

 

  "아!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조 실장의 실 없는 농담에 어울릴 기분이 아니였다. 오늘을 위해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무산이 되자, 거의 손에 잡은 성공이란 빛이 촤르륵 흩어지는 허무함이 물밀듯이 느껴졌다.

 

  "......그래도 아주 싫은 눈치는 아니었으니, 살살 달래서 사실로 만들어야지. 내일 스타 일보에 1면 올라가는 거 맞지?”

 

  “그거야 거기 편집장도 요새 기삿거리가 없는지 박준서 일로 제보한다니까 신나 죽으려고 하던데. 무조껀 1면이라고 확답 받아놨어. 근데 진짜 잘 생각해라. 기사 올라가면 K그룹에서 어떻게 나올지 몰라. 네가 그 그룹에 목매는 건 알겠는데. 진짜 잘 못 건들면 네가 아무리 날고뛰고 해도 이 바닥에서 순삭이야.”

 

  “조 실장. 나야. 나 박준서야. 그깟게 무서워서, 어! 이런 큰 대어를 놓칠 것 같아? 내가 잘되면 회사에도 조 실장에게도 섭섭치 않게 할꺼야. 요새 드라마고 영화도 영 안 들어오는데. 이런 이슈라도 있어야 이 비싼 몸 값 유지된다고. 그년만 잘 꼬셔서 내 옆에 앉히면, 누가 또 알아? 커다란 콩고물이 하나 떨어질 수도 있잖아? 이건 다시 안 올 기회 중에 기회라고."

 

  준서는 과장된 몸 짓으로 열변을 토해냈다. 정말 그는 이 기회가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처음 환희를 만난 순간부터, 그 순진한 눈빛이 자신을 바라는 열망으로 변함을 느꼈을 때. 그녀를 무슨수를 써서라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강력하게 사로 잡았다.

 

  “너 이러는 거 케이트는 아는 거야? 이거 터지고 케이트까지 터지면 난리 나는 건 알지?”

 

  그의 이야기를 낄낄대며 듣고 있었던 조실장은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지금이야, 케이트가 해외공연나가서 당장은 모르겠지만, 언제고 알게 되면 너 어떡해 할꺼야? 걔도 보통 아닌던데?"

 

  “......케이트는 내가 알아서 해. 걔 걱정하지 말고."

 

  조 실장의 이야기에 잠시 멈칫했던 준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조 실장에게 이야기를 건냈다.

 

  "조 실장. 나 박준서야. 사소한 일은 걱정말고, 내일 1면!! 꼭 1면으로 실려야 해! 본래 흰 옷에 뭍은 조그만 얼룩은

 더 크게 보이는 법이거든. 오늘은 확실히 잡아두지 못했지만, 사냥감에 점은 찍어 두었으니, 공 들여 내 어망 속으로 넣어야지.”

 

  "너도 참.....난 놈이다. 난 놈."

 

  조 실장은 비열하게 웃는 준서의 얼굴을 보며 알 수 없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

 .

 .

 

  불 꺼진 거실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걷고 있었던 환희는 복도 끝 서재에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고 홀린 듯 다가섰다.

  환희의 귀가가 늦을 때면, 일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 일부러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서재 문을 열지 않아도 보이는 듯했다.

 

  똑. 똑. 똑.

 

  “아버지 아직도 안 주무세요?”

 

  서재 앞에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문을 연 환희는 문 안으로 들어서며 조용히 말을 걸었다. 자신에게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던 서재 속의 아버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늦었구나.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냈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늦게 다니면 위험하단다.”

 

  책상 위에 앉아서 서류를 확인하고 있었던 아버지가 고개를 들어 환희를 보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녀의 마지막 기억보다는 조금 더 젊어진 아버지의 모습에 환희는 살짝 울컥했지만, 조심히 감정을 다스리며 아버지를 향해 밤 인사를 나눴다.

 

  “진짜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많이 피곤했는데 아버지 얼굴 보니까…….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까 고맙구나. 무사히 돌아왔으니 어서 쉬어야지. 많이 피곤해 보이는구나. 어서 들어가서 자거라. 나도 이것만 정리하고 자야겠어.”

 

  “아버지도 어서 주무세요. 저 먼저 올라가 볼게요.”

 

  환희는 울렁이는 마음을 안고, 다시 서류에 집중하는 아버지를 뒤로한 채 방으로 돌아와 침대 위로 쓰러졌다. 처음부터 떠나지 않았던 것처럼 변한 게 없던 그녀의 자리를 확인하자 다시 눈물이 새어 나왔지만, 억지로 울음을 삼켜 저 아래로 밀어 넣었다.

 

  ‘진짜로 내 자리로 돌아왔어…….’

 

  그렇게 그녀는 안도감에 젖어,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 채로 남은 밤을 지새웠다.

 .

 .

 .

 

  “환희야! 야 일어나봐! 이게 뭐야!”

 

  아침이 밝아오기 전 겨우 잠든 환희를 누군가 마구 깨웠다. 겨우 든 잠이 아쉬웠지만, 그녀를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에 억지로 눈을 떴다.

 

  “오빠, 왜…… 나 졸려…..”

 

  “아니 졸리고 할 문제가 아니라 일어나 보라니까? 이거 뭐야? 너 나 몰래 남자 만나고 다니고 그러냐??? 어??”

 

  “어?”

 

  “이게 뭐야! 너 신문 기사에 대문짝만하게 났다고!”

 

  오빠의 다그침에 환희에게 어렴풋이 남아있던 조그만 잠기운이 확 달아났다.

 

  ‘아…… 맞다…… 분명 오늘 기사가 떴던 날인데…… 어쩌자고 그걸 잊고 있었지?’

 

  “이게 뭐야!! 박준서라니? 우리 그룹 모델 하는 애 맞지? 언제부터 만난 거야? 어?”

 

  “오빠, 머리가 울려 목소리 좀 낮추고 이야기해 줘.”

 

  눈앞의 산은 매우 흥분한 상태로, 그녀의 침대에 털썩 걸터앉아 신문을 내보이며 이야기를 했다.

 

  “야. 이거 누가 봐도 너잖아. 이 사진! 멀리서 봐도 딱 너라고 쓰여 있는데! 이거 어쩔 거야. 나도 알아보겠는데 아버지 어머니 아시면 어쩔 거야?”

 

  “아마…아실걸? 이거 오빠가 보기 전에 엄마가 먼저 봤을 거 같은데?”

 

  “어?”

 

  “이거 스타 일보 아니야?. 엄마 눈 뜨자마자 읽었을 텐데? 아버지도 이미 아시겠지. 머. “

 

  회귀 전에 신문 1면에 나온 그녀의 열애설로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해내며, 그녀는 조금 불퉁한 목소리로 오빠한테 대답했다. 끝까지 모르는 척하려던 아버지와 달리, 엄마가 어찌나 난리였던지, 엄마의 부스터를 단 추진력으로 인해 일사천리로 약혼까지 진행했던 일을 생각하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너…… 이상하다?”

 

  “뭐가 이상해?”

 

  “아니 머라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데……. 이상하네?”

 

  “하나도 안 이상하거든? 나 졸려. 더 잘래. 엄마가 물어보거든 잘 모른다고 오빠가 잘 둘러대줘. 부탁해.”

 

  “너……. 아무래도 수상한데? 이상해……. 알았어. 일단 어머니는 내가 제지 해볼게. 대신 일어나거든 사무실로 와. 집에 있으면 어머니가 더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응. 고마워. 오빠.”

 

  평소와 다른 짜증 섞인 환희의 태도에 그는 어리둥절했다. 순진하고 짜증같은 것도 잘 내지 않던 동생의 변화는 신문 1면에 실린 열애설에 집중되어 있던 그의 신경을 흐트렸다.

 

  "무언가 있는데......."

 

  그는 닫고 나온 방문을 뒤돌아보며 영 수상쩍은 그의 동생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던 환희는 산이 방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가 나자 환희는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그가 놓고 간 신문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아 진짜. 어젯밤에 파파라치부터 잡았어야 했는데. 이게 뭐야.”

 

  “일부러 그냥 두신 게 아닙니까?”

 

  신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자, 등 뒤에서 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깨끗한 정장을 입은 그가 환희의 등 뒤에서 신문을 같이 보고 있었다.

 

  “깜짝이야!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요?”

 

  “상황이 상황인 것 같아서, 와봤습니다만, 사진 잘 나왔네요. 누가 보아도 아가씨란 거 잘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그런데 알고 계신 거 아니셨습니까?”

 

  “알고는 있었죠. 방금 생각나서 그렇지. 어휴. 이거부터 막았어야 했는데……. 어쩌지?”

 

  환희는 사진을 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어젯밤 돌아왔다는 기쁨에 꼼꼼히 둘러보지 못한 자신을 탓하면서, 신문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터진거 아닙니까? 모르는 척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이 재벌가 L양 누가 봐도 나 아니예요? 오후부터 기자들 쫙 깔릴텐데......."

 

  "안그래도. 벌써 비서실에 전화가 빗발치듯이 문의 전화오고 있긴 합니다."

 

  "........ 이거 그대로 두면, 저쪽에서 선수 먼저 칠텐데....... 어떻게 할까나......"

 

  "아가씨. 차라리 이 상황을 이용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작가의 말
 

 환희의 지낭이 될 저승사자의 활약~!

 

 환희는 원했던 대로 준서에게 복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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